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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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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백세'라는 말이 있다. 체력과 건강에 자신이 없는 이들이 외려 오래 산다는 말이다. 워낙 골골하다 보니 사람들이 무리한 일이나 부탁을 하지 않으며, 스스로도 자신의 한계치를 알기 때문에 무모한 일을 벌이지 않고, 또 병원에 자주 드나드니 질병도 잘 찾아내 적절하게 대응을 해서이지 않을까.그런데 '골골이십세' '골골청년'이면 그때부터는 달라진다. 큰애가 워낙 골골한 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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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백세'라는 말이 있다. 체력과 건강에 자신이 없는 이들이 외려 오래 산다는 말이다. 워낙 골골하다 보니 사람들이 무리한 일이나 부탁을 하지 않으며, 스스로도 자신의 한계치를 알기 때문에 무모한 일을 벌이지 않고, 또 병원에 자주 드나드니 질병도 잘 찾아내 적절하게 대응을 해서이지 않을까.
그런데 '골골이십세' '골골청년'이면 그때부터는 달라진다. 큰애가 워낙 골골한 편이라 일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때가 있다. 병원에 자주 가야 하고 그만큼 시간을 빼야 해서, 비용발생은 물론 걱정을 포개야 하는 감정손실까지. 
엄마여도 오해할 때가 많다. 나는 그 고통을 몰라서다. 고통을 참는 인내력의 차이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도 있었고 (솔직히 짜증스러울 때가 더 많다), "엄마는 말이야! 치과에서 마취가 풀렸는데도 그냥 다 그정도 아픈 건 줄 알았다고!" 이렇게 말을 툭 하고 던질 때도 있었다(폭력적 언사다).
사회가 원하는 청년들, 쇠도 씹어 먹고 돌도 씹어 먹고 (그런거 먹으면 안돼!!) 해야 할 나이에 골골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청(소)년들이 안고 사는 다양한 만성질환은 건선부터 심장병, 디스크부터 크론병, 면역질환부터 안과질환까지. 완치가 아니라 완화를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공부를 하고 직업을 갖는 평범한 일상이 보장되지 않는다.  '신체건강과 품행방정'이라는 규준이 공고한 이 사회에서 '골골청년'의 자리가 어떻겠는가.
긴 질병과 치료는 가족들의 지지와 경제적 희생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두 세대가 맞붙는 문제다. 자녀들의 간병으로 노후는 무너지고 골골청년들은 충분한 소득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빈곤선에 아슬아슬하게 닿고 만다. 
청년 자신들의 아픔과 경험을 구술하는 과정에서 아픈 몸으로 살아왔던 생애사를 구성해 내고 이를 기꺼이 남겼다. 이 작업을 통해 원래 골골했던 자와, 골골해져가고 있는 자들 모두가 내 몸 하나 챙기는 일이 사회의 건강을 도모하는 일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프냐? 너만 아프다' 의 사회에서는 통증과 고통에도 차등이 생긴다. 적어도 평등하게 아플 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건강문제를 문제화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엄마로서도 용기와 분노를 얻었고 사회학연구자로서도 방향을 얻었다.
a****6 2024.03.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