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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주의 '데비와 락슈미' - 그리움, 사랑의 명령
"박송주의 '데비와 락슈미' - 그리움, 사랑의 명령" 내용보기
AI로봇 데비는 인간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인간에 대해 생각하던 데비는 결국 인간을 그리워하기 시작한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존재를 그리워하다니. 하지만 이 같은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전혀 비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본다. 우리는 그 사랑의 대상에 대해 모두 알고 싶고, 알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그 사랑
"박송주의 '데비와 락슈미' - 그리움, 사랑의 명령" 내용보기

AI로봇 데비는 인간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인간에 대해 생각하던 데비는 결국 인간을 그리워하기 시작한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존재를 그리워하다니. 하지만 이 같은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전혀 비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본다. 우리는 그 사랑의 대상에 대해 모두 알고 싶고, 알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그 사랑하는 대상 너머를 바라본다. 사랑하는 대상의 불확실한 미래와 아직 듣지 못했을지도 모를 과거, 그리고 손을 잡고 있어도 여전히 그리운 현재로 인해 우리는 늘 불안하고 설레고 행복하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모른 채로.

 

하지만 사랑의 대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미지의 영역으로 인해 절대 포획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지치고, 다치고, 상처받는다.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할 수도 없다. 두려운만큼 이 알수 없는 사랑의 영역은 끔찍하고 황홀하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언제나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결국 데비의 인간에 대한 그리움은 사랑일 것이다. 아니, 애초에 인간을 찾으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데비는 인간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사랑의 명령, 사랑하라는 명령이다. 인간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 해도, 데비의 행위,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알고자 하고, 알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행위 자체가 이미 사랑이기에.

 

e*****c 2023.05.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