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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삼성화재배 결승5번기 중 제5국, 미생 시즌2를 엮어가는 기보이다. 집으로 앞서가던 마샤오춘9단이 돌연 방향착오를 일으킨다. 자신이 비세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히 백 돌이 놓이는 대로 따라가던 이창호9단이 백의 방향착오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마샤오춘9단의 마음은 자신의 실수를 알았음에도 앞서 놓인 돌의 명분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게다. 세계 바둑을 주름잡았던 마샤오춘9단이지만 이창호9단이 등장하면서 그에게 당한 연이은 패배에 마음이 흔들린 것은 아니었을까? 또 다시 반집 패의 악몽이 떠오른 걸까
읽다 보니15권부터 미생의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작가가 긴 공백 끝에 다시 내놓은 이야기는 이전의 이야기에서 방향을 바꾼다. 원인터에서 나와 온길을 차리는데 오상식 부장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김동수 전무가 온길과 연을 끝낸다. 그것도 온길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고 말이다. 나중에 어떻게 다시 온길과 엮일진 모르겠지만 일을 하면서 딴 주머니를 찬다는 것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원인터에서는 중국발 철강문제가 불거지면서 갑작스런 인사이동이 이루어진다. 예전의 오상식 차장과 김동식 대리, 장그래가 속했었던 영업3팀에 장그래의 입사동기이자 정직원이었던 장백기가 들어오면서 천과장과 한 팀을 이루고, 온길과 새로운 연을 맺으려 한다. 자신의 보신만을 생각하며 일에 대한 사고(思考) 자체를 거부했던 천과장이 미래를 담보로 CIC사업에 도전하고, 높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바탕으로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장백기가 진급누락이라는 실패를 맛보면서 ‘먼지 같은 일을 하다가 먼지가 되어버렸다’며 의욕을 잃는다. 기나긴 회사생활을 하면서 보아왔고 겪었던 인간관계, 일에 대한 접근과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 등이 과거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당시 어떻게 했는지, 내가 생각했던 이상과 현실은 어떻게 달랐는지를 지금은 눈에 훤하지만 막상 그 때에는 뭐가 잘못되고 뭐가 옳은 것이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바둑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미생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바둑과 삶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바둑은 패배를 경영하지 못하면 안되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패배가 너무나 명확할 때 돌을 거두는 것이 그나마 수치를 덜고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김전무가 온길의 지분을 포기했지만 그로 인해 철강사업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린 온길 사람들, 영업3팀의 문서들을 살펴보다 과거 장그래가 기안하고 작성한 수많은 서류들을 보면서 당시 자신이 장그래에게 그저 우월한 조언자였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백기, 그들이 패배를 어떻게 극복하고 경영해 나갈지 다음 권이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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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무거웠다. 대기업 사원의 고뇌가 느껴졌다. 14권에서 송일무역에서 일하던 한그루 대리가 사원으로 장그래가 자리한 온길인터네셔널에 합류하는 전과정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면, 본권에서는 대기업인 원인터네셔널에 남은 장백기의 분투가 그려졌다. 일전에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그는 국내 최고 대학을 나온 수재로 여겨졌다. 당연히 대기업에 입사해 당당히 제 몫을 해낼 일꾼으로 (드라마에서는) 그려졌다. 그 와중에 은연중에 나오는 사람을 깔고 보는 습성까지 아주 잘 그려냈다. 시즌2에 돌입하면서 바둑 기사였던 장그래가 이를 거듭 간파해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으레 그래왔던 것처럼 자신이 우월하기에 남에게 선심쓰는 것을 자랑내지는 당연한 것이라 여기는 모습. 장그래는 이를 간파해내며 장백기가 대기업에서 업무 변동과 부서 이동에 여의찮을 것이라 으레 짐작해냈다. 이 장면에 무서운 이유는 장백기와 같은 인물이 지천에 널려 있으며, 무의식 중에 본인의 우월함을 (본인도 모르게) 알량하게 과시하려는 그릇된 습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원작에서는 장백기라는 인물이 그리 건방지지도 않지만, 건방지지 않기에 해당 습성이 주는 무서움이 얼마나 큰 지 잘 알려주고 있다. 강약약강. 강자 앞에서 약할 수 있다. 그러나 약자 앞에서 은연 중에 강한 척 하는 부류가 많다. 아직도 보고 있고, 도처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개 자기 자랑에 능한 이들이 거의 그렇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약자 앞에서 강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잘났다만 강변하는 이만큼이나 저열한게 남이 못났음을 무의식 속에 깔고 행동하는 이다. 대개 이 우월을 무의식 속에서 잘난 척 하는 이들은 실질적인 능력이 아닌 학벌(우리나라에서는 학력과 학벌은 엄연히 다르므로), 배경, 재력으로 가르는 경우가 많다. 시즌1에서도 아주 잘 그려졌다. 최고 대학 출신의 장백기가 대학 근처도 못가본 장그래를 챙기는 척 하나 무시하는 면모가 깔려 있음을. 물론, 현실을 지내면, 이것조차 깊이 헤아릴 필요가 없다. 내가 지내는 것조차 한없이 거듭되는 발버둥 속에 제 자리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이 아닐 뿐더러 애당초 슈퍼스타가 아님을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힐난하는 이를 마음의 적으로 두기보다 무시하자는 쪽에 가까워진다. 물론, 여태 내가 지내는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무시하는 이를 지나치게 많이 본 탓에 무감각해진 것일 수도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다른 분야의 누군가가 불필요하게 나만 보면 고약해지는 경우를 아주 많이 봐와서 굳이 놀랍지도 않다. 그 양반은 그 재력 없이, 그 학벌 없이, 그 조건 없이 무엇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 15권을 보면서 느낀 점은 대기업이 무조건적인 성공이 아니며, 그 대단한 학벌을 갖고도 정작 나와 마찬가지로 고민하는 누군가에 지나지 않음을 작가가 잘 설명하고 있다고 나는 이해했다. 본디 옹졸한 성질을 갖추고 있는 내가 보기에 나와 같은 대목이 여럿 보여서 사뭇 놀라기도 했다. 앞서 온길인터네셔널에 합류한 한 사원의 이야기와 원인터네셔널에서 부서 이동으로 말미암아 본인의 쓸모 여부를 비로소 파악한 장백기의 현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세상의 비정함이 그 것이며, 그 알량한 운이 없다면, 누구도 헤쳐가기 쉽지 않음을, 15권이 어김없이 잘 그려냈다. 그러므로 가만히 있다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누구보다 신랄하게 분석하고 있되, 표현하고 있지 않을 때가 있다. 한 때 주인공의 이름으로 불렸을 당시를 떠올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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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의 인수과정이 마무리 되어가고 온길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는다. 그렇게 안정되어가나 하지만 작은 규모의 기업은 작은 일에도 휘청하는 법. 중국쪽 철강이 문제가 되며, 관련 업종을 진행하는 전체 중소기업들에 난리가 나고, 그중에서도 규모가 작던 온길에도 큰 타격이 된다. 그러던 중 김전무가 자신의 회사인 온길을 제치고 시우철강과 동일 특수강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면서 철강쪽에서 온길의 설자리가 사라지는데,, 이 사건으로 김전무는 회사를 떠난다. 오부장과 김사장은 허탈함과 시원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생각해보면 직장일은 "일"보다 "사람"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 싫어도, 사람이 좋으면 꾸역꾸역 참게 되니까. 물론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일"이 안된다면 곧 생계와 연결되니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도 말을 못하겠지... "만약 그런것을 '자유'라고 말한다면, 세상 가장 무서운 말은 '자유'일 거예요" p.218 장그래의 이말이.. 왜 100% 공감이 가면서도 몸서리쳐지게 두려운지. 역시 미생. |
| 미생은 몇해전 티브이에서 드라마로 방영을 하면서 그런웹튠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습니다.책을 찾아서 읽는다든지 혹은 드라마라도 본다든지하는 것이 유난을 떠는 것 같아서 아예 하려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어쩌다 구입한 일권에서 구권까지 읽고 왜 사람들이 미생미생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그들 캐릭터에 우리네 사는 것이 녹아있고 지금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공감도 많이 되었습니다.아무쪼록 잘 읽은 책입니다.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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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 나오고부터 너무 오래 기다렸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하면서 서점에 미생이라고 검색을 해보면 미생물이나 나오고 예전 출간된 작품밖에 검색이 안되서 연재하고 있는 카카오웹툰으로 가보면 어김없이 휴재. 그럴때마다 언제 연재 다시 하나 기다리면서 빨리 출간되기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온 미생이다. 이제는 리커버 에디션이라 집에 갖고 잇는 시리즈들이랑 맞춤 형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점점 확장되어 가는 내용 속에서 인생의 많은 공감어린 이야기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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