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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생각 : 선행 도서인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을 읽으며 탁상공론의 한계를 분명하게 느꼈다. 제도적 분석만으로는 현장의 현실이 파악되지 않았고, 피해를 말하는 주체가 빠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성 노동자 당사자가 직접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책을 읽고자 했다. 성매매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가 실제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편견을 벗겨낸 현장의 언어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우리가 한 건 성매매 ‘일’이 아니라 내 몸을 팔 권리가 나에게 없음을 알아가는 것. → 가출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입 방식, 모든 것을 빚으로 만드는 구조, 인출이 불가능한 부채, 구매자의 폭력, 정산 시스템까지 고려하면 ‘성매매’라는 말은 실제를 지나치게 약하게 포장한다. 인신매매와 성 착취에 가까운데 왜 언론이 성매매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휘에 따라 현실을 어떻게 규정하고 책임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가 달려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실제로 경찰들이 와도, 다 보이는 곳에 적당히 숨어 있으면 대충 둘러보고 ‘진짜로 없네’ 하고 그냥 가버려요. 거의 현금 장사고 업주가 돈이 많으니까 일부러 한 번씩 오는 거였어요. 경찰은 돈만 받으면 ‘이 집은 장사도 안 되는구만’ 하고 가는 거고, 우리는 ‘예의상’ 도망가주는 거고. → 현장이 사실상 국가 시스템의 묵인 아래 운영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단속은 조공과 거래에 가깝다. ‘예의상 도망간다’라는 표현은 사실상 탈출이 불가능한 구조에 놓인 성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몸짓 같았다. 염전 노예 사건과 다를 바 없는 감시와 착취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업주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궁금해졌다. 특히 단속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경찰은 같은 여성인데도 방조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깊은 실망감을 남겼다. 우리나라 경찰이 공모했다는 점이 부패의 실체인 것 같다. 읽은 후 생각 : 성매매를 성 노동자 개인의 선택이나 일탈로 환원하면, 구조적 책임을 져야 할 업주, 구매자, 공권력, 지역사회는 자연스럽게 시야 밖으로 밀려난다. 언론의 언어 선택이 맥락을 지우는 권력 같아 역겹다. 그래서 당사자들의 발설이 귀중했다. 하지만 경찰의 묵인과 결탁 사례처럼 구조적 악이 얼마나 견고한지 확인할 때마다 내 무력감도 커졌다. 성 노동자 개인의 용기 있는 말하기가 사회 구조를 바꾸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힘이라는 사실을 자꾸만 인정하게 됐다. 그런데도 침묵보다는 불편한 사실을 직시하고 외면하지 않는 쪽이 나은 것 같아서 앞으로 이 책이 드러낸 착취의 구조를 계속 말할 것이다. 내가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