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9.0
  • 40대 10.0
  • 50대 10.0

포토/동영상 (3)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RE :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당신에게
" RE :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당신에게" 내용보기
우연히 오지은 작가의 책을 읽고나서 그녀의 우울이 이상하게 싫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밝음이라고는 1도 없어보이는 그녀인데 왜 마음이 갔을까. 여차저차 오지은 작가의 새책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보며 아, 점점 더 밝아지는 것 같은데 하면서 괜히 기분이 좋았던 것은 나의 착각인건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편지글이라는 인터뷰를 읽고, 꽤 용감하네 라며 책을 구매했다.
" RE :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당신에게" 내용보기

우연히 오지은 작가의 책을 읽고나서 그녀의 우울이 이상하게 싫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밝음이라고는 1도 없어보이는 그녀인데 왜 마음이 갔을까.

여차저차 오지은 작가의 새책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보며

아, 점점 더 밝아지는 것 같은데 하면서 괜히 기분이 좋았던 것은 나의 착각인건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편지글이라는 인터뷰를 읽고, 꽤 용감하네 라며 책을 구매했다.

나에겐 정말 편지글은 공개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은 내밀한 글인데

그것도 몇년치의 글을 모아 냈다고 하니 엄청 궁금해졌다.

 

저는 이제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뜨겁게 사랑하는 것과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을 갖는 것. 그리고 언제 어디서 그 마음이 커지는지 아는 것 전부 말이죠. 그래서 패티 스미스가 런던의 작은 호텔방에서 보낸 시간이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밀도와 방향성이 그러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잘 알게 되기까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제대로 보기까지 얼마나 깊이 내려갔을가요. 아마도 큰 용기와 에너지, 끈기가 필요했겠지요. 저는 제대로 내려가보지도 않았으면서 도중에 만나게 될 흙먼지와 돌덩이가 벌써 무섭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감정은 결국 두려움입니다. 넌 베를린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지도 몰라. 그런데 돈과 시간을 이렇게 들이면 뭐라도 느끼고 와야 하는 것 아닐까. 그나저나 충동적이고 어리석은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여행의 기대감으로 불안을 덮어보려해도 가장 안쪽의 마음이 이렇게 말합니다.

 

편지글은 주로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서, 여행을 다녀온 후 작성된다.

별 이야기가 없는데도 여행지에서 엽서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 그게 인지상정인건가.

자주 훌쩍 떠나는 그녀가 그저 부럽기만 했는데,

여행을 떠나며 돈과 시간을 들였으니 뭐라도 느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줄은 몰랐다.

뭐 어떤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도. 내가 어디에 갔고, 다시돌아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수신인이 지정되지 않은 이 편지글의 수신인은 책을 읽는 나일 수도, 그녀 자신일 수도 있지만 담담히 적어내려간 글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알랭 드 보통의 베스트셀러 <여행의 기술>을 사놓긴 했는데 읽지를 않았다.

고백하자면 알랭 드 보통의 책이 집에 한 서너권 있는데 제대로 읽은 책은 한권 정도.

신기하게도 그 책은 정말정말 흥미롭게 읽었는데 나머지 책은 몇장 읽다가 슬그머니 책장에 꽂아두었다.

그 중의 한권이 <여행의 기술>이다.

여행을 잘 하려면 그 책을 읽어야할 것만 같은데, 오지은 작가는 이 책이 너무 얄밉다고 했다.

상상 속의 여행과 실제의 왜 다른지 너무 잘 적어두어서 그렇단다.

정말, 왜 그런걸까?

다른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너무 부럽다, 너무 좋겠다 그러면서,

내가 막상 여행을 떠났을 때는 뭔가에 쫓기고, 기분이 가라앉고, 심지어는 빨리 집에 가고싶어질 때도 있고.

그런 변덕은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 싶었는데 오작가 역시 후회나 조바심, 자학 같은 단어들이 눈치 없이 끼어든다고 한다.

이것 역시 누구나에게 적용되는 여행의 속성이겠지!

 

"맨날 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어요?" 인사를 하자마자 대뜸 그렇게 물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무례하다고 생각했지만 주절주절 얘기했습니다. 진짜 궁금했을 수도 있으니까. 이런 거랑 저런 거랑 그런 거요. 아픈 데는 여기랑 저기. 이제는 제가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합니다. '네가 뭘 했다고 그렇게 힘들어?' 그 사람은 제게 그런 질문을 했다는 사실도 잊었을 텐데요. 몇백 번이고 끈질기게 시비를 거는 제가 스스로에게 훨씬 나쁜 사람입니다.

 

정말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구나.

맨날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아마 그 뒤이어서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너는 나에 비해 힘든 것도 아니라는 말도 되지 않은 그런 말들이 이어졌으리라.

내가 힘들 때 가장 최악의 리스너가 바로 저런 스타일.

힘듦에 경중이 있던가. 그가 내가 아니고 내가 그가 아닌데.

내가 왜, 얼마나, 어떻게 힘든지 이야기했을 그녀가 너무 안쓰럽고,

더 최악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했을 그녀의 모습이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길가다가 받는 쓰레기" 이야기를 자주 떠올린다.

길을 가다 모르는 사람이(아는 사람이어도 상관 없다) 쓰레기를 주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당연히 그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모두 대답한다.

말도 마찬가지란다. 쓰레기 같은 말을 들으면(받으면)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버리지 않고 계속 갖고 다니며 쓰레기 냄새를 맡고,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처럼 그게 쉽지는 않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딱 한 번 "그 언니는 정말 일하는 스타일이 너무 답답해"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후

그 아이를 볼 때 마다 불쾌하고 숨이 차 오르는 게 몇년 째다.

그 순간 화가 나서 했을 수도 있는 말을 수년째 곱씹으며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나다.

그게 쓰러기인 줄도 모르고.

그 사람은 그런 말을 한 사실조차 잊었을텐데, 수백번 나 스스로에게 그 말을 하는 내가

정말 훨씬 나쁜 사람이라는데 동감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싶어지는 책

오지은 작가의 편지글 <당신께>이다.

YES마니아 : 골드 s****b 2023.05.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