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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으로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피로 사회>,<사물의 소멸>등으로 이미 유명하신 분이었어요. 저서가 무려 50여권이나 되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독일에서 철학을 연구하신 철학자의 글을 번역한 거친 문체와 두서없이 툭툭 던져지는듯한 문단과 갑자기 튀어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저를 난감하게 했어요. 꼼꼼히 읽어내는 데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 이 책은 한마디로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를 꼬집어 말하고 있어요. 오늘날 정보체제 사회의 문제점은 우리가 이미 체감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정보체제 속에서 사람들은 손가락 하나만을 움직여 모든 정보를 선택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자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 속에서 데이터 가축, 소비 가축으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정보 속에 긷힌 줄도 모르고 아무 강제도 없이 스스로를 생산하고 자기보여주기 공연까지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떼거리를 이루어 정체성 없는 군중으로 전락합니다.이렇게 사람들이 정보에 도취할수록 민주주의 과정에 혼란을 가져오는데, 이것을 저자는 '인포크라시'라고 불러요. 정보의 지배, 인포크라시를 가져오는 저변에는 대중미디어가 있어요. TV,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손을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이 그 도구가 됩니다. 거기에다 디지털 사회에서 활용되는 소셜봇, 밈이 그것을 거들기도 합니다. 더구나 선거전에서는 마이크로타기팅이나 암흑광고와 함께 트롤 군단의 활약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디지털 소통을 한다면 실시간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도 착각이랍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소비가축으로 탈정치화 되고 스마트폰은 예속 장치일 뿐 공론장을 파열시키고 단지 끊임없이 사적인 것을 공개할 뿐이지요. 그리고 인터넷 필터들이 계속적으로 나의 신념과 요구를 예측하여 '필터버블'이 일어납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고리'안에 빠져 나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공적 공감을 하찮게 여기게 됩니다. 나에서 타인도 사라져가고 소통행위를 어렵게 하는 디지털 소외 속에서는 담화가 사라지고 공론장도 없어진다는 겁니다.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독서대중들이 합리적으로 숙고하며 펼쳤던 공론장은 사라지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담론적 공론장의 기능적 대체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소통과 담론이 없는 '디지털 합리성'은 결코 '소통적 합리성'이 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을 대체할뿐입니다. 그리하여 민주주의는 데이터 주도의 인포크라시에 밀려나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디지털화, 즉 정보는 진실과는 확연히 대비됩니다. 정보는 아무렇게나 조작이 가능하고 존재하지 않는 실재를 제작하여 근본적으로 불신사회를 조장합니다. 또, 정보는 확실성과 불확실성의 양면을 재생산 하여 우리에게 '진실스러움'을 들이밀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정보 사회의 병적 현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합니다. 저자는 인포크라시의 위기에 필요한 대안으로 푸코가 주장한 민주주의를 이끄는 두 가지 원리를 얘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시민의 자유발언권인 '이세고리아'와 참되게 말하기 '파레시아'가 그것이지요. 그리고 용감한 파레시아는 탁월한 정치적 행위라고 말합니다. 진정, 진실의 시대는 가고 인포크라시가 가까워진 것일까요? 지금이라도 진실을 향할 용기있는 자가 나서서 꺼져가는 진실의 빛을 살릴 수는 없을까요? 용감한 파레시아라고 할 만한 정치인, 언론인, 방송인, 지식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덮으며 여러가지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정보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보체제의 정치적 측면 외의 다른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정보체제 안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까? 이런 생각들이었어요. 저자는 신랄하고 극단적인 표현으로 정보체제 사회를 비판하고 있으나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푸코의 주장 외에는 뚜렷한 의견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모아 본 것으로는 우선 정보를 생산하고 퍼뜨리는 포털이 사회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포털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팩트체크 저널리즘이 강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깨어있자. 진실을 볼 줄 아는 눈을 갖자!' 라고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든 용감한 파레시아가 될 수 있을까요?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진실을 지키기 위해 용감해야 하니까요... 그게 어렵다면 우리가 먼저 미디어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라도 높여야 할 것 같아요. 이 책에 대한 저의 한 줄 평은 '반쯤 눈감고 졸고 있는 나에게 꿀밤을 먹여 준 책!' 입니다. 한 동안 세상 변화에 무관심했고 졸고 있는 사람처럼 보냈는데, 이 책이 저에게 현재 내가 처한 사회 현실을 일깨워 주어서 그 졸음에서 번뜩 깨어난 느낌이었거든요. |
| 앞부분의 정보체제 부분을 읽고 있는데 일단 독일기반 책이라 그런지 상당히 딱딱하고 철학적인 서술이 쓰인 느낌이다. 뭔가 연역적이고 논리적인 책을 읽고 싶어서 선택했고 아이와 함께 조금씩 읽어 나가고 있는데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 상태이긴 하나 던지는 화두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고 신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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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각을 파편화 시켜 깊은 사유를 방해한다 이는 획일화로 가는 지름길이고 결국 정보의 지배를 당한다는 경고의 책이다. 저자의 지금 사회를 바라보고 비판하는 시각이 예리하다 다만 화법이 너무 경직되고 비장하여 조금 거부감을 가지고 읽었다. 그리고 저자의 생각에 공감은 하지만 나는 저자같이 비관적이진 않다. 마지막 에피소드 얘기는 저자가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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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자의 책은 안 사도 될 것 같다. 전작들과 같은 방식의 사유와 논리로 동어 반복 같은 책들. 피로사회, 투명사회, 심리정치, 권력이란 무엇인가 등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 되었던 책들의 센세이션했던 내용들이 최근 몇년 간 저작들에서 지루하게 읽힌다. 사유의 게으름인가. 스스로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매몰되어 버린 것이가 싶기도. 새로운 사유를 기대한다. 일단 한병철은 졸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