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는 People like her이다.
작가는 잡지 에디터 출신의 콜레트 라이언스와 작가인 폴 블리토스가 공동으로 글을 쓰는 예명인 엘러리 로이드이다. 이게 데뷔 소설이라고 하니까 꽤 아이디어는 괜찮은 것 같다. 꽤 재밌게 읽었으며 최근에 나온 Caro Claire Burke의 《Yesteryear》의 소재와 꽤 비슷하다. 《Yesteryear는 한동안 Instagram을 뜨겁게 달궜던 tradwife, 그러니까 전통적인 와이프의 상을 강조하며 이런 이상성을 영리 사업으로 판매한 반면 그 뒷면의 가부장제의 억압을 가리려 하는 것을 폭로하는 작품이었다. 꽤 재밌게 읽었는데, 엔딩에서 좀 각 캐릭터별로의 받는 벌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좀 실망했던 적이 있다.
이 소설과 같은 점은 바로 Instagram에서 이상적인 아내와 엄마를 연기하려던 것이 폭로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엄청난 팔로우 수를 가진, 마마 베어로 알려진 에미 잭슨의 거짓되고 책임감 없는 영향으로 딸을 잃은 복수자가 등장해 스토커마냥 그녀의 파멸을 기원한다. ... 거기서 네 모습을 보고 나서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복하게 웃고 즐거워하는 네 모습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어. 그동안 내가 스스로를 속여 왔다는 걸 과거를 잊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했다는 걸 너를 용서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용서할 수 없다. 는 걸 그날 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됐어. 이제 남은 건 그 일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행할지 결정하는 것뿐이었지...25 바라지 않았던 아이가 생기자 영리하게 머리를 써서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한 에미 잭슨은, 각 나라별로 각 문화별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Instagram을 연구하고서 영국에서는 자랑하지 않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이상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그리고 공감해 주는 컨셉이 인기인 것을 알아 자신의 컨셉을 두 아이의 엄마이며 옷에는 아이가 토하거나 묻힌 음식이 묻어 있고 머리는 염색할 때가 지나서 한꺼번에 묶여 있지만, 보기에는 자연스럽게 미인이고 자연스럽게 행복한, 그리고 타인의 고민에 대해서 같이 상담해 주는 '마마베어' instagram을 운영하게 된다. 100만 팔로워를 든 그녀는 아이린이라는 에이전트와 윈터라는 어시스턴트를 두게 되고, 맨 처음에 초심가는 멀어져서 정말 친했던 친구인 폴리를 이용하고, 딸 코코를 즉각 보상 이라는 비교육적인 미끼로 유인해서 광고 현장에 데려간다. 한편 남편 덴은 이러한 아내의 모습에 가끔 환멸감을 느끼지만, 겉으로 사진 한 장 속에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노력하는 아내에 대해 외경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점점 더 현실과 벗어나는 것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을 더하는 것은 그녀에 대한 엄청난 복수심을 가진 스톡커 한 명이다. 그녀의 시점에서 인플루언서를 바라보는 것은 조금 놀랍다. 사진 한 장에서 주소를 유추하고 Google 사진에서 주변을 탐색하고 개인 정보를 습득해 가는 모습 그리고 대형마트나 공원에서 작은 사담으로 조금씩 조금씩 개인 정보를 얻어가는 것들. 지금 우리는 주민등록번호가 엄청나게 털려서 결국은 개인정보가 아니라 공공정보라고 얘기할 만큼 기업들의 개인 정보 보안에 관한 요구가 점점 늘어나지만 실제로 우리가 SNS를 통해서 스스로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셈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역시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자멸로 이긴 것은 에미 본인이었고, 자신의 주변 옆에 책임 부담 없이 둔 형편 없는 어시스턴트 의 행동이었다. 자기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도둑이 들었어도 무엇을 잃어버린지 모르는 그 시점, 딸 코코가 더 이상 광고 모델로 등장하기 싫다고 말한 그 시점 ( 비록 그 상황에서 엄마는 이 모든 상황을 모르는 것은 딸뿐이라고 말했지만) 에서 그만뒀어야 했다. 맨 처음에 현실과 SNS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 는 건 아주 티끌 뿐이었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다 보면은 원래 가야겠다 했던 길보다는 엄청나게 멀어지게 되고 만다. ... 비교가 기쁨을 훔쳐가는 좀도둑이라면 Instagram은 삶에 만족감을 좀 먹는 밤도둑 같은 존재였다...53 나는 이 작품 속에서 물론 도덕성을 잃어버린 인플루언서 에미도 흥미 깊었지만, 이 Instagram을 계속 보면서 집착하면서도 계속 악플다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갔다. 이 모든 것은 다 자기가 관심을 받고 싶은, 어떻게 해서든 관심을 더 끌고 싶은 사람 심리가 아니었겠는가 싶다. 누구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무게의 중심을 제대로 잘 잡고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SNS 세상에서. |
|
엘러리 로이드 작가의 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라는 소설입니다. 스토리콜렉터 시리즈 105번째 소설이네요. 인플루언서를 둘러싼 모종의 일들로 구성된 스릴러물입니다. 뭔가 현실감 있는 소재 덕에 더 몰입이 되는 그런 흥미로운 소설이네요. |
|
《라이크 팔로우 리벤지》는 소셜 미디어 시대의 허구성과 그 뒤에 숨은 집착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현대적인 심리 스릴러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 엄마 '에미'와 그녀의 가족, 그리고 그 완벽해 보이는 삶을 뒤흔들려는 스토커의 시선이 교차하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저자는 화면 속 연출된 일상과 실제 삶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서늘하게 그려냅니다. '좋아요'와 '팔로우'를 얻기 위해 가족의 사생활과 아이의 순간들까지 상품화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상처이자 복수의 명분이 되는 비극을 입체적으로 풀어냅니다. 단순히 인플루언서 문화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각 인물의 시점을 번갈아 배치하며 보여주는 심리전과 치밀한 서스펜스가 독자를 단숨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매일 무심코 소비하는 SNS의 이면과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를 서늘하게 경고하는 작품입니다. |
|
연 수입 10억에 1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스타맘 에미의 삶은 실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허구입니다. 하지만 에이전트까지 두고 치밀한 계획 하에 인플루언서가 된 에미는 그 허구 속에서 행복할 뿐입니다. 그녀의 주제는 육아이며 콘셉트는 ‘완벽하게 불완전한 엄마’, ‘실수하고 고뇌하는 초보엄마’입니다. 영국의 맘들은 퍼펙트 맘보다는 실수투성이지만 어떻게든 육아의 미션을 이뤄내는 에미의 모습에 더 열광합니다. 한편 8년째 새 소설을 못 내놓고 있는 에미의 남편 댄은 아내의 모든 말을 ‘개소리’로 여기면서도 그녀의 인스타그램 활동을 돕습니다. 에미 없이는 지금의 생활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4살 딸 코코가 잠시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고 집에 도둑이 든 뒤로 에미와 댄의 삶은 뒤흔들리기 시작합니다.
SNS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나 스릴러를 여러 편 읽었지만 ‘라이크 팔로우 리벤지’는 “인스타그램보다 매혹적이고 중독성 있는 ‘인스타그램 누아르’”라는 홍보카피에 잘 어울리게 교과서적이면서도 정공법을 구사한 작품이라 무척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인플루언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어떤 식으로 팔로어를 관리하는지, 협찬과 광고를 어떻게 끌어들여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지 등을 상세히 묘사하는 것은 물론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생활을 노출한 대가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부와 인기를 한 손에 쥐었던 인플루언서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몰락할 수 있는지 등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에미에게 깊은 원한을 품은 채 그 주위를 맴돌며 복수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익명의 범인을 등장시켜 스릴로서의 재미도 가미합니다. 에미 때문에 가족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범인은 인스타그램 사진을 통해 에미의 집을 알아내고 그녀의 가족들을 미행하는 것은 물론 범행을 저지를 때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준비하는 치밀함을 드러내지만 사악함보다는 어딘가 연민을 자아내기도 해서 막판에 어떤 클라이맥스를 이끌어낼지 무척 궁금하게 만듭니다.
도메스틱 심리스릴러로 분류돼도 좋을 만큼 이야기는 에미와 댄의 화려하지만 균열 투성이인 일상과 늘 불안에 휩싸여있는 심리에 치중합니다. 어린 남매를 키우며 겪는 육아의 고통, 그 고통을 역으로 이용하여 인플루언서로 맹활약하는 에미의 폭주, 무능한데다 매사에 에미의 확고하고 논리적인 태도에 끌려가기만 하는 댄의 무력함이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서사는 사실감과 긴장감을 높이는 장점이지만 동시에 일상에 관한 동어반복이자 지나치게 친절하고 상세한 묘사이기도 해서 다소 느슨하고 지루하게 읽히게 만드는 단점이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별 1개를 뺀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플루언서로서의 에미의 삶은 다소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자신의 사생활을 익명의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시키며 ‘좋아요’를 이끌어내고 댓글 개수에 집착하게 되는 SNS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저처럼 책 사진 외에는 아무 것도 볼 게 없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이라면 모르겠지만, 가족사진이나 집 주소 등 개인정보를 추정할 수 있는 콘텐츠를 올린 계정을 갖고 있다면 에미의 사례를 남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