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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는 서양인들에게 "과격한 무슬림을 대변하며, 반미 성향이 강한 독재자"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금이라고 해서 그런 평판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만, 유태인을 아내로 두고 있는 톰 플레이트 같은 빼어난 언론인은, 이 인터뷰 가 있기 일찌감치 이전 시점부터 그런 선입견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히티르가 월도프 아스토리아에서 서구의 기자들을 상대로 회견을 열 때, 톰 플레이트는 이미 회견이 끝난 후 어떻게 분위기가 바뀔지 짐작하고, 동료들과 내기를 하기까지 했죠. "멍청하고 아집에 가득한 독재자"란 표현에서, "멍청함"과 "아집"이란 개념은 "독재자"와 거의 동의어 관계입니다. 서양인들이 독재체제에 대해 가지는 혐오감은 그 정도입니다. 하물며 그 독재자가 무슬림이기까지 하다면 말 다한 셈이죠. 그러나 회견장에서, 이 전직 닥터가 보여 준 명철함과 카리스마, 활력과 자기 확신(올바른 신념에 기반한)은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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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의 덩치 큰 개구리, 마하티르. 외과의사로 시작한 사회생활 20년은 말레이시아의 30년 장기 집권의 총리로 마무리된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그렇게 굴곡지지 않고 다소 평탄해보이기까지 하다. 대개 장기간 집권한다면, 온갖 사건에 휘말려 얼룩지기 마련인데, 아직도 언론에 자주 거론되는 것으로 봐서는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진 않았나보다. 차기 총리 후계자였던 안다르를 동성애 혐의로 체포, 고문한 것이 그의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로 기록되었다. 종교적으로, 민족적으로 너무나도 다양한 말레이시아에서 유혈 사태 없이 GDP의 400% 신장을 일궈낸다면 과거의 잘못도 어느 정도 퇴색되는 듯하다. 그의 업적은 대단하다. 영국을 향한 불매 운동으로 요란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경제 개발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모방할 것으로 천명했다. 산업 인력을 대거 한국으로 보냈고, 일본 미쓰비시로도 많이 보냈다. 영어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이뤄내어 국제적 표준에 맞는 인재들을 길러냈다. 하지만 여전히 인재 유출로 고민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다. 이슬람 문화가 젊은층에게는 제약이 많은 점은 사실이다. 마하티르의 딸도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시절 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면, 같은 시기 마하티르는 IMF 구제금융을 거부하고도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그것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다. 자원이 많아서 그랬던 걸까. IMF 구제 없이도 만약 가능했더라면 우리의 선택은 과연 옳았던 것일까. 극단주의자를 통제하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종교적 분쟁만큼 무모하고 답도 없는 갈등도 세상에 없다. 그런 민감한 사안을 슬기롭게 넘어선 지혜와 정치적 역량은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다. 도덕적으로 옳은 인물이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업가로서는 훌륭하다. 국가를 운영한 사업가로서 말이다. 다면적으로 살펴보면 충돌하는 점도 많다. 반유대주의, 서구적 사고관 등이다. 그런 점을 떠나 한국과의 인연도 다채롭다. 특히 이명박 전대통령과의 인연이 깊다. 심지어 지지 연설도 해주기도 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담담히 그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동아시아의 이상적 발전상 리스트에서는 결코 빠질 수 없는 말레이시아를 보며, 미얀마,라오스 등의 국가도 빨리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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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빈 모하밧. ![]() 이 책을 쓴 톰 플레이트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지하든 반대하든, 숭배하든 비난하든 간에 그는 분명 아시아의 거인이다."(p. 25) 싱가포르의 리콴유처럼 한 나라의 대표 아이콘으로 기억되는 사람. 그가 바로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이다. 그는 논쟁적 인물이다. 객관적으로는 1981년 말레이시아 제4대 총리로 취임하여 2003년 퇴임할 때까지 무려 22년 동안이나 말레이시아를 통치했다. 그렇다. 독재자다. 그는 공과가 분명하다. 공은 낙후했던 말레이시아의 경제를 부흥시켰다는 것이다. 과는 오로지 경제 발전에만 치중하여 병행되어야만 할 민주화를 억압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먹을 수 있는 파이는 커졌지만 마하티르는 그것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늘리지 않았다. 알짜배기 산업들을 측근들에게 독점적으로 불하했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노력의 과실이 어느 일방으로만 쏠리면 반드시 거기엔 저항이 뒤따른다. 그걸 결정하는 권력이 너무 편중되어 있다보니 정치적 자유에로의 갈망도 커진다. 그걸 억압하기 위해 마하티르는 권력을 남용했다. 이렇게 그에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 어느 것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갈리고 여전히 논쟁중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모두 인정한다. 말레이시아에 획기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 말레이시아가 가지고 있던 고질병을 치유했다는 것. 그래서 그는 '닥터 M'으로 불린다. 이는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 한 시골의 의사였던 그의 과거가 가져다준 것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에 그가 했던 기여를 말하자면 먼저 말레이시아를 말해야 한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마하티르라는 이름도 모르고, 그가 오래도록 독재자였다는 것도 모르며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이며 사실 아주 복잡한 다문화 국가인 것도 잘 모른다. 그건 아마도 우리 대부분이 말레이시아라는 나라 자체에 관심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의 해설을 쓴 세계일보 기자 박종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다문화 복합 사회로 30명이 탑승한 버스 한 대에서조차 영어와 중국어, 인도어, 말레이어가 들리는 나라라고 한다. 이것은 말레이시아가 거쳐간 복잡한 역사적 과정 때문인데 말레이시아는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고 그 때에 중국과 인도인이 몰려들어 정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처럼 화교 문화를 억압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들이 모여있으면 바벨탑이 서로 언어가 달라 붕괴 되었듯이 갈등이 초래되기 마련이다. 분명 말레이시아에게는 그런 위기가 있었고 사실 최우선 과제는 이 서로 다른 문화권을 어떻게 잘 융합하느냐에 있었다. 마하티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 것은 바로 그 운전수 역할을 잘했다는 데 있다. 그는 이러한 사공이 많아 언제든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말레이시아를 집권 기간동안 적도지역의 가장 무기력한 국가에서 'GNP가 남아시아와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에 비해 네 배 이상 성장했고 연간 성장률이 10퍼센트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이슬람 국가로 만들었다. 바로 이 부분을 세계가 주목하게 된 것이다. 마하티르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던 건 2001년에 일어난 9.11 이후였다. 처음엔 서방의 유대인들을 공격하는 괴물로 받아들여졌지만 점차 마하티르의 성공 사례가 회자되면서 나중엔 지금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화권 충돌 시대에 어떻게 하면 갈등을 극복하고 서로 협력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참조할만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을 이룩한 자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해서 그는 이것을 이루어낼 수 있었는가? 점차로 증가하고 있어 더욱 강력히 예고되었던 문화 갈등의 시대를 앞에 두고서 세계는 마하티르의 노하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 세번째로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 저자 톰 플레이트가 마하티르와의 대담집을 이렇게 책으로 내게 된 것도 그 연속선 상에 있다. 이슬람 마키아벨리로도 통하는 그가 어떻게 이만한 현대 말레이시아를 만들어 내었는지 진솔하게 훑어보고자 함이다. 책은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가 늘 그랬듯이 공과 과를 솔직히 드러내며 지나치게 미화한다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들을 했으며 그의 철학, 그의 인간적인 두려움, 그림자들을 충실히 보여주려 한다. 그리하여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가 늘 그랬듯이, 한 인물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될뿐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라든지 혹은 상황이라든지 또한 그것을 둘러싼 세계의 정황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덤으로 얻게 된다. 그렇다고 지루하지는 않다. 톰 플레이트는 잔뼈가 굵은 저널리스트답게 독자가 물리지 않게 필요한 기교를 다 부리고 있으며 거기엔 썰렁한 유머까지도 포함된다. 아무튼 한 인물과 한 나라에 대해서는 확실히 이해하게 되는 책이다.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를 세번째로 읽고 더욱 들게 된 생각인데 그동안 지근에 있으면서도 아시아의 나라들에 대해 참 몰랐던 것 같다. 덕분에 늘 평면적이기만 하던 아시아의 나라들에 대해서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다음은 또 어떤 나라의 어떤 인물이 될 지 모르겠으나 앞으로가 계속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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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부부동반으로 다나리조트로 놀러 갔다가 남는 시간에 말레이시아 시티투어를 했었다. 다양한 문화와 시차가 절묘하게 조화된 말레이시아의 모습은 상당히 독특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런 말레이시아를 22년간 이끈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내가 그때 받았던 인상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사아는 다양한 민족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마하티르는 그 점을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건축은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처럼 말레이시아의 복잡한 민족구성과 말레이시아를 이끌던 마하티르의 생각이 그러한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한다. 한때 그는 서양에 잔혹한 독재자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9.11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집단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인물 마하티르의 리더십이 부상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을 여러 가지 말로 정의하려는 인터뷰이의 시도에 일관적으로 “사람들이 자의적으로 말씀을 왜곡하기 이전의 원리주의 이슬람”이라는 말로 대답한다. 그리고 그 방법만이 자신의 입장에 따라 경전을 해석하여 기득권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이슬람뿐 아니라 기독교나 다른 종교에서도 수없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그는 공동체의 평화와 질서를 위해서는 무분별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민주주의란 일방적으로 그것을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는데, 어쩌면 그런 면모가 말레이시아의 종교와 사회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로 만나고 있는 톰 플레이트는 여전히 특유의 밀고 당기기와 위트로 마하티르와의 인터뷰를 진행해나갔지만, 사실 인터뷰 초기에는 그 역시 마하티르가 농담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헛갈릴 정도였다고 한다. 책을 읽는 나 역시 그러했다. 첫 번째 책이었던 <리콴유의 대화>와 <마하티르와의 대화>는 접점이 많았는데, 그는 두 거인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며 그 동안 두 거인들이 벌인 세기의 대결을 언급한다. 그러면서 서구 기자들에게 좋은 기삿거리를 많이 제공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에 마하티르는 “우리는 정말로 여러분을 위해 그 모든 일을 벌인 겁니다”라고 대답하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 말이 참 미묘하게 다가왔는데 직접 인터뷰를 한 그에게는 더욱 그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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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 보기 전에 우선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에서 유래된 '마키아밸리즘(Machiavellism)'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치는 일체의 도덕 ·종교에서 독립된 존재이므로 일정한 정치목적을 위한 수단이 도덕 ·종교에 반(反)하더라도 목적달성이라는 결과에 따라서 수단의 반(反)도덕성 ·반(反)종교성은 정당화된다는 정치적 사고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이 말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책도 허용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그러한 사고방식에 의하여 행동하는 사람을 모두 ‘마키아벨리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가 반드시 마키아벨리의 사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
- 네이버 두산백과 참조 -
1990년대 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외환금융위기가 찾아온다.우리나의 경우 IMF의 구제금융을 받게됨에 따라 엄청난 국민들의 경제적인 고통과 함께 강제적인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되었으며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에 반해 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라는 걸출한 총리의 진두지휘아래 IMF구제금융을 거부하고 마키아밸리즘에 기반한 경제통제정책을 펼쳐 금융위기를 극복하여 세계의 이목을 받게 된다.
<마하티르와의 대화>는 칼럼니스트 톰 플레이트가 말레이시아의 총리였던 마하티르 빈 모하맛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그의 정치관, 세계관, 국가관, 그리고 이슬람 종교까지를 두루 살펴본 책이다.
마하티르는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말레이시아를 통치하면서 외부로 부터 장기 독재의 비판을 받기도 하였지만 실제 총리로 재임한 기간동안 불안한 다민족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에서 한건의 테러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특히 1인당 GDP의 엄청난 증가로 인해 한국의 박정희 전대통령과 비견되는 인물이다. 다년간의 통치는 정적에 대한 숙청작업이 당연히 이루어질수 밖에 없고 도시국가 싱가폴을 이끌었던 리콴유와의 관계도 날이 서있었다. 하지만 천성이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일상의 생활을 여유롭게만 생활하는 자국민들에게 <말레이 딜레마>라는 책을 통해 "여러분은 게으른 부미트라(말레이시아 원주민을 일컫는 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더 많이 배우고,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생산해야 합니다."라고 외치며 그들의 게으른 천성을 변화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말레이시아와 같은 여러 민족이 함께하는 국가를 통치하기 위한 마하티르의 정치철학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공동체의 평화를 바란다면 말이다."라고 할수 있다.
총리 퇴임후에도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하티르 전 총리는 아직도 세계가 그의 행보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가 이룬 많은 경제적인 성과와 더불어 이슬람 평화주의자로서 서방세계와 이슬람과의 관계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9.11사태로 인해 미국 본토도 더 이상은 테러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이 되어버렸으며 서방세계는 시시각각 마치 십자군원정을 준비하듯이 이슬람국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하티르는 이슬람원리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슬람 극단세력과 심지어는 이슬람종파들끼리의 다툼을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에 서방세계에서는 마하티르가 서방과 이슬람세계를 연결해 주는 고리역할을 수행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마하티르는 책의 마지막에서 민주주의가 정답을 아니라고 역설한다. 100% 오류없이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모든 시스템은 초기에 태어난 그대로가 아닌 다듬고 보완하고 수정해야 오류가 줄어든다.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말레이시아는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이다. 그의 통치방식에 절대적인 찬성표를 던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IMF이후 심화되고 있는 우리의 양극화된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마하티르의 정치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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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그를 독재자라고 부를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그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부를수도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자로 보는 시선과 경제발전과 근대화를 이룩한 지도자로 보는 시선이 갈리는 것처럼 말이다. 두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오랫동안 권좌에 있으면서 각각 자신이 몸을 담은 두 나라를 엄청나게 발전을 시킨것은(혹은 그런 시기에 권자에 있었던 것은) 무척 비슷하다.
같은 동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두나라의 문화적 역사적 상황은 무척 다르다. 두사람의 성장 과정도 다른다. 마하티르는 외과의사이면서 정계에 입문한 의사출신 정치인이다.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을 하긴 했지만, 각지역 별로 여러명의 술탄들이 존재하고 있는 반면에, 말레이계 외에도 인구의 많은 수가 중국계와 인도계로 구성된 곳에서 국가가 틀을 갖추고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음은 틀림없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 말레이시아보다 인도네시아에 관한 보도들이 더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은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베트남에 관한 보도가 주를 이루었던것처럼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의 대상이 옮겨간 것 뿐이지, 말레이시아가 일정한 규모를 갖춘 나라들 중에서는 오늘날 동남아시아에서 선두에 서 있는 국가라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말레이시아 반도의 바로 아랫쪽인 싱가포르는 독립해 떨어져 나가서 나름대로의 모델로 급격한 경제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늘의 말레이시아에 마하티르의 기여가 결코 적지 않은 이유이다. 우리가 IMF경제위기를 맞을 무렵 말레이시아 경제 역시 위기상황이었다. 우리가 IMF가 권고한 경제개방과 자유화를 이루어서 경제위기를 탈출한 것과는 정반대로 말레이시아는 자신들만의 힘으로 경제위기를 이겨냈었다.
오늘날 두 나라의 경제구조가 다른 점에는 식민지 영국의 영향, 국민들의 다양한 인종구성, 주 인구가 믿고 있는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영향외에도 이런 경제철학의 상이함 역시 큰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아시아적 가치'라는 철학적, 경제적 슬로건으로 유명했던 마하티르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그와 오늘날의 말레이시아를 자세히 살펴볼 드물고도 귀중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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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말레이시아의 박정희’라고도 불린다. 1981년 총리로 취임해 2003년 자진 퇴임할 때까지 22년간 정부를 이끌면서 ‘말레이시아 현대화의 아버지’라는 찬사와 ‘경제 개발에만 치중한 독재자’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그는 말레시아를 후진적 농업국가에서 전 세계 17위 무역대국으로 키워냈다. 또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맞서 ‘아시아적 가치’를 내건 상징적 인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재정 대신 독자적 금리 인하와 고정 환율로 위기를 극복했으며, 서방세계와 제3세계 사이에서 절묘한 외교력을 발휘했으며, 뿌리 깊은 종족 간 갈등을 봉합하고 이슬람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이 책은 미국 내 ‘아시아 정보통’으로 불리는 ‘LA타임스’의 전 논설실장 톰 플레이트가 마하티르 전 총리를 만나 네 차례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대담집이다. 말레이시아는 인구의 60% 이상이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이자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기타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다. ‘과격파’ 이슬람 종교 정당도 버젓이 존재한다. 저자는 그럼에도 마하티르가 통치하는 22년간 단 한 건의 테러나 소요 사태도 발생하지 않은 것에 주목한다. 마하티르는 쿠란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비폭력을 강조했다.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을 대할 때 경제·정치 논리를 내세우지 않고 종교적 가르침으로 설득했다. 중국계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말레이계의 폭동을 방지하기 위해 말레이 우대정책을 펴기도 했다. 저자는 “‘테러와의 전쟁’에 급급한 미국이 종교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통제하는 마하티르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하티르는 거침이 없었다. 서구의 오도된 역사관을 공박했고, 강경 이슬람 세력을 비판했다. 가령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용인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내건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절대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 그것은 10억명이 넘는 이슬람 전체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일 것이며, 이는 결코 당신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분쟁의 범위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이슬람 전투부대를 공격할 때에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독교 십자군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전체 이슬람 중 절반 이상을 당신들 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거침없이 날선 목소리를 냈다. 마하티르는 1990년대 말 아시아를 뒤덮은 외환위기 당시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유일하게 거부하고 독자적인 자본통제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대신 이슬람 금융 시스템을 고수했다. 이슬람 문화에서 금융 시스템은 공동체 중심적이고 사회적 규범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은 이자로 배를 불려서는 안 되며, 부도덕한 혹은 율법에 반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돈을 빌려줘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 말레이시아의 경제는 다른 아시아권에 비해 작지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말레이시아의 과거사와 현대사를 알 수 있었고, 아시아의 지도자 마하티르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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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말레이시아를 견인한 이슬람 마키아벨리의 힘
세 권의 책중 시리즈 첫 권을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의 바로 앞에 나왔던 두 번째 권 <반기문과의 대화>를 통해 이 시리즈를 먼저 접했습니다. 같은 저자가 아시아 출신의 다양한 지도자들을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 놓은 이 시리즈의 책은 읽기 전부터 많은 기대도 있었지만, 약간의 걱정도 함께 했던 책입니다. 대담 형식의 책이라고는 하지만, 자칫 책의 내용이 업적이나 성과위주의 선전물로 되기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먼저 읽었던 <반기문과의 대화>를 보고, 이 책 세번째권을 선택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동양인을 보고 있고, 저널리스트라는 특징으로 자국의 언론인들이라면 자칫 민감하거나 질문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어렵지 않게 물어보고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잘못한 점에 대해서도 피해가지 않고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전물로서의 책이 될 것을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습니다.
이 인물의 특성상 아마도 언젠가 어디선가는 들어본적이 있겠지만, 저의 관심영역을 벗어난 인물이라서 쉽게 잊혀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국부로 불리는 전 총리인 마하티르는 이슬람 교도이면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정치적인 능력과 함께, 오늘날 말레이시아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인 부와 정치적인 안정을 이룩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우리나라가 그의 인생이나 삶의 모습들 정치적인 역량에 대한 부분들을 꼭 연구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칫 30년이나 정권을 유지한 독재자의 모습만이 그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폭력적인 방법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주어진 환경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유연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독재자라는 사람들이 대단히 독선적이면서 아집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그런 독재자의 특징을 가지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방식으로 유연하게 통치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대인 아내를 갖고있는 저자의 입장에서 그 부분은 더욱더 안 좋게 보였을 것입니다.
서양 혹은 좀 더 넓히더라도 일본과 중국에만 온통 관심을 갖고 있는 최근 우리의 관심사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1권에 나왔던 리콴유라는 인물에 대한 저작은 물론 앞으로 나올 이 시리즈도 상당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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