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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어떤 무관계한 의혹이라도 이용하며 불확실한 결과라든가 법칙이 없는 듯이 보이는 모든 애매한 것을 이용하여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120쪽

문학 작품에서 조지 엘리엇의 이름을 종종 만나왔더랬다. 특히 '미들마치' 를 읽어 보고 싶었다.그러나 두께가 넘사벽이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가볍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자마자..완역본 출간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읽어야 할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4권은 단연 최고였다. 심리묘사에 탐복하며 읽었다. 어쩌면 지금 시대가 아니란 점을 감안해서 더 놀라웠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인물에 대한 심리묘사 만큼은 과거 속 인물도 아닐 뿐더라..현실에서 존재할 것만 같은..그야말로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벌스트로드의 과거는..담백하지 않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과거가 밝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몸소리치며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애처롭게까지 느껴졌다. 과거가 깨끗하지 않은 이에게도 고통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아니면, 인간의 모습은 대동소이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소신껏 의사의 직분을 다하고 싶었던 리드게이트 역시 돈에 시달리는 상황에 대한 심리변화 속에 자신도 모르게 도박에 잠깐 발을 담그려 한 모습에서, 벌스..와 리드..의 차이는 느낄수 없었다. 오히려 도박에 빠지는 이유와..살인충동을 느끼는 이의 시선으로 접근하고 말았다."우리네는 약한 인간인 걸요(....)"/273쪽 '<미들마치> 는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페미니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이 오히려 작품을 제한적 시선으로 보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당시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있었을 테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사회 속을 돋보기로 들여다 본 느낌이었다. 약한 인간이라서 욕망에 집착하고, 소문과 억측과 누명, 탐욕, 허영, 편가르기 등등..1부에서는 선거를 둘러썬 권력이 보였고,3권에서는 아내를 소유물로 생각하려는 남편의 유언장에 기막혔다면...4권에서는 다시 이러한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과거가 밝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한 벌스....그가 지난날 실수로 그랬다면, 현재의 그는 어떻게든 다른 삶을 살아야 했겠지만..그는 살인의 유혹을 느낀다. 그럼에도 인간적인 연민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는 아이러니.. 1부의 서막을 연 부분인 도로시아라서..당연이 그녀가 이 소설 전체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했지만.. 벌스트로드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으로는 리드게이트, 선의라 생각했던 베품이 실은 뇌물일수도 있다는 뒤늦은 자각, 무죄가 유죄되는 길은 얼마나 수쉬운지...이런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시작점은 아마 욕망이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리드게이트 역시 욕망의 화신이었던 거다. 최고의 의사가 되고 싶었던..마음만이 강력해서 종종 다른이들에게 오만하게 보일수 있었고, 그것이 또 시기를 불러오고..이런 과정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에게 적용되었다고 본다. 소설의 앤딩은 급 마무리 되는 느낌이 들었지만... 결국 앤딩 부분으로 이 소설이 페미니즘으로 읽혀질수 밖에 없는 이유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내 눈에 들어온 건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문과 억측과 추측이었다. 욕망은 반드시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서도 작용하고 있다는 가실... 가짜 뉴스가 넘쳐 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 소문을 만들어 내고 소문이 어느 사이 사실이 되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제임스 경은 끝끝내 도로시아의 재혼을 실패로 간주했다. 사실 이러한 견해가 미들마치에서는 하나의 전설이 되어 아버지가 자식에게 도로시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훌륭한 아가씨였는데 아버지만큼이나 나이 차이가 있는 병든 신부와 결혼했으며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일 년이 채 못 되어 남편의 조카뻘이 되는 나이로 말하자면 죽은 남편의 자식 정도의 재산도 없고 집안도 좋지 않은 청년과 결혼함으로써 당연히 그녀의 것이 되었을 재산도 포기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도로시아를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은 대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사람은 '좋은 여자'일 턱이 없어 그렇지 않다면 지금 말한 남자 어느 쪽과도 결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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