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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마주한 작가의 영적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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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등 70년대 화제작을 쏟아냈던 작가 최인호의 유고집입니다.  70년대에 학창생활을 한 만큼 그의 작품이나 글은 적지 않게 읽었으니, <눈물>이라는 제목에 이끌렸음이 틀림없습니다. 특히 침샘암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다가 폐로 전이되어 뼈를 깎는 투병 끝에 결국 소천한 그였습니다. 투병이 쉽지 않았을 터이나 투병기간 중에 장편소설을 발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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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등 70년대 화제작을 쏟아냈던 작가 최인호의 유고집입니다.  70년대에 학창생활을 한 만큼 그의 작품이나 글은 적지 않게 읽었으니, <눈물>이라는 제목에 이끌렸음이 틀림없습니다.

특히 침샘암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다가 폐로 전이되어 뼈를 깎는 투병 끝에 결국 소천한 그였습니다. 투병이 쉽지 않았을 터이나 투병기간 중에 장편소설을 발표하는 등 작가로서 삶을 접지 않은 그의 열정이 참 대단하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인호 작가는 42살이 되던 1987년 천주교에 귀의합니다. 이런 행보에 대하여 문단에서는 자유로워야 하는 작가가 선택할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교가 작품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입니다. 다만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눈물>은 작가가 가톨릭에 귀의한 이래 써온 수필을 모은 것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성경말씀과 연결하여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서적 해석이 경우에 따라서는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할 것은 없지 않을까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런 것 같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많은 사제들 그리고 문인들이 조사를 붙였습니다.

작가는 묵주기도와 성경공부에 정진할 때 눈물을 쏟곤했다고 합니다.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내 눈에서도 홍수와 같은 눈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주여 나를 게파(바위)로 만들어 주소서”라고 간절하게 빌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베드로의 눈물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승천한 이래 매일 새벽 첫닭이 울 때 일어나 기도를 드리면서 몹시 울었다고 합니다. 예수와 함께 하면서 느낀 예수의 사랑을 떠올리면 눈물을 참을 수 없었을뿐더러, 예수를 세 번 부인한 자신을 뉘우칠라치면 눈물이 절로 솟았다는 것입니다.

고인은 특히 눈물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에 주목합니다. “인간은 영혼의 아픔 없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눈물을 동반하지 않는 울음은 그저 슬픔인 것(205쪽)”이라했습니다. ‘눈물이 없는 울음은 그저 고통을 나타내 보이는 몸짓이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해 보이는 투정’이라 잘라 말했는데, 이 구절을 읽으면서 어린아이들의 울음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가톨릭 서울주보에 “우리들이 이 순간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딘가에 까닭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울부짖고 있는 사람과 주리고 목마른 사람과 아픈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됩니다(273쪽)”라는 글을 썼다고 합니다. 웃음과 눈물의 총량이 균형을 이룬다는 법칙은 없겠지만 어딘가에는 눈물을 흘리는 이가 있다는 사실을 새기고 살 필요는 분명 있다 하겠습니다.

이야기들 사이에는 많은 사진자료들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따로 설명은 없습니다만 고인이 평소 여행을 다니면서 찍었던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y*****2 2019.08.2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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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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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이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들 춥다는 말을 먼저 하더군요.  입춘이라는데 이렇게 추울 수가 있냐구 말이죠.  마치 누군가에게 떼를 쓰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을 강원도 두메 산골에서 보냈던 터라 어지간한 추위쯤이야 그럭저럭 잘 견딘다고 자신하지만 혹시 모르겠습니다.  그때보다 더한 추위가 있을 수도 있으니 저의 생각도 한낱 인간의 오만함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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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이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들 춥다는 말을 먼저 하더군요.  입춘이라는데 이렇게 추울 수가 있냐구 말이죠.  마치 누군가에게 떼를 쓰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을 강원도 두메 산골에서 보냈던 터라 어지간한 추위쯤이야 그럭저럭 잘 견딘다고 자신하지만 혹시 모르겠습니다.  그때보다 더한 추위가 있을 수도 있으니 저의 생각도 한낱 인간의 오만함에 불과한 것일지도요.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뭇하지만 아마 초등학교 몇 학년 때였나 봅니다.  어찌나 추웠던지 학교가 파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 그렇게 멀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매년 겨울이면 손과 발에 동상을 달고 살았었고, 손등이 터서 쩍쩍 갈라지곤 했었지만 그러려니 하며 지냈었는데 그날은 추워도 너무 추웠던 날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아랫목에 깔린 이불 속으로 꽁꽁 언 손과 발을 넣었을 때 어찌나 아리고 아프던지 엉엉 소리 내어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잘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저도 이따금 죽음에 대하여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무작정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이른 나이여도 편안한 죽음을 맞는 것이 더 행복한지 지금으로서는 가늠을 하기 어렵지만 제게도 언젠가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찾아올 것이라는 엄정한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오늘 저는 최인호 작가의 유고집 <눈물>을 읽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그 고통을 같이 할 수 없겠지요.  그 절대 고독의 순간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할 것인지, 허망한 인간 삶을 손에서 놓고나면 나는 그 무엇에 의지한 채 이 세상을 하직할 것인지, 하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작가의 <산중일기>를 읽고 리뷰를 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작가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났고 남아 있는 우리들은 그의 유고집을 읽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삶과 죽음의 경계는 명확한 것이겠지요.  2008년에 침샘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면서도 작가로서의 열정을 불태웠던 고 최인호 작가는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지만 인간이 갖는 숙명적인 나약함 앞에서 절규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자세히 탁상을 들여다보니 최근에 흘린 두 방울의 눈물 자국이 마치 애기 발자국처럼 나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가장자리가 별처럼 빛이 난다는 겁니다.  부끄러운 마음에 알코올 솜을 가져다 눈물 자국을 닦았습니다. 눈물로 탁상의 옻칠을 지울 만큼 저의 기도가 절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탐스러운 포도송이 모양으로 흘러내린 탁상 겉면의 눈물 자국도 제게는 너무나 과분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코올 솜으로 닦으면 영영 눈물 자국이 없어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알코올이 증발해 버리자 이내 눈물 자국이 다시 그대로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p.13)

 

그렇습니다.  작가는 1987년 6월에 세례성사를 받았고 2013년 9월에 세상을 마치기까지 그는 오직 하느님을 의지하여  살았던 듯합니다.  '최인호 베드로'로서 말입니다.  5년여의 투병기간을 작가는 '고통의 축제'라고 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작가는 그 축제를 온전히 즐겼다고 저는 감히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기에는 인간이 너무도 미약하고, 너무도 쉽게 절망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마주한 한 인간으로서의 작가는 그가 끝까지 믿고 의지했던 하느님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말합니다.  죽음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과 먼저 세상을 떠난 작가들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증거들을 말이죠.

 

끝없이 이어지는 신앙고백에 읽는 독자에 따라 혹 불편하다 느끼실 분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도 아닌 것이 우리 모두는 언젠가 작가처럼 죽음을 맞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고, 그때 우리들도 남겨진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이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자신이 믿는 신앙이든, 자신의 신념이든, 혹은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나 자책일지라도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봅니다.  살아 있는 자는 그렇게 대물림하듯 배우는 것이겠지요.  예컨대 이런 구절에서 저는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결국 인간의 용서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받은 존재이자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발견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똑같이 비를 맞고 똑같이 햇빛을 받는 용서받은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들 인간이 할 수 있는 용서의 시작인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 앞에 있어서는 이미 용서받은 자들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용서는 '내가 너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받은 너'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용서한다면 베드로처럼 일곱 번도 용서할 수 없겠지만 그 형제가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수만 번이라도 너를 용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p.210)

 

참으로 재주가 많은 작가였습니다.  살아서의 작가는 누군가로부터 질시와 원망을 듣기도 했을 터이고, 인간으로서의 잘못도 많았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과 함께 그 모든 것들도 서서히 잊혀지겠지요.  다만 그의 작품은 우리가 죽은 뒤에도 우리의 후손들에게 읽히고 또 읽혀질 것입니다.  어쩌면 작가는 그가 부여받은 재능을 다 펼치고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으로 그가 할 일은 다 한 것이 아닐까요?

 

입춘이라는데 봄은 여전히 멀리 있다고 느끼셨나요?  바람이 휩쓸고 간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구름 한 점 없었던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봄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듯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오늘 우리는 각자의 삶을 또 그렇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s*****l 2014.02.04.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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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최인호 유고집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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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유고집 [눈물]       그때였습니다. 우연히 거울을 본 순간 저는 제 얼굴이 변화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 얼굴이 서너 개의 표정을 거쳐 마치 하이드에서 지킬 박사로 변하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신앙체험을 지금껏 아무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백하여도 좋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33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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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유고집 [눈물]

 

 

 

그때였습니다. 우연히 거울을 본 순간 저는 제 얼굴이 변화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 얼굴이 서너 개의 표정을 거쳐 마치 하이드에서 지킬 박사로 변하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신앙체험을 지금껏 아무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백하여도 좋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33

 

마흔 셋에 천주교 신자가 되어 아침저녁으로 기도하고, 밥 먹을 때 성호를 긋고, 말할 때마다 걸핏하면 예수님과 회개와 부활 같은, 성경의 용어들을 즐겨 말하는 이른바 ‘예수쟁이’가 되어버린 최인호를 맞닥뜨렸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내가 알던 최인호는 <잃어버린 왕국>에서 고구려와 백제 등의 역사를 힘있게 이야기하고, <상도>에서 자신의 길을 가는 거상의 이야기를 일구어낸 이야기꾼이었는데...

종교를 믿지 않는 내가 길거리에서 “예수 믿으세요.”하며 애를 들쳐 업고 내 팔을 부여잡는 아주머니를 만났을 때 얼마나 곤혹을 치르곤 했는데...

 

죽어 버린 육체의 거부할 수 없는 마지막 자백이라며 오랜 투병 생활 속에서도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흔적 속에서 주저리 주저리 인용되는 성서의 구절과 “주님”을 영접하기엔 , 갑작스레 벌어져 버린 추억 속의 최인호와 유고 속의 최인호의 간극이 너무나 커서 , 나의 영혼은 삽시간에 얼어붙어 버렸다.

머릿속이 꽁꽁 얼어붙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만나게 되는 “주님”들에 일일이 싫다는 반응을 채 표시하지도 못한 채 그저 멍하니...들여다 볼 뿐이었다.

그러나 책의 말미에 붙은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의 추모글들을 보면서, “아~최인호였지.” “그래, 이 글을 쓴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최인호야.” 되뇌일 수 있었고, 어렴풋이나마 병마의 고통 속에서 그가 택한 이 길이 있었기에 끝까지 작가로 남을 수 있지 않았나...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고 어머니. 엄마. 저 글 쓰게 해 주세요. 앙앙앙앙. 아드님 예수께 인호가 글 좀 Tm게 해 달라고 일러 주세요. 엄마, 오마니!(...)

선생은 자신의 이런 기도를 막무가내 떼쓰기 기도라고 했다. 항암 치료로 빠진 손톱에 골무를 끼워 가며 매일 30매씩 손으로 써내려간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바로 그 기도의 응답이었다. 선생은 늘 소설가로 죽고 싶다고 말했으니, 지금은 그의 소망이 마침내 이뤄지는 가을이다. 이젠 편히 쉬셔도 될 테지만, 아마 내가 아는 선생은 지금도 계속 소설을 쓰고 계실 듯하다. 거기가 어디든. -332

 

소설가 김연수가 최인호를 추억하며 쓴 글의 일부이다.

 

활달하고 다정하고 장난기 많은 최인호를 기억하는 수많은 이들의 추모하는 글 속에서 무수한 그리움과 존경과 애도를 읽었다.

짧고도 간결한 이 책의 제목은 [눈물]

작가 최인호의 눈물과 그를 추억하는 모든 이들의 눈물 방울이 합쳐진 값진 [눈물]이 아닌가 한다.

"주님이 오셨다"는 말과 함께 천사의 미소를 남기며 이세상을 하직한 최인호.

부디 평안하길.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s*******e 2014.03.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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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유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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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 청년 문학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작가 최인호. 그 시절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한 자락을 남겨준 작가가 최인호라고 생각된다. 1972년 조선일보 신문 연재소설 <별들의 고향>은 책으로 출간된자 한국문학 사상 최초로 100만 부를 돌파하면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이장호 감독에 의해서 영화화 되었는데 그 역시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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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년대 청년 문학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작가 최인호. 그 시절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한 자락을 남겨준 작가가 최인호라고 생각된다.

1972년 조선일보 신문 연재소설 <별들의 고향>은 책으로 출간된자 한국문학 사상 최초로 100만 부를 돌파하면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이장호 감독에 의해서 영화화 되었는데 그 역시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 그이후 <별들의 고향> 속편, 3편, <고래사냥>, <영자의 전성시대>, <깊고 푸른 방>, <겨울 여자>등은 그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인데 모두 흥행에 성공한다.

그래서 최인호를 문단에서는 문학작품을 상업화하였다고 하여 비난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암울했던 70, 80년대에 그런 소설과 영화가 없었다면 청춘들의 탈출구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최인호는 초기에는  대중성을 가진 소설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나는 그런 작가의 소설들 보다는 그의 역사소설을 좋아한다. 최인호의 소설을 보면 <별들의 고향>, <겨울 나그네>와 같은 로맨스 소설과 < 깊고 푸른 밤>, <적도의 꽃>과 같은 도시적 성향이 짙은 소설들이 있는 반면에 <잃어버린 왕국>, <왕도의 비밀> 등과 같은 역사소설이 있다.

나는 최인호의 대하소설 몇 편을 빼놓고는 모든 작품을 읽었는데, 그중에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이 <잃어버린 왕국>, <왕도의 비밀>이다.

<잃어버리 왕국>은 백제의 이야기를, <왕도의 비밀>은 광개토왕에서 장수왕에 이르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특히 이런 역사소설에는 광개토왕비, 칠지도, 토기 등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그리고 장보고의 이야기를 다룬 <해신>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밖에  <산중일기>는 가톨릭 신자인 작가가 스님들과의 교류로 얻게 된 불교의 가르침을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가면서 깨닫게 된 이야기를 선문답 형식으로 엮은 에세이이고, , <최인호의 인연>, <최인호의 인생>은 그의 삶과 문학 이야기가 어우러진 에세이이다.

이런 에세이를 읽다 보면 젊은 시절 최인호에게 붙어 다니던 까칠한 (?) 성격은 도저히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만큼 연륜이 쌓인다는 것이 부드러워진다는 것을, 인생을 알아 간다는 것임을 느끼게 해 준다.

최인호의 유고집인 <눈물>을 접하니, 그의 마지막 글들이라는 생각에 그의 젊은 날에 쓴 작품들에서 투병중에 쓴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머리속을 스쳐간다.

<눈물>의 첫 부분에 그의 눈물 자국이 새겨진 탁상의 사진이 실려 있다. 묵주기도를 드릴 때마다 흘린 눈물자국이 그가 떠난 탁상 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어느날인가는 두 방울의 눈물을 알코올 솜으로 지워 보지만 아이 발자국처럼, 탐스러운 포도송이처럼 다시 흔적이 살아난다.

무슨 기도를 그리도 간절히 드렸기에 눈물 자국이 흘러 내렸을까....

"오늘 자세히 탁상을 들여다보니 최근에 흘린 두 방울의 눈물 자국이 마치 애기 발자국처럼 나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가장자리가 별처럼 빛이 난다는 겁니다. 부끄러운 마음에 알코올 솜을 가져다 눈물 자국을 닦았습니다. 눈물로 탁상의 옻칠을 지울만큼 저의 기도가 절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탐스러운 포도송이 모양으로 흘러내린 탁상 겉면의 눈물자국도 제게는 너무나 과분했기 때문입니다. " (p. 13)

이 책에는 헤밍웨이의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괴테의 <파우스트>, 워즈워드의 <무지개>, 모파상의 <목걸이>, 로이드 웨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 마스 캐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 '성가족 교회' 등의 문학작품, 예술작품, 건축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들은 작가의 신앙고백과 함께 어우러져서 한 편의 글들로 씌여졌다.

암 투병의 고통 속에서 작가를 끝까지 견딜 수 있게 해 준것은 신앙의 힘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는 2008년 여름 암 선고를 받고 수술을 하고, 완치되었다가 다시 암이 재발되고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를 '고통의 축제'라고 말한다. 어찌 그 고통이 축제가 될 수 있겠느냐만은  그는 신앙의 힘으로 하루 하루를 즐길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은 듯 하다. 

이 책은 작가의 신앙고백이자 투병일기라고 할 수 있기에 천주교 신자가 아닐 경우에는 책을 읽는 것이 다소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꼭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삶과 죽음. 그리고 작가의 문학 이야기를 듣는다는 의미로 접하는 것이 읽기가 다소 편할 것이다.

" 위로와 기쁨과 고통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이 고통이야말로 주님의 사랑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매순간을 주님과 일치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고통과 은총의 삶인 것입니다. " (p. 84)

최인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그의 지인, 그를 존경하던 이들의 편지가 도착해 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작가의 면면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가 우리곁을 떠난 후 책더미 속에서 발견된 그의 마지막 글들.

내가 이 책을 읽은 날은 설연휴 중이었는데, 첫 장을 넘기는 그 순간 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단숨에 읽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독자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감동을 주었던 최인호 작가님.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세요.

 

 

 

 

n******5 2014.02.05.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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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가 세상에 보내는 마지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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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가 세상에 보내는 마지막 편지... 책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작가이기에 앞서 그 역시 아파하고 슬퍼하고 절망하고 다시 희망하는 한 인간이었다. 마지막 손녀의 편지.. 할아버지와 손녀가 편지를 주고 받았다던 편지함 사진을 오랫동안 넋놓고 바라보았다. 끝까지 인간을 놓지 않았던, 아름다운 작가 최인호에게 작별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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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가 세상에 보내는 마지막 편지... 책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작가이기에 앞서 그 역시 아파하고 슬퍼하고 절망하고 다시 희망하는 한 인간이었다. 마지막 손녀의 편지.. 할아버지와 손녀가 편지를 주고 받았다던 편지함 사진을 오랫동안 넋놓고 바라보았다. 끝까지 인간을 놓지 않았던, 아름다운 작가 최인호에게 작별을 고한다.

f********r 2013.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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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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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지고 잔잔한 감동에 슬프고 행복했습니다.  힘든 투병중에도 남은 삶을 담담히 표현하시고 굳건함 믿음으로 고통을 이겨나가시는 모습이 선생님책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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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지고 잔잔한 감동에 슬프고 행복했습니다.

 힘든 투병중에도 남은 삶을 담담히 표현하시고 굳건함 믿음으로 고통을

이겨나가시는 모습이 선생님책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l*****5 2013.12.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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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문득 떨어지는 한방울의 눈물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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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문득 떨어지는 한방울의 눈물처럼 또 한해가 떨구어져 갑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아직 이리도 생생한데 어느덧 내 인생의 해가 저물어 가는것만 같아 매년 맞이하는 세밑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최인호 선생의 작고 소식을 뉴스에서 맞이한게 엊그제 같습니다. 짧지 않은 투병생활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에 의욕을 보이시던 그 모습이 신선하기 까지 했었던 터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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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문득 떨어지는 한방울의 눈물처럼 또 한해가 떨구어져 갑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아직 이리도 생생한데 어느덧 내 인생의 해가 저물어 가는것만 같아 매년 맞이하는 세밑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최인호 선생의 작고 소식을 뉴스에서 맞이한게 엊그제 같습니다.
짧지 않은 투병생활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에 의욕을 보이시던 그 모습이 신선하기 까지 했었던 터라 그의 작고 소식은 제게는 마치 다른 나라의 생경한 일처럼 들리기 까지 했습니다.
작고 소식을 들은지 시간이 흘러 가면서 잊혀져 가던 터에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그의 유고집을 맞이 하게 된것은 마치 지난 겨울 벗어 두었던 외투의 주머니에서 우연히 발견한 몇장의 지폐같은, 생각지 못한 횡재 같은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단지 이것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는 생각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생의 마지막 까지 우리에게 인생의 의미를 되집어 볼수 있는 작품을 선사해 주고 가신 선생님의 유고작 "눈물" 을 펼쳐 보면서 내게 주어질 또 한해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아무쪼록 우리 독자들 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가신 선생님 영면을 빌어 봅니다. 
 

h*********7 2013.12.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최인호 작가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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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작가님이여, 우리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깜짝 선물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길없는 길을 읽은 후부터 선생님의 작품에 빠져들기 시작한 독자입니다. 눈물을 차분히 읽으며, 설레이기도 하고, 눈물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작가님이여, 인생보다 더 선생님의 인생을 엿본듯 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부디, 그곳에 가셔서도 좋은 글 많이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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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작가님이여,

우리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깜짝 선물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길없는 길을 읽은 후부터 선생님의 작품에 빠져들기 시작한 독자입니다.

눈물을 차분히 읽으며, 설레이기도 하고, 눈물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작가님이여,

인생보다 더 선생님의 인생을 엿본듯 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부디, 그곳에 가셔서도 좋은 글 많이 남겨주세요.

훗날 제가 그곳에 가서, 인생.. 눈물.. 그리고 그 후의 속편을 계속 볼 수 있도록...

사랑하는 작가님이여,

고백을 살짝하자면 처음에는 다소 종교적 색채에 소화(?)하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우러나오는 감칠맛은 그 어떤 느낌보다도 강렬합니다.

눈물은 작가 최인호를 알 수 있는 최고의 길이면서 인간 최인호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작가님이여,

마지막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헤어짐이라고 여기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청년 최인호로부터 그 후 모든 작품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r 2013.1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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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의 영적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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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계의 큰별 최인호가 떠났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환자로 죽지 않고 작가로 죽겠다'던 그의 외침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마지막 유고집이 출간되었다. 이책은 죽음앞에서 그가 느낀 외로움과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너무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영적인 고백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평생 작가의 친구이자 선후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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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계의 큰별 최인호가 떠났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환자로 죽지 않고 작가로 죽겠다'던

그의 외침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마지막 유고집이 출간되었다.

이책은 죽음앞에서 그가 느낀 외로움과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너무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영적인 고백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평생 작가의 친구이자 선후배들이었던 많은 사람들에게서

온 편지들의 내용도 무척 감동적이었다.

우리 국민 모두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주었던 최인호 작가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1 2013.1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