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분이 리뷰에서 영화 큐브의 얘기를 꺼내셨는데, 나도 이제서야 그 점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카이지'를 보면 '전율'이 흐른다. 내 친구 왈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나 자신도 이런 상황에서는 이럴 것이다' 라고 한다. 그만큼 인간이 잔인해지기도, 잔혹해지기도,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가설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정도로, - 물론 극한 상황이긴 하겠지만 - 비정한 현실의 모습을 만화로 표현했다. 사실주의적 관점과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작품 - 대부분 문학작품 - 들이 뭔가 교훈적인 내용, 작가가 말하고픈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카이지는 그 틀에서 벗어난 만화다. 이건 차원이 다르다. 읽고나서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가. 나와 카이지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말이다.
이 만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카이지가 끝도없이 추락한다는 것이다. 더이상 인생의 바닥에서 떨어질 것이 없어 보이는 데도, 더 추락한다. 이것이 도박이 아닐까 싶지만, 솔직히 이 만화를 보면서 '도박'에 대해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인생'과 '사람 사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이 만화를 보면,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완결이 안 되었다. 5권은 제 1부 여객선 편의 내용이 끝나는 부분이다. 카이지 만화의 그림체는 추천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엉성한 그림체가 오히려 특이한 효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소장한다면 1권~5권까지만 사서 소장하기를 권한다. 실제로 그렇게 소장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뒤에는 좀 질질 끄는 부분도 있고, 어쨌든 1~5권의 가위바위보는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특이하고 인상적인 주제였다.
[인상깊은구절] "손해니 이득이니 돈이니 재산이니 그런 얘기는 이제 그런얘기를 하면 할수록 우리는 천박하고 추하게 기어다니고 있어"
"이 아수라장의 밑바닥을 네 꼬락서니를 모르겠나"
"그리고 그런 꼴을 보고 주최자는 기뻐하고 있어"
"서로 깎아내리는 이런 게임을 짜낸 돼지들이 싱글벙글 할거야 우리가 작은 이득에 휘둘리면 휘둘릴 수록 우리가 핏대를 올리면 올릴수록 그건 그 돼지 놈들이 바라는 바야 바로 이걸 원하는 거라구"
"분하지도 않아! 분하지도 않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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