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동화책을 읽어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성장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딸과 청소년 소설을 함께 읽는다. 이번에 딸아이가 추천해 함께 읽은 책은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김수빈 작가의 「고요한 우연」이다. 김수빈 작가는 「여름이 반짝」으로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으니 어린이 청소년문학 도서분야에서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고요한 우연」의 주인공 이수현은 학창시절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아이다. 이름도 흔해서 작년에 한 반에 같은 이름의 학생이 있었는데 이수현B로 불릴 정도다. "나는 머리가 좋지도 않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그렇지만 크게 모자란 부분도 없는 아주 보통의 아이다. 나 같은 보통의 아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하는 걸까. 그냥 이대로 조용히 보통의 어른이 되는 걸까."- 63쪽 소설 속 수현의 모습을 보니 학창시절 내 모습도 오버랩되며 오랜만에 주인공 수현이의 감정과 행동에 감정 이입 하며 책장을 넘겼다. 학창시절 나는 수현이처럼 공부도 주목 받을 정도로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활발하게 나서는 성격도 아닌 그저 조용하고 평범한 보통의 아이였다. 그렇기에 반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맞서 대놓고 나서지는 않았지만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애쓰고 도와주려 했던 수현이의 행동에 공감하고 감정 이입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눈에 띌 정도로 예쁘고 특별한 아이 은고요는 아이들의 호의를 일부러 처내며 고립을 자초한다. 그런 고요에게 반감을 가진 채희를 비롯한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함께 괴롭힘을 당한다. 매일 고요 책상 위에 쓰레기를 부어놓거나 사물함에 있는 고요의 체육복을 물에 흠뻑 젖히고 갑자기 바뀐 체육시간 장소를 알려주지 않는다. 고요에게 행하는 친구들의 나쁜 행동에 수현이는 반기를 들지는 못하지만 아침 일찍 등교해서 고요의 책상 위 쓰레기를 치우거나 체육시간 장소가 변경되었다는 쪽지를 고요에게 건네는 등 작은 용기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여느 청소년처럼 하교 후 SNS 공간을 돌아보는 수현이의 모습은 주말이면 뭐가 바쁜지 휴대폰을 하루종일 끼고 사는 딸아이들이 생각 나기도 했다. 습관처럼 SNS 공간을 돌아보던 수현이는 어느날 낯익은 친구의 공간에 방문하게 되고 비공개 계정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여느 청소년 소설과 같이 청소년간의 우정, 사랑, 장래 고민,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들을 달의 앞면과 뒷면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SNS) 공간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특히 저자는 어른들이 평소 걱정하는 청소년들의 온라인(SNS) 공간을 비판하지 않고 그 공간을 통해 청소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위로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요한 우연」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소재가 '우주'와 '달'인데, 그 중 아폴로 11호의 탑승자 세 명 중 사령선의 조종사였던 콜린스는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우주선에 홀로 남아 달의 궤도를 비행하며 달의 뒷면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은 남긴 닐 암스트롱처럼 주목 받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달을 바라보며 동료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노력했던 콜린스처럼 수현이도 특별하거나 주목받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를 향한 관심과 따뜻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바라본 시선 덕분에 부당한 현실에 작은 변화를 주며 그만큼 성장해 나가지 않았나 싶다. 스포일러 관계상 리뷰에 담지 않았지만 수현이의 단짝 친구 지아, 수현이가 좋아하는 반장 정후, 특별하지 않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우연이와의 이야기도 소설에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연약하지만 용기있는 행동을 한 수현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리뷰를 마무리 한다. #고요한 우연 #김수빈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문학동네 |
|
청소년 소설을 읽을 때마다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흐릿한 기억과 풍경이라고 할까. 새 학년, 새 학교에서 느꼈던 설렘과 불안. 친해질만한 아이가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며 서먹한 공기의 흐름을 읽느라 정신없던 학기 초의 모습은 소설이나 현실이나 다를 바 없다. 어느 시절, 어느 반이든 모두가 친구로 지내고 싶은 존재 곁에는 어떤 무리가 있었다. 반대로 아무와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는 존재도 있었다. 혼자서도 잘 지내는 아이는 뭔가 특별한 존재처럼 여겨졌다. 김수빈의 『고요한 우연』에 등장하는 ‘고요’가 그러하다. 평범한 고등학생 ‘수현’과 다르게 고요는 그런 존재였다.
고요는 자기에게 다가오는 아이들과 거리를 두었고 결국엔 그 아이 무리에게 왕따를 당한다. 책상을 더럽히고 사물함의 체육복까지 입지 못하게 만든다. 고요는 신경을 쓰지 않고 공부를 할 뿐이다. 수현은 그런 고요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한다. 반장인 ‘정후’가 항상 고요를 챙기는 모습에 수현은 더욱 정후가 좋아진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후만큼 자꾸 관심이 가는 아이가 있다. 항상 휴대폰으로 뭔가를 보고 있는 조용한 성격의 ‘우연’이다. 오랫동안 정후를 짝사랑하고 있는 게 맞는데 왜 우연을 살피는 것일까. 그러다 우연이 보고 있는 sns 계정을 알게 된다.
비공개 계정으로 사용자가 승인을 해야 친구가 될 수 있다. 아이디는 ‘고요의 바다’로 프로필의 보름달은 미술 시간에 볼 수 없는 것에 대해 달의 뒷모습을 그렸던 우연을 떠올리게 한다. 고요의 바다와 친하게 지내는 이들은 소수였고 달과 관련된 아이디를 지녔다. 수현은 그 계정이 우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호기심으로 친구를 신청한 수현은 수현이 아닌 익명의 존재로 고요의 바다와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 과정에서 수현은 고요의 바다가 고요라는 걸 확신한다. 그리고 고요의 바다와 친하게 지내는 계정을 둘러보다 정후와 우연의 계정에 댓글을 단다.
정후와 우연은 학교에서 보고 알았던 모습과 달랐다. 항상 모든 일에 앞장서고 모범적인 인기를 얻는 정후에게는 아픈 누나가 있었고 우연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마음을 접고 힘들어했다. 고요도 마찬가지였다. 학교에서는 말 한마디 붙이기 어려웠지만 sns에서는 아주 솔직하고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같은 존재였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다른 모습이었다. 수현도 다르지 않았다. 소심하고 주저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정후, 우연, 고요와 대화를 나눈다. 그러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가고 위로하고 공감한다.
그러나 오프라인인 교실에서는 여전히 먼 존재였다. 정후, 우연, 고요에게 자신이 그 계정의 주인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면 관계가 끊어질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조심스럽게 일찍 등교해서 고요의 책상을 정리하거나 우연이 돌보는 길냥이를 산책하며 찾아보고 정후를 염려하고 걱정한다. 익명으로 존재해야만 관계를 지속하고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다니.
김수빈의 『고요한 우연』은 십 대의 복잡한 마음과 관계를 sns로 보여주고 존재와 정체성을 달로 비유하고 보여주는 소설이다. 주인공 수현은 자신만의 개성이자 특별함을 지닌 정후, 우연, 고요를 지켜보면서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존재, 수많은 모래알 중의 하나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건 정후, 우연, 고요도 다르지 않았다. 저마다 깊은 고민이 있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 수현은 우리가 보는 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닌 달의 뒷면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 사람들도 같다는 걸 깨닫는다.
“사람들은 달을 올려본다고만 생각하지, 달이 지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달인데 말이야.” (229쪽)
대부분 수현과 같은 생각을 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말이다. 하지만 수현은 누군가를 오래 지켜보고 관심을 갖고 마음을 건넸다. 그걸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쓸모없는 게 아니다. 나의 뒷면을 궁금해하고 알고자 노력하는 누군가의 마음,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일까. 마음을 나누고 건네며 보이지 않는 어떤 걸 알아가는 일이야말로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달의 뒷면을 꿈꾸는 것처럼. |
| 《고요한 우연》은 일상의 조용한 순간들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사색을 섬세하게 담아낸 시집이었습니다. 시를 읽는 동안 마치 잔잔한 호수 위에 조용히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사소한 우연조차도 의미 있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시어 하나하나가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어 읽을수록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었고,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에 따뜻한 여백을 선물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시집으로,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틈에서 시 한 편이 건네는 고요한 울림이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
|
내 생각이 맞을거란 확신을 못가지기도 하고 정답이 명확하지 않으면 괜스레 불안해지곤 하는데 이 책은 열린결말이여도 괜찮을 것만 같다. 그냥 어딘가에서 나아갈 친구들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수현이는 어떻게든 다정함을 잘 유지한 채 용기 있게 나아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후기를 적고 싶어서 블로그까지 개설해버렸으니 이미 이 책과 등장인물들에게 단단히 홀려버린거지 뭐.. 가독성도 좋으니깐 다들 살까 말까 사?말아 하 씨 사?? 말아?? 하고 있는 중이면 사라. 적어도 후회는 안할거라 생각된다. 만약 후회하면 뭐 안타까운거지~ |
|
딸아이 추천으로 저도 함께 읽었어요^^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딸아이가 읽어보고는 저에게도 추천해서 읽어보았어요. 종종 추천을 하곤하는데 덕분에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며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 아이들과 한참을 이야기나누었습니다. 학창시절 나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공감이 되었던.. 또 지금 나의 딸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들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몰입해서 읽게 되었네요. |
|
이 책은 화려한 사건보다 우리의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을 담고 있어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은 우연처럼 시작되지만, 그것을 소중하게 이어 가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과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 관계와 성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책으로, 청소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
| 긴 겨울방학동안 책읽기에 도전한 아들선물입니다. 아이가 읽고 저한테도 추천해줘서 읽어보려고해요. 요즘 아들이 많은 책을 추천해줬는데 거의 맘에 드네요 아무래도 청소년책이라 좀 느낌이 다르긴하지만 부담없이 읽기좋고 따뜻한느낌의 책도 많아요 이책도 추천합니다 |
| 고요한 우연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일상의 작은 사건과 우연한 만남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 그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변화가 중심이어서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사색하게 된다. 문장이 부드럽고 서정적이라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소설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과 인간관계의 섬세함을 느끼고 싶은 독자에게 적합한 작품이다. |
|
그리고 우연처럼 스며드는 인연의 결. 『고요한 우연』은 섬세한 문장과 담백한 서사로 마음속 파문 하나하나를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강한 서사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사소한 일상 속에 놓인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포착하는 힘이 인상 깊습니다. 인물들은 격렬하게 사랑하거나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지만, 그들이 겪는 감정의 미묘한 흔들림은 현실의 삶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았습니다. 익숙하지만 낯설고, 조용하지만 단단한 문장들. 그 안에 담긴 우연처럼 지나가는 감정들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문장들, 그 잔잔한 파장이 일상 속 무심한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우연과 고요, 그 사이의 침묵을 사유하게 만드는 섬세한 문학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
|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고요한 우연>이라는 책이다. 책 표지도, 한 마디도 모두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게 된 책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SNS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표지를 보고 자연주의? 시골의 정겨움? 을 상상했던 내게는 반전이었지만 재미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