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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부자로 가는 길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부자로 가는 길" 내용보기
일본영대장/이하라사이카쿠/정형/지만지/202317세기 일본 최고의 만담꾼 이하라 사이카쿠가 쓴 일본 최초의 경제소설이다. 이 책이 있기 전에 분쇼조시, 장자교와 같은 책들이 있었다는데 이 책들은 작자 미상으로 부자들의 치부담을 수록한 글이라고. 아마 이에 착안하여 여러 상인들의 이야기를 모아 소설형식으로 쓴 글로 보인다고 한다. 총 6권으로 각 권 마다 5가지의 에피소드를 담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부자로 가는 길" 내용보기
일본영대장/이하라사이카쿠/정형/지만지/2023
17세기 일본 최고의 만담꾼 이하라 사이카쿠가 쓴 일본 최초의 경제소설이다. 이 책이 있기 전에 분쇼조시, 장자교와 같은 책들이 있었다는데 이 책들은 작자 미상으로 부자들의 치부담을 수록한 글이라고. 아마 이에 착안하여 여러 상인들의 이야기를 모아 소설형식으로 쓴 글로 보인다고 한다. 총 6권으로 각 권 마다 5가지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서서히 영락해 가는 그래도 여전히 우아한 과거의 수도 교토, 예나 지금이나 영화로운 오사카, 세상의 부가 모인다는 도쿄 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남들이 쓰다 버리는 톱밥이나 연잎을 밑천으로 삼아 부를 이루고, 한푼 두푼의 가치를 알아 검소하게 살면서 큰 부자가 되며, 다른 잡기에 능한 것이나 학식이 뛰어나고 지혜로운 것은 부를 이루는 것에 아무 상관이 없으니 그저 자신이 하는 상업이라는 일에 충실하여야만 부를 이룰 수 있다는 치부담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산처럼 쌓은 부를 주색잡기나 사치로 한순간에 잃어버리거나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탕진해 버리는 모습, 사기를 쳐서 부를 이루룬 뒤 파멸에 이르는 모습도 담고 있다. 인상적인 대목은 그 당시 이미 미쓰이 가문에서 백화점식 영업을 시작하여 큰 부를 이루었다는 것이나, 예나 지금이나 빚을 받으러 다닐 때 채무자가 벌이는 나 돈 못 주오 하면서 벌이는 쇼, 그리고 거짓으로 파산하여 채권자를 골탕먹이고 자신은 빼돌린 재산으로 말년을 잘 보내는 모습 등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ㅎㅎ
무엇보다 당시 여러 지역의 상인 계층의 다종다양한 모습을 눈에 선할 정도로 잘 그려내고 있고 당대의 유명 인사들 특히 거부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여 비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지로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저자 본인이 부유한 상인 출신인데다 하이카이라는 당시 유행했던 시의 달인이라 시험관으로 활동을 했을 정도의 유명인사였다고 하니 전문가가 쓴 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쓰는 용어들이 아니니 가독성이 떨어질 만도 한데, 워낙 글재주가 좋은 이가 쓴데다가 역자가 꼼꼼하게 주를 달아 이해에 어려움이 전혀 없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17세기 후반은 전국시대가 끝난지 두어세대가 지난 때라서 일본 전역이 평화로왔고 쇄국 정책을 펼치긴 했지만 겨울을 제외하고는 분기마다 네덜란드 무역선이 오사카에 드나들던 시기였던 지라 일본 경제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쇄국 정치를 폈었지만, 이렇게 작은 문을 통해서라도 서구와 무역을 하고 있었고 사농공상에서 상이 가장 천시되었던 우리와는 달리 실제 도쿠가와 막부 시대 상인의 위세는 상당하였으며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였고 지금도 그 분위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일본상사의 주가는 상당하고 영업부 에이스는 최고의 직원이다. 능력을 중시한다는 관료제는 정부의 일이고 민간에서의 능력은 부를 쌓는 것인데 그것이 억제되었으니 우리나라는 세상이 바뀌었을 때도 그만큼 적응이 늦었던 것이리라. 여튼, 그 옛날에 이러한 모습을 담은 소설책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이 책을 필두로 이어서 계속 경제 소설이 등장한 것도 일본 문학의 자랑이 아닌가 싶다. 
r*******n 2025.07.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