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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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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장 소설   ‘밤의 소리를 듣다’라는 책의 제목과 일가족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소개글을 보고, 이 소설을 음습하고 잔인한 범죄스릴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읽어보니, 책의 내용은 그렇게 어둡지도 않고 무난한 성장 소설이었다. 그래서 고도의 추리나 격정적 대립, 충돌 이런 것 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은 이 책 나름대로 괜찮았다. 주인공이 미성년인 성장소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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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장 소설

 

밤의 소리를 듣다라는 책의 제목과 일가족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소개글을 보고, 이 소설을 음습하고 잔인한 범죄스릴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읽어보니, 책의 내용은 그렇게 어둡지도 않고 무난한 성장 소설이었다. 그래서 고도의 추리나 격정적 대립, 충돌 이런 것 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은 이 책 나름대로 괜찮았다.

주인공이 미성년인 성장소설에서 죽음을 다루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은 비극, 감동, 이야기 배경 등을 위한 소재로 활용되지, 죽음 자체를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은 별로 못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가벼우면서도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 성장소설이란 점에서 읽을만했다.

 

2 소설의 시작.

 

이 소설의 주인공은 중학교를 자퇴했지만, 아이큐는 좀 되는 히키코모리 소년으로 죽음에 대해 동경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공원에 앉아 있는 이 소년 앞에 한 젊은 여자가 다가와 커터칼로 자기 팔목을 그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여자의 이름은 유리코.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상습적으로 팔목을 그어대는 버릇이 있는 여자다.

이렇게 도입부는 뭔가 거대한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했는데, 이 책은 성장소설이었다.!! 복잡하게 꼬인 사연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등과 번뇌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이 소설에 없다.

이들은 그냥 무난한 가정에서 잘 자란 젊은이들이다.

 

3 죽음과 성장

 

이런 소년, 처녀의 죽음을 향한 찬미에 대해 이 소설은 어른의 관점에서 철없음, 행복에 겨운 것들이라며 꾸짖지는 않고, 또래의 사연과 말들로 두들겨 팬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살해당한 현장에서 혼자 살아남은 소년.

아버지와 이혼하고 폐인이 되어버린 어머니를 돌보며 사는 소녀 가장.

 

가장 처참한 유년기를 겪은 소년은 그 비극의 진실에서 도망가기보다는 직접 그 속으로 뛰어들어 살아가고, 어른의 돌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자란 소녀는 스스로 싸우며 살아간다. 이들에게 죽음은 고민의 대상 자체도 못된다.

 

456 페이지의 소녀 가장 히나코의 말.

 

넌 그냥 과거에 집착하고 있을 뿐이야.

잘들어. 그렇게 과거에 영원히 구애될 수 있는 것도 다 지금이 행복하기 때문이야.

죽은 사람은 말이지.

죽은 사람은 변하지 않아. 죽었을 때 그대로잖아. 살아서 움직이고 생각하며 다양한 것들에 부딪히고 상처받고 지쳐 쓰러지는 경험. 그런건 오직 살아있는 사람만 할 수 있어. 그러니 살아있는 사람은 바꿀 수도 있는거야.

넌 바뀌지 않았어. 살아있기만 하면 바뀔 수 있는데, 넌 지금도 어머니를 잃은 여덟 살 어린아이 그대로야.

 

주인공 류타가 이들을 만나면서 죽음의 유혹에서 벗어나 삶의 동기를 찾는다는 게 대충 이 소설의 전개다.

죽음이 마음의 한 구석을 차지한 부자집 소년처녀들에게(소년소녀라고 쓰고싶은데, 이십대중반이 소녀는 아니잖어.) 아주 고난한 환경을 가진 또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작가의 우회한 꼰대짓 같기도 한데. 소설을 읽는 동안은 작가의 관점이 배제되고, 주인공 류타의 관점에서 끝까지 전개되기 때문에 나름 성장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4 죽음과 관계

  사람이 혼자 있으면 밤의 소리를 듣는다. 두려우면서도 유혹하는 악마 같은 죽음이 부르는 소리 말이다. 이 소리에 빠진 사람을 구해줄 수 있는 건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타인과의 관계도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려면 본인이 일단 낮으로 나와야 된다. 관계 속에 뛰어들어야 낮의 소리도 들리니까 말이다. 그게 이 소설에서 주인공 류타가 한 일이다.

 
YES마니아 : 로얄 e********g 2023.11.10. 신고 공감 15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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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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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내가 오래전에 읽은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이 떠올라 구입해 읽고 있는 중이다. 의외로 미스테리 요소보다는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묘한 감각이 내 뇌리를 지배하는 듯하다.  자살하려고 한 여자와, 이에 연계된 남주. 이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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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내가 오래전에 읽은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이 떠올라 구입해 읽고 있는 중이다. 의외로 미스테리 요소보다는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묘한 감각이 내 뇌리를 지배하는 듯하다.  자살하려고 한 여자와, 이에 연계된 남주. 이들의 운명은?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i*******a 2024.02.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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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 우사미 마코토 (이연승 옮김, 블루홀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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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인 19세 소년 류타는 어느 날 자기 눈앞에서 손목을 그은 소녀 유리코와의 인연 덕분에 고교 야간부에 입학합니다. 류타는 또래인 다이고와 가까워지고, 그가 숙식을 해결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재활용품점 겸 심부름센터 ‘달나라’에 드나듭니다. 다이고를 고용한 사장 할머니는 고집쟁이에 안하무인이지만 류타는 ’달나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다이고와 친해지
"밤의 소리를 듣다 - 우사미 마코토 (이연승 옮김, 블루홀식스)" 내용보기

은둔형 외톨이인 19세 소년 류타는 어느 날 자기 눈앞에서 손목을 그은 소녀 유리코와의 인연 덕분에 고교 야간부에 입학합니다. 류타는 또래인 다이고와 가까워지고, 그가 숙식을 해결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재활용품점 겸 심부름센터 달나라에 드나듭니다. 다이고를 고용한 사장 할머니는 고집쟁이에 안하무인이지만 류타는 달나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다이고와 친해지고 조금씩 은둔형 외톨이의 틀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또한 달나라에 의뢰 들어온 괴팍한 사건들을 해결하기도 하는데, 그러던 중 11년 전에 벌어진 참혹한 가족 몰살사건과 연결되고 맙니다. 당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년, 용의자로 몰렸다가 자살하고 만 한 남자의 어머니, 그리고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빠져있는 경찰을 지켜보며 류타는 이제는 아무런 단서도 남아있지 않은 오래 전 사건에 점점 더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연작단편집 소녀들은 밤을 걷는다로 처음 만나 홀딱 빠진 뒤로 어리석은 자의 독’, ‘전망탑의 라푼젤’, 그리고 밤의 소리를 듣다까지 한국에 출간된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은 모두 읽었습니다. 정통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어둡고 불길하면서도 애틋함이 녹아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적인 서사 때문에 매번 긴 여운을 느끼며 책장을 덮곤 했습니다. 하지만 밤의 소리를 듣다는 기대했던 우사미 마코토 특유의 맛을 제대로만끽하지 못한 탓에 처음으로 평점에서 별 1개를 빼게 됐습니다. 고백하자면, 중반쯤을 지날 땐 우사미 마코토 작품에 별 3개를 줄 수밖에 없는 건가?”라는 불안함까지 들었던 게 사실인데, 중반 이후에야 기대했던 분위기와 서사가 펼쳐지면서 그야말로 최악의 사태(?)는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시작은 역시 우사미 마코토!”라고 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똑똑한데다 어릴 때 어머니를 잃은 트라우마 때문에 죽음에 너무 친숙해져 버린 은둔형 외톨이 류타가 습관성 리스트 커터’, 즉 수시로 손목을 긋는 여학생 유리코와 대면하는 장면은 우사미 마코토 특유의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어서 이후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하지만 유리코에 이끌려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교 야간부에 들어간 뒤로 류타의 행보는 그저 그런 일상 미스터리속 캐릭터가 되고 맙니다. 또한 자신과는 정반대의 캐릭터인 다이고와 친해지고 달나라에서 소소한 미스터리들을 해결하면서 그동안 어리석게 살아온 자신을 반성하는 전형적인 청소년 성장물의 주인공으로도 보입니다. 사실 이 지점을 읽을 때가 제일 힘들었는데, ‘그저 그런 일상 미스터리들이 중반 이후에 펼쳐질 류타의 진짜 미션, 11년 전 가족 몰살사건 해결을 위한 필수적인 재료들로 밝혀지긴 하지만, 우사미 마코토를 처음 만난 독자라면 그녀의 진면목을 오해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 무척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11년 전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우사미 마코토는 자신의 장점과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냅니다. 운명, 악연, 악의, 회한, 죽음 등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피할 수 없는 어둡고 무거운 주제들을 류타와 여러 조연들을 통해 진하고 농밀하게 그립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밤의 소리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온 여러 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인간 내면의 어둠을 교묘하게 드러내는 재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라는 출판사 소개글이 결코 과장이 아님은 바로 이 지점부터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미스터리의 클라이맥스가 다소 설명적인 점이 아쉽긴 했지만, 그 대목에서 독자의 관심은 누가 범인?”보다는 류타와 여러 조연들이 감내해야 할 가혹한 운명에 쏠려 있기 때문에 크게 거슬려 보이진 않았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에 아쉬움도 남긴 했지만 그래도 머잖아 또다시 그녀의 새 작품 출간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이 작품이 아쉬웠음에도 불구하고 우사미 마코토의 매력을 제대로 맛보고 싶은 독자라면 어리석은 자의 독소녀들은 밤을 걷는다를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이 10여 편에 이르지만 그녀의 진면목을 드러내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h****s 2023.10.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