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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문화는 있었는가?』라는 물음은 여성 문화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중세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으며 과연 여성은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는가?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는 동안 여성은 '마성(魔性)'과 '성성(聖性)'이라는 극단적인 갈림길 사이에서 오가야만 했다. 따라서 이웃 주민들의 신봉을 받던 농촌의 주술 여성은 그 치유 능력을 가진 탓에 '마녀'로 조작되기도 하였고, '성성(聖性)'을 부여 받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단식과 거식에 시달렸다. 근본적으로 구원받을 수 없는 여성성을 버리고 잔다르크와 같이 남성성(男性性)이 되기도 했고, 최근에까지 정절과 순결과 복종을 강요받았다.
'마성(魔性)'과 '성성(聖性)'의 근원은 고대 이래 기독교 고유의 여성 멸시와 여성 숭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인간을 낙원에서 추방당하게 한 주범으로서의 '원죄'를 입은 여성은 근본적으로 악마가 아니면 마리아와와 같은, 현실의 여성이 아니라 신비화된 이미지로 밖에 바라 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러한 형태의 양극 분화된 여성관은 시대를 달리하면서 영적 차별, 사회적 차별, 의학적 차별 등 갖가지 차별을 초래했고 이 속에서 여성은 사회적으로는 어떠한 지위도 갖추지 못하고 단지 남성의 그늘에 가려있을 수 밖에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에 여성은 공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더라도 사적인 측면에서 여성 고유의 사교 활동을 펼치며 남성의 문화와는 다른 질적으로 다른 문화를 가꾸고 있었고, 이런 여성의 문화는 훗날 여성 지식인들을 탄생시킨다. 그것은 남자를 흉내내는 것으로 인정받으려고 했던 근대의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영역을 인정 받고 그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고유한 본성과 성향을 정당하게 평가받는 모습을 가진 여성의 등장을 의미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왜곡된 여성관이 자리잡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남성은 여성을 학대하고 억압하기 위한 논리와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는 그것을 근거로 사회적인 차별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남성들의 행위가 실제로는 남성 자신의 고뇌와 나약함을 은폐하기 위한 것인 것은 아니었을까?' 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여성만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피해자가 아니라 실제로는 남성 또한 이러한 이분법의 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Sexuality)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남성이 여성을 어떻게 억압해 왔으며, 여성들은 얼마나 피해를 받아왔던가를 논한다. 하지만 그런 구조의 밑바닥에는 남성들도 '알 수 없는 여성'에 대한 고뇌와 갈등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 온 것이다. 즉 우리는 아무도 성(Sexuality)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셨을 때 하나가 아니라 둘을 만든 것은 하나로만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둘이라야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었다.
한 쪽 성이 다른 쪽 성을 공격한다거나 억압한다고 하여 자신의 성이 더 우월해 지는 것이 아니며 또 그렇게 억압한다할지라도 결코 그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을 논하기 이전에 인간을 먼저 논하고, 각 인간에게 부여된 각각의 역할과 능력을 인정해 주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더 이상 반쪽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 [인상깊은구절] 남성은 여성을 학대하고 억압하기 위한 논리와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는 그것을 근거로 사회적인 차별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남성들의 행위가 실제로는 남성 자신의 고뇌와 나약함을 은폐하기 위한 것인 것은 아니었을까 해방되어야 할 사람들은 여성만이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