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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귓가에 울리는 소리없는 절규!!]
매 시즌마다 하나의 주제 아래 다섯 권씩 출간되는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결정적 한 순간'인데요, 저는 [악의 길]이라는 제목을 본 순간부터 이 작품은 어쩌면 시즌 3의 주제인 <질투와 복수>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남자의 열정으로 시작된 사랑, 그 사랑에 대한 여자의 배신과 그에 따른 질투와 복수가 담겨 있어 한편의 스릴러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결정적 한 순간'이라는 주제를 생각하며 읽는 과정 속에서 인간을 광기의 길로 이끄는 것은 무엇인지, 그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인지 혹은 운명인 것인지 등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남자를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이끈 그 한순간은 대체 언제였을까요.
가난하고 다소 거칠지만 성실한 일꾼인 피에트로 베누는 니콜라 노이나의 집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처럼 가진 것은 없으나 착하고 아름다운 여인인 사비나를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니콜라의 딸인 마리아가 자신 때문에 사비나를 질투한다는 타인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려요. 사비나에게 불타올랐던 마음은 한순간에 사그라져 마리아를 향합니다. 그리고 저는 피에트로가 '악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결정적 한 순간을 바로 이 장면으로 꼽았어요. 피에트로를 그리 격정적으로 만든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마리아의 아름다운 외모? 자신을 밀어내는 주인집 딸을 향한 오기? 원인이 무엇이었든, 저 한 마디가 아니었다면 피에트로는 주인집 딸인 마리아에게 눈길조차 주지 못했을 겁니다.
처음에는 하인의 구애에 질색하던 마리아였지만 남자로부터 그런 열정적인 마음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그녀는 어느새 피에트로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마리아의 고뇌는 마음 깊은 곳에서 계속되어 결국 피에트로를 배신하고 오래 전부터 자신을 마음에 둔 프란체스코와의 결혼을 선택하죠.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한때는 격하게 입맞춤을 나누었던 남자가 감옥에 있게 되었는데도 마리아는 자신의 안전한 결혼식을 위해 피에트로가 조금 더 수감생활을 하게 되길 바라기까지 해요. 결국 그녀는 피에트로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한순간 밀회를 즐기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결혼은 돈 많고 안정적인 남자와 하고 싶었고요. 이리 보면 마리아의 모습은 지금 현대인의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마리아의 배신으로 결국 악의 길에 들어서게 된 피에트로. 하지만 진정한 '악의 길'은 바로 마리아의 마음 속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피에트로가 저지른 악행을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끝내 외면하다가, 결국 진실을 알게 된 후에는 그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이 밝혀질까 두려워해요. 마리아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작품 안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저는 왠지 이 두 사람이 끝없는 절망과 두려움의 나락에서 결혼생활을 지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결혼 생활이라니,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여성 작가로서 두 번이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 특히 [악의 길]은 사르데냐 섬의 독특한 풍경과 문화가 녹아들어 있어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한층 현실감있게 다가옵니다. 읽는 동안 어쩐지 뭉크의 <절규>가 떠올랐던 작품. 어쩌면 마리아와 피에트로의 내면도 이렇게 절규로 가득차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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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악의 덫에 걸릴 수 있다. 스위치 켜지듯 불 들어온 평범한 악은 어떠한 상황과 마주하지 않았다면 잠잠한 어둠이었을거다. 이 소설에는 세가지 악의 길이 나온다. 자신을 사랑하는 하인 피에트로과 적당히 즐기고 돈을 쫓아 결혼하는 마리아. 주인집 딸 마리아에 대한 사랑과 배신으로 몸부리치는 피에트로, 마리아로 이어질 수 있던 피에트로와의 관계가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비나. 사랑과 욕망이 엉기고 미움과 복수가 엉겨 결국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태로 악은 씨앗을 틔운다. 모든 것을 알게된 마리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욕망을 지키기 위해 피에트로의 죄를 공론화하지 않을 것이다. 찜찜하고 소름끼치지만 안온한 일상을 고통 속에 붙잡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모든 악의 원인을 제공한 마리아의 속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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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은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이자 여성 작가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작품이라고 한다. 무려 1896년에 처음 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오래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후 20여 년에 걸쳐서 작가가 이 작품을 손봤을 정도라고 하니 한편으로는 정말 오랫동안 집필이 계속된 작품이라고 봐야 할 것도 같아 한편으로는 흥미롭게 느껴진다.
특히 이 작품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 중 한 권인데 휴머니스트는 4개월마다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그 테마에 맞는 다섯 편의 클래식 문학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번 시즌 4의 테마는 바로 ‘결정적 한순간’이다.
제목부터가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누구라도 살면서 선과 악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그 찰나의 선택 하나가 인간을 파멸을 길로 빠져들게도 하기에 과연 제목처럼 악의 길로 들어서게 된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작품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섬 샤르데냐이다. 어느 나라나 그런 부분이 조금씩 있겠지만 섬은 육지와는 또다른, 그 특유의 문화와 분위기, 풍습 같은게 있고 이런 모습은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품 속에서는 샤르데냐 섬 특유의 풍습이 녹아들어 있고 그곳에 살고 있는 피에트로 베누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피에트로는 그 지역의 한 부농의 집에서 하인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집안에는 마리아라는 딸이 있고 마리아에겐 사촌 사비나가 있다.
피에트로는 바로 이 사비나를 사랑하게 되지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뜻하는대로 이뤄지기 쉽지 않듯이 두 사람의 인연은 닿지 않고 묘한 엇갈림과 주변 인물의 개입 등이 만들어낸 결과 피에트로의 마음은 마리아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애초에 두 사람은 신분의 차이가 존재했다. 평소 허영심이 가득했던 마리아는 피에트로의 사랑을 받아들이면서도 마치 사랑과 결혼은 다르다는 생각으로 결혼은 피에트로가 아닌 부유한 집안의 프란체스코와 하기로 결심한다.
사랑은 분명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해서였고 비록 모든 사랑의 결말이 아무리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고 해도 피에트로와 마리아의 사랑 그리고 결혼에 대한 생각에 있어서의 간극은 너무나 컸던 것이다. 피에트로가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쌓아 마리아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그녀는 애초에 사랑이라는 열정에 자신을 맡기면서도 결혼은 부유하고 시의원이라는 명예까지 있는 프란체스코와 하기로 했으니 말이다.
한 순간의 선택이 나머지 삶 전체를 좌지우지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멀리 돌아봐버린 탓에 선과 악의 길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게 파도에 휩쓸리듯 흘러가버리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허영심 가득했던 마리아의 선택, 그리고 그런 마리아를 자신의 진정한 평생 사랑이 여기며 지키고자(피에트로의 입장에서 보자면) 했던 피에트로와 그들이 내린 결정과 그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또 한편으로 그런 악의 길에서 벗어나 과연 속죄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낯설지만 인간 본연의 심리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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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그라치아 델레다(저자) 휴머니스트(출판)
작가 델레다는 사르데냐섬의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욕망과 내적 갈등,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죄의식을 섬세하면서도 특유하게 그려났으며 그렇게 여성작가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의 주제는 결정적 한순간입니다. 악의 길에 들어서는 주인공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책장을 펼칩니딘.선과악 어쩌면 가장 쉬우면서도 힘든 선택일지 모르겠습니다. 그 진실의 문 앞에 서있는 기분이 책 앞에서 느껴지네요. 악의 운명에 맡겨진 존재들... 이제는 그들 앞에 놓인 진실을 마주할 때입니다. 무엇인가를 결정해야만 하는 그 순간 그에 따른 결과 또한 자신의 몫이니만큼 악의 길에 들어섰던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설 악의 길 배경지이기도 한 곳은 덴레다가 태어난 곳이기도 한 사르데냐섬의 내륙 누오로시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진실주의 소설로 분류되는 만큼 프랑스 자연주의 영향을 받은 19세기 작품으로 이탈리아 사회 문화적 상황들이 소설 속에도 담겨있는 듯하네요. 그녀는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작품 속에 그려냈고 적대적 운명 속에 피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충동적이고 성급하며 깊이 생각하지 않는 청년 하인 주인공 피에트로 베누와 누오로시의 부유한 농부의 딸로 탐욕스럽고 거만하고 당당한 하인의 주인 마리아 노이나는 죄를 저지르지만 그들은 죄책감 속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곧 속죄에 이르는 길을 택합니다.
피에트로가 사랑한 여자 마리아 그들은 신분의 차이를 뛰어남아 둘만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순간 어느 드라마의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는 남자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피에트로가 자신의 운명의 여자라 생각한 마리아와의 행복을 꿈꿀 때 마리아는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신분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것이 당연한 걸까요? 그게 사랑이 아닐지라도 가능한 것일까요? 결혼이라는 제도가 현재에도 있는 만큼 사랑과 삶은 또 다른 것이기도 합니다. 사랑한다고 그 삶과 인생이 행복하지만은 않을 테니까요..악은 영혼에 스며드는 전염성 있는 것으로 악한 사람뿐 아니라 선한 사람에게도 영향이 가는 것이니 만큼 주인공 피에트로 역시 자신은 선하게 태어났지만 그의 내면 안에 파고드는 악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 결과는 어땠을까요?
자신의 야성적 사랑을 끝없이 마리아에게 갈구하는 피에트로, 그런 피에트로의 사랑을 옆에서 지켜보며 끝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마리아 그리고 프란체스코를 살해한 진범까지... 그 모든 것이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의 욕망과 악의 모습으로 채워진 인간들의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들에게 남은 삶은 어떻게 될까요? 단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는 전 남편을 위해 정의의 편에 서서 사회적 파멸을 감당해야 할 기로에 서있게 된 마리아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피에르 도와 함께 악의 길을 선택하게 될까요? 삶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소재들을 모티브로 삼아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던 악의 길! 앞으로도 펼쳐질 눈앞에 악의 길을 피하고 싶다면 그러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면 그들이 절규하는 그 목소리들을 지금 들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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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고향인 외딴섬'에서의 삶을 감수성 짙게 묘사하고,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들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평가를 받는,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악의 길>.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 태어난 그녀는 사르데냐섬 고유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초역으로 만나는 그라치아 델레다의 <악의 길>에는 한 남자의 야망, 복수를 그리며 들어서지 말아야 할 악의 길을 걷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어떤 계기가 그에게 악한 마음을 품게 했던 걸까요?
잘생긴 외모,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말투를 지녔지만 성실하고 건장한 남자 피에트로 베누는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니콜라 노이나 집에서 일자리를 얻을 생각으로 니콜라의 집으로 향하던 중 선술집에 들르게 되고 그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됩니다. 그중 정숙함의 거울이라는 그 집안의 딸 마리아 노이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웃음을 흘리지요. 평판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일자리 구하는 일이 어렵게 돌아가겠다 생각했는데 니콜라는 그에게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마리아보다는 그녀의 사촌 사비나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키웠던 피에트로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감시하고 마냥 도도해 보이는 마리아보다는 청순한 외모를 가진 사비나에게 마음이 더 향했겠지요. 그런데 사비나 역시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피에트로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친척이긴 하지만 부유한 가정은 아닌 사비나의 피에트로를 향한 마음을 들은 마리아는 사비나를 질투하는데요. 사비나를 향한 마음을 키워가던 피에트로는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결정적인 한마디를 듣게 됩니다. "마리아는 사비나를 질투해요."라며 피에트로 때문이라는 농담처럼 건넨 이 말이 그가 악의 길로 향한 계기가 된 결정적인 순간이라 생각됩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로 인해 피에트로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요. 도도하고 관능적이고 자기를 무시하기까지 하는 마리아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제 마리아와 결혼하는 것이 목표가 된 피에트로, 하지만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피에트로의 열정적인 구애에 넘어가 그를 사랑한 마리아지만 하인이 아닌 프란체스코와의 결혼을 선택합니다. 마리아와 결혼할 날만 꿈꾸던 피에트로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결국 악의 길로 들어서는 피에트로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네요.
사랑은 우리를 웃게도 하지만 울게도 하고, 분노하고 독한 마음까지 품게 합니다. 조금 더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은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부와 동시에 여인도 사로잡으려던 피에트로와 격정적인 사랑은 했지만 부를 택하고 그의 마음에 악한 마음만 가득 안긴 마리아.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한 사람을 악으로 이끌 수 있음을, 순간의 선택이 어떤 결말에 이르게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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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 이현경 (옮김) | 휴머니스트 (펴냄) 이탈리아 샤르데냐 섬에서 태어나서 그 섬을 주제로 여러 작품들을 써온 그라치아 델레나... 이 작가를 이번 흄세 시리즈를 통해 처음 만났다. [악의 길]이란 작품은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서 고치고 또 고친 작품이라고 한다. 개작을 한 이유는 현실적 인물과 구체적 상황 묘사를 해서 삶에 더욱 밀착한 소설을 쓰고자 함이었다니 그만큼 애정이 어린 소설일 것이다. 소설 [악의 길]에서는 명실상부한 주인공 남자인 피에트로 베누가 나온다. 피에트로가 맨 먼저 일거리를 부탁하러 노이나의 집으로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서두는 그 자체로 몹시 인상 깊었다. 서두에서 파악되는 피에트로의 성격은 그 자체로 옹고집스럽고, 거침없이 말하고, 기어코 손에 넣고 마는 집념이 있는 것 같은 캐릭터였다. 흡사 요즘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카지노]에서의 최민식 같다고나 할까... 주인공 피에트로는 숨김없이 모든 것을 표현한다. 심지어 그가 마리아 노이나를 사랑하는 방식에서도 그것은 드러난다. 엄연히 남편이 있는 앞에서 그녀에게 키스를 하는 도발을 보이기도 하는 피에트로... 어쩌면 그가 프란체스코에게 반감이 있든 없든 프란체스코의 운명은 그 날로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죄가 없는 프란체스코 로사나는 피에트로의 그녀인 마리아와 결혼을 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영원한 불행의 길로 접어들어야 했고, 그런 참혹한 일을 저지른 피에트로는 그 즉시 검은 아가리 속으로, 즉 악의 길로 떨어졌다. 어쩌면 피에트로가 걸어가야 했던 그 길은 마리아로 인해 열린 것인 수도 있다. 그녀가 애초에 자신에게 구애를 한 피에트로의 마음을 무시하지 않고, 그녀 스스로의 마음조차 무시하지 않았더라면 프란체스코는 희생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리아는 피에트로의 마음을 그녀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시험을 했으며 피에트로를 사랑한 사비나에 대한 질투로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마리아와 피에트로, 그리고 감옥에서 만난 안티네라는 사내까지... 이 묘한 삼각관계는 델레나가 말하고 있는 악의 축을 상징한다. 그리고 여기 이제 모든 것의 고리와 그 역학을 알게 된 마리아가 존재한다. 소설 끝부분에서 마리아의 선택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녀에게는 모든 길이 속죄의 길이 될 터이다. 죄를 고백하든, 그렇지 않든지 말이다. 델레나의 [악의 길]은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유혹에 취약한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 피에트로나 마리아, 사비나, 그리고 안티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고, 영원히 구속의 형벌을 받지 않을 현명한 결정을 하는 건 바로 온전한 본인의 몫이다. 모든 것은 한 끗 차이다. 그리고 그 한 끗이 어쩌면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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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 이현경 (옮김) | 휴머니스트 (펴냄)
여성 작가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악의 길>을 국내 초역으로 읽었다. 그라치아 델레다 소설의 특징은 사랑에 빠진 인물들이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저지르는 죄와 그로 인한 죄의식이라고 한다. 죄와 죄의식, 인간의 본성과 이성의 첨예한 대립은 선과 악의 사이에서 시소를 타는 인간의 내적 갈등을 잘 표현했다. 피에트로 베누는 주인집 아가씨 마리아를 향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배신이라는 상처를 입는다.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제적인 성공임을 뼈아프게 느낀 그는 마리아의 남편 프란체스코 로사나를 살해하고 부유한 상인이 되어 끝내 자신의 사랑을 이룬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악의 길"을 걷는 자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피에트로 베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 길을 걷는 자가 오직 그 한 사람 뿐일까? 베누를 사랑하고 있던 사비나를 질투하고 스스로의 오만함을 채우기 위해 베누의 사랑을 부추겼던 마리아가 그를 배신하고 애정 없는 결혼을 하면서 남편인 프란체스코를 속였던 일이라든가 그녀의 어머니 루이사가 거만함과 허영으로 딸을 조건 뿐인 결혼으로 몰아갔던 일, 모든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으로 방관했던 사비나, 베누의 내면에 있던 악의 씨를 적극적으로 부추기며 키웠던 안티네까지 "악의 길"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인간은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을 하기전 크고 작은 갈등을 한다. 마리아가 사랑과 현실적인 조건 사이에서 결혼 상대자를 선택한 결과는 "이수일의 순정이냐, 권중배의 다이아몬드냐"로 고민하던 심순애의 갈등과도 닮았다. 배신한 연인에 대한 베누의 무서운 집착을 보면서는 "폭풍의 언덕"의 히드클리프가 떠올랐다. 사비나의 편지를 통해 전남편 프란체스코의 죽음과 베누가 부유해진 이유를 알게 된 마리아의 충격과 고민은 깊다. "사랑이냐 정의냐"를 두고 그녀의 갈등은 또다시 시작되었다.
진실을 알게 된 마리아의 선택이 어떤 결정에 도달하더라도 마음의 형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마는 본능을 채우기 위해 이성을 배반하는 것만큼 큰 죄도 없을 것이다. 질투와 욕심에서 비롯된 크고 작은 죄는 넘치고 넘친다. "당신에게 해를 입히고 싶지 않아요." 마리아를 향한 베누의 마음은 진심이었겠지만 누구보다 큰 해를 입은 것은 마리아였으니 악의 아이러니가 이런 것이리.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을 통해 접하게 되는 국내 초역의 작품 중 시즌 5의 <악의 길>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결정적 한순간, 그 선택이 이끄는 삶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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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가로서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초기 대표작이 국내 초역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896년 발표후 1906년부터 1916년까지 20년에 걸쳐 개작이 되어 이 작품은 1916년 완성본입니다. 이탈리아 세르데냐 중동부를 아우르는 누오로 지방의 오솔길에 잘 익은 포도송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해질 녘을 배경으로 황폐한 마음에 싹튼 악에 운명을 내맡긴 존재들이 지은 죄와 죄책감의 내적 갈등을 다룬 소설로 작품의 인물들의 내적 갈등이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이탈리아 본토와는 또 다른 사르데냐섬의 풍경과 문화도 궁금한 내용입니다. 거짓과 배반, 허영과 기만의 소용돌이 속 악의 길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이것은 분명 사랑의 열병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마리아를 향한 피에트로의 멈출 수 없는 사랑의 감정들이 달리는 폭주 기관차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가 죽은 뒤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는 인생에서의 마지막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리아가 포도밭에 왔던 그날을 생각하며 난 그 여자의 애인이 되어 부모에게 억지로라도 결혼허락을 받아내 행복할 수 있었는제 그러지 못한 그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습니다.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을 독자는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죽여야해.죽여야 해! 피에르토는 누군가를 죽여야 했고, 목이 타는 끔찍한 갈증을 풀기 위해 인간의 피를 마셔야 했다. ---p180
“세상에 있는 모든 물건은 전부 모든 인간의 소유지요. 그걸 자기 걸로 만드는 법을 잘 알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물건을 ...... .” ---p.200
인간은 다 평등할까요? 고전 작품들을 읽어보면 신분의 격차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많습니다. 악의 길에서 피에트로는 하늘을 나는 새들보다 인간은 어리석다고 말합니다. 그라치아 델레다 작가도 냉정하게 작품을 써내려 갑니다. 피에트로에게는 한번도 온정을 베풀지 않았습니다. 금지된 사랑 앞에 인간의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저지르는 죄는 우리의 인생이 선과 악의 투쟁으로 등장인물의 섬세한 내적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피에트로는 마리아를 사랑한 걸까 아니면 오르지 못할 신분의 벽을 갖기 위해 소유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의심이 듭니다. 그는 사랑과 부를 누릴 수 있었는데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합니다. 프란체스코와 마리아의 결혼식을 막을 방법을 피에트로는 찾을까요? 그것은 간절히 원하는데 정직하고 합법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불행을 프란체스코의 탓으로 돌리고 권총을 훔치러 누오로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부싯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자신과 함께 체포된 농부들에게 불을 구하러 가지 않았다면 피에트로의 문제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이 자처한 것을 모르고 다 남의 탓,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며 한 번 뿐인 인생을 망치고 있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죄를 저지르고 죄책감에 빠지면서 이 작품은 우리의 한편의 인생파노라마 같았습니다. 그럼 마리아는 또 그를 향해 정직했을까요? 비천한 출신의 하인들을 경멸했지만 성실한 피에트로의 구애를 확실히 거절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피에트로의 거침없는 행동을 다 받아주면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안락한 결혼은 다른 사람 사랑은 없지만 원하는 조건에 맞는 프란체스코와 결혼생활을 꿈꾸는 이중적인 태도가 불어온 피에트로의 악의길은 오직 마리아의 손에 넘겨졌습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시즌4 결정적 한순간 악의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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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에 쓰여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소설은 심리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쫀쫀함으로 독자의 긴장감을 조여 쥔 채 이야기를 끌고 간다. 또한 소설의 마지막은 어느 현대소설보다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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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사도 그들의 질병을 고칠 수 없듯이 어떤 판사도 그들에게 이미 내려진 형벌보다 더 큰 형벌을 선고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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