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6%
  • 리뷰 총점8 14%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9.0

포토/동영상 (7)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K의 장례』 자유를 찾는 여정
"『K의 장례』 자유를 찾는 여정" 내용보기
우리가 서로의 인생을 훔친다면 그것은 제법 공정한 거래이지 않겠습니까  (39페이지)   타인의 인생을 훔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을까. 지금의 나보다 다른 삶을 꿈꾸었을 때. 실재에서는 그게 가능하지 않지만,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꿈꾸어볼 수 있는 일이다. 상상의 나래에 의지해 나오는 스토리가 아니던가.   흡사 한낮의 뱀파이어처럼 정확한 시간에 들어갔다가
"『K의 장례』 자유를 찾는 여정" 내용보기

 

우리가 서로의 인생을 훔친다면 그것은 제법 공정한 거래이지 않겠습니까  (39페이지)

 

타인의 인생을 훔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을까. 지금의 나보다 다른 삶을 꿈꾸었을 때. 실재에서는 그게 가능하지 않지만,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꿈꾸어볼 수 있는 일이다. 상상의 나래에 의지해 나오는 스토리가 아니던가.

 

흡사 한낮의 뱀파이어처럼 정확한 시간에 들어갔다가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는 K의 죽음을 맞딱드리고, K의 죽음을 여러모로 생각하는 이야기가 이 소설의 골자다. 죽은 자를 보내는 의식이 장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과 비교해 준비하고 있었던 죽음이 같을 수는 없다. 두 사람의 화자가 등장한다. 한 사람은 K의 이름을 빌려 새로운 인생을 사는 인물 전희정이며,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작가가 된 손승미다.

 


 

 

평일 오전의 기차 객실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중년 남성이 K였다. 자살했다는 K가 전화를 걸어와 거래를 제안했다. 그녀의 이름과 얼굴을 빌려달라고 하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거였다. 그녀가 선택한 이름이 전희정이었고, 15년 동안 한결같이 K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생각했고 당연한 결과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손승미는 연구실 앞에 있던 서류 봉투 속에서 버렸던 이름 강재인을 떠올렸다. 15년 전에 죽은 아버지가 쓴 걸로 보이는 글이었다. 어떠한 계기로 오게 되었는지 찾던 순간 한 작가를 떠올렸다. 아버지 K와 작가 K는 달랐다. 작가 K의 딸로 불리우기 싫어 소설 읽기를 멈췄지만 습작의 시기를 거쳐 소설가가 되었다.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였다.

 

항변하자면, 내 영혼은 현관 밖에 있었다. 나는 인형사의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처럼 누군가 의도한 서사의 일부분을 완성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집이, 그 소굴이, 그 감옥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15페이지)

 

어쩌면 전희정은 손승미를 피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CCTV에 드러나 할 수 없이 얼굴을 드러냈던 전희정은 K의 죽음 이후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할 것이며 아무도 자기를 알아보지 못한 세계로 갈 것을 계획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절필 작가로 알려질 것이었다. 자유를 찾는 과정이었다.

 

아주 단순한 스토리였다.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건 각자의 삶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생각들이었다.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온 달콤하고도 유혹적인 제안을 뿌리칠 수 없었던 상황과 벗어나고 싶지만 이미 적응해버린 유명 작가의 삶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삶을 택한 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소설을 쓴, 스스로 무명인의 삶을 살았던 작가 K의 저의는 알 수 없다. 가족에게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 아니었을 그가 달라지기를 원했던가.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인가. 삶이 가진 굴레가 이렇게 컸던 것인가, 의심해 볼 수밖에 없었다.

 

자유를 찾는 여정이다. 한 사람은 죽음으로 자유를 찾았고, 타인의 죽음으로 자유로울 수도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죽음과 자유가 동의어로 쓰인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음미하며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짧은 소설임에도 삶의 감정이 응축되어 있었다. 작가의 경험과 생각들이 오랜 시간 쌓이고 변화했을 거라는 생각에 감동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K의장례 #천희란 #현대문학 ##책추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핀소설 #핀시리즈 #현대문학핀시리즈 #045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3.04.09.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K의 장례? 죽음!
"K의 장례? 죽음!" 내용보기
처음이였다.한달이 채 넘지않은 그날, 난 처음 장례를 경험했다.시할머님.. 그리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가족이지만, 시아버지를 가장 아끼셨고, 손주 중에서도 유일하게 나의 신랑을 아껴주셨다. 해서 신랑이 상경해서 회사 생활을 하는 얼마간 할머니랑 둘이 함께 살기도했었고, 그시기에 나는 신랑을 만났었다. 해서 결혼생활 10년이지만, 할머니를 알고지낸지는 20여년이 조금 모
"K의 장례? 죽음!" 내용보기

처음이였다.

한달이 채 넘지않은 그날, 난 처음 장례를 경험했다.

시할머님.. 그리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가족이지만, 시아버지를 가장 아끼셨고, 손주 중에서도 유일하게 나의 신랑을 아껴주셨다. 해서 신랑이 상경해서 회사 생활을 하는 얼마간 할머니랑 둘이 함께 살기도했었고, 그시기에 나는 신랑을 만났었다.

해서 결혼생활 10년이지만, 할머니를 알고지낸지는 20여년이 조금 모자라다.

아가씨 시절에도, 배가 불러 올때도, 또 아이를 안고, 또 다시 배가 불러서, 또 그아이를 안고 한아이는 걸리면서 그렇게 할머니가 계신 신월동 시장 골목으로 찾아가 인사드리고, 옆가게 옛날통닭, 혹은 단골 중국집 짜장면 배달, 그리고 언제부턴가는 소화가 잘 안되신다기에 죽을 사다드리면 그렇게 필요 없다 손사레 치시면서도 냉장고에 고이 놓고 오래도록 맛나게 드셨다고 인사하셨던 조그마한 할머니.

그런 할머님의 장례였다.



장례라는 문화를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본것이 처음이였다. 세상 커다란 아버님이(심지어 신랑보다 키가 크시다) 무너지는 모습이 첫번째였고, 발가락이 힘껏 말린 입관식의 할머님 모습이 두번째, 그리고 하얀 덩어리 몇조각이 드르륵 갈리는 순간의 화장터가 세번째. 그리고 그 조그마한 항아리가 되어 돌아온 할머니를 토닥토닥 묻어드리면서.. 그렇게 네번의 숨멎음이 나에게도 왔다.



조금은 덤덤하고 의젓하게 장례를 도울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3일장을 마치고 모두 쓰러진 그 날.

미룰 수 없는 일로 잠든 신랑과 아이들을 두고, 나홀로 새벽운전으로 다시 집으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나의 긴장은 모두 흘러내려 며칠을 허우적댄 나였다.

준비되었던 죽음이였고, 예상했었던 마지막 인사였다.

그럼에도 죽음이란 쉬이 맞아지지 않는 녀석이다.

주저리가 길다.. 아마 "장례"라는 어쩜 형식으로 남기는 그 절차에 아직 내가 헤어나오지 못했나? ?








현대문학 핀시리즈의 하얗고 조그마한 시리즈 책은 늘 가독성이 좋다. 책 또한 가볍다. 잡동사니 가득히 어지러진 내가방 안 어디든 쏘옥 들어가고 심지어 표지 하나하나 다 이쁘다. 그런데 늘 그렇듯 하루이틀안에 뚝딱 읽어내고는 그 느낌은 오래오래 머문다.

심지어 이번책 'K의장례'는 많은 물음표와 함께 머문다.

제목이 K의 장례이지만 장례보다는 죽음이다. 그것도 두번의 죽음.

책 끝 작가의 말에 천희란작가는 "장례는 죽은 자와 결별하는 과정" 이라고 했는데, K는 처음에도 두번째도 과정없이 그저 사라졌다. 본인 외에 그 누구에게도 과정 따윈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만 했던 일방통행같은 죽음을 택한다.

첫번째 죽음은 가짜였지만, 실로 진짜로 사라져버린다. 단, 한여자. 죽음을 가장하기전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한여자에게만 자신의 대리인으로 살아줄것을 제안한다. 그녀에게 소설을 대필해주고, 그의 명성과 돈까지 나눈다. 그러면서 K는 무엇을 위해 삶을 연장해야했을까? 그렇게까지 글을 쓰고, 흔적을 남기면서 왜 굳이 죽어야만했을까?

남겨진 딸과 아내가 있다. 아내에 대한 K의 감정은 많이 언급되지않았지만, 딸, 그딸은 몹시 사랑했던 딸임에 분명하다. 그런 가족에게 본인의 죽음을 자살로 가장하고 사라져야만했던 이유가 무엇이였을까? 그리고 살아서 무엇을 더 바랬던것일까?

소설을 읽으면서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여자 전희정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어나갔지만, 소설을 덮고는 K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다 못해 갑갑해지고있다. 노스페라투의 방... 작가는 왜 K를 노스페라투에 연결시켰을까?


므튼 그의 첫번째 죽음으로 인해 희정의 삶은 새로 태어났지만, 희정 역시 기대했던 삶은 아니였던것 같다.

평생 벌어보지 못한 돈으로 자유를 누릴수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가만보면 그녀가 누려야할 삶은 그녀자신의 삶이아닌 K가 그려 놓은 그림한장안에서 밖에 놀지 못했기에, 그저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한거 아닐까?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이야기 그의 딸 강재인, 아니 강재인의 이름을 진즉 버리고 손승미로 살아가고있던 K의 딸.

15년전 떠나보낸 아버지의 기억이 세세히 담긴 흡사 일기같은 원고지가 예고 없이 그녀앞에 툭 하고 던져졌다.

툭하고 던진 그 장본인은 다름아닌 몇번 얼굴을 봐 알고 있던 신예작가 희정.

두 여자는 이렇게 K라는 교집합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핀시리즈의 강점인 작고 가벼운 이 책한권만으로는 갈증이 다 해소되지 않는 이야기.

'K의 이야기'라는 속편이 나와주길 간절히 바래보는책.

핀번호 045번 천희란 작가의 K의 장례였다.




#현대문학
#핀시리즈
#pin045
#K의장례
#천희란
#책읽는사치
#네이버독서까페
#리딩투데이
#리투
#함께읽는시리즈
#신간도서
#추천도서



v****e 2023.03.0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