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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었던 책들 중 이토록 빠르게 읽어내린 작품이 있었나 싶다. 물론 작은 판형에 깊은 사유를 담은 배반인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는 가지고 있었으나, 신작으로 나온 ‘말’ 특히 언어를 다루는 주제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다. 가끔 라캉을 통해 ‘언어’의 학문적 정의까지 내려갈 때는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정해진 분량 안에 전문적인 지식및 배경지식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엄청난 이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를 기반으로 한 문학에 대한 관심사가 적은 이들도, 결국은 사회관계 속에서 필수적으로 이용될 수 밖에 없는 언어를 다룬 작품. 언어의 다면적인 모습 및 특성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즐거웠다. 더불어 배반인문학의 다음 시리즈들도 기대하게 만드는 신작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문자언어가 지닌 정확성과 엄밀성은 감성이나 감정보다는 이성을 불러내었고, 생각을 전달하는 데 적합한 언어가 되었다. ??루소에 따르면 언어를 탄생시켰던 인간의 정념과 생명력은 이제 기계의 언어들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그때 문학이 할 일은 무엇이고 우리의 감정들이 할 일은 무엇일까? ??언어의 규칙은 사회에서 아이의 위치를 결정하고 아이가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즉 아이가 자신을 여럿 가운데 하나로서 셈할 수 있게 하는 역할, 나와 너를 떠나서 나를 사회 속 하나의 위치로서 셈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말이 사물을 죽인다고 말했다. 사물이 말로 대체될 때,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물이 언어를 매개로 인식의 대상이 되면서, 사물 그 자체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물러나 버린다. ??영화에서도 나타나듯이 문자메세지를 통한 소통은 언제나 한발 늦게 도달한다. 이는 문자언어가 음성언어가 지닌 삶의 시간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언어의 충만한 의미는 그 언어를 쓰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으며, 한 언어와 완전히 동화되기 위해서는 그 언어가 표현하고 있는 세계를 동시에 떠맡아야 한다. 이는 우리들 대부분이 이미 구성된 언어, 즉 랑그 안에서 살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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