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게 아닙니다. 사진이 역사를 결정하지요. 당신 사진이 남아 있지 않으면 당신은 존재한 적이 없는 겁니다. 모성이 결여된 자기 인생이 더 중요했던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의 이야기지만, 결국 성격은 유전적인 탓에 내가 보기엔 엄마나 딸내미나 뭐 그리 다를 것 없는 인생들이 서로 마주보고 미러전을 펼치는 이야기일 뿐이고, 소설의 설정이 인도라는 공간적 배경과 맞물려 유니크해 보일 뿐 그닥 잘 썼다고 할만한 소설은 아니며, 특히 사회적 계급적인 문제는 눈 감아버리고 자신의 아픔에만 절절하게 매달리면서 피해자임을 호소하는 정서는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공통된 지금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차라리 시그리드 누네즈의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같은 걸 읽는 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