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줄지어 서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기 바빴다. “고향이 서울”이라는 나의 말을 비웃던 이들이 도로 위에서 긴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연휴가 길수록 박탈감 또한 커졌다. 정체성을 잃은 지 오래된 잿빛 도시 서울을 지켜야만 한다는 사실에 따분함을 느꼈던 것은 단지 친지가 남들만큼 많지 않아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창조를 위해서는 파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굳건한 신앙을 지닌 듯 지난날 우리는 모든 것을 부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정과 반이 만나 한 차원 높은 무언가를 이루는 변증법과 달리 우리의 지난날은 일방적인 파괴, 그리고 전적인 대체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의 것은 부정하고 서양의 것은 무조건 받아들이길 반복한 끝에 우린 우리만의 고유한 색을 잃고야 말았다. 나에게 서울은 일상이다. 결혼 무렵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나의 부모는 잠시 경기도로 밀려난 상태였다. 하지만 두 분은 서울 분이셨고, 악착같은 생활 끝에 비록 변두리이긴 하나 고향 서울로의 회귀에 성공하셨다. 유치원부터 초, 중, 고, 대학까지. 모든 정규교육 과정을 서울에서 마친 나는 직장마저도 서울에 잡았다. 살아온 대부분의 날을 서울과 함께했기에, 빡빡한 일상에 지칠 때면 이따금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꿈꿔보지만 실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편견일 수도 있는데, 서울이 주는 상상 이상의 편리함을 포기하고픈 마음이 도통 생기지 않는 탓이다. 무념무색무취. 특징을 좀체 잡아낼 수 없을 것만 같은 도시 서울.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조선왕조 500년의 기간 대부분을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로서 기능했다. 백제의 수도이기도 했고, 한강 유역은 삼국의 각축장이었다. 나라와 지배층은 뒤바뀌었을지 몰라도 서울의 중요성만큼은 큰 변화가 없었다. 비록 무심하고도 무식한 인간이 역사를 부정하려 안간힘 쓰듯 많은 것을 부쉈다곤 하나 시간이 쌓여 이룬 탑은 그리 쉽게 무너지는 법이 아니다. 우선 서울은 온갖 권력이 집약된 공간이었다. 그 중에는 경복궁처럼 우리에게 적잖은 자부심을 선사하는 곳도 존재한다. 반면 그렇지 아니 한 곳도 상당수다. 어느 누가 일제 강점기를 긍정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이 경우에 긍정의 반대말이 꼭 부정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졌다는 이유로 부수고 보는 행태로 인해 우리는 반면교시로 삼아야 할 것들조차도 잃고야 말았다. 왜 독일이 자신들에게는 치욕일 수도 있는 역사를 곧이곧대로 간직하고 기리는지를 우리로선 곰곰이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부끄럽다 하여도 그 또한 우리의 역사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역사에 대해서는 잘 기리고 있는가? 이 또한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하기가 힘들다. 비틀린 근대화의 과정에서 원래의 위치를 잃어버린 대한문과 독립문에 대해 실상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는가. 결국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지는 기록에 불과함을 입증하기로 작정이라도 한 양 우리는 우리의 편의대로 기억하고픈 것은 기억하고 아니다 싶은 것들은 버리며 지금까지 버티어왔다. 그리하여 서대문형무소는 민족의 역사 중 극히 일부라 할 수 있는 민족주의 진영, 그것도 여성은 배제한 채 남성의 역사만을 기리는 장소로 거듭나고야 말았다. 왜 대한민국의 성립 이후 그곳에 자행된 숱한 희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지도 물어야만 한다. 민주화의 기억을 더듬는 것이 오늘날 국정교과서 논란 덕에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좌편향’의 상징이라도 된단 말인지. 이미 사라진 것도 많았으나 사라짐을 기다리고 있는 ‘현재진행형’ 또한 넘쳤다. 세월의 무게는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결정, 그것도 오로지 철거만이 정답이란 식의 태도는 분명 지양되어야 옳다. 최근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거리예술 창작센터로 변신한 옛 구의취수장과 시민들의 아이디어 수렴 단계부터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등은 적어도 과거의 무언가처럼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적 잣대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던 사람들에게서 역사와 문화 분야 감수성이 싹 트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지갑을 부풀리는 게 더는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음을 깨달은 사람들은 자긍심을 가질 만한 무언가를 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많은 콘텐츠 중 하나로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김수영문학관이 포함됐다. 우리 문단에서 시인 김수영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문학관의 자그마한 크기는 다소 아쉬울지도 모른다. 왜 중앙정부 아닌 지자체가 건립을 추진했느냐는 물음이 일기도 했음을 잘 안다. 하지만 시인의 본가와 시비, 무덤 등이 위치한 도봉구로서는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김수영에게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비단 도봉구만이 아닐 것이다. 눈여겨보지 않던 많은 것들이 우리의 일상이기 이전에 문화이자 역사일 수도 있다. 서울은 그런 곳이다. 기대 이상으로 무궁무진함이 살아 숨 쉬는 공간. |
|
우리나라에 있는 문화재 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책 도시산책은 도움을 준다. 서울 역사에 경복궁을 빠뜨릴 수 없는데 ... 경복궁 안뜰에는 나라와 접근성 없는 엉뚱한 불교유물이 들어와 있는 점을 꼬집는 다. 그리고,,, 수난을 받은 서쪽 유물 부도.. 일본에 3년 있다가 되돌아왔다고 한다. 분통 터지는 일이다. 이런 소중한 문화재 수난 이 있어선 안 되겠다는 애국심을 키우자. 또 부도는 엑스포 장식물로 도 쓰여졌단다.뿌듯 (^.^)V 그외에 우리 의 예술 권력 경복궁 안 을 살펴보면 염거 화상탑 , 현모탑 석관 , 진공 대사탑 등이 있으니 쉬는 날에 한번 둘러보러 나들이 하는 것 도 괞찮겠다.. 시민 기자상 , 특종상 , 삼성 언론상 을 수상한 도시산책 의 권기봉님 감사합니다. 예술 권력 과 함께 이 도서로 도시산책을 떠나는 건 어떨까요? have a little proud of ours~ go to a city drive~ |
|
명절 때 서울에 숙소를 구해 돌아본 적이 있다. 평소보다 한가한 서울을 돌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긴 햇지만, 뭐랄까, 뻔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 책을 보며 서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몇 년간이나 서울에 살았고, 더구나 그게 종로였는데도 가보지 못했던 서울의 여러 장소들을 보며, 진작에 좀 이런 책을 읽고 싸돌아 다녔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후회를 해 보았다. 정말, 좀 싸돌아 다녔어야 하는데... 시간 되는대로,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이들 데리고 서울이든 어디든 많이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진도 시원시원하고, 책의 목적에 맞게 잘 정리된 책이 아닌가 한다.
|
|
15.06.04.YES24 아침에 경비실에서 책을 찾아 <성북예술창작센터> 취재 가는 길에 단숨에 다 읽었다. (살짝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서울에 대한 정보도 많아 꽤 괜찮은 듯? 도시 관련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렇게 착각할 만큼 날카롭고 합리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낯선 서울의 면면들 일단 목차부터 보자. 1장 예술과 권력 그리고 서울 2장 사라져가는 것들과 다가오는 것들 3장 그날의 현장을 찾아서 4장 함께 사는 서울을 꿈꾸며 5장 변화의 기로 위에 서서 총 5장으로 구성됐는 데다 각각의 꼭지도 10~20개 정도가 있다. 즉, 대략 100개 정도에 가까운 꼭지가 있다는 건데 책의 분량이 430p 정도인 걸 고려할 때, 각 꼭지에 할애한 분량은 매우 적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전문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대개 수필 형식의 짧은 정보 제공+감상의 형태를 보인다. 어떤 특별한 철학을 보이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건축가 승효상 씨의 '오래된 것이 아름답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하긴, 그게 꼭 승효상 씨의 의견이라 보긴 어렵지. 건축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낡았다고 부수고 무조건 새로, 크게, 화려하게 짓는 것이 건축의 모든 것은 아닐 테니까. 서울 나들이를 갈 때 참고하기 좋은 책. 쉽게 읽히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
|
15.06.04.YES24 아침에 경비실에서 책을 찾아 <성북예술창작센터> 취재 가는 길에 단숨에 다 읽었다. (살짝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서울에 대한 정보도 많아 꽤 괜찮은 듯? 도시 관련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렇게 착각할 만큼 날카롭고 합리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낯선 서울의 면면들 일단 목차부터 보자. 1장 예술과 권력 그리고 서울 2장 사라져가는 것들과 다가오는 것들 3장 그날의 현장을 찾아서 4장 함께 사는 서울을 꿈꾸며 5장 변화의 기로 위에 서서 총 5장으로 구성됐는 데다 각각의 꼭지도 10~20개 정도가 있다. 즉, 대략 100개 정도에 가까운 꼭지가 있다는 건데 책의 분량이 430p 정도인 걸 고려할 때, 각 꼭지에 할애한 분량은 매우 적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전문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대개 수필 형식의 짧은 정보 제공+감상의 형태를 보인다. 어떤 특별한 철학을 보이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건축가 승효상 씨의 '오래된 것이 아름답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하긴, 그게 꼭 승효상 씨의 의견이라 보긴 어렵지. 건축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낡았다고 부수고 무조건 새로, 크게, 화려하게 짓는 것이 건축의 모든 것은 아닐 테니까. 서울 나들이를 갈 때 참고하기 좋은 책. 쉽게 읽히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