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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인간의 자아 형성에 끼치는 영향
이 책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의 부제, 한 언어심리학자의 자아 상실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다. 왜 하나의 언어가 어떤 사람의 정신에 뿌리를 내렸다가 나중에 시들 수 있는지, 이 쇠퇴는 어떤 모습인지, 언어의 이지러짐이 어떻게 개인적 고통을 넘어 집단 위기의 규모로 증폭되는지를 톺아보려 한다. 국제시대에서 잃어버린 모국어(제1언어)의 귀중함에 관한 이야기다.
지은이 줄리 세디비는 제1 언어가 체코어였고, 그가 성인이 될 때까지 습득, 접촉했던 프랑스, 영어 등은 제2, 제3 언어였다. 언어의 탄생과 죽음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다언어세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뭘 해야할지, 이 책 속에 담긴 숙제들을 곰곰히 생각하면서 이 책을 썼다. 화석언어가 돼버린 체코어, 아버지는 사고와 문화는 체코어의 세상이고, 지은이는 그 밖에 영어의 세계관과 문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사용언어의 차이는 문화의 차이보다, 다른 세상이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언어 상실의 중심에 존재하는 잔인한 역설
한 언어의 약화는 종종 더 나은 삶- 풍요, 안전, 주류 문화로의 진출-을 향한 꿈으로 바뀐다. 언어는 그저 지식을 공유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원이요. 피난처자 영지고 집이다.
현대 사회에서 언어의 역학은 전통적 평등주의(각 집단에서 서로 소통하기 위해 다른 언어 몇 개를 배우는 시스템)에서 한참 벗어났다. 6~7천 개의 언어가 200개 나라(지역포함)에 밀집돼 있으나, 하나의 공용어, 지배적 언어를 중심에 놓는다. 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영어의 세계화, 영어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주류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지 말하는 정도 수준이 아니라 그것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마치 모국어(제1 언어)처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정서다. 지배적인 언어는 사회적 애착, 동일화, 자신보다 큰 문화를 향한 충성을 갈망하는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시작한다.
언어, 지배원리, 지배 논리
인간 마음속에서 하나가 다른 것을 지배하지 않고 두 개 이상의 언어가 공존하는 것이 가능할까? 한 사람이 생각과 마음으로도 둘 이상의 언어에 충성할 수 있을까? 경쟁 언어들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생태계가 필요할까?, 또 이런 생태계가 현대 사회에서 가능할까?
일본어의 예를 생각해보련다. 오사카에서 나고 자라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서 그곳에서 일자리를 잡았거나, 일자리를 찾아 도쿄로 갔거나 하는 경우, 이들은 공용어(이른바 방송어, 사투리를 쓰지 않고)도쿄억양으로 언어생활을 하다가, 명절에 오사카로 돌아올 때, 바로 오사카 사투리가 튀어나온다. 이중언어도 이와 같다. 한국어를 배운 일본사람이 화가 나거나 누군가에게 불만을 터놓을 때, 한국어만큼 시원스러운 언어가 없다고 말한다. 욕이 많으니…. 이 책에서는 왜 이런가에 대해서 연구논문을 가져와 설명하고 있다.
화교, 유대인 등 아예 태어난 곳이 외국, 즉 제1 언어가 중국어나 히브리어가 아닌 곳이다. 화교 중에서 중국어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보통 이민 1.5세대는 어릴 때 배운 제1 언어 잊어버리기 쉽다고, 언어습관은 청년기까지 형성되는 것이라. (6세 이전에 새로운 나라에 도착한 사람 중 97%는 그 나라에서 쓰는 언어를 선호한다.)
이 책에서는 영어권(미국, 캐나다 등 영미 계통), 프랑스어권으로 간 이민자의 언어생활이 어떻게 바뀌고, 언어가 사고방식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는데, 문제는 영어의 세계화, 영어를 쓰면 다른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고, 세계 어디서든 다 통한다고.
이 지배원리를 뒷받침하는 실험들, 우선 인종(나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에 관한 편견은 언제부터 형성될까, 세 살짜리 백인 여자아이에게 백인 아이와 흑인 아이 사진을 보여주고 사진들을 해석해보게 했다(발달심리학자 필리스 카츠의 실험). 바닥에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사진을 보고, 아이는 흑인 아이가 쓰레기를 버렸으며 선생님에게 혼날 거라고 해석한다. 카츠가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이는 “저 애가 흑인이니까요”라고, 이와 마찬가지로 언어사용에서 그렇단다. 원주민처럼 영어를 쓰는 사람과 외국어 영향이 남아있는 영어를 쓰는 사람, 어느 쪽을 친근하게 여기는가의 문제였다.
언어적 편견, 사회 집단 구분
언어가 특정 집단의 구성원임을 표시하는 강력한 단서라는 주장도 있다. 언어적 편견이 사회를 구분 짓는다. 언어가 한 사람의 본질에 그렇게 가깝다면, 무엇이 아이에게 자기 본성의 기본 구조를 그렇게 극적으로 바꾸게 만드는가?
아이들에게 언어란, 곧 사회 집단을 나누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경향은 분명히 사회의 권력 구조를 뒷받침하는 언어의 역할에 의해 강화된다. 프랑스 부르디외는 언어가 단지 소통수단을 넘어 특정 행동을 한 대가로 상징적인 혜택을 나누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대단히 중요한 지적인데, 지은이는 이에 관해 논하면서 다수의 사례를 들고 있다.
언어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했을 때, 아마도 이런 측면에서 일본의 몇몇 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제1 언어 사용커뮤니티 장려 프로그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부모가 니케이진(우리 조선족처럼 자신의 조상이 주로 1930년대 남미 농업 이민을 떠난 일본인이 자신의 부계, 모계라면 일본에서의 정주권을 얻고 일을 할 수 있는데, 이들을 부르는 명칭)으로 일본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 이들은 학교에서도 이상한 일본어를 한다고 멸시, 차별, 소외를 당하고, 심리적으로는 트라우마가, 지자체는 각 출신국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토요학교 등지에서 제1 언어로 놀이와 학습을 하도록 지원한다. 언어와 정체성의 관계는 어떻게...
언어는 소통의 수단뿐만 아니라 사회 집단을 구분하는 기준으로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영어, 프랑스어, 체코어, 토착 언어 등….
우리 사회 역시 지역방언 물론 그 지역에서는 공용어겠지만. 전라도 말씨냐 경상도 말씨냐에 따라 선입견을 품기도 하는데. 이런 언어와 관련된 현상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태그#이중언어의기쁨과슬픔#줄리세디비#김혜림#지와사랑#자아상실과회복에관한이야기#언어의탄생과소멸#영어의세계화#언어의편견과사회집단구분#책콩카페#책콩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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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다와다 요코의 지구에 아로새겨진을 읽은 뒤부터 내내 나의 모국어로서의 한국어 대해 계속해서 생각을 하던차에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의 출간 소식을 접했고, 기쁜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우리는 현재 옛날과는 다르게 다른 나라와 문화와의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있다. 해가 갈수록 더 어린 나이에 영어를 공부하게 되고, 부부가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지고 다른 모국어를 가진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계화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다중언어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아무런 노력없이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국어는 상대적으로 점점 그 중요성과 소중함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영어가 세계 공용어이고, 좀 더 출세하기 위해서 익혀두면 좋을 언어들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한국어를 모국어로서 사용하는 우리들에게 새로이 익혀야 할 언어들보다 모국어가 덜한 가치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내가 마음 한켠에 가지고 있던 가려운 부분을 아주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통하여 경험한 것들과 연구한 것들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책을 펼쳐드는 독자들의 인생에서도 그다지 먼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다보니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생각이 많아져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나의 정체성과 내가 태어나 자라오며 공유한 문화, 역사 그리고 언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아주 중요하지만 그것은 나의 근간을 이루는 토대를 아주 단단히 한 뒤여야 어디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국어에 대해서, 한국어가 과학적으로나 언어학적으로 위대한 문자를 가진 언어임에 틀림없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언어와 함께 만들어온 것들은 적어도 모국어 사용자인 우리에게 있어서는 세계 그 어느 언어보다 더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한국어는 소멸의 길을 걷고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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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숙제, 영어. 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나거나 어릴적에 이주하여 타고난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이중언어 사용자들에게 기쁨만 있는것이 아니라 슬픔도 있다고?' 단일언어 사용자로서는 상상도 못해본 슬픔이 궁금해졌습니다. 언어가 뭐길래 단일언어 사용자에게도 이중언어 사용자에게도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할까요.
모국에서 너무나 짧은 시간만 지냈던 저자는 여러 나라를 거쳐 캐나다에 정착합니다. 사회적 이득을 주는 영어는 빠르게 습득하고 모국어인 체코어는 빠르게 잊었습니다. 일상어가 체코어에서 영어로 대체되면서 가족간에 따뜻하고 친밀하게 소통되는 무언가를 잃었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언어가 우리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기로 합니다.
언어는 심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이중언어 사용자들이 언어를 바꿀때마다 다른 자아가 되는 모습이나, 때와 용도에 따라(각기 다른 자아에 따라) 언어를 기능적으로 선택하여 사용하는 사례들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교류가 빈번하지 않고 폐쇄적인 나라나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일수록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고, 영어처럼 광범위하게 통용되어 열려있는 언어일수록 단순화된다는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영어의 본질을 설명한 문장이 참 인상적입니다. '영어는 오랜 세월 동안 여기저기 꼬집히고 당겨지며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외국어 단어를 기꺼이 자기 것으로 삼켰으며 수없이 많은 방언을 수용해 왔다.'
언어를 어릴때 습득하는 것은 매우 유리한 것이 사실이고, 언어 습득에는 유리하지 않지만 인지적 능력과 분석 능력이 발달하는 성인이 문법을 학습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는 뇌 발달 상황하에서 효율적인 선택이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언어는 삶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습득할 때에야 껍데기 뿐인 언어가 아니라 미묘한 뉘앙스와 그 문화까지도 흡수할 수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글로벌 시대에 한국어를 갈고 닦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저와 대조적으로 저자는 본인의 모국어 뿐 아니라 전세계 사라져 가는 언어들을 지켜야 한다고 처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아기때부터 엄마표 영어를 위해 영어 노출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엄마들의 모습이 대비되기도 합니다. 수천년간 디엔에이에 새겨져 있는 편안한 모국어로 아이와 진한 감정을 나누고 선조들의 문화 체험으로 내면을 채우고 생각 그릇을 넓혀주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전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들이 공존해야만 삶을 다채롭게 할 수 있고, 모국어와 조국, 고향의 삶이 묻어 있는 언어를 소중이 지키고 가꾸어야 공용어를 사용하는데에 더욱 유리하다는 사실, 모국어가 내 안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어야 나의 단단한 내면과 자존감을 바탕으로 자신있게 드러낼 수 있으며 국제 사회에서 하고 싶은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모국어와 재회하고나서 숨이 멎을 정도로 빠져들었던 문장이 이 책의 여운을 느끼게 해줍니다. '글을 읽을 때, 나는 정말로 글을 읽는게 아니다. 아름다운 문장을 입안에 쏙 집어넣고 알사탕처럼 빨거나, 그 안의 생각이 알코올처럼 내 안에서 녹아들 때까지 홀짝인다. 녹아든 문장은 뇌와 심장에 스며들고 핏줄을 타고 모든 혈관 뿌리로 빠르게 흐른다.' -체코 작가, 보후빌 흐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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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작은 내 인생에서의 체코어 상실이 모국어의 대체 불가능성을 뼛속까지 사무치게 느끼게 해주었다면, 모국어 멸종을 마주한 사람들이 겪는 상실감은 절대로 내가 손을 내밀어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종류다.
언어 상실의 중심에는 잔인한 역설이 있다. 한 언어의 약화는 종종 더 나은 삶-풍요, 안전, 주류 문화로의 진출-을 향한 꿈으로 야기된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수천 개의 언어 중 단지 몇 가지만이 사회에서 대접받는 위치와 특권을 누린다.
세력이 약한 언어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정신에서 이들 우세한 언어에 자리를 양보하는데, 실제로는 더 나은 삶과 자신의 정체성을 맞바꾸는 것과 다름없다._p13
이중언어, 다중언어가 가능하다고 하면, ‘와, 능력자!’ 라고 생각해왔던 것이 전부이다. 살짝 더 나아간다면 그들은 해당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좋겠구나 하는 정도였다. 이 책,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을 읽기 전에는 말이다.
체코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거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는 저자 줄리 세디비는 체코어, 프랑스어, 영어 등 여러 언어들을 삶속에서 경험해온 언어학자이자 작가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부터 시작한 개인사를 꿈, 이중성, 갈등, 회복, 고향의 챕터로 자전적으로 써내려가며, 동시에 적재적소에서 언어를 다각도로 분석해놓았다. 특히 두 개 이상의 언어문화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에 대한 내용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참 흥미로웠다.
언어의 우열, 언어에 따라 생각 메카니즘이 달라지고 빈부격차가 있다는 것, 언어의 소멸이슈, 어떻게 트랜스랭귀지를 학습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 다시 살아났다는 히브리어, 그리고 그 의미와 자세한 설명... 등 재미있고 학구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하나도 그냥 넘길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태어난 환경, 자라난 환경에 따라 언어가 인간의 자아 형성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와도 같은 내용이였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그 당사자여서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들이 묻어있었던 점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관계의 단절, 정체성의 단절을 언어로 찾아나선 저자는 결국 화해를 할 수 있게 된 듯하다. 이 자전적인 이야기는 계속 진행 중이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폭넓은 관점과 함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들이 우리 자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에 대한 답변을 찾아볼 수 있는 책이였다.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_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내겐 체코어와의 연결 고리도 사라졌고, 그것은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섹션이 소리를 내지 않는 것과 같았다._p11
_영어에 독일어 단어 샤덴프로이데(남이 불행에 대해서 갖는 쾌감)와 똑같은 단어가 없다는 것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에 고소함을 느낄 때가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_p57
_언어의 가치에 대한 저평가는 그 언어 사용자에 대한 가치 판단이 녹아 있기에 그만큼 강력하다._p102
_하나 이상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 중 많은 이들은, 각각의 언어에서 자신이 약간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낀다. 실제로 연구자들이 천 명이 넘는 이중언어 혹은 다중언어 사용자에게 이렇게 느끼냐고 물었더니, 3분의 2가 그렇다고 답했다._p127
_다른 언어들이 들어와 압력을 가하면, 기존의 언어는 이에 반응하여 윤곽을 바꾼다. 그리고 그 다른 언어가 후퇴하면 모국어가 원래 형태로 돌아가려 한다._p178
_.. 진실을 말하자면, 거의 모든 내적인 삶은 어떤 형태로든 깊은 골짜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골짜기의 양끝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가 필요하다._p213
_나는 조상의 땅을 뒤로하고 와야 했다. 그러나 정원에서 일하면서 많은 유산을 캘거리로 가지고 왔음을 깨달았다. 그중 하나는 조상들이 땅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_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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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줄리 세디비. 도서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의 저자인 그녀는 체코에서 태어나 2년은 본국에서 그 후로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캐나다 몬트리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자'이기도 한 그녀는 체코어와 프랑스어, 영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구사한다. 그리고 이 언어 속에 들어 있는 문화와 그 단어를 대하는 감정들을 읽어낸다.
그러나 영어권에서 살아가다 보면 마주하는 언어는 온통 영어였으니 그녀의 영어 실력도 빠르게 늘어갔다. 읽고 싶은 책이 영어로 써져있었고,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영어였으며, 좋아하는 프로그램 또한 영어로 나왔으니 어린 그녀가 영어권으로 이사를 온 이민자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빠르게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체코어는 사용 범위가 무척이나 적었다. 가족들이 체코어를 사용자이기는 하나.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는 영어권 국가였기 때문에 세상의 지평을 넓혀주었던 언어는 다름 아닌 영어였다.
자식들에게 본국의 유산을 물려주고 싶었던 아버지의 바람은 영어로 소통하는 세상에 가족들이 녹아든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뿌리가 약해져만 갔고, 그녀의 아버지는 좌절했다고 한다. 체코어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가족의 끈끈한 유대감과 체코 향토 음악과 전통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던 모국의 유산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여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했을 테니 말이다. 결국 성인이 되고 가족들이 뿔뿔이 대륙 곳곳에 흩어져 살게 되자. 아버지는 결국 고향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저자의 아버지가 체코어. 모국어의 뿌리를 지키며 가르쳐 주고 싶었던 체코의 유산은 언어가 흐려짐에 따라 그 흔적도 상실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회상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간 것을 보면 모국어가 아닌 타국 언어를 사용하며 아버지는 모국을 더욱 그리워했을 것 같다. 가족끼리 사용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공통된 언어였던 체코어는 어느덧 잘 사용되지 않는 상실의 언어가 되었으니 아버지가 가졌을 상실감과 그리움을 대단히 컸을 것 같다.
<다중 언어, 이중언어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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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녀의 영어 교육이나 더 나은 학습 환경을 위해 가족이 서로 다른 나라에 떨어져서 기러기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다보니 잘 적응하지 못해 중간에 돌아오기도 하고, 가족들이 오래 떨어져 있다보니 가끔 만날 때마다 서로 어색하고 불편해하기도 하네요. 해외에 가지 않더라도 요즘은 '영유' 에 보내 어릴때부터 영어를 배우도록 합니다.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은 매우 큰 편인데 그중 상당수가 영어 교육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에 따라 2개 이상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바꿔가면서 구사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하면서도 부러워 보입니다.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은 어렸을때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면서 언어가 바뀐 저자가 쓴 책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중언어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네요.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으로 떠난 사람들이 많아 로스엔젤레스에는 거대한 코리아타운이 생겨났고, 그밖에도 뉴욕, 애틀랜타 등 여러 도시에 코리아타운이 있습니다. 이민 1세대는 모국어가 편하기 때문에 영어를 배워도 문법이나 발음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1.5세대는 1세대보다 영어로 말하는 환경에 더 노출되다보니 모국어보다 영어가 편해지고, 부모와 대화를 할 때에도 점점 영어를 쓰기 시작하네요. 2세대, 3세대로 내려오면 모국어는 급격하게 사라집니다. 미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영어 사용이 필수적인 만큼 가족 사이에서도 영어로 인한 갈등과 마찰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스페인어 사용 인구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이민 1세대가 유입되면서 그렇고, 미국에서 태어난 세대는 거의 영어를 쓴다고 합니다. 이민자들로 만들어져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정작 언어적 다양성은 줄어들고 있네요.
저자는 언어학을 전공하였는데 이 책에서도 언어들의 다양한 특징들을 예로 들면서 비교하고 있습니다. 체코어에는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단어라던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발음하기 어려운 '?' 이 있고, 한국어에는 존댓말이 있어서 상대방에 따라 서로 다른 표현을 써야 합니다. 한국의 친척이 미국으로 놀러왔는데 조카가 어눌한 반말로 한국어를 하는 것을 들으면서 부모에게 자식 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혼내는 에피소드도 있네요. 중국어에는 시제 표현이 부족하다거나 색깔, 냄새 등을 표현하는 단어의 수가 각 언어마다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언어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사람의 사고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재미있네요.
영어는 명실공히 세계 제일의 국제어가 되면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소수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사례는 흥미로운데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용어지만 프랑스어는 주로 퀘벡 지역에서만 쓰입니다. 이곳에서도 영어 사용이 늘어나자 퀘벡 정부에서는 프랑스어 사용을 강제하면서 이곳에 이민오는 사람들은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배워야 하고, 길거리 간판에서도 프랑스어와 영어의 글자 크기에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영국과 프랑스에서 건너왔는데 신대륙에서 이 두 언어로 싸우는 것을 보면 언어는 단순히 말이 아니라 정체성을 상징하고 있어서 중요한것 같아요. 유럽인들이 오기 전부터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언어인 블랙풋어, 미치프어 및 그밖의 언어들은 소멸 위기였으나 지금은 언어 둥지에서 끊임없어 이 언어들에 노출되도록 하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현재도 2주마다 하나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데 언어가 사라지면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문화도 사라지는 만큼 이를 지켜나가기 위한 좋은 사례 같아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단순히 부러워하기만 했었는데 어릴때부터 여러 언어 환경에 노출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많네요. 저자가 직접 경험하였기 때문에 이중언어자들이 겪는 일들이 생생하게 다가오고, 언어학을 전공하여서인지 각 언어별 특징을 설명하는 부분들도 흥미로웠습니다. 언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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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허공에 뜬 기분이 들었다. / p.12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다른 국가에 정착할 일 없이 살다 보니 언어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더군다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일이 있다면 그 지역 방언의 적응이라든지 조금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기회가 있었을 텐데 이사도 거의 같은 방언을 사용하는 지역 내로만 다니다 보니 비교적 언어적인 어려움은 없이 살아온 축에 속하다. 아무리 길어도 일주일 이상 살고 있는 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줄리 세디비의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언어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이 왜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두 번째로 다녔던 직장에서 생각을 깼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많이 언급했던 것처럼 다문화가정과 결혼이민자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었는데 그때 이중언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엄마 나라의 언어를 자녀가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단순하게 언어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또는 소통 그 이상으로 큰 의미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하게 되었다. 그때 생각이 났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체코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이주민 가정이다. 아버지께서는 체코어를 자녀들이 사용하기를 바라셨으나 저자를 비롯한 자녀들은 영어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온 듯하다. 그렇다 보니 체코어는 문맥에 맞지 않게 드문드문 사용할 정도였는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이후 언어를 상실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언어심리학자인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이중언어의 중요성, 그리고 이중언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오는 책이다.
처음에는 저자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보니 술술 읽었지만 불어나 체코어 등 조금은 낯선 언어들에 대한 문법과 단어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금 속도가 더디게 읽혀졌다. 그나마 영어는 학교를 다닐 때 오래 배웠기에 어느 정도 읽을 수는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수능을 위한 공부였을 뿐이어서 그 부분들은 그냥 머릿속에 담는 느낌으로만 책장을 넘겼다. 전체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주제이다 보니 읽는 것이 어려움은 있었으나 몰랐던 부분이어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다. 첫 번째는 한국어의 등장이다. 다른 언어들이 주로 등장하지만 중간에 한국어에 대한 이야기가 한 문단 정도 나오는 것 같다. 주된 내용은 언어에 관습이 나온다는 이야기인데 예시가 한국어였던 것이다. 저자는 한국어는 위계와 공손함에 대한 집착이 언어의 뼛속까지 깊이 자리잡았다고 표현했다. 상대의 위치나 권위에 따라 수도 없이 많은 높임말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언어적인 표현이 세분화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했던 언어인데 다른 나라에서 본 생각을 이렇게 활자로 보는 게 새로웠다.
두 번째는 고유 모국어로만 표현될 수 있는 단어이다. 책에서는 예시로 체코어인 '리토스트'라는 단어를 예시로 든다. 영어로 말하면 Regret, 한국어로 말하면 유감이라는 단어인데 체코 국적의 작가인 밀란 쿤데라는 단순하게 유감이라는 단어로는 리토스트를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단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하나의 스토리로 설명해 주었는데 아무리 읽어도 그 감정이 와닿지 않았다는 점은 의아했다. 아마도 체코 사람이 아니다 보니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밖에도 저자가 체코에 있는 삼촌과 친척을 만났을 때의 그 감정, 캐나다에서는 매년 이중언어를 위한 세금이 투여되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는 점 등의 이야기도 꽤 기억에 오래 남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개인적으로 겪었던 이중언어는 결혼이민자라는 한 개인과 대한민국 국적의 자녀 관계에서 이야기가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온전히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이중언어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다가왔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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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했을 것이고 이로 인해 언어라는 것이 탄생했을 것입니다. 초기에는 더욱 지금가 같은 초연결 사회가 아니었기에 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소통에 맞게 언어는 만들어졌을것이고 지구촌에는 수많은 언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동식물이 기후위기로 인해 그리고 인간의 탐욕적인 살생으로 인해 사라지듯이 인간의 언어도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유럽의 체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유럽의 다른 지역을 걸쳐 캐나다에 정착하게된 언어심리학자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모국어에 대한 진지한 성찰 그리고 자신이 겪어야했던 이중언어 사용자로써의 경험과 어쩔수 없이 이중언어를 사용해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언어가 인간에게 미치는 생각이나 사고 그리고 행동방식이나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까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언어는 예전에 교과서에서도 배웠듯이 살아있고 어느 순간 죽기도 하는 것이지만 언어를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것 역시 우리는 최근의 캐나다에서 원주민에게 가혹하게 진행했던 원주민 고유언어의 사용을 막았던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면서 언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보다 훨씬 많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한국어의 어떤 단어만 생각하더라도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누군과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감정을 풍부하게 사용할수 있지만 영어를 쓸 때 비록 유창하게 쓰더라도 영어 속 단어들이 우리에게 복잡한 감정을 소한하지는않는 것처럼 모국어는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소중한 것이며 아무리 다른 제2, 제3 외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더라도 모국어가 선물하는 특별함을 대체할수 없겠죠. 특히나 언어는 가족내에서 더구다 동질감을 느끼게 해 주는 중요수단이기도 하지만 이민등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게 되면서 원래 사용하고 있던 모국어로의 소통이 줄어들고 결국 가족내에서도 단절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언어란 과연 인간에에 어떤 존재이며 지금 우리는 영어가 더욱 중요해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수많은 아주 소중한 고유언어들이 경제적인 논리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언어를 보존하고 계속 그 언어가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이 인류에게도 분명 유익한 일임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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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에 나온 구절을 빌리자면 나는 ‘깨지지 않은 문화와 언어 유산을 물려받은 운 좋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다. 내 책꽂이에는 한국어로 쓰인 책이 빽빽이 꽂혀 있고, 한국어 가사로 만들어진 노래를 듣고 한국어 대사로 이루어진 드라마를 본다. 거리를 나서면 한국어 간판과 이정표가 즐비하다. 그래서 나는 자주 이 행복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나는 100년이 채 지나지 않은 과거를 안다. 우리 조상은 이름을 일본식으로 고치도록 강요받았고, 총과 칼을 찬 일본인 교사는 우리말을 사용한 학생을 체벌했다.
한국어가 존재에 위협을 받고 있던 20세기 전반에 걸쳐 영어권 세계에서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더 높은 정신적 혼란을 보이며, 집에서 사용하는 외국어는 지적 장애를 낳는 주요 요인’이라는 다언어주의의 해악에 대한 우려가 묻어나는 학술적인 글들이 발표되었다(본문 182쪽). 더 오래된 과거 북아메리카와 호주에서는 토착민의 자녀들을 강제로 기숙학교에 입학시키고 종교와 언어를 주입했다. 그렇게 토착민의 언어는 몇 세대에 걸쳐 화자를 잃었다. 더 이상 자식들에게 언어를 남기지 못하는 단절이 생기고 만 것이다.
독일에 살았던 한 유대인은 “전쟁이 발발한 뒤 나는 다시는 독일어를 말하지도 쓰지도 읽지도 않겠다고 맹세했다”라고 말했다(본문 23쪽). 루마니아 출신 사람들은 집시로 분류되고, 루마니아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강제수용소에 갇혔다. 종전 후 새로운 국가에 정착한 많은 생존자들은 새 고향의 언어에 완전히 동화되었고, 한때 몰살의 표식이었던 자신들의 모국어를 다시는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본문 24쪽).
한편 언어를 지키려는 노력이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도 있다. 퀘벡의 한 언어 감시자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메뉴에서 ‘파스타’와 ‘칼라마리’라는 말을 없애고 그것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파스타게이트’라는 별명이 붙은 이 사건은 인터넷상에서 광범위하게 조롱과 불신을 자아냈다(본문 222쪽).
저자 줄리 세디비는 체코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거쳐 캐나다 몬트리올에 정착했다. 줄리의 부모, 특히 아버지는 체코어를 매우 소중히 여겼고 줄리를 비롯한 자식들이 체코어를 잊지 않고 정체성을 유지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영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학교, 생활 환경에서 자식들은 영어를 선망하였다. 영어는 줄리가 사랑하는 책과 TV 프로그램의 언어였으며 꿈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성공은 영어로 말한다” 북아메리카에 도착한 이후 줄리가 가슴 깊이 새겨온 말이다.
언어 상실의 중심에는 잔인한 역설이 있다. 한 언어의 약화는 종종 더 나은 삶―풍요, 안전, 주류 문화로의 진출―을 향한 꿈으로 야기된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수천 개의 언어 중 단지 몇 가지만이 사회에서 대접받는 위치와 특권을 누린다. 세력이 약한 언어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정신에서 이들 우세한 언어에 자리를 양보하는데, 실제로는 더 나은 삶과 자신의 정체성을 맞바꾸는 것과 다름없다. (본문 13쪽)
세상에는 약 6,500개에서 7,0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09년 유네스코에서 발행한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 지도(Atlas of the World’s Language in Danger)』는 세계적으로 약 2,500개의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해있고, 이 목록은 점차 3,000개로 늘어나리라 예측했다.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로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을 보호하여 생물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사실 언어는 종의 멸종보다 더 심각한 위기를 맞닥뜨렸다.
언어 멸종에서는 언어를 쓰는 개체들이 실제로 꼭 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자식들에게 그 언어로 말하지 않으면 된다. 아이들이 어떤 언어를 더 이상 배우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언어 소멸의 확실한 징후라고 언어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본문 36쪽)
언어는 한 민족의 영혼이며, 언어에는 문화의 본질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언어 하나가 사라지는 일은 도서관 한 개가 불타 없어지는 것보다 더 큰 가치 손실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가 누려온 언어의 행복은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언어를 지키기 위해 힘썼던 사람들의 노력은 잊히기 쉽다.
자기 말의 마지막 사용자가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스미스 존스는 이렇게 답했다. “당신의 아기가 죽는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죽은 아이가 요람에 있는 것을 보는 기분이 어때요?’라고 묻는다면요? 그러니까 그런 질문을 하기 전에는 생각을 좀 하세요.” (본문 62~63쪽) @yolko.bo_o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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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난 우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다. 제 2외국어로 영어를 배우고 있다.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의 저자인 줄리 세디비는 언어심리학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왜 하나의 언어가 어떤 사람의 정신에 뿌리를 내렸다가 나중에 시들 수 있는지, 이 쇠퇴는 어떤 모습인지, 언어의 이지러짐이 어떻게 개인적 고통을 넘어 집단 위기의 규모로 중폭되는지를 탐구한 책이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살다가 캐나다 몬트리올로 가족 모두가 이주를 한다. 모국어인 체코어를 시작으로 영어는 그녀에게 다섯번째 언어라고 한다.
캐나다에서 생활을 하면서 영어는 그녀는 모국어처럼 사용을 하게 되면서 진짜 모국어인 체코어는 뒷전이 되게 된다. 캐나다에서의 생활을 접고 체코로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저자는 고향 땅인 체코를 찾게 된다. 그 곳에서 친지를 만나면서 체코어를 다시 사용하게 되고 저자가 잊고 지냈던 모국어인 체코 언어의 상실이 아닌 영어를 사용하면서 모국어가 먼지와 파편 밑에 오래 묻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모국어인 체코어 상실을 통한 메커니즘과 언어 간의 권력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언어 상실이라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의 진정한 소멸을 마주한 사람들에 대해 깊이 생각한 책으로 체코를 떠나 타국에서 살면서 영어를 사용하면서 모국어인 체코어를 다시 되찾고 평온을 갖게 되는 저자의 모습을 함께 따라갈 수 있는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책 추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모국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도서만을 무상 제공 받아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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