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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과 죽음까지 뒤흔드는 미래기술의 충격
"인간의 삶과 죽음까지 뒤흔드는 미래기술의 충격" 내용보기
기술의 발전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하루하루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쉽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5년 혹은 10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면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된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형태와 윤리를 요구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기자인 제니 클리먼은 우리의 삶을 급격하게 바꿀 미래기술을 찾아 세계를 돌며 수년
"인간의 삶과 죽음까지 뒤흔드는 미래기술의 충격" 내용보기
기술의 발전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하루하루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쉽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5년 혹은 10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면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된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형태와 윤리를 요구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기자인 제니 클리먼은 우리의 삶을 급격하게 바꿀 미래기술을 찾아 세계를 돌며 수년간 그 기술의 현장을 취재했다고 한다. 세상을 급격히 흔들어 놓는 기술은 항상 예측 불가능한 여파를 동반한다. 그리고 그런 기술로 인해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정의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바뀌곤 한다. 그녀는 인간 존재의 기본적인 요소인 탄생과 음식, 섹스, 죽음의 의미를 기술이 재정의하고 있다며 섹스로봇과 배양육, 인공자궁과 자살기계의 발전과정을 살펴본다. 이것들은 조만간 시중에 나오거나 우리가 사용하기까지 앞으로 몇 십년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이 취재한 이 기술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인간의 삶과 죽음까지 뒤흔드는 미래기술의 충격’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섹스로봇과 자살기계]에 담았다.

먼저, 섹스로봇은 지금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섹스로봇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은 로봇이 단지 극사실적인 기계가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학습하며, 주인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섹스 장난감이면서 파트너의 역할까지도 대체하는 기능을 부여하고자 한다. 온라인 포르노가 인터넷의 성장을 이끌었듯, 섹스로봇을 위한 휴머노이드 개발은 이미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섹스로봇에 대해 한편에서는 반려자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결핍을 채워주는 대체제라며 반기고,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관계의 디스토피아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한다.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디지털혁명으로 대면소통을 더 어색해하고 사회적인 관계도 서툴게 되었지만, 문제는 우리가 로봇과 관계를 맺었을 때 생기는 인간성의 변화이다.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를 맺는 우리의 능력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육식이 사람과 동물과 지구의 환경에 나쁜 증거는 차고 넘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동물의 몸밖에서 자란 고기, 즉 플라스크에서 태어나 통안에서 자라고 연구실에서 수확하는 고기를 꿈꾼다. 이른바 동물의 성체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내 배양하는 실험실 배양육 분야이다. 스타트업 기업이 전세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에 나온 제품은 없다고 한다. 저자는 배양육분야와 비건 운동과의 관계를 추적하는 한편, 육식이 인간의 문화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을 살펴본다.
임신과 출산은 많은 여성들에게 기쁨 혹은 절망을 가져다준다. 아이는 원하지만 임신을 원하지 않는 여성 혹은 아이를 원하지만 난임/불임으로 인해 임신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임신사업은 지금도 성업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체외수정을 이용하여 자신의 아이를 만든 뒤 다른 여성을 고용해 임신과 출산을 대신하는 대리모문제는 윤리적 문제로 잔뜩 얽혀 있기도 하다. 또 미성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도 날로 발전해 인공자궁 바이오백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부분적인 체외발생은 향후 몇 년 안에 가능해질 전망이지만 수정에서 탄생에 이르는 완전한 체외발생은 현실적으로 아직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장애물은 기술이 아니라 윤리와 법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비닐팩과 관이 자궁을 대체하게 되면 임신과 탄생의 정의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임신은 더 이상 여성의 일이 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모성의 의미 역시 바뀔 것이라고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탄생의 영역에 아직 미지의 기술이 남아 있다면 죽음은 어떨까? 자발적인 안락사, 조력에 의한 죽음, 조력자살이 점차 법으로 보장되는 추세이나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는 불법이다. 또한 만성질환에 시달리거나 치매, 자립능력과 존엄의 결여를 겪으며 살아가는 노년들의 죽음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법으로 보장하는 나라에서도 의사와 정신의학자의 승인에 달려있다. 저자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DIY죽음기계를 만드는 과학자들을 찾고 그들이 만든 자살기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죽음이 금기로 남아있고 도움을 받아 죽는 일이 선택된 소수에게만 열려 있는 선택지인 한 DIY죽음이라는 시장은 언제까지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급기야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기술이 재정의하는 시대로 들어설 것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 모두는 자신들이 인간한계를 뛰어넘는 해결책을 찾았다고 말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겪게 될 혼란과 또 다른 구속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인간 존재의 요소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우리 모두의 권리와 지구의 환경 등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우리는 그 기계들을 사용함으로써 인간성이라는 것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기술로 인해 또다른 기업에게 우리를 지배할 힘을 주게 되어 종속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이처럼 인간의 삶과 죽음을 뒤흔드는 미래기술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법과 윤리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가 그래왔듯 과학적, 의학적, 상업적 압력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미래기술은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인간적 공감없이 섹스를 하고, 동물을 죽이지 않고 고기를 먹으며, 임신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고통스럽지 않게 죽을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그것은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오히려 지금의 불평등이 더욱 가속화되고 마치 SF소설에서 보았던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다소 앞서가는 생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기술이 발전한 가까운 미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다.
k*****1 2024.03.05. 신고 공감 1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