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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를 읽을 때 나는 항상 특정 페이지를 찾는다. 신명기 12:23. "피는, 그 생명인즉." 내가 아주 좋아하는 구절이다. 하지만 이때만큼 이 구절이 마음에 사무친 적은 없다. "피는, 그 생명인즉." 아아, 안된다. 이 사람은 죽일수 없다.(206p)
미드 CSI 에피소드중에 피를 마셔야만 살 수 있는 여자가 등장한 적이 잇다. 실제로 존재한다는 병명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신선한 피를 마셔야만 살 수 있다는. 현대판 '살아있는 뱀파이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의 피를 마셔야만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그런 결론이다. 뱀파이어는 단지 픽션속에서만 묻힌 존재가 아니다.
사이먼 윌리엄스. 스물아홉살의 고등학교 생물교사. 그저 평범한 남자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에게는 남모르는 비밀이 한가지가 있었으니 취미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젊은 여자의 피다. 태어날때부터 그랬다거나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주어진 사건으로 인해서 그에게는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가 생겼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가 피를 그리워하게 된 것은, 정신을 차리게 되려면 피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피를 마셔야만 제정신을 차릴 수 있는 그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작가의 이름이 눈에 익다. 우리나라에서는 <러브레터>라는 영화로 알려진 감독이다. 아름답고 순수하기만 한 영화를 만들어 낸 감독이 쓴 책이 뱀파이어라. 왠지 모르게 벚꽃 날리듯이 아름다운 러브레터가 붉은 핏빛으로 감싸 안아지는 듯 하다. 부조화의 조화로움이라고나 할까. 같은 붉은 계열이니 잘 어울린다는 느낌도 든다.
송곳니를 드러내고 여자들의 목에 꽂아 대는 하얀 얼굴의 뱀파이어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한 남자. 그의 독특한 취미생활은 급기야 범죄와 연관된다. 그는 어떻게 이 범죄현장을 피해갈 수 있을까.
기존 장르소설에서 보는 치밀한 범죄의 은폐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은 트로피처럼 간직하고 있을지 몰라도 누군가에게 들키는 순간 증거품이 될 뿐인 것들을 그는 왜 보관하고 있는 것일까. 치밀한 범죄현장은 없지만 독특한 뱀파이어를 원한다면 재미나게 흥미롭게 읽힐 색다른 흡혈귀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