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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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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소설이다. 문명비평을 주제로 하는 소설. 저자의 지적 자부심이 충만한 소설이다. 폴리스인 주인공 모제의 ‘오디세이아’라고 할까. 장대한 지적 모험을 나서는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 정말 ‘세계는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은 폴리스(등장인물들은 경찰, 형사라는 말 대신 폴리스라는 말을 선호한다)인 주인공 모제가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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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소설이다. 문명비평을 주제로 하는 소설.

저자의 지적 자부심이 충만한 소설이다.

폴리스인 주인공 모제의 오디세이아라고 할까. 장대한 지적 모험을 나서는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 정말 세계는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은 폴리스(등장인물들은 경찰, 형사라는 말 대신 폴리스라는 말을 선호한다)인 주인공 모제가 수많은 여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써내려간 강의록이다.

 

일단 이 소설의 구조는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된다.

여인과 관계를 설명하고, 그 여인과 만나는 장소라든가 등과 관련되어 나오게 되는 지식들을 하나 가득 풀어놓는다. 예컨대 어머니를 만나서는 서양화가들을 다음과 같이 적어놓는다. (165 - 166)

 

어머니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런 어머니의 발언, 들어보자.

 

그림이 품위 있어 보이지 

서양화가 동양화보다 더 그림같다. 동양화는 서양화에 비해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거든, 동양화는 사 놔봐야 가격도 별로 뛰지않고.

 

어머니 집에 있는 그림은 

마티스가 그린 오달리스크.

르동, 마리 보트킨의 아스트라칸 코트.

 

어머니와 이복 동생(제니)을 제외한 다른 여인들과의 만남에서는 지식 강의록에 이어서 한바탕의 섹스가 펼쳐진다. 그러니 [여인과 만남 - 강의록 - 섹스]로 이어지는 패턴이 성립된다.

 

그가 만난 여인들을 살펴보자,

 

유리 : 사라진 애인

마리 : 유리의 동생, 자살한다. (423)

파라 : (27) 편하게 만나는 사이 (14), 미국으로 간다

피여나 : 꽃집 여자

다미 : (16) 가출한 소녀

마담 지바 : 요정 폰타네, 37, 섹스 파트너, 미국으로 간다

디나 : 22(119), 자살 (333)

나래 : 20, 화교 3, (12, 168)

미사 선배 : 35, 트랜스레이터 (226),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한결같이 서양식이다. 우리말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가 출입하는 가게들 이름도 한결같다. 상호가 고급지다.

 

유토피아 나이트 클럽(125)

스피드 쿠킹점 (12)

하이틴 식당 다프니 (22)

레스토랑 로마네스크 (42)

코린토스 : 아이스크림 가게 (124)

카페 프로방스 (138)

락카페 엔타시스 (173)

비잔틴 : 술집 (206)

드림 컨츄리 : 카페 (459)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다.

 

꽃이름 19

 

클래식 음악

오페라 춘희 (259,261)

타르타니의 소나타 2악장 (269)

 

팝송

로드 스튜어트 세일링 (182)

캐스케이더스, 리듬 오브 더 레인 (237)

 

그리스 신화 : 41,

포스트 모던 작가 : 148

그림들

해바라기, 고갱의 장미와 소상, (154)

 

번역가인 사미 선배가 번역하고 있는 화보집에는 화가들(229)이 등장한다.

앙리 루소, 들라크루아 등

 

시드니 민츠 (233)

괴테 (257)

플로베르 (257)

 

그밖에 국제 정세와 역사를 논하고 있는 강의록도 등장한다.

 

미국 패권주의, 구형 구조와 신형 구도 (208)

러시아 여인으로부터 시작한 러시아 역사와 정세 강의록 (400쪽 이하)

 

러시아 음악가들 :

차이코프스키, 무소르크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프로코피에프,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400)

 

미국의 문화에 대하여 (407쪽 이하)

 

그러는 가운데, 유토피아 나이트 클럽에서 집주를 만나게 되는데 그로부터 결국은 문명의 역설에 대하여 듣게 되고, 점점 그에게 빠지게 된다.

그게 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집주는 지배인을 대신하는 말인데, 유토피아 클럽의 집주는 마치 천국의 관리자 같은 모습니다. 그가 유토피아의 건물을 관리하는데, 그 안에는 마치 신곡에 등장하는 연옥, 지옥 같은 형태로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암시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럼 이 소설의 주인공 모제는 집주에게 어떠한 사람인가 

모제는 소위 말하는 택함을 받은 자이다.

 

집주가 한 말을 새겨보자.

 

현실에 적응해서 약삭빠르게 살아가는 인간보다, 선생처럼 단순하게 사는 사람이 필요하지요.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타인을 껴안고 사랑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469)

 

그러면서 모제에게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자고 한다. 흰부르의 겨울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흰부르의 겨울, 그건 신들과 그들의 세계가 멸망하는 때를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집주와의 만남은 결국 모제의 인생을 바꾸어놓는데......

 

다시, 이 책은 

 

일단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를 비롯하여 세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도 훌륭하다. 위에 언급한 강의록이라는 부분은 소설과는 별도로 새겨보면서 읽어야 할 것들이다.

문명, 우리가 그 속에서 살아가기에 그 전체를, 본 모습을 볼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느라, 소비하느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그 문명의 화려함 속에 들어있는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또한 칭찬받을만하다.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대를 날카롭게 통찰한 저자의 안목이 부럽다.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필치 또한 부럽다.

 

 
s***h 2023.05.05.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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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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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라는 표지에 퀴즈 풀이 방식의 책인가 하고 가볍게 접근했으나 큰코 다친 책이네요.ㅎㅎ 다소 무거운 주제로 미국식 소비 자본주의와 욕망으로 병들어가는 서구 문명과 이기, 탐욕에 물든 현대인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세지의 내용을 담은 주제로 무거운 내용을 어렵지 않으면서도 스피디하게 풀어놓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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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라는 표지에

퀴즈 풀이 방식의 책인가 하고 가볍게 접근했으나 큰코 다친 책이네요.ㅎㅎ

다소 무거운 주제로 미국식 소비 자본주의와

욕망으로 병들어가는 서구 문명과 이기, 탐욕에 물든 현대인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세지의 내용을 담은 주제로

무거운 내용을 어렵지 않으면서도 스피디하게 풀어놓은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초반부터 등장하는 정사 장면에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책의 흐름상으로 느껴질만한 장면이었구요.

미국 문화를 중심으로 한 내용으로

외국작가의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나라 작가의 책이고

작가의 전문적인 지식의 흐름에 놀라운 책입니다.



 

p********4 2023.05.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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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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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작가님의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난 2월에 당첨되어 읽고 리뷰를 올렸었습니다. 이 작은 그보다 더 먼저 발표되었고 이번에 개작이 이뤄진 소설입니다. 소설은 총 3부 69파트로 이뤄졌고 매 파트 앞에 제사가 배치되었습니다. 그 출처는 pp.489~492에 목록이 나오는데 세계의 고전이란 고전은 다 적힌 듯합니다. 소설 내내 주인공 모제는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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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작가님의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난 2월에 당첨되어 읽고 리뷰를 올렸었습니다. 이 작은 그보다 더 먼저 발표되었고 이번에 개작이 이뤄진 소설입니다. 소설은 총 3부 69파트로 이뤄졌고 매 파트 앞에 제사가 배치되었습니다. 그 출처는 pp.489~492에 목록이 나오는데 세계의 고전이란 고전은 다 적힌 듯합니다.

소설 내내 주인공 모제는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모제는 아직 나이가 젊은 경찰(소설 초두, p165, p274 등 여러 부분)인데, 모제와 친한 화교 나래는 스무 살이지만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하며(p180), 주인공은 스스로를 시멘트 세대라고 부르는데 몸과 마음이 다 늙어 버렸다는 뜻입니다. "스물 일곱 살이면 요새는 노인이란 소릴 들어(p188)." 실제로 작가님 또래 분들은 20년전쯤에 다들 그러셨다고 들었습니다. 들어가는 나이에 대한 자조적 강박일 수도 있고 한 살이라도 더 어린 게 최고라는 식의 그 시대 분위기도 있었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합니다.


무슨 락카페 헌팅이라든가(p170), p216 이하에 레게머리 털 뽑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와 어르신들은 젊었을 때 저러고 노셨구나 싶어 감탄(ㅋ)이 나왔습니다. "요새는 기능별로 상대를 만나는 세상이잖아. 술이 마시고 싶으면 술 잘 마시는 애를, 야구장에 가고 싶으면 소리 잘 지르는 애를..(p273)" 이 대사에서는 "one for the money and two for the show..." 어쩌구 하는 오래된 노래 가사가 떠오릅니다.

20년 전에는 활동하지 않았던 연예인들(주로 미국) 이름이 여럿 거명되는 곳을 보면 이 대목에서 개정이 되었겠구나 하고 짐작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p240에서 니콜라스 홀트, 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등의 이름이 그렇습니다. 2002년 같으면 뮤지컬을 영화화한 <시카고>가 큰 인기를 끌었을 무렵인데 모제가 르네 젤위거를 가리켜 "지적인 미모를 지닌...(p197)" 운운한 건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르네 젤위거가 지적이라니! p170, p288(이 외에 다른 여러 군데)에서 나오는 010 국번의 휴대전화 번호 역시 20년 전에는 없었겠습니다.

또 재미있는 게 p355에 보면 형사소송법 개정 이슈가 언급됩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있던 건데 근 삼십 년 동안 말썽이다가 2019년에 드디어 입법이 이뤄졌죠. 저도 당시 검찰 수사권 시대의 종말(...)을 맞아 형사소송법 구판 중 최신판을 잽싸게 구입했는데ㅎㅎ 여튼, 류대와 모제는 둘 다 경찰이면서도 "법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시대(p356)"를 걱정합니다.

p397에 나오는 다니엘 벨의 <이데올로기의 종언>은 책 뒷부분 참고문헌 목록 p491에도 그 제목이 나옵니다. 1960년대에 나온 고전인데 지금 와서 읽어 보면 시대를 너무 앞서 가서 오히려 오류를 범한 책 아닌가 싶습니다. 1989년에 역사의 종언을 말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지금 와서 구차하게 말을 바꾸는 판이니... p211에 나오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은 나라를 뒤집어놓은 거나 다름없"다는 서술은 다음 판에는 개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p191에서 레이스 뮤직(race music. 요즘은 이런 말을 쓰지 않죠)을, 의상을 치장하는 레이스(lace)와 연관시킨 건 모제씨가 아주 큰 착각을 한 듯합니다.

클리프 리처드, 톰 존스, 앤디 윌리엄스 등(p201)은 모제의 어머니(p164) 세대가 즐겨 들었음직한 가수들이고(보통 엄마가 즐겨 듣던 음악을 아들도 좋아하게 됩니다), 스티비 원더, 로드 스튜어트(p182) 혹은 여러 메탈 장르가 아마 모제 자신의 청춘기에서 스스로 찾아 듣던 음악이겠죠. 아들은 경찰인데 엄마는 출신도 부유층인 데다 다시 부유한 남성과 재혼한 자유로운 영혼이라서 흥미로웠습니다. "서양화가 동양화보다 더 그림 같고,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는 데다 사 놓아 봐야 가격도 안 오른다"는 모친 말씀에 주인공 모제는 "(모친이) 미술을 전공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하는데 독자로서 여기에 웃으며 공감하면서도, 솔직히 이건 맞는 말 아닌가 싶었습니다. p386에 애너벨 청과 함께 언급되는 그레이스 켁은 이름을 Grace Quek이라고 씁니다.

이 책에서 모제는 미국이 퍼뜨리는 악성 종양(p405) 같은 대중 문화를 신랄히 비판합니다. 문화적 사대주의(p183), 신경제제국주의(p210) 등의 용어가 쓰이지만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안 나오네요. 어찌보면, 미국 대중문화를 비판하면서 정작 모제 본인은 이렇게나 많은 여성들과 자유분방한 관계(미국 상업 문화가 퍼뜨리는 가장 나쁜 영향인 말초적 쾌락의 추구)를 갖는다는 게 역설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재혼한 모친(젊어서 열렬히 엘비스나 클리프 리처드 등 영미 팝송에 몰입했을)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으리라 짐작합니다. 다 읽고 나서 답답해지는 가슴을 저도 모제처럼 나래를 만나 해소(p195)하고 싶어졌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v*****7 2023.06.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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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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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저자 : 최인 본명은 최인호다. 경기도 여주시 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 태어났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 「비어 있는 방」으로 등단했으며 2002년 『문명, 그 화려한 역설』로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2019년 12년간 ‘최인소설교실’을 운영했다. 인천지방경찰청에서 13년 근무했으며 파출소장과 형사반장을 역임하였다.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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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저자 : 최인

본명은 최인호다. 경기도 여주시 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 태어났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 「비어 있는 방」으로 등단했으며 2002년 『문명, 그 화려한 역설』로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2019년 12년간 ‘최인소설교실’을 운영했다. 인천지방경찰청에서 13년 근무했으며 파출소장과 형사반장을 역임하였다. 저서 『안개 속에서 춤을 추다』, 『킬리만자로 카페』, 『뒤로 가는 버스』, 『장미와 칼날』, 『크리스마스 전야』, 『그 바다엔 낙타가 산다』, 『인베이더』, 『그들 그리고』,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 있다.


 

비밀풀기와 상금내역

작가의 말

제1부 1파트 - 19파트

제2부 20파트 - 50파트

제3부 51파트 - 69파트


 

사회적 분열과 해체기의 인간들은 하나의 극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사랑 면에서는 쾌락이나 금욕을 감정 면에서는 충동이나 절제를 행동 면에서는

방종이나 겸손을 생활 면에서는 파격이나 관례를 이념 면에서는 극좌나 극우를 그러나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행과 불행 선과 악 같은 본질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다.

그럿은 가치관과 이념은 물론이고 진실과 진리까지도 표묘속에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욕망이라는 정념은 정기들에 기인된 정신의 분란으로서 그 정기들은 정신이 알맞다고 여기는 것들을 정신으로 하여금 장차 바라고 싶게 한다. 우리는 눈앞에 없는 선한

것의 현존만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것의 보존도 아울러 바란다.

또한 나아가 이미 지닌 악과 장차 닥칠지도 모를 사예의 결여까지도 바란다.


 

어떤 숲속에서 길을 잃게 된 나그네는 때로는 이곳으로 때로는 저곳으로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되고 한자리에 머물러 있어서도 안 된다. 오히려 그는 가능한 한 똑같은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맥진해야 하며 그 길을 선택하도록 시초에 결정한 동기가 지극히 우연적이라 하더라도 그 때문에 그 길을 바꿔서도 안 된다.


 

나는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옳고 수우한 길인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뿐입니다.

1998년 신춘문예 등단의 최인작가님의 장편소설입니다.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제목부터 생소하며 앞장에 비밀풀기와 상금내역이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신기하고 특이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대화체와 지하클럽, 자살 등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전개로 관심이 가져지며

중간중간에 성적 묘사가 있어서 현재보다는 미래에 가능한 자유로운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읽으면서도 신기하면서도 세밀한 표현이 다소 놀랍기도 합니다.

글여울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문명그화려한역설 #글여울 #최인

#비밀풀기 #비밀소설 #비밀풀기 #프로젝트

 

k*****6 2023.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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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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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유기 현장에서 오럴섹스라." 류대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나는 사이드미러에서 눈을 데고 의자를 뒤로 젖힌다. 류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탄성을 지른다.'죽여주는구만,'비는 어둠을 가르고 보이 조지는 계속 트라잉게임을 노래한다. 나는 승용차 천정을 응시하다가 눈을 감는다. (-29-) "모제씬 유리를 어떻게 알았어요?" "대학 써클에서 만났어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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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유기 현장에서 오럴섹스라."

류대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나는 사이드미러에서 눈을 데고 의자를 뒤로 젖힌다. 류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탄성을 지른다.'죽여주는구만,'비는 어둠을 가르고 보이 조지는 계속 트라잉게임을 노래한다. 나는 승용차 천정을 응시하다가 눈을 감는다. (-29-)

"모제씬 유리를 어떻게 알았어요?"

"대학 써클에서 만났어요.난 복학생이고 유리는 막 입학한 신입생이었죠."

"그랬군요."

"유리하고는 캠퍼스 커플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사귀어 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헤어지자는 거예요.어디론가 가야 한다나 무얼 찾아야 한다나. 아니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아야 된다는 거였어요.그걸 마지막으로 이 도시에서 완전히 사라졌죠. 컴퓨터로 조회도 하고 전국에 수배도 내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별일 없을 거예요."

"별일이 없다니요?"(-143-)

"그럴 거야. 그런 용어를 쓴 사람은 없으니까.도 그런 구도를 생각해 본 학자도 별로 없고,아무튼 냉전이란 말은 국어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단어가 됐어. 그야말로 세계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자원이 많은 나라와 자원이 없는 나라로 가리게 됐다는 거지. 그래서 냉전종식은 하나의 질서를 도태시켰지만, 또다른 질서를 창출하는 게 이바지했어. 부국과 빈국,자본가와 비자본가,자원국과 비자원국,그 와중에 소련리라는 거인이 쓰러졌지만 ,구질서는 종말을 고하고 신질서사 등장한 건 분명해. 그 혼란 중에 미국이 추구하는 경제 패권주의가 번명에 나선 거고., 문제는 경제 패권주의에 시아이에이가 동원된다는 거야."

"시아이에이가요?" (-108-)

"델로피아?'

"그렇습니다. 델로피아도 상상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곳입니다. 다시 말해 델로피아는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이상세계고,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은 유토피아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계를 건설코자 하는 것입니다. 누구든 행복을 누리면서 영원히 자유롭게 사는 곳을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만나거나,이곳에 들어오면 꿈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모든 게 알수 없는 것들 뿐이고 ,이해할 수 없는 기계들로 꽉 차 있거든요.분명한 사실은 이 모든 게 꿈이나 환상은 아니라는 겁니다."

"아까는 꿈과 현실 사이에 있는 어떤 공간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314-)

"그런 다음에은 사이버이즘으로 발전되었지.이런 상태로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이미지도 사이버화 한다는 얘기야.모든 게 가상공간 속에서 움직이고, 가상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거지. 섹스도 가상의 상대하고 하고, 사랑도 가상의 사랑하고 나누고, 결혼도 가상의 상대와 하는거야. 즉 모든 게 가상 속에서 시작되고, 가상 속에서 진행되다가 , 가상 속에서 결론 짓은 거지. 현대인이 포노 사피엔스로 진화해 갈수록 그런 현상은 더 농후해질 거고,. 지금은 꿈같은 얘기지만 머지않아 현실화될 게 분명해."

"그랗게 된다고 해도 문제군요."

"그렇지, 모든 사람이 혼자 생각하고, 혼자 즐기고, 혼자 일하고, 혼자 살게 될 테니까.그런 삶 속에선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랑이나 증오, 즐거움 같은 것드고 사상적으로 느끼게 되겠지.지금으로선 상상이 안 가는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는 거여." (-375-)

"그러면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뭐죠?"

"그건 선생이 우리가 찾은 순수하고 선량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선생은 세상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가진 몇 안되는 인간이란 말이지요.그런 사람들이 우리한테는 필요한 겁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껴안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인간 말입니다.그런 인간 10명이 모이면 이 세상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10명?"

"그렇습니다.의인 10명. 저번에 말하지 않았습니까.그리고 10명의 연극단원을 모집한다고요." (-468-)

최인 작가의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도피와 회귀』, 『돌고래의 신화』를 연이어 읽었다. 앞서 읽었던 소설들은 단순히 장편 소설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그렇지 않다.소설 속에 인문학적 요소로 채워 나가고 있었으며,인문학적 이야기를 인용하였다. 책의 뒷 부분에는 100여권의 참고 도서가 수록되어 있었다. 그 참고 도서 중에 눈에 들어왔던 책이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와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이다. 이 소설은 세번째, 「문명의 역설」로 ,문명의 삼부작으로 봐도 무방하다. 인간에게 문명이라는 하나의 관념이 생기면서, 인류는 서서히 깨어났다. 하나의 세계관에서, 다양한 세계관이 생겨남으로서, 그 결과 문명과 문명이 충돌하였고, 붕괴될 수 있는 문제를 낳고 말았다.

소설 『문명, 그 화려한 역설』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 최인이 형사 출신이라는 점이다. 소설 속 주인공 모제가 형사라는 것은 놓칠 수 없었으며, 류대도 마찬가지다. 대학 동기인 유리를 찾아서고, 유리와 함께 사라진 피여나라는 아이의 존재를 이해시킬 필요가 있었다.

특히 이 소설에서 두 사람이 사라짐으로서 ,하나의 문명이 열리게 된다. 그 문명이라는 것은 새로운 문명의 개척자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기존의 문명이 가지고 있는 부조리함과 물질만능주의는 인간의 타락를 가져오게 된다.쾌락을 중시하면서,서서히 낭만주의가 가지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이 소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여기에 있었다. 주인공은 왜 유리를 찾으려 하였는다.그 찾으려 했던 사랑에 남긴 메시지에는 유리가 사라진 이유에 대한 힌트가 남아 있었다. 인간에게 문명은 인위적이면서, 허약하다.그로 인해 인간은 불안한 삶 속에서,문명이 붕괴될 위험성을 품고 있었다. 델로피아라 부르는 이상적인 세계는 작가가 만든 하나의 관몀 속에 있었다.그 관념이 앞으로 30년 후에 인간의 미래를 나타내고 있으며, 현실보다 가상이 우선인 사회, 미래 세대가 품고있는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은 결국 인강에게 위선과 모순의 발자국으로 남게 된다. 살이있으면서, 존재하지 않는 것, 현존하지만 현존하지 않는 가상이 현실사회와 결합하면, 인간은 인간과의 관계 맺음에 대한 필요성이 소멸하고,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특별한 환경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욕구가 문명을 만들었고,문명을 발전시켜왔지만,결국 문명이 품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순수한 사랑만이 인간의 문명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

k*******2 2023.05.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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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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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았을때 정말 파격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표지에는 69개의 비밀이 있고 이걸 가장 먼저 푼다면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는게 가장 특이하게 다가온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이었어요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느낌의 책이고 이런 류의 책은 처음보아서 흥미진진함을 가득 안고 본 책이에요. 표지에 비밀이 있다는걸 보니 숫자와 모양이 다 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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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았을때 정말 파격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표지에는 69개의 비밀이

있고 이걸 가장 먼저 푼다면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는게 가장 특이하게 다가온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이었어요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느낌의 책이고

이런 류의 책은 처음보아서 흥미진진함을

가득 안고 본 책이에요. 표지에 비밀이

있다는걸 보니 숫자와 모양이 다 다르고

하나하나가 무얼 의미하는 것 같아서 괜시리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이 책은 철학적인 내용도 나오고

의미심장하게 끌어가는 것도 많기에 

곱씹어보면서 읽기 좋은 책이더라구요

 

인용하는 글들을 보면 더 신비롭게

빠져드는 듯한 매력의 이 책은

번호가 전부 매겨져 있어서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책을 읽을수록

작가님의 배경지식이 참 많다는걸 알게되고

추가적인 교양지식도 얻을수 있던 책입니다

 

원래는 2002년에 출간 된 책인데

파격적인 내용이라서 출간이 미뤄지다가

2021년에나 나오게 된 책이에요


주인공으로 꼽자면 모제,집주,이카로스

이렇게가 주된 주인공이고 유리라는 여자가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시작을 해요

 

모제는 형사이고 유리와는 연인사이었어서

그녀를 찾으러 나서는데 지하클럽인

유토피아를 방문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40개의

방이 있고 제각각 용도와 쓰임이 달라요

아프로디테방, 프로메테우스 방 등 

각 신의 이름이 걸려있는 방으로 가게 되는데 

특색이 다 달라서 어떤 방일까 짐작도

하면서 보게 된 책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일이 생길까

라는 호기심으로 보게 되었는대 생각보다

흥미롭게 빠져든 책이라서 재밌었어요

 

읽기가 매우 쉬운책은 아니었으나

작가님이 설명을 잘 써준 책이서서 친절하게

다가온 책이었어요, 모제가 세상을 구하는 의인 중

하나라는 부분에서 모제의 선택도

흥미롭게 볼수 있던 책이었어요

 

다 읽고보니 장황하게 설명한 부분은

어떻게보면 서구문명을 비판하는 의도가 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모제와 집주의 관계성

을 보는게 재밌었어요, 흉악범인 이카로스를

찾을수 있을지 그리고 모제와 집주에겐

어떤 관계성이 돋보이는지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c*********0 2023.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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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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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 제목에 이끌리듯이 또는 책 내용을 얼핏 보고, 제가 흥미롭게 읽는 내용이다 싶으면 읽고는 하는데요. 오늘은 책 내용, 책 제목 말고 다른 이유로 이 책을 너무 읽고 싶었는데요. 오늘 서평할 책은 바로 최인 작가님의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이라는 책이랍니다. 사실 이 책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즐겨볼 것 같은 제목은 아니지만요. 제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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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 제목에 이끌리듯이 또는 책 내용을 얼핏 보고,

제가 흥미롭게 읽는 내용이다 싶으면 읽고는 하는데요.

오늘은 책 내용, 책 제목 말고 다른 이유로 이 책을 너무 읽고 싶었는데요.

오늘 서평할 책은 바로 최인 작가님의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이라는 책이랍니다.

사실 이 책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즐겨볼 것 같은 제목은 아니지만요.

제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책을 재미있게 읽고,

표지의 숨겨진 69개의 비밀을 풀어보라는 글때문이었어요.

제 말을 보고 '저 비밀 그걸 굳이 풀어야하나?' 싶겠지만요.

이 69개의 비밀을 풀게 된다면

상금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상금 단위가 몇 백도 아닌 5천이라는데 사실 못먹어도 고 아니겠어요?!

혹시 모르죠.

책을 재미있게 읽다보면 비밀을 풀어낼지도!

거기에다 이 책은 1억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사실.

하지만 때는 2002년 소설 내 성적 표현이 그때 당시 너무 파격적이여서 출간이 번번히 거절당했다고 해요.

그렇게 번번히 거절당하다가 2021년

작가님이 직접 출판사를 내 첫 출간을 했다고 해요.

하지만 수상작인만큼 스토리면에서는 탄탄하고 흥미로운 스토리일거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읽고 싶었던 책이었답니다.

이 책의 구성은

제1부 1파트-19파트

제2부 20파트-50파트

제3부 51파트-69파트

총 69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구성되어있어요.

69개의 비밀 숫자와 동일하죠?

이 구성 조차 뭔가 그냥 흘려 넘길 수가 없어서 꼼꼼하게 보려고 했지만

읽다보면 내가 비밀을 풀려고 이 책을 읽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내용에 푹 빠져 읽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더라고요.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형사 모제는 대학에서 만나 연인 사이였던 유리

유리는 갑자기 모제에게 이별 통보를 하고 사라져버리는데요.

모제는 유리를 잊지 못하고, 유리를 찾고는 하죠.

모제의 업무는 가출 소녀를 찾아내거나 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는 과정에서 자살한 소녀들을 만나게 되죠.

모제는 잊지 못한 유리를 찾아다니던 중 유토피아 나이트클럽에 들어가게 되고,

유토피아 나이트 클럽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모티브로 40개의 방을 가지고 있었죠.

모제는 혹여나 유리가 있을까 방 하나하나 살펴보는데요.

집주라고 불리우는 지배인은 각 방에 해당되는 신화들을 설명하고,

모제는 집주를 따라 지하세계를 탐험하게 되죠.

그리고 집주는 모제에게 의인 10명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모제는 의인 10명 중 9번째 의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죠.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모제는 그 곳에서의 기억을 잊게되는데

모제는 인류 문명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과연 구할 수 있을까요?

과연 이별을 통보하고 증발하듯 사라진 유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5천만원 상금이 걸려있는 69개의 비밀을 간직한 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서평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8 2023.05.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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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와 서두에서 69개의 비밀을 풀어보라는 페이지가 보인다. 우습게도 나는 그 페이지를 보고 나서 책에서 혹시라도 내가 만나게 될 수수께끼나 퀴즈들을 놓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답을 적기 위해 커다란 수첩 하나를 꺼냈다. 자그마치 5천만 원. 비밀을 풀게 되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상금의 액수를 보니 적지 않았다. (뭐 69개면.. 그보다 훨씬 많은 문제들도 풀어본 적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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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와 서두에서 69개의 비밀을 풀어보라는 페이지가 보인다. 우습게도 나는 그 페이지를 보고 나서 책에서 혹시라도 내가 만나게 될 수수께끼나 퀴즈들을 놓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답을 적기 위해 커다란 수첩 하나를 꺼냈다. 자그마치 5천만 원. 비밀을 풀게 되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상금의 액수를 보니 적지 않았다. (뭐 69개면.. 그보다 훨씬 많은 문제들도 풀어본 적이 많으니 까짓꺼. :) 수수께끼는 언제 나오려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책이 시대에 걸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판을 거부당하자 스스로 출판사를 만들어버린 저자 최인 (본명은 최인호님이다.). 책을 읽으면서 왜 그 오래 전에 이 책이 출판 거부를 당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원고가 처음 나왔을 시점과 문학상에 선정되었던 2002년을 미루어 짐작해 보면 당시 시대 상황에서 이 책이 받아들여지기는 많이 어려웠을 것 같다. 그렇다. 표지에서 저자가 쓴 표현대로 이 소설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사람들은 사랑의 측면에서 쾌락이나 금욕 중 하나를, 감정의 면에서는 충동과 절제 중 하나를 선택하고 본인과 타인의 정치적 성향을 극우 혹은 극좌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어떤 주제든 극과 극을 선택하며 서로를 비방한다. 마치 자석의 S극과 S극, N극과 N극이 만난 것처럼 서로 섞이지 못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사람들은 극과 극을 두고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는데 예를 들어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행과 불행,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갈팡질팡 하는 것이다.

 

저자는 '문명' 이라는 화려함 속에 살지만 본질은 점차 퇴색해 가는 우리 시대를 한 형사(경찰) '모제'의 눈으로 바라본다. 역설적이게도 모제는 본인의 직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란함에 물들어있다. 복학생 시절 만난 여자친구 유리가 사라지면서 모제는 그녀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의 업무는 가출 소녀들을 찾아내거나 구하는 일. 하지만 소녀들은 대부분 죽음을 택한다. 자살은 문명사회가 앓고 있는 집합적 질환의 본보기라고 했던가. 방황하던 그들은 결국 자신의 손으로 목숨을 끊는다. 모제는 가출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 아니, 대부분은 자살로 끝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현대 사회의 민낯을 본다.

 

책은 정확하게 69개의 토막난 스토리를 담는다. 각 스토리는 시작 전 유명인의 명언이나 책의 글귀를 담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문명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길을 정말 멀고도 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문구들도 등장한다. 가령,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없어서 불행하다는 것과 의지는 비결정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서 쉽사리 길을 잃고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 등이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의미가 꽤 잘 와닿는다. 가장 정곡을 찔렀던 문구는 바로 이것이다. "착하고 경건한 사람이 착하고 경건한 행위를 만들고 악한 사람이 악한 행위를 만든다." 이 문구는 사실 정확히 이렇게 표현되어 있었다. 착하고 경건한 행위가 착하고 경건한 사람을 만든 것이 아니고 악한 행위를 해서 인간이 악해지는 것이 아니다. 본디 악한 사람이 착한 일을 한 번 했다고 해서 또 원래 착한 사람이 악한 일을 한번 저질렀다고 해서 그 사람의 본질이 바뀌는가. 맹자와 순자의 성선설과 성악설도 떠오르지만 그들을 떠올린다고 해도 그 답은 나도 잘 모르겠다.

 

저자는 양면성을 가진 사람들을 과감하게 소설에 등장시킨다. 도발적이면서도 고급미와 세련미를 풍기는 여자, 문학이나 사상에서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의외의 여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그러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팝송에 자리를 내어준 정통 클래식, 헌 것을 밀어내는 새 것을 체감한다.

 

사라진 여자친구 유리는 어디로 간걸까. 그녀를 찾기 위한 그의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모제는 40개의 방이 있는 지하클럽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나는 이 장면은 주인공 모제가 실제 그 장소에 들어선 것인지 아니면 꿈 속에서 그 장소를 본 것인지 혼란스럽다. 40개의 각 방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다양한 신들을 모티브로 꾸며진 방들이다. 모제는 자신의 연인을 찾기 위해 그 방들을 하나 하나 관찰해 나간다. 모제가 유리를 찾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제쳐두고, 나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지하의 그곳에서 한 노인이 각 방에 얽힌 신화들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 이 소설을 보는 가장 큰 묘미였다.

 

소설은 한국 사회만이 아닌 미국 사회의 역설도 일본 사회의 역설도 정확하게 꼬집어 낸다.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지만 급속도로 퇴락의 길을 걷고 있는 문명.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도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사람은 항상 목적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화려한 도시 문명으로부터의 탈출구는 과연 죽음인가.

 

 

※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마조마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s*******6 2023.05.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시공간을 넘나들며 화려한 문명 이면을 재조명한다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시공간을 넘나들며 화려한 문명 이면을 재조명한다" 내용보기
이 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최인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의 개정판이다. 소설 속 주인공 모제는 형사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여자친구 유리를 찾기 위해 온 도시를 뒤지고 다닌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유리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동시에 450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어 있던 재미동포 흉악범 이카로스가 탈옥한다. 그를 쫒는 형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시공간을 넘나들며 화려한 문명 이면을 재조명한다" 내용보기


 

이 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최인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의 개정판이다. 소설 속 주인공 모제는 형사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여자친구 유리를 찾기 위해 온 도시를 뒤지고 다닌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유리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동시에 450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어 있던 재미동포 흉악범 이카로스가 탈옥한다. 그를 쫒는 형사 모제는 떠난 여인 유리의 환상을 지우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모제의 일상이 드러나는 잠깐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지금 12시간씩 이 교대 잠복근무를 하다가 5시간으로 바뀌었다. 사흘 후부터는 10시간, 5일이 지난 지금은 12시간씩 근무 중이다. 현재의 근무체계도 일주일이 지나면 24시간으로 바뀌게 된다. 그 대신 잠복조는 조회나 석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승용차로 출근한다. 식사도 불규칙한 근무체계와 비슷한 방법으로 해결한다. 근무교대를 해주는 류대도 지쳤지만, 나도 이제 한계가 왔다. 이쯤 되면 만사가 귀찮고 무엇을 해도 짜증만 난다. 그런데다 몸은 늘어지고 의식은 점점 더 몽롱해져 간다."(p.59)

이 책은 소설 작품이다. 목차에 보면 〈제1부〉 1파트 - 19파트, 〈제2부〉 20파트 - 50파트, 〈제3부〉 51파트 - 69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부'와 '파트'로 구별돼 있지만 3부 69장(章)으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이 소설의 이력은 다소 의아하고 모호하기도 하다. 「작가의 말」을 통해 저자 최인이 이 책의 탄생에 대해 간략하게 써놓았는데 여느 소설과 조금은 다른 태생 기록을 갖고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구상할 당시 20년이나 30년 후의 이야기를 써 보자 생각하고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20~30년 후의 이야기답게 가볍고 스피디하고 파격적인 표현으로 일관했다고 밝힌다. 소설을 읽어 보면 성관계 묘사가 다소 파격적이긴 하다. 간겷한 단문을 사용해 독자의 호흡도 잘 살릴 수 있다. 또 파트에서 파트로 넘어갈 때도 거리낌없이 넘나들고 있어 시공간의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책은 한 신문사에서 주최한 「1억원 고료 국제문학상」 당선작이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심사위원들이 당선작으로 선정할 때 묘사뿐 아니라 빠르고 참신하고 재미있다는 점에 있었다고 저자는 기억한다. 그러나 당선작으로 뽑힌 이유인 가볍고 스피디하고 파격적인 전개가 출판의 장애물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당선작으로 확정한 2002년 당시 출판사들은 당선 이유를 이유로 출간을 거절했다. 결국 20~30년 후를 내다보고 쓴 소설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저자가 출판 거절 이유로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다른 이유가 있는데 출판사들이 적절한 변명으로 둘러댄 것인가? 아니면 성 관계를 지나치게 파격적으로 묘사해서인가? 저자도 적절한 답변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독자로서는 더욱 궁금하긴 하다. 독자의 생각으로 "혹시?" 하는 부분은 소설인데도 해석하기 어려운 철학적 저서, 성경, 동양 고전, 찰학 이론, 문학이론서 등을 인용해서인가?란 점이다. 이 책은 저자가 말한 대로 69개 파트 시작 부분에 제목만 읽어도 머리가 아플 만한 명저들을 파트 수만큼 인용했다. 마치 파트의 제목처럼 어김없이 인용문이 먼저 시작하고 소설 본문이 뒤따르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고 출판 거절 이유가 될까? 독자들이 외면할 것 같아서? 즉 잘 안 팔릴 것 같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독자도 갖고 있다. 소설은 우리 삶이나 인간의 감정을 모두 형상화해 알기 쉽게 전해주는 문학 서술 방식인데 철학 이론의 한 부분을 먼저 인용하고 그 부분에 대한 해석을 하듯이 본문을 이어놓는다면 독자들이 쉽게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으리란 생각은 출판을 모르는 독자도 들긴 한다. 아무튼 태어나기 어려운 이력을 지닌 채 일정기간(공모전 당선작이니만큼 출판권이 주최 신문사에 있을 것)이 지나고 출판권을 저자에게 되돌려 주었다고 한다.

저자는 당선작보다 더 좋은 소설을 쓰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결론 짓고, 9편의 장편을 추가로 쓰기에 이르렀다고 회고한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최근 새로 쓴 9편의 소설도 탈고가 완료되었고,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일만 남았다.(독자가 알기로는 몇 편인가 발표되었다) 드디어 저자는 그동안 틈나는 대로 수백 회 이상 탈고하고 이 작품을 출판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 소설을 20년 이상 끌어안고 씨름한 것은, 파격적인 표현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문장을 갈고 다듬는 괄골요독(刮骨療毒)*의 과정과, 좋은 글을 위해 육신과 영혼을 아낌없이 바치는 사생취예(捨生取藝)**의 정신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인다.

 

* 괄골요독(刮骨療毒) : 뼈를 깎는 고통을 안고 독소를 씻어내다.

** 사생취예(捨生取藝) : 삶을 기꺼이 바쳐 예술을 얻는다.(이상 독자 주)

 


 

이 소설은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이 있다. 〈비밀풀기〉 현상 공모다. 현상 공모 내역을 보면 쉽지 않은 비밀인 듯하다. 문제가 표지에 있다는 점 외에는 어떤 힌트도 주어지지 않았다. 현상금의 파격일 뿐만 아니라 출판계에도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독자로서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현상금은 무려 5,000만 원. 책 표지에 69개의 비밀이 있으며, 이것을 푸는 첫 번째 독자에게 5,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는 것. 이 개정판뿐만 아니라 초판본 구매자도 자격이 주어진다. 해답은 10~50자 이내로 쓸 것을 주문하고, 긴 문장이 필요한 경우 글자 수를 초과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답 앞에는 반드시 일련번호(1에서 69까지)를 붙일 것을 특별 요청한 것으로 보아 이 책의 69편으로 이루어진 것에 다소의 힌트가 되지 않나 싶다. 다만 독자의 추정일 뿐이다. 이처럼 상금액이나 비밀풀기 공모가 파격적이긴 하지만 독자로서는 '특전'에 더 시선이 간다. "연인이나 커플, 부부가 도전할 경우 비밀 3개를 면제해 줍니다."

다른 대부분의 장의 서문처럼 들어가는 인용문(고딕처리)이 첫 장(파트)에는 인용하지 않고 저자의 지론을 써놓은 듯하다. 인용문이란 아무런 표식도 없기 때문이다. 소설 형식의 문체라기보다 논저나 사상서 같은 느낌이다.

"사회적 분열과 해체기의 인간들은 하나의 극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사랑 면에서는 쾌락이나 금욕을, 감정 면에서는 충동이나 절제를, 행동 면에서는 방종이나 겸손을, 생할 면에서는 파격이나 관례를, 이념 면에서는 극좌나 극우를, 그러나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행과 불행, 선과 악 같은 본질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다. 그것은 가치관과 이념은 물론이고 진실과 진리까지도 표묘(??)*** 속에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p.11)

 

*** 표묘(??) : 끝없이 넓거나 멀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어렴풋함.(저자 주)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급진적인 현대문명과 왜곡된 자본주의에 대한 묵시록적 기록이란 출판사 측 소개글처럼 '문명의 역설'에 주목된다. 특히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서구사상과 서구문명이 다다른 막다른 골목을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며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 무거운 주제의식을 가벼우면서 재미있고 스피디하게 다루는 방법을 선택했다. 즉 적의 칼로 적을 제압하는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의 전략이 엿보인다. 조금 어렵게 썼지만 서양 문명의 빛나는 발전 속의 그늘지고 어두운 문화를 지적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소설 속의 세계는 가볍고 경쾌하고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춤추고 노래하고 술 마시고 섹스하며, 사소한 것에 탐닉하는,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젊은 인물들이 소설을 끌고 간다. 이 책에 섹스가 자주 묘사되는 이유이다.

'모제'와 '집주'와 '이카로스'는 상징으로 가득 찬 이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세 명의 인물이다. 또한 형사 모제(27세)는 풍요와 자유의 얼굴을 한 신세대 문화의 전형적인 수혜자이다. 그는 21세기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자유분방한 형사이다. 모제는 삶에 대한 집착도 목적도 없다. 순간을 즐기고 소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팝송, 패스트푸드, 양주, 자유로움, 바, 나이트클럽, 섹스 등이 모제를 나타낼 수 있는 기호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고 만다. 지난밤을 디나와 섹스로 지새웠다는 걸 밝힐 순 없다. 다미에게 나는 오빠이면서 아빠 같은 존재니까. 나는 머리를 굴리다가 재빨리 화제를 바꾸었다."(p.23)

 


 

새로운 세대의 형사답게 모제 주변에는 수많은 여자들이 있다. 그들은 누구든 가리지 않고 섹스를 즐기는 새로이 등장한 새로운 세대이다. 여자친구 유리(24세), 편한 친구 파라(27세), 술집 호스티스 디나(22세), 마담 지바(37세), 친구 동생 마리(20세), 화교 나래(20세), 번역작가 미사(35세), 꽃집을 경영하는 피여나(24세), 가출 학생 다미(16세)가 그들이다. 그들 중 유리는 이 혼탁한 도시문명에서 발견하기 힘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여자이다. 그런 유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은 현재형 문장 특유의 빠른 속도감과 풍요한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기표들에 대한 산뜻한 묘사로 쉽게 읽히는 미덕을 지녔다. 작가는 이렇게 화려하고 산뜻한 포장지 속에 비수를 숨겨 놓았다. 그 비수는 작고 둔중하면서도 날카롭다. 서구사상사와 문명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창조해낸 인물과 사건들은 하나같이 상징적이다. 이 소설의 주제는 진지하다. 그러나 전혀 무겁지 않다. 빠르게 읽히는 문체와 기발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최인의 소설은 늘 그렇듯 흥미롭고 재미있고 반전의 묘미가 있다. 그리고 시대의 아픔과 상처와 모순을 지적하고 세련되게 아우른다. 달콤하고 세련된 문장을 선물상자 속에 포장한, 한마디로 경쾌한 신세대형 소설이다, 라는 평이 말해준다.

"허다한 전설에 있어서 동물과의 친교와 동물의 언어 이해는 낙원적 징후를 보여준다. 태초에, 즉 신화적 시대에는 사람은 동물과 평화스럽게 살았으며 동물의 언어를 이해했다. 성서에 나오는 인간타락의 전승에 비교될 원초적 파국이 오기 전까지 인간은 오늘날과 같은 삶, 즉 죽어야 하며 성적이고, 자신을 양육하기 위해 노동을 해야 하며, 동물과 대적관계에 놓인 것 등과 같은 생활을 하지 않았다. 엘리아데의 『샤머니즘』 중에서(p.152)

 


 

독자 역시 저자의 의식 흐름을 따라가기 벅차다. 소설에 사용되는 용어뿐만 아니라 각종 세계적 명저에 대한 저자의 탐구나 열정에 미치지 못한 원인이 클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에 대한 주제가 확실한 소설이니만큼 읽어가는 데는 큰 문제를 겪지 않는다. 더욱이 독자로서는 저자의 전작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를 이미 읽고서 저자의 소설 형식에 낯설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신세대'란 용어는 쓰지 않지만, 신세대든 MZ세대든 이 소설에서는 상관없다. 시대의 청춘을 가리키는 용어는 계속 바뀌어도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여기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속에 흔들리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겨보면 즉각 알게 될 것이다. 어느덧 각각의 인물들에게 몰입되어 자칫 ‘화려해 보이는’ 그들의 미래를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 모든 것이 역설적이고 불투명하고 모순적일지라도.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본의 본문, 표지 등 220개의 비밀을 69개로 대폭 줄여, 어렵게 느껴지던 비밀 풀기의 난이도를 낮췄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가벼움 속에 진지함과 깊이감을 숨기고 있는 이 소설은 결국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과 무덤이 있는 곳에서만이 부활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펼친다면 이제 감탄하며 책장을 넘기는 일만 남았다. 지금까지의 소설 읽기와는 다소 다른 느낌의 소설 읽기를 시도한 작품이다.

 

저자 : 최인(崔仁鎬)

 

본명은 최인호다. 경기도 여주시 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 태어났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 「비어 있는 방」으로 등단했으며 2002년 『문명, 그 화려한 역설』로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2019년 12년간 ‘최인소설교실’을 운영했다. 인천지방경찰청에서 13년 근무했으며 파출소장과 형사반장을 역임하였다. 저서 『안개 속에서 춤을 추다』, 『킬리만자로 카페』, 『뒤로 가는 버스』, 『장미와 칼날』, 『크리스마스 전야』, 『그 바다엔 낙타가 산다』, 『인베이더』, 『그들 그리고』,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c*****0 2023.05.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문명, 그 화려한 역설
"문명, 그 화려한 역설" 내용보기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 키에르케고르의 「철학적 단편」 중에서 (22p)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최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원래 이 작품은 2002년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인데 파격적인 성적 표현으로 인해 출간이 거절되었다고 해요. 그로부터 20여 년, 직접 출판
"문명, 그 화려한 역설" 내용보기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 키에르케고르의 「철학적 단편」 중에서 (22p)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최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원래 이 작품은 2002년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인데 파격적인 성적 표현으로 인해 출간이 거절되었다고 해요.

그로부터 20여 년, 직접 출판사를 창립하여 도서출판 글여울에서 2021년 3월 출간하게 되었고, 지금 제 손에 든 책은 2023년 개정판이에요.

우선 첫 장에는 "재미있게 소설을 읽고 덤으로 비밀을 풀어 보세요!"라는 문장과 함께 비밀풀기와 상금내역에 관한 설명이 나와 있어요.

책 표지에는 69개의 비밀이 있는데, 이걸 푸는 첫 번째 독자에게 5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고 되어 있어요. 2021년부터 시작된 <문명, 그 화려한 역설> 비밀찾기 프로젝트 공모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에요. 이 프로젝트는 모든 비밀이 풀릴 때까지 계속된다고 하네요. 해답은 10~50자 이내로 써서 도서출판 글여울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면 돼요. 개인, 연인, 서클, 단체가 비밀을 풀어서 올릴 수 있는 횟수는 짝수월에 한 번이고, 연인이나 커플, 부부가 도전할 경우는 비밀 3개를 면제해준다고 해요. 비밀찾기 혹은 상금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세상에나, 이런 이벤트는 처음 본 것 같아요. 문득 궁금해지네요. 도대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요.

소설의 주인공은 스물일곱 살의 청년 모제예요. 형사인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여자친구 유리를 사랑해요.

스물네 살의 유리와는 대학 서클에서 만나 캠퍼스 커플로 쭉 지금까지 사귀었는데 갑자기 이별통보를 한 거예요. 어딘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러 가야 한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긴 채 사라졌어요. 스스로 떠났으니 가출이지만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어요.

형사로 근무하면서 유리를 찾아 헤매는 모제,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모제의 사랑인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의 사랑을 분리한 듯한 모제는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못 잊는다면서도 끊임없이 주변의 여자들과 육체적 쾌락을 즐기고 있어요. 그녀들은 기꺼이 모제와의 하룻밤을 원하고 있고요. 이건 마치 모제를 통해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구현해낸 게 아닌가 싶어요. 어쩐지 지구종말론으로 떠들썩했던 1999년이 떠오르네요.

모제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유리를 보게 되고 뒤따라가다가 환청과 환영 속에서 유리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은 꽃이 만발한 낙원처럼 보였고 유리는 아담과 이브처럼 발가벗은 채 자신은 델로피아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델로피아는 일종의 유토피아인데 인간의 이상향이 유토피아라면 델로피아는 신과 인간이 한데 어울려 평화롭게 살아가는 새로운 세계라고 하네요. 유리는 모제에게 무조건 앞으로 나가라고, 잘될 거라는 신념을 가지고 가라면서 작별인사를 한 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구멍 속으로 사라져요. 잠에서 깬 모제는 신전으로 꾸며진 고급 나이트클럽 소파에서 눈을 뜨게 돼요. 모제를 깨운 사람은 웨이터, 그는 이곳에서 지배인은 집주라 부르고, 웨이터는 하비, 여종업원은 미소리라고 부른다고 알려줘요. 그리고 모제를 집주에게 데려다 줘요. 은밀하고 신비로운 지하클럽 유토피아에서 모제는 백발의 노인 집주의 안내를 받게 돼요. 집주는 모제에게 당신은 이 세상에 몇 안 되는 마지막 인간이며 인류를 구원할 아홉 번째 의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줘요. 유리를 찾기 위한 발걸음이 유토피아 클럽으로 향했으나 모제는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그곳의 기억을 잊는데, 자꾸만 주변 여자들에게서 나이트클럽 지배인의 얘길 듣게 돼요. 그녀들 중 한 명이 사라지고 모제는 클럽의 집주를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져요. 유토피아 클럽의 유일한 규칙, 질문도 의문도 갖지 말 것. 보이면 보이는 대로, 느끼면 느껴지는 대로, 인식하면 인식하는 대로 행동하면 되는 곳, 꿈과 환상 같지만 그보다는 성경과 신화 속에 존재할 것 같은 그곳의 이야기... 과연 모제는 인류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요. 문명과 야만 사이, 무엇을 발견하느냐... 비밀찾기였네요.

 

 

 

 


 

YES마니아 : 로얄 a*****7 2023.05.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