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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만난 정성이 담긴 도서입니다. 특히 세밀하게 그려진 삽화가 정말 멋지고 예쁜 책이라 다른 분들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군요.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도시 식물들을 관심 갖고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동물과 식물, 그리고 인간이 함께 공생하는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됩니다. 식물이 단순한 풀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정말 크다는 것을 새삼 느껴 봅니다. 다른 관련 도서도 찾아서 읽어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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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버섯 STINKHORN 남근처럼 생겨 노골적으로 외설스러운 이 버섯은 썩어가는 나무만 있으면 어디서든 생겨날 수 있다. 종명인 임푸디쿠스 impudicus는 라틴어로 음란하다는 뜻이다. 겉모습이 매우 충격적이어서 빅토리아 시대의 독실한 신자들은 아마도 감수성 예민한 사람들이 보고 타락하기 전에 숲속 산책로에서 이 버섯들을 싹쓸이했을 것이다. 파리를 유인하기 위해 썩은 고기와 오수 냄새 비슷한 악취를 풍기는 말뚝버섯을 보면 요즘 사람들은 기분이 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한마디로 입맛 떨어지게 하는 버섯이다. 하지만 말뚝이 나오기 전, 알처럼 생긴 유균 상태일 때 흔치 않은 별미를 선보인다. 도시 곳곳에서 흔히 지나치는 식물들에 대한 약간의 위트를 담은 설명, 상세한 약효와 쓸만한 레시피 하나씩을 소개하는 책. 태평양 어딘가의 섬에 조난됐을 시엔 무용지물일지도 모르지만 도시에서 미아가 됐을 경우, 이 책과 함께라면 생존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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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도브, 헤리 아데스 - 식물의 도시 (2023) 터치아트, 176p 위대한 식물학자 윌리엄 커티스는 1775년에서 1798년까지 런던 주변 약 10마일 부근에서 발견되는 총 430종의 식물에 대한 연구서, <런던 식물상(Flora Londinensis)>을 발간하였다. 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총 판매부수는 300부에 그쳤고 이 때문에 거의 파산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1787년 발간한 <식물학 잡지(The Botanical Magazine)>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도 런던 큐 왕립 식물원에서 <커티스의 식물학 잡지>라는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다. 윌리엄 커티스의 식물학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세밀화이다. 당대 최고의 세밀화가들이 수작업으로 정말 한땀 한땀 그려낸 예술작품들이다. 이 책은 <런던 식물상>에 실린 식물들 중 73종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장미, 라벤더, 로즈마리, 튤립, 백합, 자스민 같은 다른 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닌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식물들, 물론 영국 런던 주변이지만, 을 다루고 있는 좀 더 일상생활스러운 책이다. 크게 영양가 높은 식물, 수공예를 위한 식물, 기르기 좋은 식물, 독을 품은 식물, 치유의 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영양가 높은 식물에는 오레가노나 당아욱, 서양쐐기풀 같은 익숙한 것들도 있지만 들다닥냉이, 쓴살갈퀴, 느플터리풀 같은 생소한 식물들이 더 많다. 내용은 해부학 노트와 레시피로 나뉘어 있는데 해부학 노트에서는 사용되는 식물의 부위별 영양성분과 용도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다. 의외로 꽃이나 잎에 비타민 함량이 많은 식물들이 많은 걸 보니 초식동물들이 건강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레시피는 샐러드나 튀김, 리조또 등으로 활용하는 방법들이 기록되어 있다. 수공예를 위한 식물에는 레시피 대신 추천 수공예법, 기르기 좋은 식물에는 재배에 대한 팁, 독을 품은 식물에는 경고, 치유의 식물에는 처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독을 품은 식물 챕터는 주의 깊게 봐야할 것 같다. 무심코 건드렸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인 식물들이다. 처방법을 보면 컴프리 잎을 삶은 물에 천을 담가 붕대를 만들어 감으면 타박상, 염좌, 접질림, 관절통에 효과가 좋다, 사마귀를 제거할 때는 작은 땅 빈대 줄기를 잘라 나오는 유액을 바르면 좋다, 설령쥐오줌풀을 다려 마시면 숙면을 도와준다는 등의 민간요법이 나와 있는데 그대로 따라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말도 안되게 섬세한 세밀화인데 이 정도 그려놓으면 사진보다 훨씬 낫고 소장가치를 높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