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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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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라는 말을 꽤 많이 들었었다. 한창 요가와 명상이 유행할 때 매체들에 바라나시란 단어가 붙는 걸 꽤 자주 보았었다. 바라나시란 인도의 신성한 공간이제 아주 오랜 기간 거주한 도시로도 손꼽힌다. 그곳에서의 새벽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고 명상을 하고 자신 속의 번뇌를 오래 달래려 노력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꽤 많은 시들을 읽고 곱씹다보면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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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나시라는 말을 꽤 많이 들었었다. 한창 요가와 명상이 유행할 때 매체들에 바라나시란 단어가 붙는 걸 꽤 자주 보았었다. 바라나시란 인도의 신성한 공간이제 아주 오랜 기간 거주한 도시로도 손꼽힌다. 그곳에서의 새벽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고 명상을 하고 자신 속의 번뇌를 오래 달래려 노력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꽤 많은 시들을 읽고 곱씹다보면 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특히 책의 제목대로 상상하자면 수록된 시 내용 중 '무탈'이란 시도 꽤 잘 어울렸다. 말 그대로 외부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탈나지 않은 무탈. 거친 바람 앞에서는 몸을 낮추고 흔들리면서도 길을 잃지 않고 걷는다. 느리게.. 또한 마지막에 시집에 수록된 시의 방향성이나 흐름에 대해 작가와의 인터뷰 형식이 짧게 수록되어 있다. 처음엔 경험에 의한 꽃과 관련된 내용을 빌어 불교적인 생각과 마음가짐, 생의 흐름등을 관통하고 있다. 그렇다고 종교만을 위한 책은 분명 아니다. 읽다보면 꼭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마음에 평온함이 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느낀 것이지만 나 또한 고즈넉한 곳에서 적당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차와 함께 다시 시를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시로 위로받길 원하는 저자의 의도대로 독자들이 마음이 평온과 위로를 받기에 좋은 시집이다.

e*******6 2023.06.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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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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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차 맛이 나른한 몸을 깨우는 달 고사리가 땅에서 고물고물 솟아나는 달 목련 꽃잎 위에 겨울 추위가 잠시 앉았다 떠나는 달 참새 주둥이만 한 새순이 오리주둥이만큼 자라는 달 산과 들이 온통 연둣빛으로 오슬 갈아입는 달. 시금치꽃이 피고 줄기가 질겨지는 달. 황어가 알을 낳으러 강으로 올라오는 달 해뜨기 전 마늘종을 허리 휘도록 뽑는 달 하늘과 강물이 연하늘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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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차 맛이 나른한 몸을 깨우는 달

고사리가 땅에서 고물고물 솟아나는 달

목련 꽃잎 위에 겨울 추위가 잠시 앉았다 떠나는 달

참새 주둥이만 한 새순이 오리주둥이만큼 자라는 달

산과 들이 온통 연둣빛으로 오슬 갈아입는 달.

시금치꽃이 피고 줄기가 질겨지는 달.

황어가 알을 낳으러 강으로 올라오는 달

해뜨기 전 마늘종을 허리 휘도록 뽑는 달

하늘과 강물이 연하늘색으로 순순해지는 달.

메타세퀴이아 열매가 우박처럼 쏟아지고

나무는 밤마다 새순을 낳는 달. (-17-)

입과 주둥아리

봄날이 활짝 핀 한낮

까치 새끼가 땅바닥에서 어리벙벙하다.

길냥이가 오기 전

나뭇가지에 올리려고 다가선다.

후다닥 다가온

엄마아빠 까치의 다급한 소리

새끼에게 위험을 알린다.

거룩하다.

사람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살을 붙이고 바람을 넣어

말풍선을 만들었다.

거대한 마음벽이 생겼다. (-43-)

큰오빠

술기운이 거나하게 사람을 어르는 밤

땅을 흔들며 집으로 오는 발걸음

가슴에 꼭 안긴 누런 종이봉투는

구겨져서 울상이 되었다.

부산역 맞은편 화교 마을 화덕에서

바싹 구운 속이 텅 빈 빵

말수가 적어 무뚝뚝하기 그지없지만

얼굴에 불그레한 술꽃이 피면

달콤하고 부푼 말이 술술 새어 나왔다.

잠사태 나는 눈꺼풀 밀어 올리며

빵보다 먼저 배부르게 먹던

오라버니 따뜻한 마음

간간이 짖어대던 누렁이와

산마루에 걸터앉은 달님도

혀 꼬인 목소리 아련하게 들었다.

빵보다 달달하고 따뜻한 속마음

수십 녕이 흘러도 지지 않는 꽃(-84-)

인도 힌두의 성지 바라나시는 순례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붓다께서 걸어온 그곳, 순례자가 느끼는 몸에 의한 고통, 오체투지를 상징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시집으로는 『내 안에 있는 너』『인연이 흐르는 강』『바라나시의 새벽』가 있으며, 『바라나시의 새벽』는 시인 김미형의 세번째 시집이다.

불교,겐지스강, 삶과 죽음이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시를 통해 느껴볼 수 있었다. 육체 마저 태워서, 겐지스가에 흘려 보낸다. 인간의 순수한 마음은 자연의 경건함 앞에서 겸손해지고, 점점더 번잡한 세상과 멀어질 때가 있다.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인생의 가치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순례라는 것은 자신을 낮추면서,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따스한 붓다의 가르침이었을 것이다.

진흙 밑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인생에서,우리가 흔들리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꼽씹어 보았으며, 인생의 덧없음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오고 있다. 시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내 마음의 마음 언저리에 생체기처럼 남아 있는 불편함과 느림, 평온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 서로가 함께 하면서, 인생의 가치를 조금식 만들어 나가며, 너와 나에 대한 연결고리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순수한 가치, 붓다가 생각하는 인생의 덧없음 속에서, 사랑과 따스한 마음이 남는다.누군가를 향한 미움마저 버려두게 된다.

이달의 사락 k*******2 2023.06.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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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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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의 새벽   시집이다. 간만에 시집을 읽는가 싶다. 학교 다닐 때는 시집을 꽤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시집을 읽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뭐랄까. 시집을 읽어내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한 까닭이다.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이라고 할까.   누군가 내게 시집을 왜 보는가, 라고 질문을 했었나. 그때 내가 어떤 대답을 했었는지 기억이 없다. 다른 산문 문학에 비해 상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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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의 새벽

 

시집이다. 간만에 시집을 읽는가 싶다. 학교 다닐 때는 시집을 꽤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시집을 읽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뭐랄까. 시집을 읽어내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한 까닭이다.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이라고 할까.

 

누군가 내게 시집을 왜 보는가, 라고 질문을 했었나. 그때 내가 어떤 대답을 했었는지 기억이 없다. 다른 산문 문학에 비해 상징과 압축의 묘미를 이야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시 읽기는 보물찾기 같은 의미이다. 사람마다 다양하게 받아들이는 수많은 상징적 의미, 함축되어 드러나는 시인의 고백들. 그 안에서 아프게 박제된 듯한 아픔과 고통. 극복의 의지. 혹은 직간접으로 보여주는 희망까지도 함께 공유하는 일은 힘들면서도 행복한 일이다.

 

딴은 시든, 소설이든, 희곡이든 독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작품을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안에서 나 조차도 자유롭지 못하다.

 

김미형의 시집 바라나시의 새벽은 불교적 사상이 짙게 배어나는 시집이다. 화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근원적인 화두는 결국 회환을 끌어안은 성찰. 마지막에 가 닿고자 하는 곳은 성불의 한 지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품에서 종종 시인의 시린 가슴을 보는 듯했다. 찰랑거리듯 조심스럽게 담겨진 아쉬움과 씁쓸함 그리고 모두가 공감하게 되는 지난한 삶의 무게감도 다가온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김미형의 시는 삶의 이름으로 지워진 것들로부터 가볍게 해주는 힘을 지녔다. 그런까닭에 따스하다.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차분하면서도 따스한 위로를 숨은 그림 찾듯 찾아 위로 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제 개인적으로 울림으로 다가왔던 많은 작품 중에서 몇 편을 소개해보자.

시인에게 낭독해보고 싶은 시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서 한번 더 각인된 작품인가 싶다.

무탈이라는 제목의 시 전문이다.

 

무탈無?

 

바람 불지 않은 한 해 없었다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어진 한 해도 없었다

무슴슴한 한 해도 없었다

입안에 혀 같은 인연은 더더욱 없었다

내 마음도 나에게 그랬다

 

숨이 차면 느리게 걷고

이 말이 되어 달리면

을 쉬게 하고

슬픔이나

아픔이나

외로움이 손을 내밀면

낯설지 않은 숨처럼 보듬고

더 슬프고 아프지 않아

고맙다고 다독인다

 

거친 바람 앞에서는 몸을 낮추고

흔들리면서도

길을 잃지 않고 걷는다

 

느리게

-p13. 무탈, 전문 인용-

 

 

사는 데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이라는 소리도 들어왔다. 나이가 들면서 치열함은 조금씩 옅어지고, 세상과 친해지기 위해 나는 점점 두리뭉실해지기로 했었다. 그래도 아픈 건 아프고 힘든 건 여전히 힘들다. 투정이고 고백이다. 이제 이만큼 견디어낸 나는, 아니 지금의 내가 시인처럼 손을 내밀 용기가 있는가. 생각에 잠긴다.

기분이 조금 더 가라앉기 전에 짧은 시 두 편을 소개하고 후다닥 도망가야겠다.

 

염주.

 

모난 생각을 둥글게 빚는다

그 둥근 생각조차 닳아서 없어지도록

마음맷돌을 돌린다

-p54. 염주, 전문 인용-

 

 

쇠백로.

 

오래도록 꿈쩍 않고 서 있다

울통불퉁한 개울 가운데서

모래 위에 서 있는 듯 부드럽다

한 끼를 위해

깃털 하나 흩트리지 않고

간절하다

마음을 함부로 쏟아버리지 않아서다

 

삶이 정성스럽게 흐르고 있다

-p58. 쇠백로, 전문 인용-

 

추신의 자리다. 모두의 삶도 정성스럽게 흐르고 있는 이 순간이다. 힘내고 또 힘내자.

 

 

 
p********n 2023.06.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