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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 요절할 결심, 충동적인 러시아 여행기, 여행에세이
"여로 요절할 결심, 충동적인 러시아 여행기, 여행에세이" 내용보기
"거기서 죽으시게요?" 편집자가 물었다. "마감은 하고요."나는 곧장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가장 빠른 비행기 표를 찾았다. <여로> 중에서   여로 요절할 결심, 작가는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다. 죽을 결심으로 러시아행 비행기 표를 끊고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웃픈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감은 하고 죽겠다는 그의 말에서 그는 이미 죽을 마음이 없어 보였다. 단지,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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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죽으시게요?" 편집자가 물었다.

"마감은 하고요."나는 곧장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가장 빠른 비행기 표를 찾았다.

여로중에서

 

여로 요절할 결심, 작가는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다. 죽을 결심으로 러시아행 비행기 표를 끊고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웃픈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감은 하고 죽겠다는 그의 말에서 그는 이미 죽을 마음이 없어 보였다. 단지, 죽을 만큼 지금 현실이 싫어서였나 보다.

 

마감시간을 지켜가며 글을 쓰려니 방에 갇혀 글이 써질 리 없다. 간단한 블로그 포스팅 하나도 쓰려고 컴퓨터를 켜면 커서밖에 안 보이는데 작가가 직업이면 얼마나 머리를 쥐어 짜내고 온갖 생각을 하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할 것인가.

 

그의 고뇌가, 죽어 버리고 싶을 만큼 지금의 상황과 여건이 맘에 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의 충동적인 러시아 여행기가 궁금하다.

 

제목에 나와 있듯이 요절할 결심으로 어디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간단한 짐만 꾸려 작가는 여행을 떠난다.

 

그는 왜 그렇게 힘들어하고 괴로웠을까 

이야기는 자기 사정을 착실하게 잘 설명해 주지 않는다. 여로를 읽다 보면 중간중간에 가족이 없다는 것과 정신건강이 여의치 않아 수면제 등을 복용한다는 사실이 나온다.

 

이묵돌 작가는 1994년 생, 소위 요즘 MZ세대이다. 그래서 당당히 자기표현을 가감 없이 적었나 보다.

 

보통은 자기검열을 하기 마련이라 본인 가족사나 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적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적나라하고 거침없는 필체를 보여준다. 그런 솔직한 표현이 보기 좋았다.

 

어쨌든 작가는 죽을 요량으로(말은 그리하지만) 러시아를 떠나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진다.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택시 기사에게 사기를 당하고, 코로나에 걸리고 격리되며 도움을 주는 고마운 사람들도 만난다. 여행 중에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키며 인터넷 결재가 되지 않기도 하고 돌아오는 항공편이 취소되어 육로로 핀란드를 경유해 겨우 한국에 돌오게 된다.

 

우선 기억나는 대략의 이야기는 그러한데 정말 우여곡절이 많다.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받기 위한 여정도 그러하고 꼬일 대로 꼬인 상황에서 그것을 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저자의 처절한 고군분투가 보인다.

 

내가 저자와 같이 충동적으로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를 여행한다면, 과연 잘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아찔하다. 어쩌면 저자는 정말 죽으려고 갔을 수도 있겠다.

 

먹는 거며, 숙소, 언어도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던 무모한 그의 여행이 그는 힘들고 불편했겠지만 그 여정을 따라가는 독자 입장에서 나는 즐거웠다.

 

또 원래 주인공의 역경과 고난이 많을수록 이야기는 재미있는 법. 고생스러웠지만 기억에 남았으니 여로를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것도 러시아 여행기라니. 여행책을 오랜만에 읽은 것도 좋았는데 가기 힘든 나라 러시아라니! 내가 언제 그곳을 여행할 수 있을는지, 여로 덕분에 러시아 여행을 잘 다녀온 기분이다.

 

미지의 나라 러시아. 작가는 여로를 마치며, 이런 말을 한다. 진심으로 죽을 생각으로 유서까지 써두고 돌아가는 비행기도 예약하지 않았다고.

 

마감한 원고를 전송한 다음 얼어 죽는 게 계획이었다고 말하는 그. 얼어 죽을 때까지 추위를 견뎌야 한다는 점이 까다로웠고, 갑자기 걸린 코로나로 의도치 않게 삶에 대한 의지도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

 

결국 죽으려고 간 곳에서 삶의 의지를 되찾고 온 그는 아직도 살고 있다. 그것 아주 잘. 불면증이 나았고 몸무게도 7, 8킬로그램이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의 상황을 비관하며 죽으려고 떠난 여행이 개고생 후 한국만 한 곳은 없구나 싶었는지 돌아와선 자퇴했던 대학도 다시 다니고 장학생도 되었단다. 뭔가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잘못된 결정(?)을 하고 말았다지만, 이 정도면 삶의 의지를 넘어 정말 잘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샘솟은듯하다.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갑자기 나도 처음 홀로 여행 갔었던 제주도가 생각난다. 여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내겐 처음의 그 설렘과 떨림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어떤 이는 고생길이었던 여행도 책으로 발간하는데 나는 멋지고 황홀했던 여행을 왜 마음속에 간직만 했을까. 아쉽다. 다음에는 여행을 떠난다면 나만이라도 볼 수 있게 여행기를 적어봐야겠다.

 

기존에는 수첩에 그때의 간단한 상황과 느낌 정도만 끼적이는 수준이었는데 여로를 보고 난 후에는 나도 이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보면 어떨까 싶다.

 

일기나 편지 형식이면 어떻고, 블로그나 브런치에 기재하는 것은 어떤가. 공책이나 다이어리에 적어도 좋을 것이다.

 

이제는 글을 쓰고 싶다면 글을 쓰자. 쓴다 쓴다 하지 말고 제발 쓰자.

 

오늘은 여로를 통해 과거 홀로 섬 여행을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의 러시아 여행이 힘들고 고된 여정이었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고 도움을 받으며 사람 사는 곳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러시아 여행 나도 떠나보고 싶다. 방구석 러시아 여행기 여로, 멋진 일탈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1 2023.05.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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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통해 회생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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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에세이다. 난 이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 이미 읽어봤다. 이묵돌 작가가 작년 러시아로 여행을 떠났던 당시에 매일 이 글이 브런치를 통해 업로드되었었으니까. 그땐 마치 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러시아에서 막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침공)이 시작될 때 마침 러시아로 여행을 떠난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현장에
"실패를 통해 회생하는 이야기" 내용보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에세이다. 난 이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 이미 읽어봤다. 이묵돌 작가가 작년 러시아로 여행을 떠났던 당시에 매일 이 글이 브런치를 통해 업로드되었었으니까. 그땐 마치 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러시아에서 막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침공)이 시작될 때 마침 러시아로 여행을 떠난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현장에서의 일들을 업로드 하고 있는 것을 마침 군 복무중이었던 내가 읽고 있었다. 얼마나 기묘한 상황인가? 작가의 상황도 너무나 기묘하지만 당시의 내 상황까지 대입하여 상황을 바라보면 그저 기묘함의 하모니였다.
죽음을 위해 러시아로 여행을 떠난 작가는 그 여행에서 걸린 코로나 덕분에 삶의 욕구를 다시금 깨달았고, 휴가를 다녀온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부대 안에서 코로나를 걸려 격리중이었던, 유서를 써 놓고 부숴진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별빛을 보며 담뱃불을 붙이던 22살 남자는 그 작가의 글을 더 보겠다는 마음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자살을 키워드로 이어졌고 이어져오던 관계가 오히려 삶을 기대하게 만들고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번 책은 '회생'에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이 생생히 다가왔다. 이미 죽음이 확정된 상황에서 우연과 필연이 맞닿아 생긴 일 덕분에 다시금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다만 그것이 세상이 한 인간에게 내린 축복이 발현된 기적이라 해야할지, 아직 고통을 더 이어가야만 한다는 저주가 될지는 모른다. 나에겐 작가의 글을 더 읽을 수 있다는 축복인 것은 확실하다.
YES마니아 : 골드 o****0 2023.05.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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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모험기처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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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이묵돌지음코로나시기에 러시아로 얼어 죽을 마음으로 떠난 여행에서 코로나에 걸려 회복하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의도치 않게 알게 된 작가는 모스크바 횡단 열차를 타고 여행기를 남긴다. 여행 중 러시아 침략전쟁도 터졌다. 책은 여행기와 모험기를 오간다.기행문이 여행을 통해서 얻은 지식이나 감상이 주가 되는데, 책은 여행에 몸과 잠 고생 (수면제 복용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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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
#이묵돌지음

코로나시기에 러시아로 얼어 죽을 마음으로 떠난 여행에서 코로나에 걸려 회복하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의도치 않게 알게 된 작가는 모스크바 횡단 열차를 타고 여행기를 남긴다. 여행 중 러시아 침략전쟁도 터졌다. 책은 여행기와 모험기를 오간다.

기행문이 여행을 통해서 얻은 지식이나 감상이 주가 되는데, 책은 여행에 몸과 잠 고생 (수면제 복용 관련)과 예약 앱, 택시, 음식, PCR 확인서, 여권 분실 등…. 혼란 속 이야기가 가득하다. 작가의 간간이 나오는 욕이 이해될 지경이었다.

나는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데, 도망치고 싶다면서도 삶을 알차게 살아가는 모습이 투덜이 스머프 같았다. 투덜거리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 아주 우울해지다가도 금세 생각이 정리되는 놀라운 추진력과 결단력에 매력을 느꼈다. #다중아니더라
-러시아 전쟁이 터져 직항이 사라졌을 때 핀란드->독일->인천 경유해서 들어오는 과정은 거의 탈출기에 가까웠다. #빠른판단력최고

작가는 동정도 비난도 거절하는 타입으로 자기 순간의 감정과 느낌을 아주 생생정보통 수준으로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글이 뒤섞임 없이 순서와 흐름을 가지고 흘러가는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까? #횡단열차 #여행지 #에피소드다양 #순서정리짱

필력이 좋은 걸까? 시작하자마자 연달아 세 번에 나눠 읽고 나니 책이 끝났다. #따봉인정 즉흥적이고, 욕이 여기저기 출몰하고, 속된 말도 많아서 슬쩌기 눈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자신의 추상적 목표를 추진하는 힘과 어떻게든 해내는 과정에 감동한다. 그리고 작기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도 가끔 듣는 음악이라 통한 느낌이었다. #게리밀리건 #nightlights (책에는 제리 밀리건 이라 표시되어 있다. 264쪽)

PS. 여행서 돌아와 새롭게 공부를 시작한 작가님 응원해요. #공부하는자 #용기있는자

마음에 든 문장 몇 개 옮겨본다.

여행보단 귀양이나 피난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거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이겠지? 하는. (51쪽)

크라스노야르스크는 시베리아 한복판에 세워진 도시였지만, 이날은 해도 잘 들고 기온도 영하 14도밖에 안 돼서 엄청 따뜻했다. (164쪽)

뭐가 있는지 모르는 곳(러시아)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인간(나)을 가져다 놓으면 무슨 일이든지 일어나겠지. 무슨 일이 일어나면 또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244쪽)

아무리 고민해봐야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 가장 편리하면서 불안한 논리다. (367쪽)

#김영사출판사 #김영사서포터즈16기
지원받은 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읽고 독후활동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t****9 2023.05.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묵돌, 「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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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러시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느낀 소회를 담은 여행기이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자의 기록이다.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렇게 꾸준하게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이묵돌 작가의 성실함이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문체에 유쾌함과 우울함이 공존하고, 갑자기 훅 깊은 통찰로 들어가기도 한다. 재미난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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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러시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느낀 소회를 담은 여행기이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자의 기록이다.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렇게 꾸준하게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이묵돌 작가의 성실함이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문체에 유쾌함과 우울함이 공존하고, 갑자기 훅 깊은 통찰로 들어가기도 한다. 재미난 사람임은 분명하다. 꽤 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금세 읽을 수 있었다. 러시아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적은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떠나고 돌아오는 과정 자체에 대한 생각이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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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어디로 떠나고 싶은 때에 바로 실행에 옮기는 일, 이묵돌 작가는 그걸 해냈다. 그것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대담한 결정을 내린다. 떠난다고 해서 주어진 상황이나 떠안은 문제가 달라지지 않는다. 작가는 여행하는 내내 불면증에 시달리고, 여전히 편집자로부터 마감의 압박을 받는다. 문제는 계속해서 일어난다. 도착하자마자 악명 높은 여행객 대상 택시 덤탱이 사기를 당하고, 코로나19에 걸려 며칠 내내 고생하는 와중에 계속 글을 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갑자기 귀국행 비행기가 취소된다. 끝까지 순탄하지 않다.

 

다행히 그 가운데 다정함을 건네는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혼자 힘겹고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기도,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며 크고 작은 시련을 잘 감당한다. 문제 투성이인 상황 때문에 자책이나 상념에 빠져 있다가도 여행지를 둘러보거나 주변인들과 스몰토크를 나누며 금세 유쾌해지는 여행의 묘미가 책에 담겨있다.

 

‘또 보자’는 건 그냥 해보는 말일뿐이고, 사실은 다시 볼 일이 전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썩 나쁘지 않았고, 내가 보기에 당신은 꽤 좋은 사람 같다’는 느낌을 한 마디로 줄여 부르는 것이다. 러시아에선 그것을 ‘다 스비다냐’라고 한다. 나는 지금껏 이 러시아 땅에서, 몇 번이나 그 말을 하며 여기까지 왔나.

p310.

여행지에서의 만남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짧은 기간 자신의 집에 머무른 저자에게 기꺼이 친절을 베풀었던 나탈리야나, 그에게 더 배울 수 있다고 격려하는 안드레이와의 만남이 그에게 진한 흔적을 남겼다. 코로나19로 아픈 와중에도 나탈리야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뱃속의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오밤중에 쫓겨나는 건가 걱정하던 그에게 다정한 연락을 남기고 마지막까지 신경을 써주며 큰 위로를 건넨 사람을 어떻게 잊을까. 그리고 ‘넌 더 배울 수 있고 더 큰일을 할 수 있다, 배울 의지가 있으면서 왜 거짓말하냐’는 말로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안드레이의 말은 귀국 후 작가가 새로운 결심을 하는데 일조했다.

 

이묵돌 작가는 한국에 돌아온 후 대학에 재입학 했다. 불면증도 나았다. 물론 여행이 모든 상황을 낫게 하는 건 아니다. 귀국하자마자 실업급여 신청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관공서로 향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 피식 웃음이 터진다. 수습하고, 마감에 쫓기는 일상은 계속된다. 그래도 늘 해결할 방법은 있다. 때로는 걱정한 것에 비해 가뿐히 해결되기도 하고 말이다. 여행 중 겪은 강렬한 사건들이 나도 모르는 새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일들도 있었는데. 어떻게든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자신감이 생기는 거다. 그 자신감이 고갈되면 또 한 번 떠나면 될 일이다. ‘지금까지는 썩 나쁘지 않았고, 내가 보기에 나는 꽤 좋은 사람 같다’는 감각을 가지고 돌아온다면 그것으로 여행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니 때로 스스로에게 질려 견딜 수 없을 때 무작정 도망가는 일도 괜찮은 것 같다. 무책임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내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여로’, 다시 나에게 돌아가기까지 남은 길이 될 수 있다(p.390). 요절할 결심을 하고 떠난 곳에서 오히려 삶에 대한 의지를 발견하고 온 작가의 이야기, 절망과 감탄이 반복되는 매일의 기록 속에서 나도 용기를 얻는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d******1 2023.06.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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뒈지고 싶어 떠난 러시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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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할 결심을 하고 러시아로 떠났다고? 황량하고 광막한 러시아 어딘가에서 홀로 생을 마감하겠다고 떠난 여행, 하지만 그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사기를 당하고 전쟁이 일어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격리를 당하고 비행기는 결항되고 ...... ? ? ? 독특한 주제 선정과 감각적인 표현으로 알려졌다는 이묵돌 작가의 에세이를 처음 읽어 보았다. 나는 에세이를 잘 읽지 않지만 러시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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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할 결심을 하고 러시아로 떠났다고? 황량하고 광막한 러시아 어딘가에서 홀로 생을 마감하겠다고 떠난 여행, 하지만 그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사기를 당하고 전쟁이 일어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격리를 당하고 비행기는 결항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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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주제 선정과 감각적인 표현으로 알려졌다는 이묵돌 작가의 에세이를 처음 읽어 보았다. 나는 에세이를 잘 읽지 않지만 러시아로 요절할 결심을 하고 여행을 떠난 이야기라고 하여 신청을 했다. 러시아에 죽으러 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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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된다. 어디론가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상상을 누구나 해 보았을 것이다. 막상 떠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에 관한 해답이 이 책 [여로]에 들어있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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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쉽게 갈 수 있는 나라는 아니지 않나? 그래서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매우 좋아한다. '드넓다', '광활하다', '이국적이다.', 그러면서 '을씨년스럽다' 등의 형용사가 어울리는 나라, 러시아. 러시아는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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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묵돌, MZ 세대 탑티어 문학가라고 하는데, 글쎄. 젊은이가 이렇게 죽는다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니. 너무 지긋지긋해서 정말 어디로든지 떠나서 얼어 죽든 굶어 죽든 뒈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한다. 물론 이 책이 그의 첫 책이 아니고 나는 그의 전작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배경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겠다며 여행을 떠나고 공공연히 죽겠다고 말하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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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길이 평탄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주 많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생활고로 대학도 자퇴했다고 한다. 중학생때부터 글을 썼고 취미삼아 인터넷에 올린 글이 인기를 끌어 책도 여러 권 내고 강연도 다녔다고 한다. 이씨는 어머니의 성씨이고 묵돌은 흉노족 족장의 이름을 딴 것으로 '용기 있는 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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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험한 일을 많이 당했는데 기어코 돌아온 것을 보면 진짜 뒈질 양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필사적으로 다시 살아서 제자리에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작가는 젊어서 그렇지 나는 이런 여행은 하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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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죽는다고 대서특필하는 사람은 결코 죽을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죽으려고 떠났지만 그 죽는 것조차 마음되로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러시아 여행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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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김영사의 서포터즈 16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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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 2023.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묵돌 [여로- 요절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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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기를 400페이지 이상 글로 쓸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재능이다. '글빨'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몰입력도 좋다. 나는 아직 러시아에 가본 적이 없어서 이묵돌 작가가 묘사하는 도시의 풍경이 흥미롭기도 했다.   p. 127 순수한 미적 관점으로 봤을 때 러시아 건축물들은 대체로 아름답고 고풍스러워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동화 속 세계나 테마파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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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기를 400페이지 이상 글로 쓸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재능이다. '글빨'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몰입력도 좋다. 나는 아직 러시아에 가본 적이 없어서 이묵돌 작가가 묘사하는 도시의 풍경이 흥미롭기도 했다.

 

p. 127

순수한 미적 관점으로 봤을 때 러시아 건축물들은 대체로 아름답고 고풍스러워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동화 속 세계나 테마파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자아냈다. 다만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그러한 장식성의 동기였다. 실용적이라기에는 비어있는 구석이 많은데, 반대로 멋을 부렸다고 보자니 뭐랄까 기계적이고 다소 성의 없어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사업가라면 비용을 최소화했어야 했고, 예술가라면 어딘가 집요하게 파고든 분위기가 있기 마련인데 러시아 건물들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지점에 위치해있다.

=> 건물을 이렇게 묘사할 수도 있구나, 싶었던 문장. 놀이동산처럼 화려한 러시아의 건축 양식이 어쩌면 '착취된 노동자'의 효율적 건설 방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새로운 사고 방식이라서 포스트잇을 붙여뒀음 !


p.167

근육통이 너무 심했다. 하긴 집에 있을 땐 산책도 잘 안 나가던 주제에, 러시아까지 왔다고 어쭙잖게 몸을 혹사시키다니. 몸 상태가 그러다 보니 만사가 귀찮아졌다. 그렇게까지 말해놓고 침대에 뻗어있기만 했다간 OECD 평균 근로 시간 2위에 빛나는 한국인의 체면이 말이 아니기에, 어찌어찌 몸을 펴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 이런 표현은 상당히 재치있고 웃겼다 ㅋㅋ (시니컬 유머 좋아하는 편) 아무 생각 없이 슥슥 읽기 좋은 내용도 많았다.


p. 199

가장 슬픈 건 이 모든 걸 맘 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거였다. 가족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이런 시기에 덜 외로울 수 있는 보험' 같은 거라면, 나는 실비보험 없이 뼈가 부러진 수전노가 된 셈이었다. 하기는 그런 보험이 내게 제대로 주어진 적이나 있었나? 나는 '귀하는 가입조건이 안 된다'는 말만 줄기차게 들었을 뿐이다.

=> 오.. 아마 이 책 통틀어서 가장 훌륭했던 비유가 아닐까 싶은. 가족이 주는 기쁨도 있지만 괴로움도 있다. 그걸 '보험'에 빗댄 것이 와닿았음. 내가 힘들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선 꾸준히 월납부를 해야 하기 때문.

r******2 2023.06.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