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으로 조용해졌지만 한동안 영화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으로 매스컴이 뜨거웠다. 개념 연예인의 감춰진 사생활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부터 이제는 달라진 세태를 반영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시선까지 상반된 목소리들이 나왔는데 이번에 읽은 「아주 사적인 예술」 속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읽다보니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은 논란거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사적인 예술」은 그동안 알고 있던 예술가들의 예술적 성취에 가려진 내밀하고 인간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음악분야와 미술분야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인 정은주, 추명희 작가의 매력적이고 깊이있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독서내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예술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예술인 30인을 음악가의 사생활, 미술가의 사생활이라는 주제로 만날 수 있다. 먼저 정은주 칼럼리스트의 <음악가의 사생활>에서는 비발디부터 스트라빈스키까지 15인의 음악가를 만나게 되는데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정작가의 사랑 톡톡 가상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미리 맛 볼 수 있어서 본 내용에 더욱 흥미를 갖고 읽어나갈 수 있다. 책에서는 악처라고 알려진 모차르트 부인 콘스탄체가 사실 악처라는 증거도 없고 주고 받은 편지를 볼 때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슈만과 클라라와 삼각 관계로 죽을 때까지 클라라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봤을 것 같던 브람스가 지볼트라는 여성과 서로 반지까지 선물하며 연인관계를 이어갔지만 결혼은 싫고 연애만 하고 싶은 브람스 때문에 헤어진 이야기를 통해 순정파 같았던 브람스에게도 이기적인 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 언급할 음악가들에 비하면 브람스의 이기적인 면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데 그 주인공은 주옥 같은 명곡을 남긴 바그너와 드뷔시다.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한 바그너의 경우 민나라는 여인과 결혼을 했으면서도 당대 부호 중 한사람의 부인이었던 마텔데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가 결국은 유부녀였던 리스트의 딸인 코지마와 바람을 피우다가 최종 이혼 후 결혼을 한다. 코지마는 남편인 지휘자 뷜로와 이혼하지 않고 바그너와 세 명의 아이를 낳았다. 마치 아침 막장 드라마 같지 않은가? 여기에 바그너와 쌍벽을 이루는 바람둥이 예술가가 인상파 음악의 창시자인 드뷔시인데, 드뷔시의 바람기 때문에 친구 사이였던 가브리엘(첫번째 연인)과 릴리(첫번째 아내)가 자살 시도까지 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드뷔시는 제자의 어머니였던 엠마와 사랑의 도피 끝에 결혼을 하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바통을 이어받아 추명희 칼럼리스트의 <미술가의 사생활>에서는 다빈치부터 호크니까지 15인의 미술가를 만날 수 있다. 조각가 로뎅은 자신에게 충성적이었던 로즈라는 연인이 있으면서도 24살이나 어린 조각가 지망생 카미유 클로델과 연애를 했는데 카미유가 개인 작업을 시작하자 자신보다 뛰어난 조각가가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는지 공개적인 반대 끝에 결별을 선언한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이별의 충격을 받았는지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카미유는 결국 예술적 꽃을 미처 피우지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30년이나 갇혀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앞서 음악계의 바람둥이가 바그너, 드뷔시였다면 이보다 더한 바람둥이가 미술계의 피카소다. 피카소는 파리에서 모델들과 문란을 생활을 이어가다가 페르낭드 올리비에와의 연애를 시작으로 마르셀 윙베르, 첫 번째 부인 러시아 출신 발레리아 올가, 올가와 헤어지기 전부터 사귄 마리, 그가 유일하게 매달렸던 프랑수아즈 질로, 그리고 마지막 여자 자클린 로크까지 피카소는 독수리가 사냥을 하듯 사랑을 사냥했다고 한다. 여기까지 보면 「아주 사적인 예술」에서는 예술가들의 문란한 사생활만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정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촌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았던 라흐마니로프 부부 이야기, 둘째 아들을 낳고 1년도 채 안 돼 죽은 사랑하는 부인 카미유를 마지막까지 그려주고 싶어 장례식 날에도 카미유의 모습을 그렸던 모네의 가슴 아픈 이야기 등 예술가들의 인간적인 면을 담은 이야기들도 만날 수 있다. ![]() 「아주 사적인 예술」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 외에 관련된 음악과 미술을 감상할 수 있게 QR코드를 수록 하고 있어서 책에서 느낀 감흥을 더욱 배가 시켜 준다. 다만 예술 대중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예술가들의 초상화나 대표 그림들은 수록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운 점도 있다. 이런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추명희, 정은주 칼럼리스트의 맛깔난 스토리텔링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클래식과 미술에 관심은 있으나 어떤 책을 읽을 지 고민인 독자라면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흥미진진하게 담은 「아주 사적인 예술」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하겠다. #아주 사적인 예술 #추명희 #정은주 #(주)42미디어콘텐츠 |
![]() 아주 사적인 예술은 화가 음악가들의 사적인 에피소드를 엮은 도서이다. 예술에 있어 스토리텔링은 필수요소이다. 그래야 값어치가 올라가고 밥빌어먹고 살수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이나 딴따라들은 아픈사랑을 해봐야 성숙한 작품이 나오기 마련인것이다. 그러한 사랑의 아픔을 겪은 이야기들을 엮은 도서. 예술가들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그 이야기들을 느껴볼수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