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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금빛 먼지처럼 찬란하게 반짝거리던 순간들이. 내 어린 날, 그 수많은 시간들 중에서 아름답게 남겨져 있는 시간들은 여름방학 때마다 기차를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고개고개를 넘어 찾아가곤 하였던 큰어머니댁에서의 생활들이 머릿 속에 박제되어 있다. 고작 일 년에 단 한 달이었고 유년기를 통틀어 햇수로 겨우 2년이었을 뿐인데, 시골에서의 생활이 그렇게 강렬하고 선명하게 기억되는 것이 가끔씩 신기하다. 큰 부뚜막이 있었던 부엌과 마당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장독대 그리고 푸세식 화장실의 살풍경함 마저도 정겹게 기억되는 것이 희한할 따름이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시절이 그리워져서는 자꾸 눈앞이 아련해지곤 하였다. 수퍼마켓에서 파는 호두가 나무에 그냥 주렁주렁 달려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 시절, 시골에 널려있는 호두나무에서 호두열매를 따서 손이 부르트도록 껍질을 벗기고 힘겹게 얻었던 호두 한 알의 행복은 세상을 얻은 듯한 행복과 맞먹는 크기였다. 세상으로부터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내 생애 처음으로 피터지게 노력했던 첫 열매였다. 비록 가난했지만, 자연과 함께 행복했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을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에서 다시 만났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있는 감성 동화로 작가가 1970년대 말 산업화 되기 전의 농촌의 풍경을 체험한 마지막 세대인 것처럼 내가 잊지 못하는 그 시절이 바로 70년대 말 시골풍경이다.
똥지기를 어깨에 이고 농사를 지었던 시절, 시골 마을에서 복닥거리며 자라는 봉희와 상구의 모습은 농촌생활의 정겨움과 친숙함이 그대로 배여있는 개구쟁이들이다. 똥바가지를 뒤집어 쓴 봉희를 놀리는 상구의 개구진 모습, 버드나무가 아닌 옻나무로 호드기를 만들어 입술이 돼지주둥이가 되버린 상구를 걱정하는 봉희, 감꽃이 별처럼 쏟아져 내리는 마당에서 까무룩히 잠이 든 봉희네 가족들과 상구, 덕주, 종대와 함께 감자서리를 하고 난 후, 옹기종기 모여 감자를 쪄 먹는 모습은 박제되어 있던 흑백의 기억과 함께 오버랩 되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나는 지금도 과거 짧았던 시골에서의 기억이 유년기 전부의 기억으로 느껴지곤 한다. 아무래도 인간의 감성은 메마르고 건조한 도시의 정취보다는 시골의 감성을 생래적으로 그리워하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도시에서 하루하루를 온 신경세포를 세워가며 긴장속에 살아야 했던 날들과 달리 시골에서 사는 지금의 시간들이 좋은 것은 나뭇가지 사이로 비스듬히 스며드는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여유로움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셀 정도의 한가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 시간의 테두리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소멸하는 자연의 법칙을 삶에 적용하려 애쓰며 배우는 지금의 삶에 감사하고 있다. 비록 우리가 금빛먼지처럼 사라져 갈 농촌의 모습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일지라 하여도 아름다운 자연이 언제나 그자리에 있고 그와 더불어 벗하는 생활의 무늬를 기억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그 아름다운 시절을 회복할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싶다. 산과 바람이, 하늘이, 나무가, 나와 내 아이가 기억하고 있고,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가슴 가득히 담을 수 있는 이렇게 아름다운 동화가 있다는 것으로 우리의 미래는 별처럼 빛날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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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게 청보라계열여서인가? 또 한편으론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이책은> 텍스터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내 어린 시절의 시골집 마당에는 감나무가 있었다. 그 감나무 아래 평상이 있었고 그 옆에 펌프질을 해야는 샘이 있었다. 20년도 훌쩍 넘은 싯점서 새로이 집을 지으셨는데 그러면서 감나무는 한옆으로 밀려나고 자연히 평상도 놓을 자리가 없어졌다. 감나무 아래 평상이 있던 시절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살아계셨던 시절로 평상에 엎어져 숙제를 하고 평상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면 어찌나 눈이 시린지 눈물이 났었다. 감나무 이파리 사이로 보여지는 하늘인데도 그렇게 눈이 시렸을까. 그렇게 감꽃이 피어나고, 지고, 진 자리에 작게 맺히던 열매. 그 열매가 햇볕과 바람 그리고 관심을 먹고서 무럭무럭 자라나던 시절이 있었다. 열린 감이 떨어지면 그 감을 주워 먹었고, 다른 나무 아래 떨어진 감도 주웠다. 주워 온 감 중에서도 상처나지 않은 똘똘한 감은 어른 먼저 드려야함을 그렇게 몸소 체득했다.
단감나무가 있었는데 그 감은 지금의 대봉처럼 생겼었다. 어찌나 달고 맛난 지 참으로 그 맛은 기억이 나고 생김새도 또렷하다. 집을 지으면서 감나무 위치를 옮겼는데 그 감나무에 볏짚을 쌓았었다. 어찌된 일인지 거기에 불이 나 감나무는 타버렸다. 그렇게 타버린 그 단감나무의 감은 그 이후로 어디서든 구경을 해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전국의 시골마을 어느 곳에나 있으려나. 오래된 감나무에서 열린 감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것 같다. 물론 감씨도 많이 들어 있다. 그 감씨를 멀리 뱉어내는 내기도 했었고 감씨를 까서 먹은 기억도 있다. 시골에서 주신 감을 먹어보면 자연의 힘 만으로 익어서인지 질리지 않는 단맛인데, 시중의 단감들은 억지로 익힌 맛인지 아삭한 식감은 있으나 떱은맛도 함께 감지된다. 농약을 하는지 모양새는 어찌 그리들 미스코리아감인지. 시골서 주신 단감은 벌레가 먹은 부분도 있고 투박하다.
70년대의 농촌 마을이 배경인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만난 시간은 행복했다. 내 유년이 거기에 있었다. 할머니와 아버지, 언니와 사는 씩씩하고 해맑은 말괄량이 봉희. 할머니와 아버지랑 사는 독자 상구. 순애, 덕주, 종대. 이 다섯은 같은 마을의 빨개둥이 친구로 봉희와 상구는 유독 잦은 충돌을 하는데 그마저도 이제는 귀여운 모습으로만 다가온다. 찔레순을 꺾다가 뱀이 또아리 튼 모습에 오줌을 지린 상구. 상구를 구해주는 봉희가 그 사실을 말할까봐 상구는 봉희를 미행하듯 졸졸 따라다닌다. 자신이 똥장군이라 놀렸던 전적이 있는데다 응석받이로 귀한 물건은 다 갖고 자랑하는 상구도 절절 맬 때가 있더라는 ㅋ. 내 어린날에도 찔레순을 꺾어 먹었다. 연하게 올라오는 새순은 그냥 싱그런 맛이었다 기억된다. 그 시절에는 간식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감자나 고구마도 주식이 되는 집도 있었더라는. 찔레순을 꺾어 먹었고, 삘기를 뽑아서 먹었어도 탈이 난 기억은 없다. 아까시 나무순를 꺾어 그 즙으로 손톱을 칠했던 기억...
중학교때던가 봉사활동을 나갈때 올 나간 스타킹을 신고서 모 심으러 단체로 간 기억이 나는데, 찰거머리가 붙었던 기억은 없다. 지금은 돈 주고 하는 체험활동들에 해당하겠다. 나는 시골서 나고 자랐어도 서리 같은건 해 본 적이 없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그런 걸 별로 안했다. 두살인가 세살 터울인 윗집 오빠랑 더 윗집에 한살 차이 나는 언니랑 놀았다는데 뭘 하고 놀았는지 기억에 없다. 날 기억하는 윗집 오빠의 어머니께서 며느리 삼고 싶어하셨음을 커서 알았다. 재작년이던가 집앞의 대학병원에 그 오빠의 어머니가 입원하셔서 문병을 갔었다. 이미 친정동네를 떠나 아들네로 이사하신 지가 한참이라도 도리상 가보고 싶었다. 내가 어릴때부터 인정이 많았다고. 어떡하나 보려고 나 좀 다고 하시면 나는 먹던 걸 얼른 주는데, 윗집 언니는 양손에 들고서도 뒤로 감추더라나. 오랜 시간을 같이 해온 친정동네의 어른들은 다 내 부모 같기만 하다.
쌓아놓은 낟가리에 관한 글을 읽다가 불현듯 떠오른 기억. 추수를 할 때는 우리 5남매는 일꾼으로 동원이 되었다. 연년생인 여동생은 나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좋아 2단씩 번쩍 날랐다면 나는 1단은 가볍지만 2단은 무거워하는 편. 날라다 주면 아버지는 볏가리를 쌓으셨다. 점점 높아질수록 볏단을 던져 주는데 이것 역시도 여동생은 가뿐히 들어 던졌다. 어느날 쌓아놓은 볏가리를 달구지에 실는데 볏가리 속에서 책이 나왔다. 잡지책이었는데 펼쳐 본 나는 경악했다. 거기엔 텔레비전에서도 본 적이 없는 낯설은 서양여자들이 벌거벗은 모습. 포르노 잡지였다고 기억한다. 남새스러워서 펼쳤다가 깜놀했고 부모님께 드리니 다른 볏가리에 잠시 찔러 놓으셨던가...초등고학년였던가 중등였다고 기억되는데 난 여지껏 포르노 잡지도 본 적이 없는데 그 날의 그 한 페이지의 벌거벗은 모습은 잊히질 않는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야릇한 포즈를 취한 적나라한 모습이었다.
내 어린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게 하고, 그 기억들은 마냥 흐뭇한 미소를 흘리게 하는 이 책. 감꽃이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물질은 풍부하지 않았어도 못견디게 그리운 시절이다. 닭이 알을 낳고는 꼬꼬댁 소리를 지르면 어느새 부모님께서는 알 낳은후 내는 소리라는걸 아시는지. 그 닭알을 짚으로 엮어 시장에 내다 팔던 시절. 계란은 생일날에만 먹는 특별한 별식. 엄마가 대파 썰어넣어 해주신 계란찜은 메모리 음식이 되어 가족의 생일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느니. 살아 온 세월만큼 기억과 추억은 쌓였고, 쌓여간다. 어린시절의 풍성했던 정신적 안정감이 평생의 자양분으로 조금씩, 조금씩 꺼내쓰고 있다. 꺼내도 또 꺼내도 여전히 풍부한 유년시절의 정서. 이런 행복함이 마음 속에 자리하는 안정을 주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여전히 평생농군이신 시골에 부모님이 계시어 정직한 먹거리를 접하는데, 내 아이는 유년시절의 정서를 어떻게 기억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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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달콤한 추억이 되고, 전설이 되어버린 이야기, 우리 정서에 맞아요.^^
별밤에 감꽃이 떨어지는 날, 마당에 덩그마니 놓인 평상에 누워 오순도순 이야기 하던 시절은 이젠 풋풋한 전설이 되고 달콤한 추억이 되어 버리는 걸까.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같은 동화 한 편에 향긋한 감꽃이 온 사방에 흩날리는 듯 향기롭다.
-어, 이기 뭔 냄새고? 누가 방구 낐나? -아! 뽕, 뽕, 뽕희! 똥, 장, 군! -그래, 내 똥장군이다. 우짤래?
상구는 아이들 앞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봉희에게 방구 꼈냐고 놀린다. 하지만 씩씩한 봉희의 반격에 기세등등하던 상구는 금세 기가 꺾이고 만다. 놀리려고 해도 전혀 먹히지 않는 봉희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돌아가며 거름을 내었다고 한다. 가난했던 봉희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거름 품을 팔았고 그런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도왔기에 봉희에게는 늘 똥 냄새가 났나 보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똥을 푸는 차가 다녔는데, 요즘은 잘 못 본 것 같다.
상구는 마을에서 제일 잘 사는 집 아이다. 하얀 얼굴에, 말끔한 옷차림에, 신기한 과자를 달고 살지만 늘 잘난 체하기에 약간은 밉상인 아이다. 그런 상구를 제대로 혼내주려고 하면 어디선가 할머니가 나타나서 상구가 4대 독자라며 오히려 봉희를 혼내신다.
어느 봄날, 봉희와 친구들이 호드기(봄철에 버드나무 속을 빼서 만드는 피리)를 만들러 가는 길에 상구도 끼어든다. 상구는 과자 몇 알로 아이들을 꼬드긴다. 물론 봉희도 상구가 주는 달콤한 웨하스 과자에 넘어가고 만다. 봉희는 자꾸만 더 좋은 호드기를 만들어 달라는 상구에게 괘심한 마음에 옻나무 줄기를 뽑아 호드기를 만들어 준다. 예상대로 상구의 입은 금세 옻이 올랐다. 결국 남의 귀한 4대 독자에게 옻이 오르게 했다며 봉희는 할머니에게 종아리를 맞는다. 다음 날 종대는 찔레 순 꺾으러 가자며 또 아이들을 불러 모은다. 이번에도 따라나선 상구는 미안했는지 봉희에게 종아리에 바를 약이라며 챙겨준다.
-이거. 니 종아리에 함 발라 봐라. 억수로 빨리 낫는데이. 자기 때문에 야단 맞은 봉희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양심에 찔렸나 보다.
찔레 순 꺾으러 덤불을 헤치다가 똬리를 튼 뱀 때문에 상구는 바지에 오줌을 지르게 된다. 겁에 질린 상구는 봉희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예전의 시골 아이들은 자연에서 놀이 도구를 만들었고 자연에서 놀았다. 어른들이 자연에서 먹거리를 얻듯이, 아이들도 자연에서 간식거리를 얻었다. 풀피리, 나뭇잎 배, 찔레 순, 감자구이, 미꾸라지 잡기, 딸기 따먹기, 살구 따기…….
한 편의 동화에 여러 가지 시골추억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 미숫가루 한 사발, 찔레 순 꺾으러 가는 이야기, 보리 꼬실라 먹는 이야기, 모내기, 미꾸라지 잡다가 거머리에 물린 이야기, 감자설이해서 구워먹는 이야기, 송아지 낳는 이야기, 친구의 전학 등이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의 이야기라서 친숙하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옛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추억 보따리를 선물 받은 느낌이다.
시골 풍경, 옛날 풍습, 시골에서의 옛 놀이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야기가 이리도 힘 있게 느껴질까. 그건 아마도 우리의 엄마, 우리의 할머니 이야기여서 일 것이다. 우리 것에 대한 끌림은 먼 조상 대대로 내려온 유전자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지만. 제목부터 달콤한 감꽃이 매달려 있어 달콤한 향이 흩날리는 듯하다. 개암나무의 동화책들은 우리정서에 맞는 동화들이 많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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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면 항상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작가의 나이를 가늠해보기 이다. 그럼 이 글이 내가 공감을 할 수 있는 것인가? 공감은 하더라도 막연한 공감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절대적인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 막연하나마 짐작이 된다. 이 책의 작가 우현옥은 나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세상 밖으로 나온 사람이다. 그리고 목차를 장식하고 있는 문장들은 내가 어린시절 늘 곁에서 보았던, 그리고 내가 그렇게 했던 일들을 글로 옮겨 놓은 것들이다. 아마도 70년 전후의 시골에서 태어난 독자라면 누구나 내 얘기를 하고 있구나 생각할 것 같다.
산을 하나 넘어(지금 보면 그리 높지 않은데 그 때는 어찌 그리 높아 보였던지) 국민학교엘 다녀야 했던 나였기에 이 책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의 모든 에피소드들은 곧 나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먼저 똥바가지를 뒤집어 쓴 봉희는 학교 다녀오다 남의 집 똥통에 빠져 며칠을 동네 친구며 동생이며 형들에게 놀림을 받은 이웃의 오빠의 이야기를 떠 오르게 한다. 그리고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보리 타작을 하고 난 논에 남은 보리줄기들을 주워모아 학교 마치고 오는 길에 누구의 논이라고 할 것도 없이 불을 붙혀 적당히 익은 보리모개들을 손으로 비벼 손바닥도 새까맣게, 입가도 새까매지도록 후후 불어가며 열심히 먹던 나의 유년을 떠오르게 한다. 새삼 지금은 거의 모든 시골집에서 사려져버린 타맥기라는 이름을 듣게 되는 동화다. 그 때는 여름이 가까워지는 더운 날 따끔거리는 보릿가시에 끍히며 보리를 베고, 나르고, 타맥기에 넣고 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아련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아있다. 그런 추억을 되살리는 내용들이 즐비하다. 또 많은 추억이 생각나게 하는 벼 낟가리 속이야기는 그 때만해도 탈곡기로 벼를 타작하던 때라 지금처럼 이삭을 털어낸 짚을 자를 수도 없었고, 기계로 짚은 모을 수도 없었기에 짚단을 만들어 차곡차곡 쌓았다. 그렇게 움막모양으로 쌓아진 낟가리 속은 너무 따뜻한 곳이었다. 겨울에 냇가에서 피래미를 잡고, 산 언덕배기에서 땔감을 모으던 어린 우리들이 그속에서 몸도 녹이고, 손도 녹이고, 공기놀이도 하고. 물론 그 속에서 쥐라도 보이는 날이면 난리 법석이 난다.
우리집에 이 책을 읽고 나만큼 공감하는 이는 없다. 남편도 시골에서 자랐으나 나와는 다르게 자랐다며 나의 호들갑에 "그래?"가 대답의 전부다. 그나마 감성이 뛰어나다 여긴 큰 딸아이도 이 책은 사투리를 부러 많이 쓴 것 같다며 뚱하다. 하지만 이 속에 우리 중년의 추억이 숨어 있고, 지금 아이들에게 부모의 유년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동화라 생각된다. 잘 읽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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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책 제목처럼 저자의 아름다운 감성이 페이지마다 가득 찼고, 결국 책장 넘기는 소리에 들썩거리다가 독자들의 마음에 그 감성들은 별처럼 쏟아졌다. 책 속에 담겨진 내용들을 어려서 경험해 보았고, 그 경험을 이렇게도 리얼한 감동으로 표현해 낸 저자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림이 글과 너무 잘 어우러졌다. 글자에서 흘러나와 하나의 형상을 이루고 있는 듯했으며, 시골 굴뚝에서 갓 새어나오는 밥 연기 같았다. 내용의 요지를 잘 쓸어 담은 이미지였다. 그 그림 자체만으로도 예뻤다.
책을 읽는 내내 그간 칙칙하고 먼지 뿌옇게 쌓여 있던 마음이 미소를 지었다. 작가는 동화나 아동문학에 굉장한 이력과 필력이 있어 보였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도 아동문학을 통해 수많은 독자들에게 풋내나고 싱그러운 느낌을 잔잔한 감동에 실어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친한 친구들과 모닥불 주위에 모여 젓가락에 끼운 고구마를 익혀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듯 사람냄새 폴폴 나고 애틋애틋 눈자위가 뜨거워지는 그런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단어나 표현들이 모두 정겹고 살가웠으며 그 리얼한 장면들이 모두 머릿 속에 차곡차곡 저장이 되어 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익혀지는 단어들과 문장들을 전부 메모지에 옮겨 적었다. 잿빛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 같은 사람들에겐 이런 단어와 문장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소중하다.
마을 사람들 한명 한명, 그리고 갖가지 생활 풍경들이 잊혀지지 않고 가슴 한 켠에서 꼬물꼬물 거리고 있다. 특히 다섯 명의 주인공인 봉희, 순애, 종대, 덕주, 상구는 실제 내 소싯적 친구들인 양 내가 살아가면서 좀처럼 잊지 못 할 이름이 될 것 같다. 어느새 그들도 성장하여 각자 저마다의 삶 안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히 살아간다 해도 결국 그들의 삶은 서로의 추억으로 이루어진 연줄에 대롱대롱 달려큰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고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도시 한복판에 살고 있고, 학교 수업이 파하면 좋던 싫던 학원으로 돌진하는 요즘 아이들이 너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의던 타의던 아이들이 자라서 기억에 남을 만한 친구들이나 기억거리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리고 청소년 놀이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핸드폰과 게임에 절어 두 눈과 사고가 시뻘개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시골에서 친구들과 이런 저런 경험을 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고 부러운 지 이 책을 통해 절절히 느꼈다.
시골에는 아이들 놀잇감이 너무나 많다. 계절마다 상황에 따라 시시때때로 이어지는 놀이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두 눈을 감고 내가 거기에 있다는 단정 하에 신나게 뛰어 노는 간접 경험을 해 보았다. 저자의 실제 경험이 독자들에게 순수와 아름다움과 잃어버린 동화의 나라로 이끌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독자들 중에는 간간히 눈물을 흘리기도 할 것이다. 잠자고 있는 감성을 이끌어 주고 어느새 저도 모르게 이미 자라 성인이 되어버린 어른들의 가슴을 눈물로써 정화를 시켜 줄 것이다.
나도 저자처럼 가슴 속에 봉희를 품고 오래도록 살 것 같다. 봉희는 자본주의 속 검은 도시들이 즐비한 문명 속에 잊혀져서는 안 될 하나의 희망 씨앗 같은 느낌이다. 윗 동네 아이들과의 한 판 얼음배 싸움을 하다가 얼음물에 빠져 위험천만했던 봉희에게 오랫 동안 왠수 같았던 상구가 내민 작대기, 그 마지막 순수한 화해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이 책은 끝을 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도시 한복판의 필사적인 혈투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될 것이고, 소리 없이 가슴에 파란물이 들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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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이 책은 감꽃향이 나면서 그 자체로 아련하게 추억속으로 풋풋하게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아름다운 책이어서 더욱 행복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옛 기억처럼 순수한 이 시간은 마구 뛰어놀고 또 그러는 사이 친구들과 갈등도 겪고 자기나름대로 상처를 받고는 하지만 그것은 또 그것대로 스르르 풀어지는 사이 또다시 즐거운 유년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모습들에 오랜만에 좋은 공기를 마시는 듯한 기분으로 독서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마음과 정신의 힐링이 되는 시간을 부여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하고 자꾸만 손으로 책을 쓰다듬고 어루만지게 되는 것도 이 책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흘러가게 만드는 이 책만의 매력이자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흐드러지게'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정경의 묘사가 잘 되어져서 빠져들기에 너무나도 좋은 이 책의 특성! 그래서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가고 그 묘사들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되고 감정으로 느끼게 되는 시간을 마주한다는 것이 정말 이 책의 묘미가 아닌가를 시종일관 생각해보면서 책을 읽고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허덕허덕 현재를 힘들게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적이고 답답한 생활패턴 속의 나를 순수하고 아무런 계산 없이도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 속으로 초대해주는 이 책이 감사해서 저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책을 어루만지듯이 읽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름다워서 조금 더 아프고 꼭 보호해주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이 책! 그래서 꼭 몇 번을 다시금 소중하게 꺼내보고 음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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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아이들보다 부모가 더 좋아하는책인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겐 좀 와닿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저도 이런일들을 겪은 세대는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아이들이 이해하고 뭐가를 느끼기엔 좀 힘들다고 봅니다. 저는 대략적으로 그때의 시절을 느낄수는 있어서 뭔가 따뜻하고 감동이 있었는데 아이는 이렇게도 살았구나. 이런놀이를 했구나 하는식입니다. 이책에 나오는 봉희,상구,순애, 종대,덕주 의 마을 이야기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웠는데 하나하나 읽으면서 전 가슴 뭉클하고 울림이있었습니다. 시골에서 즐길수 있는 놀이를 찔레꺽어먹고 미꾸라지 잡으로 논에 들어가 거머리가 붙고, 풀피리불고 동네 소가 송아지 낳는모습도 보고, 보리꼬실라 먹고.. 저도 낯선단어들이 있어서 방언인가 하면서 재미있게 읽어답니다. 벼논에서 쥐잡다 논태울뻔한 일 아이들으 ㅣ모습을 눈에 선하게 그려볼수있었답니다. 그림또한 정감있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저한테는 감성을 자극하는 한권의 책이였답니다. 아이들은 좀 힘들어하고 으악~~소리도 내어보고 했지만 간만에 아이들과 엤이야기하면서 즐거웠던 시간이 되었답니다. 좀더 크면 다양한책들을 접하다보면이책도 스스로 읽고 뭔가 느끼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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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첨단 전자기기에 익숙한 요즘 세대의 아이들이라면, 전자기기를 만지지 않는다는 것은 고행이 따로 없을 것이요, 전자기기 없이 논다는 것은 상상이 안 되다 못해 숫제 미스터리급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것이 없던 시절의 시골에서는 대체 할 게 뭐 있었냐고, 대체 뭘 하고 놀았느냐고 상상도 안 되고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전자기기 없이도 수많은 놀이들이 있었다. 비단 놀이뿐만 아니라, 전자기기 속의 세계보다 훨씬 풍요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그곳에는 있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지 몰라도, 여럿이서라면 더없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체험한 세대에게서는 서서히 잊혀졌고, 체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던 풍요롭고 다채로운 이야기와 드라마가 말이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는 이 시대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비슷한 컨셉의 책에서는 농촌의 목가적인 풍경을 별장 구경하듯이 보여주기만 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은데, 이 책에서 농촌은 좋은 의미로도 좋지 않은 의미로도 사람 사는 곳이다. 농촌을 그저 목가적인 이상향처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갈등 등도 은근히 많이 다루고 있다. 동화이니 나름대로 잘 해결되기는 하지만, 해피엔딩이니 아무려면 좋다고 대충 넘어가는 식이 아니라, 메시지와 내용에 대해 자꾸 생각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시골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 다른 아이들과 활발하게 같이 노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가족들. 농촌을 뛰어다니고 서로 어울려다리면서, 그 아이들은 갖가지 놀이를 하고 온갖 일을 겪는다. 때로는 농촌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도,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농촌에서 일어나다가 농촌의 방식으로 해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농촌 아이들은 경험을 겪으며 경험 이전과는 다르게 변하며 성장한다. 회색 콘크리트는 보이지도 않는, 드넓은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말이다.
텍스트는 이야기책으로서도, 성장 동화로서도, 농촌 이야기를 보여주는 시도로서도 모두 합격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글이다. 재미와 주제의식을 동시에 담아냈으며, 다소 이채로운 주제를 대중적으로 녹여냈다. 수려하고 포근한 느낌의 삽화도 돋보인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부드러운 화풍이 압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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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우현옥 글 | 흩날린 그림 개암나무
이야기가 참 아름다운 책이랍니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옛날을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었고 구수함과 순수함을 맘껏 느낄수 있었어요. 봉희라는 친구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참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시절의 이야기들이었네요. 그림이 너무 좋은 책이예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과 함께 감성을 함께 느낄수 있었어요. 똥장군 맛 좀 봐라, 돼지 주둥이, 두고봐!, 상구야, 찔레 꺾으러 가자, 순애야, 보리 꼬실라 먹자, 찰거머리 붙었다!, 자주 꽃 피는 건 자주 감자, 어미 소는 울면서 응원해 주고, 상구네 아버지 새장가 가던날, 언니야, 잘가라, 벼 낟가리 속의 쥐를 잡아라, 갑작스러운 작별 인사, 봄은 얼음을 녹이고 찾아온다처럼 제목이 참 구수하죠. 소제목 만큼이나 이야기는 더욱 좋았답니다. 이야기속에 나오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예를 들면 시렁이란 물건을 얹어 놓기 위하여 벽에 두 개의 긴 나무를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든 것 요렇게 자세히 설명을 해 놓았어요. 모르는 단어가 제법 있었지만 말이 참 듣기 좋았어요.
본문 편지글 중 봉희야, 잘 있었나? 종대학 덕주, 상구도 잘있나? 우리 집도 잘 있나? 상구하고는 인제 안 싸우나? 봉희야, 네가 참말로 보고 싶다.
아이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네요. 요즘엔 볼수도 없는 이야기이고 생각해본적도 없는 일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진 책이네요.
아이들이 꼭 읽으면 좋은 책인것 같아요. 마음 따뜻해지고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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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아름답고 시적인 것 같다. 아이가 책 제목을 보면서 감꽃이 쏟아진다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하지만 요즘 여느 아이들처럼 도시에서 나고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이 아름답고 은유적인 표현이 제대로 와닿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다. 이렇게 맑은 밤하늘에 아름답게 떠있는 별들을 본 적도 많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감꽃 역시도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나 역시도 이 책에 나오는 분위기와 같은 시골에서 자란 적이 없어 딸 아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아이에게 이런 감성들을 전해주고 싶어도 나의 경험 역시도 부족하기에 한계가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한 생생한 글들이 아이의 감성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그림과 함께 추억이 어린 글들을 보면 정말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같다.
도시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한 시골에서의 자연스러운 일상들... 딸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은 똥장군이란다. 똥장군이 뭔지 묻는 통에 나도 이 책을 통해 알아보게 되었다. 내가 만약 시골에서 자랐다면 이 책에 나오는 시대적인 분위기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추억을 되살리며 읽었을텐데 아쉽게도 나는 이 시대를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나 봤을법한 이야기들이라 나에게조차 흥미로우면서도 순수한 이 아이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자연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면서 동네 친구들과 소소한 재미를 느끼길 원한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나에게도 생소한 시골 풍경이지만 아이에게도 신선하고 흥미로우면서도 또래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동화여서 어른들이 함께 읽어봐도 무척 좋은 것 같다. 나무 그늘 아래 누웠는데 아름다운 꽃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면 무척이나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상상을 해 본다. 그 나무 아래에 우리 아이들과 누워 도란도란 추억들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