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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려는 바람이 널리널리 더 자유롭고 행복하길
"살아내려는 바람이 널리널리 더 자유롭고 행복하길" 내용보기
이따금 하늘을 바라볼 때면 바람에 떠다니는 구름들이 마치 꼭 우리네 인생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커다란 폭풍우에 휩쓸렸다가도 화창하게 개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하늘이 그랬다. 진도 팽목항을 꼭 한번 가보겠다는 다짐이 무상하게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9년전 나는 인문계 남자고등학교에 근무 중이었고, 뉴스로 처음 사고 소식을 접한 그때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살아내려는 바람이 널리널리 더 자유롭고 행복하길" 내용보기
이따금 하늘을 바라볼 때면 바람에 떠다니는 구름들이 마치 꼭 우리네 인생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커다란 폭풍우에 휩쓸렸다가도 화창하게 개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하늘이 그랬다. 진도 팽목항을 꼭 한번 가보겠다는 다짐이 무상하게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9년전 나는 인문계 남자고등학교에 근무 중이었고, 뉴스로 처음 사고 소식을 접한 그때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병원에서 진료 접수 중이었던 것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당신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오후에 학교로 돌아왔을때 실없는 농담이 일상인 아이들 그 누구도 아무도 어떤 말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그 때가 기억난다. 그 후로 매년 4월이면 다큐나 기사나 영화나 책 등 관련 자료들을 학생들과 함께 꼭 보았다. 잊지 말자고. 기억하자고. 그것만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흘러 내가 남자중학교로 이동했을 때는 참사 당시 더 어렸던 아이들이기에 기억하는 바도 달랐고 어떻게 올바르게 전달해줘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떻게 제대로 말해주는게 좋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전과 존엄을 꼭 이야기하고 넘어가고자 했다. 아직도 내가 자주 쓰는 천가방과 소지품을 넣어다니는 작은 천주머니에는 세월호 리본 뱃지가 있다. 작년이었던가, 재작년이었던가, 4월 16일이 어김없이 다가오던 어느 날에 추모기념 천마스크를 사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선물했던 적이 있다. 최근에는 독서모임을 통해 그림책을 읽는 재미에 빠지면서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쓴 다양한 몇몇 그림책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다 나는 이 책이 출간된다는 아니 나왔다는 소식에 고민없이 책을 사게 되었다. 꼭 그러고 싶었다.

먼저 저자인 유가영님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
“이 책을 내겠다고 마음 먹고 책을 써줘서 참 고맙습니다.”
당시 나는 2014년 고2 담임이었다. 당시 제자들이 이제 저자와 같은 나이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지금 현재 2023년. 그래서 같은 시간 속을 살아내고 있는 9년 전 세월호 참사의 생존학생의 이야기는 나에게 더 무거이 의미있게 또 관심있게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 누군가는 희생되고 누군가는 살아남는 것의 반복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하는가에 대한 물음 역시 매번 반복된다.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한 일종의 답을 찾았다. 바로 이 책에서.

이 책은 크게 13개의 작은 소제목들로 참사 이후 그동안의 시간 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화려하고 멋진 단어나 문장도 맛깔나는 서술 구성도 흥미진진한 등장인물들과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사건이나 반전이 있는 그 어떤 소설도 이처럼 나를 집중시키긴 못했을 것 같다. 그만큼 한자한자 소중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이렇게라도 응원하는 힘을 보태고 싶어서.
그날 이후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 세상과의 단절감, 완전히 바뀐 일상 그리고 자해, 상처입은 치유, 불안 속에서도 곁에 있어준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평범한 그녀의 독립과 새로운 목표에 대한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먹먹하게 울렸다. 내가 상상하지 못할 충격과 공포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내는 힘은 바로 그녀 자신과 그녀 곁의 고마운 존재들이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큰 울림과 깨달음을 준 한마디가 바로 이것이었다.
“상황의 심각성과는 상관없이, 슬픈 건 슬픈 거라고요.”
산불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과 지내는 동안 그동안 자신이 의심하며 생각해 왔던게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며 한 말이다. 그걸 이제야 알게 되어 자신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며 그간 외면해 왔던 생각과 후회, 자책, 미련들을 적어 나가는데… 모두 꼭 직접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우리이기에. 더불어 역사 속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름들을 오늘날에도 여전히 목숨 바쳐 일하는 모든 직업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도 차근차근 알아가며 한번씩 더 이름 되뇌고 기억하고 널리 알리고 싶다.
여전히 10.29 그날의 이전에 멈춰버렸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생존자 그외 다른 가족, 친구들에게도 더 귀 기울이고 더 찾아 읽고 싶다. 그렇게라도 해서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길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사회의 일원이 되겠다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겠다고. 그들의 일이 곧 내 일이라는 사실, 그들이 있어 내가 있음을 알기에.
YES마니아 : 플래티넘 m****8 2023.05.18. 신고 공감 3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