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인간 삶에 끼어든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말은 통하지 않아도 그럼에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오늘 만난 <플러시 !>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로 영국 시인인 배럿 부부와 함께 살았던 반려견인 '플러시'를 주제로 하고 있다.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동물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서술을 했을까? 궁금했는 데 울프에겐 동물 역시 사람이 가진 감정들을 책에서 표현하고 있었다. 스패니얼 종의 하나로 들판을 자유롭게 뛰던 플러시는 주인인 미트포드 양에 의해 엘리자베스 배럿 양에게 인도 되고 그녀와 함께 죽을 때까지 지내게 된다. 소설은 플러시가 누구의 제약도 없이 미트포드 양과 같이 살다가 그녀가 유일하게 플러시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배럿에게 플러시를 선물한다. 주인과 헤어지는지도 모르고 새로운 저택에 간 플러시는 주위에 있는 사물과 냄새가 신기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신의 눈 앞에서 집으로 가는 문이 하나씩 닫히는 것을 봤다.
두려운 감정이 휩싸일 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고개를 들어 소리나는 곳을 보니 한 여인이 침대에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서로를 바라본 순간 서로의 닮은 모습에 빠져버렸고 플러시는 아픈 배럿을 위해 들판과 자유를 포기하며 늘 그녀의 침대 아래 또는 방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영원할 거 같은 그 시간에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데 하녀인 윌슨이 편지를 배럿에게 가져다 준 것이다. 그 편지로 인해 배럿의 감정 변화가 생기고 플러시는 그것이 무엇인지 비록 말을 하지 못하지만 가족이 느낄 수 없는 배럿의 변화를 알았다. 소설은 배럿과 미래의 그녀의 남편이 될 브라우닝의 만남을 보여주면서 플러시가 소외시 되는 감정을 보여주는 데 반려 동물의 감정이 이럴 수도 있구나 했다. 그러나, 늘 소중한 존재인 플러시였다는 사실.
또한, 당시엔 귀족과 평민의 삶이 극도로 격차가 컸고 시골에서는 목줄 없이 어디든 뛰었지만 런던에서는 목줄을 해야만 공원에 갈 수 있었다. 때론 자유가 그리웠지만 배럿와 함께 하면서 과감히 포기한 플러시. 그랬건 그가 납치가 되었다. 가족 모두가 포기할 때 배럿만이 포기하지 않고 범인들과 흥정을 해서 다시 만날 수가 있었다. 이 부분을 실화로 책에서는 한 번인데 실제로는 세 번이나 납치가 되었고 이 사건으로 인해 배럿이 자신의 삶과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봤고 훗날 시에 표현을 했다고 한다. 배럿은 장녀였지만 허약했기에 늘 집안에만 있었는 데 브라우닝을 만난 후 플러시와 같이 이탈리아로 도주를 한다. 그곳은 런던과 전혀 다르게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으며 아이까지 출산하게 되었다. 새로운 행복을 맞이하는 브라우닝 부부와 플러시 하지만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플러시의 시간은 인간보다 빠르게 흘러가기에 헤어짐도 빠를 수밖에 없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체는 쉽지가 않다 그런데 <플러시 !>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과 역시 플러시를 설명할 때 주위 배경이 아닌 그의 내면을 보여주는 요소가 울프다웠다. 특히, 플러시가 브라우닝에게 느꼈던 질투가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의 묘사는 단순하고 간결했지만 그의 심리를 잘 보여주었다. 또한, 하녀인 윌슨은 실존 인물로 배럿이 이탈리아로 갈 때 같이 갔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운 여성이었다. 그녀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지만 배럿에게 있어서 중요한 존재였다는 점은 확실했다. 배럿은 늘 몸이 약해 집안에만 거주했는 데 이탈리아로 간 뒤 15년이나 더 살았다. 평생을 병상에서 살수도 있었는 데 플러시를 만나고 남편인 브라우닝을 만나면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버지니아는 플러시를 보여주면서 인간과 반려견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영국의 빈부 격차를 동물을 통해 꼬집어 보여주어 동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플러시가 고향을 떠나 런던에서 겪은 일들은 성장 과정으로 무엇을 버리고, 얻고 또 영유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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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시! - 버지니아 울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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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전기라니! 소설 플러시는 버지니아 울프가 영국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강아지, '플러시'가 주인공이다. 플러시의 정확한 탄생일은 알 수 없지만 플러시의 종의 기원부터 시작하는 서두가 마치 역사소설처럼 흥미로웠다. 하지만 시인 배럿의 삶도 만만치 않은데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1800년대인데 마치 현재 우리 이웃집에 사는 아는 언니라고 해도 될 정도다. 시를 쓰는 연하남과 집안의 반대에도 사랑의 도피를 하고 노산이라 할 만한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고 노예상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노예제를 반대하는 등 소신대로 사는 모습이 ‘멋진 언니‘처럼 보였다. 그런 멋짐과 달리 어린시절 사고로 인해 병약했던 까닭에 어쩌면 더 플러시와의 깊은 교감이 가능했었던 것 같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플러시의 시선을 쫓다보면 울프가 그리는 그들의 삶이 허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표현은 그런 맥락에서 납득이 된다. 개와 인간을 넘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되어주는 관계에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 플러시는 배럿양에게 어울리고 배럿 양은 플러시에게 어울린다. 그것은 대단한 희생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은 해야 한다. 브라우닝 부인과 플러시가 발견을 탐색하는 여정에서 서로 다른 결과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녀는 대공, 플러시는 점박이 스패니얼이었다 -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을 한데 묶고 있는 유대는 여전히 견고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보았던 영화 #루이스웨인 이 떠올랐다. 개에서 고양이로 바뀌고 시인이 화가가 되었을 뿐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연인을 그리워하는 모습 등이 정말 닮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울프의 작품들이 조금 난해했었다면 이 소설은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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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지음)/ 그림씨 (펴냄)
플러시는 누구일까? 영국의 가장 사랑받는 여류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다^^
시인이자 재능 있는 문학가로서의 명예, 막대한 유산까지 포기하고 그녀가 택한 것은 사랑이었다. 아!! 또 사랑이구나!!!!
버지니아 울프 이전에 우리는 1800년대를 살아간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을 알아야 한다.
아버지 애드워드 배럿 쪽은 자메이카에서 큰 사탕수수 농장을 가지고 있었던 노예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재력가 집안이었다. 당대 여성들이 그러하듯, 학교에는 가지 않았지만 가정교사에 의해 수업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엘리자베스는 열네 살에 네권으로 된 서사시집을 출간한다. 딸의 열네 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아버지의 선물이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1806~1861)& 버지니아 울프 (1882~1941) 연도상으로 보면 두 사람 사이에 접점은 없다. 울프는 영미 문학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이자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 엘리자베스의 삶에 관심을 가졌었나보다. 소설은 배럿이 쓴 편지와 일기, 메모 등의 팩트 사이에 울프만의 허구를 끼워 넣은 방식으로 쓰였다.
1844년 그녀는 영국의 재능 있고 인기 많은 작가로 사랑을 받았고 당시 무명이었던 로버트 브라우닝의 열렬한 구애를 받는다. 말에서 떨어진 이후 그녀는 평생에 걸쳐 희귀한 병을 앓게 된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때는 모르핀을 맞았는데 약물에 중독되는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점점 집 안으로 파고 들었던 그녀에게 한 줄기 빛은 사랑!!!! 엘리자베스의 마음은 점점 로버트에게로 기울었다. 아버지는 분노했고, 만약 무명 시인 로버트와 결혼하면 유산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결국 사랑을 택한다. 아!!! 사랑.....
노예무역으로 부자가 된 집안이라는 말에 다소 거부감이 있었는데 엘리자베스는 노예제 폐지 운동을 했다고 하다. 덕분인지 1830년대 노예제는 폐지되었고 아버지의 사업은 점점 기울었다.
어쩌면 그녀의 선택은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결혼 후 당대로는 사십 대 늦은 나이에 출산,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다가 15년 후 남편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만약 사랑을 택하지 않았더라면 행복했을까? 의문을 가져본다^^ ( 아내 엘리자베스가 죽은 후 로버트는 28년을 혼자 살다 아내 곁으로 간다....)
플러시를 처음 만나는 장면, 플러시를 도둑맞았을 때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찾으러 나가는 장면, ( 당대에는 부자들의 개를 납치하는 도둑들이 있었다고 함). 그리고 플러시가 나이 들어가는 장면은 하나의 영화처럼 묘사된다. 인간의 세상은 언어의 세상이고 강아지 플러시의 세상은 냄새의 세상이다.
귀족들의 개는 개에게도 등급이 있었다 ^^ 마치 사람의 신분제처럼..... 개의 시선으로 본 귀족사회, 신분제, 권위주의, 여성과 약자에 대한 억압 등을 다루면서도 재치 있고 쾌활하다.
나는 울프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자꾸만 길을 잃곤 한다. 때론 미로에 갇히기도 하고, 출구를 찾지 못해 허덕일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비교적 읽기 쉬웠다.
Who so loves believes the impossible 사랑하는 사람은 불가능을 믿는다.... 엘리자베스 배럿의 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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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눈으로 본 세상이라니!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들은 좀 어려운데 이 글은 가장 쉽게 썼고, 가장 대중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작품들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개의 시선을 통해서 세상을 비판한다. 토끼를 쫓는 개라는 의미의 스패니얼. 귀족계급 품종인 레드코카스패니얼 플러시! 미트포트 양이 런던의 베럿 양에게 플러시를 팔게 된다. 플러시의 새주인인 베럿 양. 이전에 살던 이탈리아랑 달리 영국은 개들도 신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베럿 양은 병자였고 브라우닝 씨와 사랑을 한다. 그런데 플러시는 브라우닝 씨를 사납게 물어버리는가 하며 적대감과 질투를 보인다. 그렇게 베럿 양 곁에서 그들의 사랑을 모두 지켜보며 항상 함께 하게 된다. 플러시를 도둑 맞았다가 되찾는 과정에서 런던이라는 도시의 생활과 귀족 사회를 비판한다. 그들은 영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가서 자유로운 삶을 산다. 브라우닝 부부가 되고 베럿 브라우닝도 건강해 진다. 윔폴가에서 행복하지 않았던 베럿은 이제 행복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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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시! 1842년 태어난 순종 레드코커스패니얼 플러시와 그의 주인 배럿의 이야기. (소개글을 읽었던 터라 개의 눈으로 본 로맨스는 어떤 시선으로 그려질까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읽다보니 로맨스보다는 배럿과 플러시의 이야기에 촛점이 맞춰졌다.) 처음에는 작가가 직접 관찰하고 쓴 글인 줄 알았는데, 년도를 확인해보니 거의 다 상상으로 쓴 것이었다.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상상으로 쓴 것도 특이했지만 그들이 주고받은 연애편지에 나오는 개에 관심을 가지고 그 개의 시선으로 바라볼 생각을 하다니 참 엉뚱한 사람이다. 버지니아 울프다운 의식의 흐름에 따른 뒤죽박죽 서술. 마르셀 프루스트보다 훨씬 덜하긴 하지만 읽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읽고있던 문장의 전전 문장을 다시 읽어야 할 때도 있고, 심지어 한장 앞으로 넘겨 다시 보아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2번째, 3번째 읽을 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문장도 있다. 그런데도 그녀의 글을 좋아하는 것은 장면을 상상하며 읽는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플러시가 처음 배럿양의 집에 갔을 때 (정신없는 묘사지만) 플러시가 보는 장면을 내가 보고있는 듯 했다. 심지어 냄새까지 났다. 원래 주인인 미트포드가 배럿에게 플러시를 주고 갔을 때 처음보는 곳에 혼자 남겨져서 버림받음의 공포심을 느끼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었다. 항상 적으로 간주하여 경계하던 주인의 연인 브라우닝씨를 보며 ’브라우닝을 문다면 그것은 배럿양을 무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또 그가 가져온 케이크를 꾸역꾸역 먹으며 ‘앞으로는 브라우닝씨를 사랑할 것이며 절대 물지 않겠다.’ 결심하던 플러시. 드디어 사랑의 의미를 안 것인가? 타협을 한 것인가? 하하 플러시의 납치, 두 연인의 결혼, 피렌체에서의 동네 개들과의 사랑(?), 부부의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감정의 변화 등이 참 흥미로웠다. 배럿이 실제 시한부판정을 받은 후여서 더 절절했던 배럿과 브라우닝의 사랑. 결혼 후 15년을 더 행복하게 살았으니 사랑의 힘이란 이렇게 위대한 것인가? 두 사람이 쓴 러브레터를 전부 읽어보고 싶다. ???- 마지막 장면을 읽을 때 갑자기 눈물이 났는데, 배럿과 플러시가 만나는 장면과 헤어지는 장면에서의 문장때문인 것 같다.. -둘이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닮은 서로의 모습. <같은 틀에서 비 젖었지만 두 몸으로 나는 그들이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완전히 채워줄 수 있을까?> -나이든 후에도 서로 닮은 모습인 배럿과 플러시의 마지막 순간. <두 몸으로 나뉘었지만 같은 데서 빚어진 그들은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완전히 채워주었을 것이다.> 물음표가 마침표가 되는 순간..뭔가 울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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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그 개의 전기, 버지니아 울프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책은 플러시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의 이야기다. 플러시는 영국 문학사상 최고의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과 로버트 브라우닝 부부의 강아지이다.
강아지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주인과의 관계, 강아지가 바라본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치 나의 강아지가 이런 감각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어느새 몰입하게 된다.
이 책은 플러시의 전기이면서, 주인인 배럿의 전기이기도 하다. 플러시가 배럿에게 오던 그 순간부터 떠나는 그날까지 견고하게 엮여있던 둘의 관계를 버지니아 울프가 그려냈다.
플러시는 미트포드양에게 길러지고 있었으나 엘리자베스 배럿에게 보내지게 된다. 주인이었던 미트포드양이 자신을 버리고 갔음을 알게 되는 순간, 플러시가 느끼는 절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리고 유기견들을 떠올린다. 온전히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두고 가는 상황에 대해 강아지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지. 버림받았다는 감각 같은 건 존재하지 않겠지.
하지만 다행히도 플러시는 평생의 동반자가 될 배럿 양을 만나게 되고, 플러시도 자신의 상황과 자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플러시는 배럿에게 온 뒤로 새로운 환경 속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겪는다. 자유롭게 들판을 뛰어다니다가 목줄을 매고 리젠트파크를 걷게 된다. 자기가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몰랐던 강아지는 상황을 하나씩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주인이 사랑하게 된 로버트 브라우닝을 경계하고, 배럿과 갈등을 겪으며 받아들이게 되는 모습이 마치 ‘개는 훌륭하다’를 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부터 어렵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직접 키우게 된 뒤로는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못하게 되었다. 반려동물과 인간은 서로의 어떠한 부분을 포기하고 서로를 위해 희생한다. 그리고 서로를 책임지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생기는 어떤한 것보다 작거나 소홀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가리고 있는 동물의 본능을 생각하면 가끔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서로 행복을 위하면서도 포기하는 것들이 있음이 안타까울 때도 있다.
플러시는 개도둑들에게 잡혀가는 고난을 겪기도 한다. 순수 혈통 스패니얼로 안락한 공간에서 자신의 지위를 알게 되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바닥으로 떨어져 물 한 모금 쉬이 먹지 못하는 그 순간. 갇혀있던 곳의 문이 열릴 때마다 주인이 아닐까 쳐다보는 강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플러시가 배럿 양을 찾듯 배럿 양도 플러시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자신이 사랑해마지않는 로버트 브라우닝의 의견이 무엇이든 배럿은 고통 속에 있을 플러시를 찾아 떠난다. 그게 바로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의 마음일 테지.
플러시와 배럿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은 새롭다. 강아지의 입장에서 쓰인 글들 사이에서 그냥 질문들을 만난다.
강아지들이 ‘자아’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거울을 보며 자신인지 아닌지 모른다는 얘길 본 것 같은데 플러시가 거울 앞에서 배럿 양과 ‘자신’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그 물음이 떠오른다.
본문 안에서 강아지가 맡게 되는 냄새를 표현하는 건 셰익스피어조차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냄새, 소리, 풍경을 이렇게 다양하게 묘사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해냈나 보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을 배럿도 맞이한다.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처음 만났을 때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언제든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에 있다가 떠난다.
강아지의 생각을 빌려 버지니아 울프는 배럿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의 사랑스러움, 용기 그 모든것이 플러시의 눈에도 보인다. 울프도 그렇게 보고있었던 만큼 이런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