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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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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제주 4?3, 노동권 투쟁 등을 SF, 고전 설화, 호러 미스터리, 복수 스릴러로 국가가 저지른 폭력에 대해 담고 있는 단편소설들의 모음이다.역사는 늘 가장 좋지 못한 부분만 골라 되풀이 된다는 말에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저자와 마찬가지로 어느 단편에 대해 소개하기에 나 또한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우선 국가폭력 피해 당사자분들의 투쟁의 무게를 장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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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제주 4?3, 노동권 투쟁 등을 SF, 고전 설화, 호러 미스터리, 복수 스릴러로 국가가 저지른 폭력에 대해 담고 있는 단편소설들의 모음이다.

역사는 늘 가장 좋지 못한 부분만 골라 되풀이 된다는 말에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저자와 마찬가지로 어느 단편에 대해 소개하기에 나 또한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우선 국가폭력 피해 당사자분들의 투쟁의 무게를 장르소설로써 세상에 펼쳐내기까지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추가로 저자의 필력에 감탄할 정도로 뛰어난 책이었다. 반면, 국가폭력 피해 요소가 다소 한쪽으로 치우친 성향이 보여서 마냥 읽기가 편하지만은 않았다.

좋지 못한 역사와 피해자들의 고통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곗바늘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을 우리 눈에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도구이기도 했다. 인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처럼.

?? 삼준은 마치 이날까지 마음속에 품고 있던 비밀을 다 풀어놓고 빈껍데기가 된 것처럼 보였다.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을 그 신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4 2023.05.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반복되어서는 안 될 우리의 아픈 역사
"반복되어서는 안 될 우리의 아픈 역사" 내용보기
국가에 의해 자행된 폭력을 다룬 소설집이다. 대표적 국가 폭력으로 저자는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 등을 손꼽고 있다. 이와 더불어 SF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긴 하지만 노동에 대한 탄압과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는 내용도 담겨 있고 전교조 초창기 출범 당시의 교육 운동에 열의를 가졌던 교사들에 대한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소재로 한 내용도 소설화했다.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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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의해 자행된 폭력을 다룬 소설집이다. 대표적 국가 폭력으로 저자는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 등을 손꼽고 있다. 이와 더불어 SF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긴 하지만 노동에 대한 탄압과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는 내용도 담겨 있고 전교조 초창기 출범 당시의 교육 운동에 열의를 가졌던 교사들에 대한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소재로 한 내용도 소설화했다.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 속에 최대한 피해를 받는 사람이 적어야 했지만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갈등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야 했던 제주 4.3 과 국가 지도자에 의해 묵인되었던 5.18 민주화운동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살상과 살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아픈 역사다. 역사가들은 역사란 새롭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라 반복되어 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더 이상 국가에 의한 폭력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저자는 제주를 배경으로 꿈과 낭만의 이야기 대신에 제주의 사람들이 뭍에서 내려온 사람들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해야 했던 아픈 이야기를 제주의 역사와 함께 독자들의 마음 한 구석을 뭉클하게 만든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으로 누군가는 죽여야했던 냉전 시대, 사람의 목숨이 동물보다 가볍게 취급 당했던 당시의 모습을 저자는 가슴 아프지만 생생하게 글로 표현한다. 

 

5.18 민주화 운동은 문민 정부부터 국가 지도자가 참여하는 법정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소설에서도 저자가 작품의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하듯이 한 쪽편에서는 광주 사태로 표기하며 단순한 민란이자 국가를 전복시키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의 소행으로 취급하던 시대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 글로, 영화로 다양한 방법으로 진실이 밝혀지면서 공식적인 명칭이 바뀌게 되었고 오늘까지 미래 세대에게도 민주주의란 결코 그냥 선물로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책을 출간하면서 작정하듯이 발행일을 5월 18일로 정한 듯 싶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바늘 끝에 사람이'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오늘날의 부품화된 우리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SF적 요소를 가미하긴 했지만 인간을 공장의 한 기계처럼 여기며 인체의 대부분을 기계로 전환시켜가는 미래의 모습이 가학적일만큼 소름이 끼쳤다. 심지어 교체된 기계 장기조차도 소유권이 회사에게 있으므로 퇴사를 할 경우에는 엄청난 대금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 속에는 장차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우리의 노동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켜갈지 예상케 한다. 

 

사람보다 이념을 중요하게 여겼을 때 국가는 총칼을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대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미래에는 사람보다는 자본을 중요하게 여겨 돈의 노예로 전락당하고 기계의 한 부품으로 전락당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사람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c*******9 2023.05.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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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끝에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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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하고 인식이 넓어지고 기술이 발달해도 바뀌지 않는게 딱 하나 있었다. 제 손으로 땀 흘리고 일하는 사람을 한낱 공장의 부품인 양 취급하는 것. 시대가 바뀌었다고 억울하게 박해받은 사람들의 슬픔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반성한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슬픔을 조금이라도 희석 할 수 있도록 예를 갖추고,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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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하고 인식이 넓어지고 기술이 발달해도 바뀌지 않는게 딱 하나 있었다. 제 손으로 땀 흘리고 일하는 사람을 한낱 공장의 부품인 양 취급하는 것.

시대가 바뀌었다고 억울하게 박해받은 사람들의 슬픔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반성한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슬픔을 조금이라도 희석 할 수 있도록 예를 갖추고,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갖추고, 국가가, 정부와 권력이 같은 잘 못을 하지 않도록 사람들이 계속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노력이 쌓인 뒤에야, 모든 고통은 참혹한 현실이 아닌 역사의 갈피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사람이 죽었다. 가해자는 번듯이 잘 살고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권력에 의해 말도 안되는 폭력들이 발생하고 있다.

전래동화처럼 세상도 권선징악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소설은 당사자들의 아픔과 슬픔이 사라지거나 희석되지 않도록 우리가 원하는대로 나쁜 사람들이 천벌을 받는 이야기이다. 5.18민주화운동, 제주4.3, 이예람 중사사망사건 등을 설화와 SF, 복수극으로 재해석하여 과거에 묻혔던 사건들을 끄집어내 우리가 의식하게끔 한다.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리고 눈을 크게 부릅뜨고 지켜본다면 세상이 함부로 미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예람 중사의 성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한 창백한 눈송이를 보며 아직까지도 순직처리 되지 않고, 가해자는 오히려 2년을 더 감형받았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 그리고 남자가 술먹고 한 순간적인 실수라고 흔한 일이라며 쉽게 봐주는 사회적 관례에 염증을 느낀다.

흡입력과 가독성 그리고 통쾌함까지 갖춘 소설이지만 읽으면서 감히 이 소설이 재미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재미있다고 말하기엔 너무 참혹하고 슬프기 때문이다. 이 소설처럼 박해받은 사람들의 한이 풀어지도록 가해자가 벌을 받도록 하늘을 무서워하도록 결말이 지어지길 바란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k*****7 2023.06.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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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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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바늘 끝에 사람이'라는 제목만 갖고는 도저히 책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없었다.  바늘.. 끝? 바늘을 잡고 있는 손과 바늘이 옷감을 통과해서 다시 밑에서 위로 집어 올리려면 그 바늘을 막아내야 하는 골무 낀 손가락? 무엇을 말하는 건지~    책장을 넘기니 우주 이야기가 나온다.  안 그래도 '탄소나노튜브'로 나도 전문가~라는 교육활동을 한 학생들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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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바늘 끝에 사람이'라는 제목만 갖고는 도저히 책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없었다. 

바늘.. 끝? 바늘을 잡고 있는 손과 바늘이 옷감을 통과해서 다시 밑에서 위로 집어 올리려면 그 바늘을 막아내야 하는 골무 낀 손가락? 무엇을 말하는 건지~ 

 

책장을 넘기니 우주 이야기가 나온다. 

안 그래도 '탄소나노튜브'로 나도 전문가~라는 교육활동을 한 학생들이 발표했던 우주 엘리베이터 이야기가 주된 배경인가 보구나. 맞다. SF~ 

하지만... 

읽다 보니 몸의 한 부분 한 부분을 기계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뭔가 계속 억눌리고 짓눌리는 입장에서의 회사와 노동자 이야기가 아닌가... 

바늘 끝.. 벼랑 끝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그런 높은 곳에 외롭게 올라 투쟁하고 쟁취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거늘... 

이 책이 통째로 끝까지 이 이야기로 계속되었으면 너무 감정이 가라앉아 책을 모두 읽어내기 힘들었을 듯했다. 

 

그렇다고 다른 이야기들이 덜한 건 아닌 듯...

'안나푸르나', '할머니의 귀환', '단지',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창백한 눈송이들', '너의 손을 잡고서' 모두 하나같이...속상한 이야기들인 것은... 

 

'안나푸르나'에서의 '참 교육'이란 단어의 사용... 

내가 있는 곳과 무대가 겹쳐서인지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한 단어, 한 문장으로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짧은 질문에 역시 짧게 대답할 수 없는 사람들 상황들 사건들 입장들... 그때와 다른 또 다른 힘듦이 생겨버린... 그래도 그 옛날로 돌아가서는 안될 듯 한 이야기... 

 

그리고 제주도가 무대인 '할머니의 귀환'과 '단지'에서 다룬 강정마을과 4.3 이야기... '뭍 놈'들이라.. 

외부인들이 제주 사람들에게 가한 많은 상처들... 장소만 옮겨 전쟁의 상처를 이야기한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이야기... 

그리고 '창백한 눈송이들'은 소수자 이야기, '너의 손을 잡고서'는 광주 이야기... 

 

띄어쓰기 맞춤법 검사기에서 적다 보니 벌써 900자가 넘는다. 

이렇게 많구나. 

할 이야기가... 쓸 이야기가... 남겨 전해야 할 이야기가... 

제주에서 광주.. 탑과 동굴..

장소가 어디든... 

사람이 누구든.... 

어쩜 이렇게 못되고 못된 일들이 나쁘고 나쁜 일들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상처를 냈을까~ 싶다. 

잊지 말라고 그렇게 전하는 노력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장소만 바뀌고 사람만 바뀌어 비슷하다 못해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어 상처에 상처를 내 곪게 만들어내는지... 

 

뜬금없지만 예능 프로에서 우리나라에서 오래 거주했던 외국인들의 대화가 갑자기 기억난다. 

예전 버스나 지하철에서 앞에 사람 가방을 들어주던 한국인의 '정'이 사라진 것 같은 요즘이라고... 

 

사람의 '정'이 사상과 이론과 가치관보다 우선하면 안 되었던 걸까?... 

문득 내 옆, 주위 사람들을 내 교실에 아이들을 한번 부드럽게 쳐다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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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2023.06.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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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 전혜진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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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바늘 끝에 서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곳에 서서 오랜 시간을 버티고 견뎌야만 했던 이유는 있습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7만 2천 킬로미터 떨어진 궤도 엘리베이터의 카운터웨이트 끝에 홀로 217일째 생존해 있는 김 주임, 나에게도 이유는 있습니다. 100년 전에 살던 사람들은 공상과학 소설 또는 영화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지구의 원심력과 구심력이
"바늘 끝에 사람이 - 전혜진 소설집" 내용보기
누구라도 바늘 끝에 서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곳에 서서 오랜 시간을 버티고 견뎌야만 했던 이유는 있습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7만 2천 킬로미터 떨어진 궤도 엘리베이터의 카운터웨이트 끝에 홀로 217일째 생존해 있는 김 주임, 나에게도 이유는 있습니다. 100년 전에 살던 사람들은 공상과학 소설 또는 영화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지구의 원심력과 구심력이 평행을 이루는 고도 3만 6천 킬로미터 상공에 궤도 엘리베이터 터미널이 만들어지고 그곳에서부터 지상까지 엘리베이터가 연결 되어 화물 운송이 가능해지자 85단으로 이뤄진 카운터웨이트의 건설도 가능해졌습니다. 이 모든 과정의 책임자였던 나는 왜 전기도 통신도 끊긴 이 바늘 끝 같은 곳에서 울분을 토해내야 하는지 제발 누구든 알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100년 후의 세상에도 첨탑 위에 스스로의 몸을 묶고 시위를 하는 이가 있습니다.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직원에게 회사는 무상으로 기계팔을 부착시켜 주겠다고 하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강제로 멀쩡한 나머지 팔까지 기계팔로 교체했습니다. 망가진 폐와 심장부터 몸의 대부분을 기계장치로 바꿔주며 그들은 이 거대한 카운터웨이트를 지은 사람이 '나'라는 것에 자긍심을 심어주더니 완성 된 카운터웨이터의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곤 쓸모를 다한 이들을 향해 회사는 해고 통지와 함께 그동안 회사가 제공한 모든 것은 남겨두고 떠나라고 합니다. 즉, 나의 몸의 75퍼센트에 해당하는 기계장치들은 회사의 물건이니 놓고 떠나라는 것 입니다.

책 [바늘 끝에 사람이]를 읽기 이전까지, 저는 타인이었고, 구경꾼이었으며, 그저 바늘 끝에 선 그들이 왜 그런 위태로운 선택을 해야했을까하고 단순한 호기심으로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나는, 우리는 그들과 달리 언제까지나 지상에 발을 딛고 서 있을거란 커다란 착각에 빠졌었기에 무관심했습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조심해도 언제든 사고를 만날 수 있음을, 부당하게 기계취급을 당하거나, 사람이라면 마땅히 받아야 할 인격적인 존중을 몰수당하고 분리수거 대상으로 취급당하는 존재가 바로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순간, 머리를 강타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책에 실린 7편의 소설들은 미지의 미래를 끌어오기도 하고, 1940년대, 50년대, 80년대와 90년대에 이르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사건들을 전혜진 작가님의 색깔로 그려져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 광주 5.18민주화 운동, 첨탑에서의 농성과 군대 내에서 발생한 여성 장교 또는 사병에 대한 성적인 차별과 폭력 등에 대해 고전 설화를 빌어, 때론 잔인한 호러 미스터리의 형식으로 복수의 칼날을 세워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거대한 국가폭력 앞에 온몸을 꿰뚫리는 고통에도 그들은 꼿꼿하게 서 있습니다. 자신이 무너지면 다음 사람이 그 고통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출판사 제공 도서

#바늘끝에사람이 #전혜진 #소설집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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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i******u 2023.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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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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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소설집 <바늘 끝에 사람이>는 격랑의 역사 속 움튼 폭력과 비극의 모티프를 박진감 있게 재구성한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건을 우주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과 사이보그 노동자의 이야기로 담아낸 <바늘 끝에 사람이>, 전교조 탄압 사건을 환상적인 미스터리로 풀어낸 <안나푸르나>, 제주43을 전설적 존재와 동양풍 호러로 다룬 <할망의 귀환>과 <단지>, 한국전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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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소설집 <바늘 끝에 사람이>는 격랑의 역사 속 움튼 폭력과 비극의 모티프를 박진감 있게 재구성한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건을 우주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과 사이보그 노동자의 이야기로 담아낸 <바늘 끝에 사람이>, 전교조 탄압 사건을 환상적인 미스터리로 풀어낸 <안나푸르나>, 제주43을 전설적 존재와 동양풍 호러로 다룬 <할망의 귀환>과 <단지>, 한국전쟁의 참상과 설화를 절묘하게 엮은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공군 내 성범죄를 강렬한 복수 스릴러로 담은 <창백한 눈송이들〉, 518민주화운동이 남긴 아픔과 연대를 보여준 <너의 손을 잡고서>가 그렇다.

일곱편의 단편은 거대한 사회의 소모품으로 사랑가는 현대인들, 국가의 제물이 되고만 사람들 그리고 잊힌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시대의 비극을 환상의 세계로 연결하는 내용은 짧았지만 쉬운 마음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다들 기피하지만 '꼿꼿하고 강한' 작가의 이야기에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표제작이기도 한 <바늘끝에 사람이>는 시대적 비극과 SF의 만남이라서 새로웠다.

d*******0 2023.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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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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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슬픔을 허락받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다. 애도를 해야할 일조차도 억눌려 있는 사회이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상을 써야하는지 한참을 고민하였다. 가볍지 않은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낼 수 있을까.   나는 전교조 선생님들이 많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래서 4월에는 제주 4.3사건과 4.19 혁명을 5월에는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배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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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슬픔을 허락받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다. 애도를 해야할 일조차도 억눌려 있는 사회이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상을 써야하는지 한참을 고민하였다. 가볍지 않은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낼 수 있을까.

 

나는 전교조 선생님들이 많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래서 4월에는 제주 4.3사건과 4.19 혁명을 5월에는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배웠다. 나는 슬픔에 공감하며 애도하는 방법을 배웠고, 내가 겪지 않은 비극에 대해서도 함께 위로하는 방법을 배웠다. 하지만 내가 사회에서 만난 슬픔은 그저 억눌려있는, 드러내어서는 안되는, 그래서 어딘가 억울한 그런 아픔들이었다.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서일까. 사측에 모두가 불만을 품고는 있지만 아직도 노조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과 정작 본인은 나서지 않으면서 불합리는 해결되었으면 하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를 다녀서인지 첫번째 이야기부터 와 닿았다. SF지만 너무나도 현실 같았던 이야기. 당장 내일이라도 나에게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였다.

 

어느 새 역사책 속에 혹은 신문기사 속에 있을 법한 일들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런 일들이이 SF로, 호러 미스터리로, 복수 스릴러로 그려져 있었다. 어떤 이야기는 이렇게 밖에 쓸 수 없는건가 슬프기도 했지만 이렇게라도 계속해서 드러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폭력 같은 문제는 귀신이 되어 찾아오는 것 만이 가해자에게 할 수 있는 복수인 것인가 싶어 특히 씁쓸하였다.

 

해고 노동자와 유가족은 아직도 기나긴 투쟁 중이다. 그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은 어디까지 왔을까. 정보라 작가님의 추천사처럼 나쁜 놈들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꼴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연대는 이렇게 읽고, 쓰는 것일까. 

 

오랜만에 여러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생겨나고 또 함께 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으면 한다.

 

<책 속의 문장 >

ㅁ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인식이 넓어지고 기술이 발달해도 바뀌지 않는 게 딱 하나 있었다. 제 손으로 땀 흘리고 일하는 사람을 한낱 공장의 부품인 양 취급하는 것. (17p)

 

ㅁ 나이가 든다는 건 어렸을 때 몰랐고 또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81p)

 

ㅁ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만들어지자, 대통령은 전교조는 불법 단체라고 규정했고, 문교부 장관 정원식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빗자루로 쓸어내듯이 학교 밖으로 내쫓았다. (83p)

 

ㅁ "박 경장, 사람들은 너라는 개인을 싫어하는게 아냐. 떨치지 못하는 거지. 뭍에서 온, 완장 차고 제복 입은 이들을." (130p)

 

ㅁ 현실은 조선 시대 이야기만도 못했다. 사람이 괴로워하다 마침내 죽음으로 가해자들을 고발해도 군대는, 법관들은, 나라는, 그저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고 흐지부지 넘어가기 바빴다. (291p)

 

d*******u 2023.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바늘 끝에 사람이』 Ⅰ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꿈꾸게 한다
"『바늘 끝에 사람이』 Ⅰ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꿈꾸게 한다" 내용보기
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소설집/ 한겨레출판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한 시간이었다. 동년배 작가가 시대의 비극을 노래한 단편선은 큰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쳤다. 무난한 하루를 보내는 나는 마냥 미안하고 한없이 부끄러웠다. 깊이 패인 현대사 굴곡을 '장르 문학'으로 감싸 안아 환기시키고 있다. '전혜진' 그만의 방식으로 폭력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고통을 함께 짊어지
"『바늘 끝에 사람이』 Ⅰ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꿈꾸게 한다" 내용보기

 

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소설집/ 한겨레출판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한 시간이었다.

동년배 작가가 시대의 비극을 노래한 단편선은 큰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쳤다. 무난한 하루를 보내는 나는 마냥 미안하고 한없이 부끄러웠다. 깊이 패인 현대사 굴곡을 '장르 문학'으로 감싸 안아 환기시키고 있다. '전혜진' 그만의 방식으로 폭력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는 한 걸음을 토해낸다. 그가 그리는 공감과 연대의 길에 많은 이들이 동행하기를 바라며 <바늘 끝에 사람이>를 권한다.

 

7편의 짧은 이야기들은 평범한 우리네들이 겪은 역사 속 잔혹한 폭력에 상상의 힘을 더해 생생하게 뚜렷하게 담아내었다.

 

/바늘 끝에 사람이

- 제 손으로 땀 흘리고 일하는 노동자를 정당하게 대우하는 사회는 이상 속에만 존재하는가

 

 

“만약 내가 세상이 말하는 투사라면,

나를 투사로 만든 것은 바로 세상이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7만 2천 킬로미터 떨어진, 대기권을 아득히 벗어난 곳인 우주 궤도 엘리베이터의 카운터웨이트, 그곳에 회사의 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고 홀로 남은 '나'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고공농성을 벌인 노동자 김진숙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몸을 기계로 바꾸고 또다시 능률을 위해 기계로 바꿔 사이보그가 되어 회사에 예속되는 결과에 이른 노동자의 처절한 삶 어디에도 기본적인 인권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노비도 아니고, 회사 소유물도 아니고,

일 시킬 때만 전원 넣고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기계도 아니잖아요."

- 회사 후배 주안의 말

 


 

 

'농성이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 위한 일'

역사 속 수많은 사람이 했던 이야기를 소설 속 나는 다시 한다. 우리 모두 사람이라고. 여기 사람이 있다고.

 

 

/안나푸르나

- 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와 길은 무엇일까

 

"닫힌 교문을 열며"

 

안나푸르나,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산봉우리.

네팔 말로는 '풍요의 여신'이라는 시리도록 새파란 하늘 아래 새겨지듯 선명한 희고 뾰족한 산봉우리에 잠든 선생님을 추억하는 이들의 직업은 선생님이다. 담임 선생님으로 한 학기 동안 시간을 보냈지만, 그가 보여준 참교육에 대한 열의는 제자에게 오롯이 새겨져 있다. 먹먹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글이었다.

 

 

/할망의 귀환, 단지

- 제주 4.3, 우리는 어느 만큼 이해하고 있는가

 

제주 4.3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연좌제처럼 족쇄가 되어 말하지 못하고 삭혀야만 했던 아픔과 고통은 애끓는 분노가 되었다. 전혜진 작가는 이를 고전 설화와 무당과 접목시켜 호러 미스터리로 제주도민의 애통한 마음과 분노를 표출하였다. 오싹하면서도 피맺힌 그들의 한에 가슴 저려, 끝내는 오열하였다. 국가 권력 아래 자행된 잔인한 폭력에 무참히 짓밟힌 생명들이 가여워서, 모르고 지내온 시간이 미안해서.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 인간의 기본 도덕이 무너지는 세상, 전쟁의 참상은 그 어떤 생각보다 잔인하다.

 

읽으면서 몇 년 전 개봉했던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 떠올랐다. 펜 대신 총, 칼을 들고 학교가 아닌 전쟁터로 향해야 했던 학도병의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혔는데 글로 만나는 학도병 이야기는 신성한 존재가 등장하여 악랄한 죄를 범한 인간을 벌하니 숙연해졌다. 새삼 인류가 저지르는 크나큰 범죄인 전쟁의 무게가 더 묵직하게 느껴졌다.

 

제정신으로는 도저히 그 수라장에서 버틸 수가 없었다.

 

/창백한 눈송이들

공군 내 성범죄를 다룬 이야기다.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가해자는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은 비상식적인 상황이 계속되었다. 결국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것은 바로 귀신들이었다. 죽은 여군들.

 

"여군을 추행했을 때는 술 먹고 그럴 수 있다더니,

유리창을 박살 내고 자기들끼리 치고받은 것은 문제가 된다니. "

 


 

 

/너의 손을 잡고서

- 살아남는 것이 고통이라 말하는 국가폭력 생존자의 고백을 이제는 우리가 짊어져 덜어주어야 마땅하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팽배하던 시절에는 살기 위해 광주 출신이라는 사실까지 숨겨야 했다.

 

"산 사람의 몸에서 흐르는 뜨거운 피의 온기를 실감하면서."

 

 


 

 

한 권의 책에 이토록 깊이 팬 상처들을 담고자 한 전혜진 작가의 용기와 패기에 새삼 감복하였다. 단편이지만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장르화하여 독창적인 결말로 토해낸 기염이 대단하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공감과 연대를 전하는 <바늘 끝에 사람이>, 널리 읽히길 바란다.

 

한겨레 하니포터6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d******u 2023.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바늘 끝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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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쯤 친구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우리나라 문학계는 SF소설 흥행기인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김초엽 천선란 정세랑 배명훈 등등 그러다가 레이 브래드러리, 켄 리우 같은 작가들이 쓴 소설로 이어졌다. 친구는 물었다. SF가 흥행하는 이유가 뭘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아마도 지금 현실에서 짚어내지 못한 모순을 SF세계로 끌어오면 좀더 극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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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쯤 친구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우리나라 문학계는 SF소설 흥행기인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김초엽 천선란 정세랑 배명훈 등등

그러다가 레이 브래드러리, 켄 리우 같은 작가들이 쓴 소설로 이어졌다.

친구는 물었다. SF가 흥행하는 이유가 뭘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아마도 지금 현실에서 짚어내지 못한 모순을 SF세계로 끌어오면 좀더 극명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나 어릴 적에 접했던 SF 만화에서는 알약 하나가 식사를 대신하고 로봇이 집안일을 하는 그저 과학기술이 발달한 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발전 이 무조건 밝은 빛만 가져다주리라는 희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고치지 못할 병이 없고 갈 수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발달한 문명은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 눈부신 빛을 던져주었지만 그만큼 깊고 어두운 그늘을 동시에 드리웠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은 가진 자에게 더 많은 부를 주었고, 거대한 톱니바퀴의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 노동자들은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눈부신 빛을 올려다보느라 그것을 만들어낸 고된 노동을 잊어버리곤 했다. 아찔한 높이로 솟은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다면 분명 그 건축물을 쌓아올린 노동도 존재할 것이다. 그 노동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건축물 앞에서는 그 노동의 가치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늘 끝에 사람이』에서 동명의 표제작 <바늘 끝에 사람이>는 이런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지구에게 우주로 향한 궤도 엘리베이터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숙련된 기술과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회사의 이전 작업장에서 위험한 일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주인공은 회사의 도움으로 망가진 귀와 팔, 심장 등을 기계로 이식하게 된다. 이상했던 점은 한쪽만 아프거나 다쳤는데 회사에서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멀쩡한 나머지 부위도 잘라내고 기계 부속품을 신체에 끼워넣는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그 비용을 갚아가는 방식으로 월급에서 75%는 회사에서 떼어가고 나머지만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주인공은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회사의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벌어진 산재였다. 만약 퇴직을 하면 갚지 못한 수술비는 고스란히 빚이 되는 시스템이라는 걸 주인공은 나중에 알게 된다. 궤도 엘리베이터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었다. 경제 위기도 닥쳐왔다. 회사에서는 우주에서 일을 하고 있던 노동자들에게 '복귀와 동시에 해고'라는 말도 안 되는 부당해고를 지시한다.

지금보다 약간 더 미래를 그린 SF소설이지만 지금 자본주의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실제보다 더 잘 보여주고 있다. 하청 업체를 거쳐서 도급으로 노동력을 구하고 직접 하청업체를 만들어서 수수료를 떼는 회사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슬프게 마음을 울렸다.

 

기계가 몸의 7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나와 내 동료들은 여전히 사람이라고. 짓밟고, 무시하고, 때려잡고, 굶겨 죽이고, 사람을 절망의 궁지로 몰아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어도 우리 모두는 너희와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 사람이 있다고. 지상에서 7만 2천 킬로미터 위, 카운터웨이트 꼭대기에 사람이 남아 있다고.

바늘 끝에 사람이

 

거대한 자본 권력에 이은 소설들은 거대한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빨갱이 컴플렉스가 여전히 잔재하는 사회 전반에 퍼진 광기와 폭력, 그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과 남아있는 사람들.

5.18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 제주해양기지 반대 운동 등을 SF와 고전설화, 미스터리, 스릴러 등의 장르로 다양하게 변주하며 보여주는 이 소설집에 담긴 작가의 목소리는 '정의'롭다.

에둘러서 표현하지 않고 아프게 희생당한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주기 위해 딴 길로 새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다.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와 사람들을 기억하고 써내려갔고 독자에게 보여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살짝 벗어나서 내려다보면 오히려 현실이 잘 보일 때가 있다. 이 소설이 그 본보기가 될 것이다.

 

#바늘끝에사람이 #전혜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서평단

n****7 2023.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요근래 제일 좋았던 소설 [바늘 끝에 사람이]
"요근래 제일 좋았던 소설 [바늘 끝에 사람이]" 내용보기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소설이 있다고? 읽는 내내 활활 끌어 오르는 감정을 추슬러야만 했다.       <바늘 끝에 사람이>은 국가 폭력과 맞물려 있던 사건들 소재로 sf,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의 형식으로 담아낸 단편집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건, 전교조 탄압 사건, 제주 4·3, 한국전쟁, 공군 내 성범죄, 5·18민주화운동이 연상되는 게 아니라 생생하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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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소설이 있다고?

읽는 내내 활활 끌어 오르는

감정을 추슬러야만 했다.

 

 

 

<바늘 끝에 사람이>은 국가 폭력과 맞물려 있던 사건들 소재로 sf,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의 형식으로 담아낸 단편집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건, 전교조 탄압 사건, 제주 4·3, 한국전쟁, 공군 내 성범죄, 5·18민주화운동이 연상되는 게 아니라 생생하게 보인다.(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응당 보이는 거겠지만) 작가의 역량 덕분이겠지. 이런 게 하이퍼리얼리즘 판타지인가.

 

 

 

"역사는 늘, 가장 좋지 못한 부분만 골라서 되풀이된다. 정확히는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어리석음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보아야겠지."

 

 

작가는 과거에만 그친 게 아니라, 현재도 여전히 고통받는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 존재하기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바늘 끝에 사람이〉 몸의 75 퍼센트 이상이 기계로 대체된 기술자는 지상에서 7만 2천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 궤도 엘리베이터 85층에 혼자 농성 중이다. 근무 중 훼손된 신체는 기계로 대체되었으며 대체된 부분은 회사의 소유물로 규정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완공을 앞두고 경기가 안 좋아진 회사에서 노동자에게 해고 통보와 엄청난 금액의 청구서를 내민다. 팔을 대체한 사람은 팔을, 다리를 대체한 사람은 다리를 반납해야 할 판. 몸의 75 퍼센트가 기계인 '나'는 그냥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 이런 세상을 그를 투사로 만들었다.

 

 

<안나푸르나> 수업 중 우악스러운 사내가 쳐들어와 쌍욕을 하며 강펀치를 날렸다. 초6인 자신의 아들이 담임(윤선)으로부터 학대를 받는다는 것이다. 유튜버 놀이를 한다며 싫다는 여자애들을 따라다니며 영상을 찍고 있던 그의 아들의 휴대폰을 압수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사내 가슴에 액션캠이 달려있었다. 그는 유명한 BJ로 아들을 괴롭히는 선생을 참교육한다면서 실시간 중계를 하고 있었던 것.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다. 뭘 배웠겠냐) 참교육은 어디다 갖다 대는 건지.. 윤선은 초등학교 은사님을 떠올린다. 안나푸르나에 완등하겠다던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참교육에 대해서.

 

 

<창백한 눈송이들>. 이 단편은 특히 마음이 아팠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하극상)에게서 숨기 위해 공군 부사관이 되려는 유진. 성폭행을 당한 후 자살한 김 소위가 유진의 눈에 들어온다. 위국헌신이라면서 여자는 사람 취급을 해주지 않는 군대. 생목숨을 끊어내도 살아있는 가해자(남자)의 앞날이 더 중요하다며 선처를 해주는 이 거지 같은.

 

 

--

 

이 소설은 리뷰쓰기가 어렵다.

요약 못하는 고질병 도질 뻔.

분명한 건 작가님은 강단 있는 천재라는 점.

이 책은 무조건 추천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바늘끝에사람이 #전혜진 #한겨레출판사 #서포터즈 #하니포터6기

#소설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장르소설

 

 

 

p********4 2023.05.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