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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입학으로 이어지는 어느 좀비 소녀 시리즈. 처음 나왔을 때는 히로인이 좀비일뿐인 흔해빠진 모에물인줄 알았으나, 우연찮게 1권을 읽고보니 내 상상이 큰 폭으로 빗나갔다는 걸 알게되어, 전부 구입한 작품. 뭐, 히로인이 좀비인 건 맞고 입학 편에서는 러브코메 비슷한 전개가 나오긴 하는데, 기본적으로 유혈이 낭자하는 B급 호러물의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재난 편은 빼도박도 못하게 그런 내용. 대략적인 스토리는, 오래 전 모종의 비법으로 만들어진 좀비 소녀, 유프로신이 여차저차한 과정을 거쳐서 일본으로 흘러들어 오게 됐는데, 유프로신이 살아가기 위한 핵을 가져간 대학생들을 상대로 시녀인 알마V와 맞서 싸운다는 내용, 이 재난 편이고, 입학은 모종의 연유로 몸이 바뀐 유프로신이 원래 소체를 찾기 위해 좀비 퇴치 학원에 들어가서 이러쿵저러쿵 하다가 소체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간단하고 알기쉽기 그지 없는 내용이어서 왕도적이랄까, 예상 밖의 무언가가 일어나는 독특한 구성은 아니었으므로 특필할 건 없다고 본다.
반면 캐릭터쪽은 확실히 잘 살린 좋은 작품. 라이트노벨이 결국은 캐릭터소설의 일종이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유프로신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맛깔나게 잘 살렸다. 좀비이면서 힘은 무지막지하고 여차할 땐 잔혹하게 사람을 죽이지만, 본성은 착하기 짝이 없고, 말투도 나긋나긋하고, 어쩐지 덤벙대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언밸런스함이 일품인데, 읽다보면 보는 사람이 흐뭇할 정도로 귀여운 캐릭터. 재난 편에서는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부분만 보였다면, 입학 편에서는 작품 전체에서 사랑의 빠진 소녀 캐릭터를 충실히 보여주며 매력을 살렸다. 귀엽고 착하고 순하면서 약간 덜렁대는 모습까지 완벽하다. 본 작품의 반 이상은 유프로신이 먹여살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연, 유프로신 대승리! 유프로신 이외에도 재난 편에서는 알마V, 그리고 입학 편에서는 호마레 등이 맹활약하면서 캐릭터 보는 재미는 확실히 있던 소설이었다. 게다가 사실 아무래도 좋지만, 작가가 조사를 많이 한 건지, 원래 지식인지 쓸데없이 장황하면서도 자세한 배경설정 깊이가 있어보이는 착각을 심어주니, 전체적으로 평가가 올라갈 수밖에. 내용 전개는 왕도적이었지만, 문체나 묘사는 괜찮은 편이어서 스토리가 지루하거나 하진 않았다. 뭐, 유프로신을 필두로 캐릭터들이 워낙 귀여워서 그런 것 같지만. 역으로 말하자면, 사실 캐릭터 측면을 제외하고는 딱히 대단한 부분은 없는 건 사실이다. 안정된 재미를 주는 건 맞지만, 높은 평가를 받기에는 신선도 면에서 부족함이 있는 건 사실이고. 한가지 의외인 점이 있다면, 캐릭터 설정이나 전개와 비교해서 정말 유혈이 낭자한 전개라는 점일까. 입학 편은 아무래도 상대가 좀비이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긴 하지만, 재난 편은 살아있는 인간이 상대에다, 인간 쪽에서도 악독하기 그지없는 캐릭터가 한 명 나오기 때문에, 영상화 됐다면 잔인하기 그지없었을텐데…… 사실 영상화가 되긴 했다. 하루나 루나가 알마V 역으로 나온 실사영화가 나온 것 같고, 애니화는 진행중이라는데, 애니쪽은 전혀 소식을 모르겠고, 영화는 나온 것 같긴 한데, 확인할 방도가 없다. 아마 그냥 나오고 묻힌 게 아닌가 싶은데, 으음. 별로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랬던건지는 몰라도, 하여간 재밌게 읽었던 소설. 어때? 라고 물어보면 유프로신이 귀여웠어, 라고 밖에 대답은 못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