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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_ 발땅손흙 도시텃밭 그림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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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도 텃밭 생활 작은 도시텃밭에 요고 조고 다양한 작물들을 키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주도 집집마다 있는 텃밭인 우영팟처럼 저도 일 년 내내 우리가 먹을 채소는 마당 한 귀퉁이 작은 텃밭에 재배해서 먹어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었는데, 시골로 내려가야만 가능한 소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책을 읽고 나니 도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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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도 텃밭 생활

작은 도시텃밭에 요고 조고 다양한 작물들을 키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주도 집집마다 있는 텃밭인 우영팟처럼 저도 일 년 내내 우리가 먹을 채소는 마당 한 귀퉁이 작은 텃밭에 재배해서 먹어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었는데, 시골로 내려가야만 가능한 소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책을 읽고 나니 도시에서도 작은 텃밭 가꾸기는 가능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제가 텃밭 생활을 시작하려면 애정 듬뿍 가지고 시작해야 하고, 부지런해져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농부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백배 늘리고 지금처럼 사 먹는 게 낫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5월 도시텃밭 그림일지

책을 받아보고 가장 먼저 한 일은 5월에는 도시텃밭에서 어떤 일이 있을까 날짜에 맞춰 그림일지를 찾아보았답니다. 흙을 만져본 경험이라고는 집에 있는 식물들 분갈이할 때뿐인 왕초초초초보는 신기하기만 하더라고요. 심는다고 다 자라는 것도 아니라 날씨, 병충해 등 다양한 이유로 만나지 못하게 되면 덩달아 제가 속상하더라고요.

5월에 만날 수 있는 작물들은 루콜라, 애호박, 오이, 아욱, 들깨, 풀 민들레, 홍화, 쑥갓, 마늘종, 양파 등이라는 것도 마트에서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는 신기하기만 하네요.



6월 7월 여름 텃밭 작물 지도

6월이 되었다. 여름엔 어떤 작물들을 텃밭에 심을지 궁금하여서 책<밭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를 펼쳤어요. 여름 텃밭 작물 지도 그림으로 그려주시니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손가락으로 작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6월엔 옥수수랑 부추랑 심게 되고, 첫물을 걷어 들이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하나하나 글자들을 어루만지며 살펴 보았어요.



막걸리 약 에피소드

진딧물 없애겠다고 막걸리 천연 약 뿌리는 에피소드는 힘들게 가꾼 작물들에 진딧물 생기면 얼마나 속상할까 함께 안타까웠어요. 저도 집에서 키운 꽃이나 식물들에 진딧물이나 벌레들이 생기면 한동안 없앤다고 약 뿌리고 분리시키고 엄청 고생했거든요. 결국 죽어서 버리게 되면 속상하더라고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작은 텃밭이지만 텃밭을 통해 사계절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텃밭 덕분에 옆 텃밭에서 농사 함께 짓는 이웃을 알게 되고, 땅으로 부터 얻은 작물들을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고, 먹거리들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다양한 과정들을 알 수 있으며, 텃밭에 동행하는 작은 곤충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작은 땅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어요.

서울에 살고 있지만 경기도에 인근하여 사는 덕분에 멀지 않은 곳에서 도시농부들의 텃밭을 만날 수 있어요. 산책하며 지나갔던 텃밭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그저 흙과 채소로만 보였던 땅이 새롭게 보였네요. 이 텃밭에선 어떤 작물들을 재배하시나 살펴보게 되네요.



텃밭이라는 작고 위대한 흙 엄마가
욕구 불만에 찌든 한 어른 아이를
보살피고 보듬고 볼 비비며 아낌없이 사랑한
일방적인 사랑 이야기 (12p)


_ 책만 제공받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flower_shadow/223118028366

h****1 2023.06.0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시인의 텃밭 로망 대리 충족
"도시인의 텃밭 로망 대리 충족" 내용보기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책을 읽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로망 같기도 한 이 책은 텃밭과 꽃, 채소, 절기에 소소한 나눔까지 소박하지만 보람찬 하루들의 묶음이다. 농사책(?)답게 목차는 절기순, 중간중간 감각적인 그림과 계절별 텃밭 작물 지도, 마지막에 텃밭 밥상까지! 작가는 이 농사 일지가 실용적인 도시텃밭 지침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주 유용한 정보가 가득 담긴 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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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책을 읽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로망 같기도 한 이 책은 텃밭과 꽃, 채소, 절기에 소소한 나눔까지 소박하지만 보람찬 하루들의 묶음이다. 농사책(?)답게 목차는 절기순, 중간중간 감각적인 그림과 계절별 텃밭 작물 지도, 마지막에 텃밭 밥상까지! 작가는 이 농사 일지가 실용적인 도시텃밭 지침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주 유용한 정보가 가득 담긴 책이었다.

읽으면서 새삼 깨달은 사실들.

1. 생각보다 기후 변화는 식물의 식생에 이미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2. 농사는 벌레와의 전투.
3. 텃밭에서 꼭 먹을 것만 기르라는 법 있나? 꽃도 기르자!
4. 서리를 하는 사람이 아직 있다!? 서리는 절도입니다!
5. 절기는 과학입니다, 기가 막히죠!





YES마니아 : 플래티넘 h******7 2023.05.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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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텃밭 로망 대리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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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책을 읽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로망 같기도 한 이 책은 텃밭과 꽃, 채소, 절기에 소소한 나눔까지 소박하지만 보람찬 하루들의 묶음이다. 농사책(?)답게 목차는 절기순, 중간중간 감각적인 그림과 계절별 텃밭 작물 지도, 마지막에 텃밭 밥상까지! 작가는 이 농사 일지가 실용적인 도시텃밭 지침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주 유용한 정보가 가득 담긴 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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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책을 읽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로망 같기도 한 이 책은 텃밭과 꽃, 채소, 절기에 소소한 나눔까지 소박하지만 보람찬 하루들의 묶음이다. 농사책(?)답게 목차는 절기순, 중간중간 감각적인 그림과 계절별 텃밭 작물 지도, 마지막에 텃밭 밥상까지! 작가는 이 농사 일지가 실용적인 도시텃밭 지침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주 유용한 정보가 가득 담긴 책이었다.
?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들.
?
? 생각보다 기후 변화는 식물의 식생에 이미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 농사는 벌레와의 전투??
? 텃밭에서 꼭 먹을 것만 기르라는 법 있나? 꽃도 기르자??
? 서리를 하는 사람이 아직 있다!? 서리는 절도입니다?????♀?
? 절기는 과학입니다, 기가 막히죠??





YES마니아 : 플래티넘 h******7 2023.05.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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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갓 대학생이 된 스무 살. 엄마는 텃밭을 가꾸겠다고 했다. 가끔 텃밭에서 가져온 여린 잎으로 만들어 먹는 샐러드는 기뻤지만 물을 주러 가자고 하면 그게 그렇게 귀찮고 싫었다. 땡볕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도 싫고 텃밭 근처 개울가에서 양동이에 물을 길어 오는 일은 마치 중노동처럼 느껴졌다. 그해 겨울 엄마 밭에서 자란 뻣뻣한 배추와 작디작은 무로 담은 김장 김치는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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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갓 대학생이 된 스무 살. 엄마는 텃밭을 가꾸겠다고 했다. 가끔 텃밭에서 가져온 여린 잎으로 만들어 먹는 샐러드는 기뻤지만 물을 주러 가자고 하면 그게 그렇게 귀찮고 싫었다. 땡볕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도 싫고 텃밭 근처 개울가에서 양동이에 물을 길어 오는 일은 마치 중노동처럼 느껴졌다. 그해 겨울 엄마 밭에서 자란 뻣뻣한 배추와 작디작은 무로 담은 김장 김치는 어느 때보다 맛이 좋았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귀촌을 꿈꾸고 자연농, 텃밭 자급자족을 동경하다니, 무슨 일이야.

 

아주 어릴 때 주말이면 온 가족이 할머니 댁에 모였다. 할머니를 도와 밭에서 자란 채소들을 수확하러. 할머니 밭에서 거둘 수 있는 채소는 계절에 따라 그 종류가 달라졌다. 내 기억에 자리 잡은 것만 해도 고추, 옥수수, 고구마, 마늘, 배추, 무 등 셀 수 없다. 일을 마친 뒤 대청마루에서 구워 먹던 삼겹살에 곁들인 갖은 쌈 채소도 밭에서 난 것이었겠지? 어릴 적 기억이지만 가끔 할머니가 해주시던 무말랭이 같은 토속적인 반찬이 그리운 걸 보면 그때의 기억이 내 몸 어딘가에 선명히 새겨진 모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봄이 다가오면 엄마는 나와 동생을 데리고 들판으로 쑥과 냉이를 캐러 다녔다. 그때만 해도 공해가 심하지 않았던 것인지 걸어서 닿는 거리에서 쑥을 캐서 쑥떡을 해 먹고 냉이를 캐서 된장국을 끓여 먹었다.

 

절망으로 피폐해진 나에게 덤불 속에서 그 독특한 빛깔로 제 존재를 알리는 쑥은 내 손을 바쁘게 하여 나를 구원한다. 토실토실 물이 오른 쑥을 캔다. 오직 쑥을 캔다. 고단한 마음과 몸이 쑥빛 봄의 품에 안긴다. 노여움으로 날 선 마음이 조금은 다독여지는가. 겨울을 뚫고 돋아난 작고 힘세고 싱그러운 쑥의 기운이 나에게 철썩 달라붙어 있는 지독한 무기력을 가만가만 쓸어낸다. 그러니 매일같이 도시 변두리 들판으로 더 달려 나가는가 보다. 살려고. (본문 26)

 

손톱 밑이 까맣게 물들지 알면서도 끝을 톡톡 꺾어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는 재미는 어떤가. 고구마 순, 쪽파 껍질을 벗기고 콩 줄기에서 알알이 들어찬 콩을 훑어내는 일은 어려서부터 내 몫이었다. 엄마랑 마주 앉아 손을 움직이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고 그러다 보면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은 덤으로 주어졌다.

 

껍질 벗기는 게 귀찮고 손이 꺼매진다고 껍질 벗긴 고구마순만 찾는 사람도 있다. 껍질 벗긴 것은 값이 두 배다. 나는 고구마순 껍질 벗기는 것이 재미있다. 비 개고 흐려 모처럼 아주 덥지는 않은 날, 열어놓은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매미 소리를 들으며 고구마순 껍질 벗기기 삼매경. 거무튀튀하게 손에 고구마순 물이 들기 시작하고, 이 물은 꽤 오래 가겠지. (본문 158)

 

할머니네 집 뒷산은 밤나무가 빽빽했다. 아빠가 나무를 흔들어 밤송이를 후드득 떨궈 주면 고무장화를 신고 뾰족뾰족 밤 가시를 젖히고 반질반질한 알밤을 꺼낸다. 아무리 조심해도 가시에 손이 찔리기도 했는데 겉이 마르지 않은 알밤을 앞니로 갉아 껍데기와 속 껍질을 벗겨 오독오독 씹어 먹었던 그 맛이 참 좋았다. 가끔은 기지개를 켜는 밤 벌레에 놀라기도 하면서.

 

밤을 주울 때는 눈이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번득인다. 어렸을 때 소풍 가서 보물찾기할 때 같다. 가시덤불 아래 놓여 있는 알밤을 손을 뻗어 주울 때는 마치 맘껏 풀 뜯어 먹으라고 풀어놓은 닭이 산비탈 어딘가에 낳아놓은 귀한 달걀을 발견한 듯한 기쁨에 젖기도 한다. 밤 줍기가 얼마나 재미있는 놀이인지 말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본문 235)

 

어려서부터 내가 경험한 즐거움이 조금씩 조금씩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맞아, 맞아!” 무릎 치고 손뼉 치며 유현미 작가의 텃밭 일기에 공감하게 했다. 오디 따먹는 재미는 몰랐는데 손과 입을 얼룩덜룩 물들일 만큼 한 움큼씩 입에 털어 넣는다는 글에 나도 모르게 입에 침이 고였다. 산책 중에는 그간 모르고 지나치던 오디가 눈에 들어와 나무 아래서 한참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익으면 미련 없이 가지에서 떨어지는 탓에 뽕나무 아래 땅바닥은 종종 오디로 까맣게 뒤덮여 있다. 아까워라. 나는 그중 먼지가 안 묻고 성한 것을 주워 먹는다. 오디 따 먹을 때는 손이 바쁘고 입도 바쁘고 마음도 덩달아 바쁘다. 고요히 집중한다. 한 알씩 먹기는 감질나고 한 움큼쯤 되었을 때 한입에 털 넣는다. 오디는 물이 많아서 먹다 보면 금세 손에 물이 든다. 방심했다간 입 주위도 볼만하게 얼룩덜룩해진다. (본문 86)

 

밭에 심은 무의 이름은 의성반청무인데 씨앗의 원산지는 이탈리아다. 고추나 무, 배추, 상추처럼 23대로 갈수록 씨앗 발아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작물은 종자회사에서 채종하여 보급하는데, 기후나 토양 등 종자 생산 조건이 좋은 곳(나라)에 위탁 생산하여 채종한 뒤 씨앗을 국내로 가져와서 보급한다고. (본문 21) 보통 오이보다 짧고 뭉툭하지만 진하고 깊은 맛을 가진 토종 오이, 토종 아욱에서 저절로 떨어진 씨앗에서 싹을 틔운 아욱이 가뭄에도 강하고 힘이 좋다는 이야기에 토종 씨앗을 응원하고픈 마음을 한층 더 강하게 느끼며 책장을 덮었다.

 

@yolko.bo_oks

 
h********9 2023.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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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저 부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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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12월까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텃밭을 함께 키워낸 것만 같은 느낌이다. 특히 계절별 '텃밭 작물 지도'는 언제고 나의 텃밭이 생기는 때, 다시 펼쳐 살피며 나만의 지도를 만들 때 참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촘촘하게 만들어낸 텃밭 안에서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그 마음을 그대로 따라가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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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12월까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텃밭을 함께 키워낸 것만 같은 느낌이다. 특히 계절별 '텃밭 작물 지도'는 언제고 나의 텃밭이 생기는 때, 다시 펼쳐 살피며 나만의 지도를 만들 때 참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촘촘하게 만들어낸 텃밭 안에서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그 마음을 그대로 따라가며 나도,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사는 삶을 더욱 간절하게 꿈꾸게 된다.
동네 산책길에서 마주치던 작은 텃밭들이 있다. 아주 작은 공간만 있어도 깨알같이 무언가가 자라고 있음에 감탄한 적이 있었는데. 아주 작은 흙의 공간도 허투루 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비춰졌었다. 아마도 흙을 가꾸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마음이 곧 생명을 길러내는 마음이지 않을까. 그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언가를 직접 내 손으로 뿌리고 가꾸어 거두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이 그 생명에 가 닿아야 가능한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도 되고. 그리고 단순히 식물만이 아닌 흙과 식물에 또다시 생명을 기대고 있는 모든 생명들에 작가의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안심이 된다. 그 생명들이 만들어낸 잎사귀들에 뽕뽕 뚫린 구멍은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솔직히 밭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벌레와 모기 등은 흙을 가까이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생명들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명들을 마주할 때의 마음의 준비는, 아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가 생명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에 그저 감탄만 나올 뿐, 아마 내가 그 자리 그 공간에서 이 생명들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으악, 우선은 뒤도 안 보고 도망부터 갈 지도 모를 일이다. 가까워지고 친해져야한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게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니, 우선은 그들에 대한 나의 감정부터 추스르고 시작해야 할 모양이다.(예전에, 산자락 아래 낮은 집 한 채 지어놓고, 평생 산 밖으로 나오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어떤 통신기기도 없이 마치 고립된 듯, 그렇게 산속에 묻혀 살고 싶었다. 마치 모 TV 프로그램처럼, 자연에서 살고 싶었다. 물론 이 말 끝엔 늘 나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했다. 너, 벌레 때문에 못 살 걸. 맞는 말이다. 그러니, 내 꿈을 위해서라면 이런 마음의 준비부터 우선 해야할 듯.)
그리고나서 이 책 전반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나눔. 제일 맛있을 때, 제일 맛있는 걸 제일 먼저 나누는 마음이라면 더 생각할 필요 없이 다 된 거 아닐까. 나와 너라는 경계의 구분선을 그어놓고 구획된 자신의 공간에서 더이상 다른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마음, 또한 누군가의 침입도 허용하지 않는 마음이, 어쩌면 요즘 세상의 마음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특히, 아파트)의 특징일 수도. 그리고 그런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행위가 나눔이지 않을까.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경계를 없애는 것. 바로 이것이 땅과 흙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마음이지 않을까.

내 집구석으로 돌아오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붕붕 좋은지. 도시텃밭 로컬푸드를 같은 아파트 이웃들과 소박하게 나누는 기쁨이라니. 작으나 큰 기쁨. 사는 맛. 입이 귀에 걸리고 기분 째진다.(281쪽)

오후 늦게 밭에 다시 나가 퇴비를 고루 섞어놓은 밭에 무씨를 뿌리고 그 아래 비탈에는 청갓과 아욱 씨를 뿌렸다. 흙에서 굼벵이가 또 나와서 물끄러미 한번 보고 다시 흙 속에 넣어주고. 컴컴한 저녁이 이슬을 데리고 금세 왔다. 하루 종일 밭에 있는 것 같은 하루다.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졌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222쪽)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저 부러울 따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n*****0 2023.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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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엔 뽕나무 열매를 먹어요.
"6월엔 뽕나무 열매를 먹어요." 내용보기
책을 받자마자 밭을 바라보며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다짐했고 잡초를 뽑은 손을 털어내고 앉아, 손톱에 박힌 흙을 걷어가며 책장을 넘겼다. 막연히 훗날 농사를 지으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농작이 가능한 밭과 논이 있으니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그 땅을 놀리지는 말자며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다. 하지만 그 말을 실행해 옮기기까진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동이 트면
"6월엔 뽕나무 열매를 먹어요." 내용보기

책을 받자마자 밭을 바라보며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다짐했고 잡초를 뽑은 손을 털어내고 앉아, 손톱에 박힌 흙을 걷어가며 책장을 넘겼다. 막연히 훗날 농사를 지으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농작이 가능한 밭과 논이 있으니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그 땅을 놀리지는 말자며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다. 하지만 그 말을 실행해 옮기기까진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동이 트면 아침밥 한술 뜨기도 전에 들에 다녀오시는 시부모님을 오랫동안 봐온 터라 주저가 되었는데 이젠 더 늦출수가 없겠다고 생각했고 작게라도 밭농사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건 누구에게 해당된 말일까- 하여간 우리는 읊기는 커녕 엇비슷하게 흉내도 못내는 엉성한 상태로 2년차에 접어들었다. 

자치구에서 1년간 임대하는 주말농장에 당첨되어 부푼 꿈을 안고 밭에 도착한 첫 날. 우리는 힘차게 밭을 갈고 거름을 뿌렸다. 그리곤 일주일 후에 밭에 나타나 신나게 모종을 심었다. (여기서 부터 이후에 벌어진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면 당신은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뿌린 비료는 깻묵이라고 부르는 깨에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인데 흙과 만나면 발효가 되면서 땅의 온도를 높인다. 매일 충분히 물을 주어 숙성이 다 된 뒤에 모종을 심어야 뿌리를 잘 내릴 수가 있는데 펄펄 끓고 바짝 마른 땅에 작물을 심어버렸으니 뿌리가 다 타버린 것이다. 한번만이라도 땅을 뒤집어 흙을 손으로 만져만 보았대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농사를 짓는 다는 건 적당함을 터득해가는 과정이다. 욕심을 내고 꼼수를 부려봤자 땅은 정직하게 마음을 낸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임을 이제 아주 조금 알 수 있다. 

땅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고작 3평짜리 밭을 일구는 일이 별거냐 얕봤던 경솔함이 고개를 숙이는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처럼 땅은 품을 들인만큼 내어준다. 해를 거듭하며 겸허와 겸손, 그리고 섭리를 배운다. 더 조아려 배우라고 이 책이 내게로 날아든 것 같다. 자연은 자비롭지만 한편으론 가차 없다. 농부는 절기를 거스를 수 없고, 파종과 수확 시기를 마음 가는대로 당기거나 미룰 수 없다. 개미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면 비가 온다는 신호로 알고 농사꾼도 바삐 움직인다. 세세한 노하우까지 담긴 이 농사 일지를 이렇게 꽁으로 훔쳐봐도 되나 싶다. 선배농부의 농작일기는 초보농부인 내가 때마다 어떤 것을 느끼며 밭을 일굴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며칠 전 못다 영근 오디알을 보며 6월을 기다렸는데 작가의 6월에도 뽕나무 이야기가 있어서 반가웠던 것처럼 말이다 #오후의소묘 #호수네책 #책이야기 #밭은땅을디디고손은흙을어루만지며

a*******1 2023.05.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