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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의 용이 울 때 -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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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어령 선생의 유작,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두번째 편이 나왔다. 책 제목은 「땅 속의 용이 울때」 (첫번째 편은 「별의 지도」).     첫번째 편인 「별의 지도」를 읽은 뒤, 진정한 인문학책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두번째 편 「땅 속의 용이 울 때」  역시도 읽기 전부터 기대가 한가득이었다. 보통 기대가 크면 클 수록 실망도 큰 법인데, 역시는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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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어령 선생의 유작,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두번째 편이 나왔다. 책 제목은 「땅 속의 용이 울때」 (첫번째 편은 「별의 지도」).


 

 

첫번째 편인 「별의 지도」를 읽은 뒤, 진정한 인문학책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두번째 편 「땅 속의 용이 울 때」  역시도 읽기 전부터 기대가 한가득이었다. 보통 기대가 크면 클 수록 실망도 큰 법인데, 역시는 역시일까?! 이 책을 읽고보니, 이어령 선생의 책은 그 어떤 책을 읽어도 절대 실망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되면 베스트셀러인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도 한 번 읽어볼까 싶은? 

 

 

아니 뭐, 생각해보면 내가 읽고 있는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야말로, 진정한 이어령선생의 마지막 수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 제목인 「땅 속의 용이 울 때」 를 보면서, 땅 속의 용은 무엇을 빗댄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 시리즈가 ‘한국인’ 이야기이니, 땅 속의 용은 분명 한국인을 비유한 것일텐데... 뭐랄까, 용과 한국인? 딱히 와닿는 게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어릴 적 꼬부랑 할머니를 자처하며, 흙먼지를 풀풀 풍기는 우리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던 이어령 선생인데, 그런 그의 입에서 ‘용’의 이야기가 나온다는게 좀 의아했다.

 

 

그렇지 않나? 흔히들 우리 땅은 오천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데, 실상 그 속의 이야기를 들춰보면 용처럼 불을 내뿜는 강인한 이미지보다는, 오히려 땅에 나는 풀 한포기에도 감사함을 잊지않는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니 말이다. 그런데! 내 이런 의문은 순식간에 풀렸다. 그것도 이 책의 첫 챕터를 읽자마자.

 

 

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 지렁이

 

 

우리 속담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라는게 있어요. 그 많은 벌레 중에 왜 하필 지렁이였을까요? 실제로 벌레 중 먹이사슬의 제일 밑바닥이 지렁이예요. 지렁이는 눈도 없어요. 그래도 몸으로, 피부로 빛을 느껴서 그 감각으로 빛을 피해 땅속으로 들어가죠. 지렁이는 암컷 수컷도 없어요. 한 몸에 암수가 다 있어요. 그리고 지렁이는 모든 동물의 밥이에요. 하늘을 나는 새부터 바닷속 물고기까지. 우리가 낚시할 때 낚싯밥으로 지렁이 쓰잖아요. 그러니까 먹이사슬의 제일 하층에 있죠. p 023

 

 

참 한국 사람들 대단하지요. 지렁이는 한자어 지룡(地龍)에서 파생된 말이에요. 그 하찮아 보이는 지렁이를, 햇빛 나면 그냥 말라비틀어질 뿐인 그 약한 지룡이를 ‘저것은 지룡(地龍)이다, 땅속의 용(龍)이다’하고 생각했어요. 용이라는게 뭐에요. 중국에서는 황제를 상징할 만큼 신령스러운 동물, 하늘을 날아다니고 자연현상을 관장하는 존재 아닙니까. 자연현상은 인간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에요. 그러니까 용은 인간에게 가장 두렵고도 소중한 존재이지요. 그러니까 결국 지렁이를 알아준 사람은 한국인, 그중에서도 지렁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이에요. 다윈보다도 먼저 말이죠. 땅속의 용인 지렁이가 환상 속의 용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울지 못하는 지렁이의 울음을 들어준 우리 선조들이에요. p 046

 

 

옛날 사람들은 깊은 땅속에서 지렁이가 운다고 생각했어요. 지렁이는 울지도 않고, 소리 낼 방법도 없는데 왜 우리 농촌에서는 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었을까요? 저 알수 없는 지렁이 울음을 듣고 싶은 간절함. 깊은 땅속 흙의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겠어요? 우리 농촌의 저 땅, 혹은 흙 아래에서 울려오는 소리, 숲에서 울려오는 것도, 하늘에서 울려오는 것도 아닌, 땅속에서 울어 나오는 저 소리, 그게 지렁이 울음이에요. p 033

 

 

땅 속의 용, 지룡은.....지렁이였다. 가끔 햇볕이 쨍한 날 땅 위에서 말라 비틀어져 있는 그 지렁이. 먹이 사슬 최하층의 지렁이. 모두에게 짓밟히는 지렁이. 처음엔 이름 한자 없었을, 하찮디 하찮은 생명체가 어느 순간에 ‘땅 속의 용’이라는 아주 거창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름을 붙여준 건 다름아닌 우리 조상들이었고.

 

 

 

우리 조상들은 지렁이의 본질을 알았던 것이다. 지렁이는 세상에서 제일 하찮은 존재이지만, 그 존재로 인해 모든 생명들이 이 땅에서 살아 갈 수 있게 해주는, 이 땅에서 제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조상들은 지렁이를 ‘땅속의 ‘용’으로 보았다. 그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였으나, 우리 조상들로 인해 땅 속의 ‘용’이 된 지렁이. 우리 조상들은 땅 속에서 들리는 소리를, 땅속에 사는 용이 우는 소리라 칭했다.

 

 

그렇게 이름없는 하찮은 존재가, 땅 속에서 울부짖는 위대한 용이 되었다.

 

 

지렁이는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덕(德)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첫째, 지구의 땅은 지렁이 덕분에 유지되고 있습니다. 흙 속의 유기물을 먹고, 배출하는 과정에서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질감도 좋게 만들어요.

 

둘째, 지렁이들은 뭐든 다 먹어 치웁니다. 부식한 것, 짐승이 절대로 먹지 않는 썩은 것도 먹어서 나쁜 균은 전부 자신의 장으로 걸러내고 좋은 미생물만 쏟아내죠. 또 지렁이의 배설은 다른 생물에 유익하고, 미생물이 먹어 치워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지렁이가 오줌을 누면 딱딱하게 변해서 그게 칼슘 같은 것이 되어 흙이 된다고 해요. 지렁이가 죽으면 미생물들이 또 먹습니다. 그래서 퇴비가 되죠. 나서 죽을 때까지 지렁이 신세를 지고 인간은 살아갑니다.

 

셋째, 먹이사슬의 최하층답게 방어 수단은 일절 없지만, 상위 포식자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어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돕습니다. 지렁이의 천적은 두더지, 개구리, 두꺼비 같은 양서류, 새, 설치류, 육식성 거머리, 그리고 딱정벌레, 지네, 여치, 사마귀 같은 육식성 곤충등이 있지요.

 

넷째, 약재와 식용으로도 쓰입니다. 뉴질랜드나 아프리카 등지에는 아예 식용으로 쓰는 굵고 커다란 녀석이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토룡탕이라는 것을 먹는데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지렁이를 고아서 만든 국입니다.

 

다섯째, 지렁이는 강력한 생명력의 소유자입니다. 원폭이 떨어져도 산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자신뿐만이 아니라 지구의 다른 생명의 삶까지 책임지는 존재입니다. p 026~027

 

 

생각해보면 그렇다. 현대인들은 지렁이를 그저 지렁이로 대할 뿐, 지렁이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아! 식집사들은 예외일지도. 적어도 식집사들은 지렁이들이 만들어주는 흙, 일명 ‘지렁이 분변토’를 돈주고 사온다. 간혹 화분에서 지렁이가 나온다면? 그 순간 지렁이는 지렁이‘님’이 되어 박멸이 아닌, 귀빈 모시듯 다시 고이 화분 속 흙으로 보내준다. 왜? 지렁이가 내 화분 속의 흙을 더 좋게 만들어주고, 그 좋은 흙 덕분에 식물들이 더 많은 영양을 얻을 테니 말이다. 

 

 

일개 화분에서 발견된 지렁이도 이렇듯 귀빈 모시듯 하는데, 과거 농업이 주가 되었던 이 땅의 조상들은 땅 속에서 발견된 지렁이들이 얼마나 이뻤을까? 그러니 지렁이를 땅속의 ‘용’으로 대접하지 않았을까. 


하찮지만 귀한 존재 지렁이. 이어령 선생이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이제서야 깨달았다. 어째서 한국인 이야기에 ‘땅 속의 용’을 빗대었는지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난 늘 이야기를 해요. 한국 사람이 자랑할 것이 별로 없다고요. 세계적으로 지금 우리보다 잘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국민소득으로 따져도 잘 해봐야 우리는 세계 10위에서 13위를 왔다 갔다 하니까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이 10개 나라도 넘는거에요. 그 나라들보다 우리가 못살고, 노벨평화상 하나를 빼고는 학술 분야에서 노벨상을 탄 사람도 없잖아요. 그러나 우리는 남의 민족 눈에서 피눈물나게 하고 그 가슴에 못질한 적도 없어요. 남을 침해하지 않은 민족 가운데 우리만큼 사는 민족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정말이에요. p 125

 

 

우리는 남을 정복하기는커녕, 우리 고향에서도 내쫓기던 민족이었어요. 그래도 남의 눈에 피눈물 안 나게, 남의 가슴에 못 안 박고 올바르게 살았기에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우리만큼, 아니 우리보다 더 잘사는 다른 사람들, 다른 민족들은 다 전과자에요.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바로 “너희 몇 년에, 몇 세기 때 우리에게 와서 착취했던 나쁜 사람들이야”라고 지탄받지만 우리는 그게 없잖아요. p 126 

 

 

 

지금이야 K문화가 하나의 장르가 되었을 만큼, ‘대한민국’ 전 세계에서 그 위상이 드높다. 하지만, 불과 백년 전...아니 백년도 채 안되는 시간 전까지만해도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쳐들어오는 외세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려 살았다. 우리 역사에서 굵직한 외세침략을 꼽아보면 일제강점기, 임진왜란, 병자호란, 귀주대첩, 원간섭기, 살수대첩 등. 정말 역사의 매 시간대마다 외세의 침략이 있어왔다. 뭐,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어쩔수 없다면, 어쩔수 없는 것이긴 해도. 이렇듯 언제나 외세에 짓밟히던 한반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바로 여기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이 드러난다.

 

 

지금 세계에 위상을 드높이는 여러 나라들을 보면, 전부 수많은 식민지를 거스렸던 나라들이다. 오로지 한 나라의 식민지였던,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말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제외한, 잘산다고 하는 10여개의 나라들은 불과 백여년 전 온 나라가 더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기 위해 눈에 불을 켰던 그 시기에, 식민지에서 약탈해온 것들을 토대로 부를 쌓아 올렸다는 이야기다. 

 

 

 

뭐, 조금 더 따지고 들어간다면 우리도 월남전에, 베트남 민간인들 눈에 피눈물 나게 한 역사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돈받고 파병한 것이며, 어디까지나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이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 국군이 베트남 민간인들 학살한 것이나, 베트남에서 버려진 라이따이한 등 안면볼수 한 사건들에는 절대로 면죄부를 주면 안되지만 말이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너는 앞으로 어떻게 살래?” 라고 묻는다면 “나 지렁이처럼 한 번 살아 볼래”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사실 지렁이처럼 살면 밟힙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는 ‘밝은 자’의 역사가 아니라 ‘밟힌 자’의 역사예요. 미사여구가 아닙니다. ‘밟힌 지렁이’가 없었으면 어떻게 초목이 나오고 어떻게 나뭇잎이 다시 살아나는 봄이 옵니까? 우리의 모든 역사는 ‘밟힌 자들의 역사’이기에 영웅이 생겨나고 지도자가 있어온 것이 아니겠어요? 그게 없었다면 어떻게 우리가 이 많은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앞에서 이야기한 암흑의 영웅, 무명의 영웅, 밟히면 꿈틀한다는 먹이사슬 최하위에 있는 지렁이의 울음을 들어야 합니다. 저 땅속에서 울리는, 사실은 울지도 못하는 지렁이의 울음을 들었다고 고집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땅강아지의 울음이라고 해도 그걸 지렁이 울음이라고 합시다. p 228

 

 

 

이어령 선생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가장 하찮은 지렁이가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듯, 외세에 침략을 받던 한반도가 지금은 전 세계에 K문화를 선도시키듯,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한 것’이라고. 

 

 

이달의 사락 c******0 2023.06.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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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_이어령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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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세상이 골백번 변해도 한국인에게는 꼬부랑 고개, 아리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가슴속에 흐르는 이유입니다. 천하루 밤을 지새우면 아라비아의 밤과 그 많던 이야기는 언젠가 끝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는 끝이 없습니다. 밤마다 이불을 펴고 덮어주듯이 아이들의 잠자리에서 끝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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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세상이 골백번 변해도 한국인에게는 꼬부랑 고개, 아리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가슴속에 흐르는 이유입니다. 천하루 밤을 지새우면 아라비아의 밤과 그 많던 이야기는 언젠가 끝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는 끝이 없습니다. 밤마다 이불을 펴고 덮어주듯이 아이들의 잠자리에서 끝없이 되풀이될 것입니다. 그것은 망각이며 시작입니다.

가장 강한 생명은 가장 약한 생명

-약한 것은 강한 것에 이기고, 부드러운 것은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능히 이를 행하지는 못해요. 사람의 몸도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죽음에 이르러서는 굳고 강해지죠. 풀과 나무도 생겨날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음에 이르러서는 마르고 굳어집니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입니다.

가슴을 울리는 말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말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라는 건 '풍토'라는 말과 사전적 의미는 같습니다. 하지만 한자로 할 때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추상어였던 것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로 바뀌는 순간 '아! 풍토라는 말이 바람과 흙이구나.'하고 사람들이 깨닫게 되었던 거죠.

흙과 바람.

우리 몸, 육체는 흙이에요. 마음, 또는 정신이라는 것은 바람이에요. 흙은 변하지 않지만 바람은 수시로 변해요. 그러니 우리에게는 변하는 '나(마음'와 변하지 않는 '나(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인류를 먹여살린 영웅, 할머니

-관계 속에서 점점 현실의 어려움이나 닥쳐올 고난을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인류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나는 그리고 우리는 누구일까'를 질문할 수 있게 되었지요.

한 밤에 눈 뜨거든 귀를 기울여보세요

-우리가 지금껏 추구해 왔고 또 끝없이 추구해 가야 할 것은 지렁이 울음같은 삶이에요. 밟히고 또 밟히면서도 흙을 만들고 생명을 만드는, 그래서 먹이사슬의 최하위가 최상의 것으로 올라가 한을 푸는 지렁이 울음 말입니다.

-"눈도 다르도 없고 소리 낼 목청도 없다는데 어떻게 지렁이가 울음소리를 낸다고 합니까?"라고 따지지 마세요. 그 소리는 우리 할머니가 밭에서 묻혀 온 흙냄새, 혹은 어머니의 친정집 시골 뒷마당에 묻어둔 어린 시절 우리의 생명 소리입니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사는 것과 그저 흘러가는대로 삶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그런 질문을 떠올리고 오랫동안 화두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도끼같은 순간들이 많았다.

이번 <땅속의 용이 울 때>로 이어령 선생님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땅 속의 용이 울 때>는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인데, 기존 <별의 지도> 또한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받아서 이미 소장하고 있고 곁에 두고 있다.

국가를 따지지 않고 여러 작가의 책을 읽는 나에게, 한국인만이 쓸 수 있는,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글맛을 들려준 <땅속의 용이 울 때>는 두고두고 우리 마음속에 새기면 좋겠다.

한국이라고 하면, 땅이라고 하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꿈틀거리는 무엇인가가 있다.

한이 많은 민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민족이라는 깊은 영혼. 과거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지만 한국문화와 문학을 알리는 분들이 글을 읽을 때면 어딘가 어려오는 그 마음이 있다.

<땅속의 용이 울 때>는 흙, 바람, 자연, 영혼, 그리고 나(마음과 정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글이 아닌 이야기로 들려주는 이 책은 마치 옆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하루종일 듣게 되는 그런 이야이같다.

이 책에는 지렁이가 많이 나오는데 가장 낮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작은 존재이지만, 결국 지렁이가 있어야 생명이 사는 가장 큰 존재이다.

생명이 흙으로 가야지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지렁이는 바로 그 흙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고 생명력이 살아날 수 있다.

우리 민족을 떠올리게 하는 지렁이라는 존재가 그 무엇보다 가장 크고 높고 강한 사랑의 존재이다.

우리 글만 줄 수 있는 깊은 울림을 <땅속의 용이 울 때>로 만나게 되었다.

'흙의 울음처럼 살자'는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처럼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모든 삶을 소중히 여기면 좋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y 2023.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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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문화와 지렁이의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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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한(恨)의 민족, 정(情)의 민족이다. 한과 정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말인데, 외국인에게 설명하기가 곤란할 때가 있다. 한풀이와 미운 정을 외국 친구들에게 설명해보라. 한이란 한국인의 슬픔, 눈물, 울분, 분통, 저항을 함축한 정서어다. 그리고 정은 한국인의 다정함, 친절, 은근한 배려, 호의, 사랑, 애잔 등을 함축한 말이다. 정과 한 모두 한국인이 각박한 세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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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한(恨)의 민족, 정(情)의 민족이다. 한과 정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말인데, 외국인에게 설명하기가 곤란할 때가 있다. 한풀이와 미운 정을 외국 친구들에게 설명해보라. 한이란 한국인의 슬픔, 눈물, 울분, 분통, 저항을 함축한 정서어다. 그리고 정은 한국인의 다정함, 친절, 은근한 배려, 호의, 사랑, 애잔 등을 함축한 말이다. 정과 한 모두 한국인이 각박한 세월과 격동의 시대를 견뎌내게끔 한 정서적 원동력이다. 그런데 외국인은 이런 정한의 개념을 어려워한다. 그럴 땐 정한을 담은 대표적인 노래들을 들어보라고 하자. 가령 〈아리랑〉, 〈봉선화〉(김형준 작사 · 홍난파 작곡), 〈정한의 밤차〉(박영호 작사 · 이기영 작곡) 등이 그러하다.

 

디아스포라의 정과 한을 풀이한 노래가 바로 〈아리랑〉이다. 정선, 밀양, 진도의 아리랑을 꼽아 3대 아리랑이라고 한다. 아리랑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다. 고대 신화나 아랑 낭자설의 전설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고, 고려 시대 이래로 귀화해 살며 가무를 즐겼던 거란족과 여진족이 고향을 그리는 향수의 노래라는 설도 있다. 능소 이어령 선생은 아리랑을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망향가'로 간파한다. 한국 가곡의 효시로 알려진 〈봉선화〉는 일제 치하 우리 민족의 모습을 초라한 초가집 울타리 밑 봉선화의 이미지에 투영한 노래다. 그리고 〈정한의 밤차〉는 일제 시대 고향을 떠나 정신대, 강제징용, 징병으로 끌려가던 아픔을 노래했다.

 

한국인의 고유 정서인 정과 한은 흙과 바람을 머금고 있다. 능소는 한국인 최초의 한국문화론으로 자부하는 명작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서 '지렁이의 울음'을 화두삼아 제시한다. 우리 선조들은 지렁이를 토룡 또는 지룡, 즉 ‘땅속의 용’이라고 불렀다. 왜일까. 능소는 지렁이가 흙 속의 무기물을 유기물로 바꾸어 생명의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땅속의 숨은 영웅'이라고 강조한다. 선인들이 착각한 지렁이의 울음이 실은 땅강아지의 울음이었지만, 그럼에도 지렁이의 울음에서 땅과 흙이 상징하는 생태학적 가치를 강조하고, 그 울음에서 무기적 세계를 유기적 생명으로 바꾸는 희망의 마음, 돌봄의 자세를 적극적으로 읽어낸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란 말이 있다. 이른바 '케이 문화'의 저력은 지렁이의 울음에서 탄생한 것이다.

z***a 2023.06.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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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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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야기 여섯 번째 책인 <땅속의 용이 울 때> 땅속의 용이라는 제목의 정체는 하찮아 보이는 흙 속의 지렁이다. 60년을 이어온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 가운데에서도 또 다른 특별함이 있는데 한국문화론의 효시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직접적으로 수정 보완하였기 때문이다.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한국인’이란 누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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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야기 여섯 번째 책인 땅속의 용이 울 때땅속의 용이라는 제목의 정체는 하찮아 보이는 흙 속의 지렁이다. 60년을 이어온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 가운데에서도 또 다른 특별함이 있는데 한국문화론의 효시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직접적으로 수정 보완하였기 때문이다.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한국인이란 누구일까. ‘한국적이란 무슨 의미일까를 일깨워주는 듯 하다.

 

다윈은 오랜 여행으로 약해진 몸을 요양하기 위해 시골로 내려왔는데 다음해부터 지렁이 연구를 시작한다. 지렁이가 생명이 살아가는 흙을 만든다는 사실을 눈치챘던 것이다. 지렁이가 한 해에 얼마나 많은 흙을 만드는지 계측할 수 있는데 다윈은 40년간 그 지렁이 관찰을 했다.

 

저자는 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어보았다고 했다. 2015년 무렵 강연을 할 때였는데 한밤중에 땅에서 들리는 소리를 녹음해서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들려주고 어떤 소리 같으냐고 물은 적이 있다. 윙윙~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읭~~ 하는 것 같기도 한 소리는 지렁이 울음소리였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의 서문에 나오는 노부부 이야기는 실화이다. 아리랑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전해 내려온다. 정선, 밀양, 진도의 아리랑을 3대 아리랑이라고 하는데 우리 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노래로 생활 현장인 들과 논에서 불리던 흙의 노래이다. 여느 다른 노래와는 달리 원형대로 있지 않아 민중의 공감력이 형성될 때마다 노랫말이 바뀌어 왔다. 두 노인이 손을 부여잡고, 또 그 보따리를 들고 있는 시골 장터 풍경을 보고 천년을 살아온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뒷모습을 만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의 쫓겨 가던 뒷 모습, 우리 역사 속에서 허둥지둥 가축처럼 쫓겨 간 한민족의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했던 책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이다.

 

시골에서 자랐는데, 기차를 타고 고향에 도착했던 사람들은 모두 늑대와 같았다. 일본인들이었고, 조선인 아이들에게는 형을 어머니를 누이를 능욕한 짐승 같은 사람들이다. 기차에 대한 감정이 좋을 수가 없었고 기차를 타고 가는 조선인들은 죄다 고향을 떠나거나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지금도 늘 한국 사람이 자랑할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국민소득으로 따져도 잘 해봐야 우리는 세계 10위에서 13위를 왔다갔다 하니까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이 10개 나라도 넘는다. 그러나 우리는 남의 민족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하고 가슴에 못질한 적도 없고 남을 침해하지 않은 민족 가운데 우리만큼 사는 민족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한다. 우리 역사가 밟은 자의 역사가 아니라 밟힌 자의 역사이다. 그러므로 영웅이 생겨나고 지도자가 있어온 것이 아니겠는가?

 

선생님은 일제 시대에 초등학교를 다녔고, 초등학교 6학년 때 해방을 맞았다. 그 시대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고 23~24, 대학 4학년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평생을 글을 썼다. 잘나거나 지식이 특별히 많아 강연하고 글 쓴 게 아니라 해방 이후 70여 년간 다양한 시대상을 직접 경험하면서 그 경험을 글로 꾸준히 옮긴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갓길 표시또는 갓길 없음표시가 나오는 걸 보게 될 것인데 저자가 만든 말이다. 그래서 별명이 갓길 장관이 되었다. 문화부 장관 하면서 뭘 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로 한 일이 없는데 고속도로 타고 가다 보면 , 내가 그래도 이름 하나는 바꿨구나싶단다.

 

부엌에서 가장 천한 것이지만 또 가장 요긴한 것이 부지깽이다. 부지깽이는 무엇이나 될 수 있어서 아무 나뭇가지나 하나 꺾으면 다 부지깽이로 쓸 수 있다. ‘부뚜막 위 부지깽이가 돼라라는 말이 얼마나 소중한 말인가. 그런 농담 있는데 홍도야 울지 마라를 한마디로 줄이면 !’이 된다는 그것과 마찬가지 말이다.

 

1998년부터 동아제약이 주최한 대학생 국토 대장정 행사의 고문을 맡은 적이 있었다. 임진각까지 20일 동안 걷는데 남녀 학생들의 새까맣게 그을린 모습을 보았다. 죽어서 다 흙이 되는데 나보다 앞서서 죽어간 그 사람들의 피가 내 속으로 들어온다. 신토불이라는 말을 할 때 저 흙이 내 몸이고 저 바람이 내 영혼이 되는 것이다. 대장정을 끝내고 마지막 들어오는 장면은 참 감동적이었단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g****n 2023.07.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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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땅속의 용이 울 때
"이어령 땅속의 용이 울 때" 내용보기
이어령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국문학자이면서 정치인이자 교육자 였습니다. 노태우 정부의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 작가는 암투병을 하면서 임종직 전 까지도 글에 대한 열정을 놓지않았습니다. 그의 부인인 강인숙 님이 지은 글로 지은 집이라는 책도 감명깊게 읽은 사람인지라 고인이 생전에 적었던 글이 나온다는 말에 궁금했는데요 강인숙 님의 글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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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국문학자이면서

정치인이자 교육자 였습니다.

노태우 정부의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 작가는

암투병을 하면서 임종직 전 까지도

글에 대한 열정을 놓지않았습니다.

그의 부인인 강인숙 님이 지은 글로 지은 집이라는 책도

감명깊게 읽은 사람인지라

고인이 생전에 적었던 글이 나온다는 말에

궁금했는데요

강인숙 님의 글로 지은 집은

두 부부가 어떻게 지금의 집에 거주하게 되었는지

부부 일대기를 담고 있는 책이었는데

땅속의 용이 울 때 는

이어령 작가의 20대 청년시절 에 지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라는 책의 개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령 작가는 한국인이란? 한국적인 것이란? 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살아오면서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를 편찬했는데요

땅속의 용이 울 때 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여섯번째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 초 이야기부터 2020년 방탄소년단과 기생충 과 같은

한류열풍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담고 있는

그의 폭 넓은 지식에

다시 한번 감탄을 했습니다.

경인선 철도공사에 대한 이야기는

말로만 들었는데 일본인의 횡포에 대한 이야기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새삼 한국 동포에 대한 애정이 샘솟기도 했습니다

옆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도

밖을 나가지 않는 요즘 시대인지라

동포나 조국에 대한 애정이

새삼스럽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팔아먹지 못해

안달난 것 같은 사람들이 많은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쳤던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생각이 납니다

625당시 줄지어 이동하는 피난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한국인이 얼마나 대단한 민족인지를

다시금 상기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스 말로 씨를 뿌리다 라는 말인 디아스포라 는

우리 민족에게 어울리는 말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일제강점기로 인해 625로 인해

여기저기 흩어졌던 한국들인들은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유대인들에게 나온 디아스포라 라는 말은

강인한 생명력을 뜻하는 동시에

가슴 아픈 말이기도 합니다.

갈 곳 잃은 민족이

죽을 각오로 타지에서 살아남았다는

증표 같다고 해야할까요

이어령 작가는 농토불이 라는 단어를 개발했습니다.

농촌과 도시가 하나 라는 말을 뜻하는데요

K푸드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요즘을 생각하면

이어령 작가의 예지력과 통찰력에 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냄새 난다고 기피하던 김치가

어느덧 슈퍼푸드에 등극할 정도로 인기음식이 되면서

중국에서는 김치가 자기나라 음식이라고

우기기까지 들어갔습니다.

흙에서 나온 식물을 오랜시간 발효시켜 만든 김치는

흙의 정기를 담아

자연의 정기를 담아

슈퍼 블랙푸드로 칭송받기 까지하다니..

모든 것은 흙에서 시작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라는

절로 떠오르는 건 저 뿐만 인가요

도시에 살면서도 도시 외곽에 전원주택을 짓고

흙을 밟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부유해질 수록 도시 사람들은

안정과 평화로움을 위해

전원생활을 즐기려고 하는데요

우리에게 흙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저자의 폭넓은 지식 때문인지

이런저런 다양한 생각들이 교차를 하게 됩니다

애국심에 이어 농토불이 와 미래식량산업까지

고민하게 되는건

이어령 작가 만의 능력이 아닐까싶네요

앞으로 남은 그의 유고 원고들도 기대를 해봅니다

i***r 2023.06.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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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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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중 두 번째 책으로 제목이 인상적이다. 꼬부랑 할머니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는 지극히 한국적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정말 옛 할머니들은 대부분 꼬부랑 할머니들이었다. 반면에 꼬부랑 할아버지는 드물었던 것 같다. 요즘엔 꼬부랑 할머니를 만나는 게 흔하지 않다. 꼬부랑 할머니를 보면 드는 생각은 젊은 시절 고단했을 삶이다. 그리고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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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중 두 번째 책으로 제목이 인상적이다.

꼬부랑 할머니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는 지극히 한국적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정말 옛 할머니들은 대부분 꼬부랑 할머니들이었다. 반면에 꼬부랑 할아버지는 드물었던 것 같다. 요즘엔 꼬부랑 할머니를 만나는 게 흔하지 않다. 꼬부랑 할머니를 보면 드는 생각은 젊은 시절 고단했을 삶이다. 그리고 불편함이다.

1부는 '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에 대한 이야기다. 바로 지렁이를 뜻하는 거였는데 이 책을 통해 지렁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지렁이가 있는 땅이 비옥하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유익한 동물이란 건 처음 알았다. 지렁이의 실체를 알고 나니 지렁이에 대한 이미지가 살짝 좋아졌다.

진화론 하면 떠오르는 찰스 다윈이 관심 있게 연구한 것이 바로 지렁이라고 한다. 무려 40년 동안 지렁이를 관찰했다는 다윈의 연구,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확률의 환경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지렁이라니 그의 연구에 대한 진면목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지렁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통해 그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었고 이야기는 너무 흥미로웠다.

- 인간은 '생각할 줄 아는 존재'라고 하지요. 생각을 할 줄 알아서 문화를 만든 면에서는 훌륭하지만, 그것 때문에 지금 온 자연을, 다른 생명체를 괴롭게 만들고 있어요. 그러니 하나님께선 지렁이에게 상을 주셨으면 주셨지, 인간에게 상을 줄 수가 없지요. p 27

뒤 이어 저자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난 책도 영화도 안 봤지만 제목은 익숙하다. 제목에 얽힌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박완서 선생님의 이야기도 나온다. 역시나 재미있다.

-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행복이라는 것은 화자가 만든 것과 같은 조화예요. 아무런 변화도 없이 항상 행복하지만, 화자는 시들어버릴지언정 살아있는 생명의 흙에서 나온 꽃과 같은 행복을 가지고 싶은 거죠. p 41

- 참 한국 사람들 대단하지요. 지렁이는 한자어 지룡(地龍)에서 파생된 말이에요. 그 하찮아 보이는 지렁이를, 햇빛 나면 그냥 말라비틀어질 뿐인 그 약한 지렁이를 '저것은 지룡(地龍)이다, 땅속의 용(龍)이다' 하고 생각했어요. ... 그러니까 결국 지렁이를 알아준 사람은 한국인, 그중에서도 지렁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이에요. 다윈보다도 먼저 말이죠. 땅속의 용인 지렁이가 환상 속의 용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울지 못하는 지렁이의 울음을 들어준 우리 선조들이에요. p 45 ~ 6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단행본으로 1963년 출간된 저자의 책이다. 회사 상사가 나보고 읽어보라고 빌려주었는데 거의 읽질 못해서 이 책을 계기로 구입했고 읽어야 될 책이다. 저자는 이 책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다시 깨우기 위한 이야기가 바로 '한국인 이야기'라고 밝힌다.

노부부의 실화가 담긴 '여는 말' 속 이야기는 슬픈 느낌을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때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 다시 한국인 이야기를 쓴다.

- 쫓겨 가던 뒷모습, 우리 역사 속에서 허둥지둥 가축처럼 쫓겨 간 한민족, 그러니까 그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그때 내가 쓴 책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였던 거죠. p 60

3장 '다시 만난 한국인의 뒷모습'에서는 한국인 고유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에서 원한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 억울한 것도 풀고, 분한 것도 풀고, 그릇된 것도 우리는 풀어 버리려 합니다. 그것이 바로 화풀이요, 분풀이요, 원풀이였어요. 서구와 일본의 문화가 긴장의 문화라면 한국의 문화는 해소의 문화인 셈이지요. p 90

한국인에 대한 예찬이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민족성을 콕콕 집어내어 글로 써 내려가는 탁월함과 막힘없이 술술 써 내려간 글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저자의 책은 쉽게 읽혀진다. 최고다.

이달의 사락 y****d 2023.06.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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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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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 는 이어령 교수님의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두 번째 책이에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로는 여섯 번째 책이자 유고 원고로 출간되었어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어령 교수님은 우리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를 남겨주셨네요. 꼬부랑 할머니의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옛날 이야기마냥 한국인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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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 는 이어령 교수님의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두 번째 책이에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로는 여섯 번째 책이자 유고 원고로 출간되었어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어령 교수님은 우리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를 남겨주셨네요. 꼬부랑 할머니의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옛날 이야기마냥 한국인 이야기는 꼬부랑 열두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예요. 이야기를 듣기 전 우리가 준비할 건 딱 하나예요. 기존의 지식을 깨끗이 지우고 새로운 눈으로 볼 것.

이번 책의 주인공은 땅속의 용이라 불리는 지렁이예요. 흙과 생명을 만들어내는 숨은 영웅, 땅속에 묻혀 있는 위대한 영웅 지렁이를 통해 인류 진화와 생명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어요. 진화론의 찰스 다윈은 40년간 지렁이를 연구했고, 그 결과 <지렁이의 활동과 분변토의 형성>(1881)에서 지렁이가 땅속의 유기물을 분해하여 토양을 기름지게 해준다는 관찰 내용을 정리한 책을 냈어요. 다윈 서거 40주년 행사에서 사람들은 "나는 당신의 '바보 같은 실험'을 사랑합니다 ( I Love your Stupid Experiment)"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고 하네요. 우리 속담에도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왜 하필 지렁이였을까요. 지렁이를 가장 약한 존재로 여긴 거죠. 모든 동물의 밥, 낚시할 때의 미끼인 지렁이가 역설적으로는 생명력이 가장 센 생명체라고 하네요. 더군다나 지렁이가 없었다면 우리는 농사를 지을 수 없었을 거예요.

긴 이야기를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고 해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정도로 유명한데, 제목은 저자 헤밍웨이가 지은 게 아니라고 해요. 종의 의미는 조종(弔鐘 : 사망자가 생겼을 때 울리는 애도의 종)이며, 영국 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이었던 존 던(1572~1631) 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라는 시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어요. 저자는 우리들이 뭘 안다는 건 사실 아는 게 아니라 표면만 보고 스쳐지나간 거라고, 인생의 의미들은 저 깊은 땅속, 넓은 바닷속에 있다면서 존 던의 시를 소개하고 있어요. 다른 이의 죽음이 곧 내 일부의 죽음이라는 것, 우리는 대륙처럼 이어져 있다는 것.

 

누구든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가면 우리 땅은 그만큼 작아지며,

모래톱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다.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領地)가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손상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위하여 조종(弔鐘)이 울리는지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다.

- 존 던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전문 ( 29p)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윤동주의 <서시>에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고 말한 이유는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저는 하이데거가 아렌트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에 적힌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인 "Amo : Volo ut sis. 아모르 볼로 우트 시스, 사랑합니다. 당신이 존재하기를 원합니다."가 땅속의 용이 우리에게 전하는 울림이라고 느꼈어요. "살려줘"라는 소리 없는 외침은 어쩌면 사랑에 대한 갈구가 아닐까요. 이세상이 고통이어도 함께 살아내자고,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것이 사랑의 유일한 가치라고, 저 땅 아래에서 간절하게 울려대는 흙의 소리라고 말이죠. 이어령 선생님은 첫 책 <흙 속의 저 바람 속에>에 대해 "거울 속의 자기 심장을 부리로 쪼는 그 앵무의 아픔, 외로움,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자기 분신의 모색과 닮은 데가 있다", "어둡고 살벌하고 답답하게 한국의 자화상을 그렸다" (61p)라고 고백한 적이 있대요. 또한 우리들의 성장은 밤 속에서, 그리고 폭풍 속에서, 역리의 거센 환경 속에서만 이루어진다고도 하셨대요. 세월이 흐른 뒤에 새롭게 한국인 이야기를 쓰고자 했고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이 작업에 매달리셨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시 쓴 흙과 바람의 이야기 속에서 찾을 수 있어요. 밟힌 지렁이, 밟힌 자들의 역사에서 우리는 지렁이의 울음을 들어야 해요.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23.06.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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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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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용이울때 #이어령지음 #파람북 심도있게 써내려간 이어령선생의 60년을 이어 온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곁길로 알던 것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지고 듣고 싶었다.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는 지렁이는 땅속에 두더지나 식물에게 이로운 생물이다. 가장 약하다고 생각했던 지렁이가 동물ㆍ식물에게 큰 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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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용이울때 #이어령지음 #파람북

심도있게 써내려간 이어령선생의 60년을 이어 온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곁길로 알던 것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지고 듣고 싶었다.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는 지렁이는 땅속에 두더지나 식물에게 이로운 생물이다. 가장 약하다고 생각했던 지렁이가 동물ㆍ식물에게 큰 자양분이 되고 지구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흙을 만들기도 한다. 미물이라고 느낀 작은 생명체에게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생태계의 유지를 도우며 지구의 다른 생명유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준다. 한밤중에 땅에서 울리는 소리 그 소리에 대해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제각각인 반응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땅이 울리는 지렁이의 울음소리는 무엇인지 알고싶었다. 지렁이가 입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읭읭~이라고 들리는 소리는 지렁이가 몸을 비비는 소리도 아닐텐데 그 미물인 작은 지렁이의 소리는 마치 용이 우는 소리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만큼 지렁이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살아있는 땅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흙을 생성해내고 땅을 재생해내는 지구의 소리 아닐까.

아리랑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도 전에는 아리랑의 노랫말을 떠올리며 상상을 하곤 했었다. 아리, 쓰리가 결혼해서 아라리를 낳았다. 그렇게 가사의 내용을 고대로 내맘대로 해석했었다. 이 아리랑도 흙의 노래였다고 한다. 우리 민족에게 뗄레야 뗄수없는 민족의 노래이다. 옛 민족이 부르던 노동요인 아리랑의 설화를 읽으며 재미있기도 했다. 아리랑 가사에 고개를 넘어간다라는 가사를 읊조릴때에면 나도 삶의 힘든고비를 다시금 생각하며 함께 어려운 고개를 넘어가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인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먹거리중에 산속에서 그 많은 푸릇푸릇한 녹색식물 중에서 나물종류는 잘 모르지만 산에서 씨를 뿌리거나 가꾸지 않은 나물을 캐어 먹는 한국인의 이야기도 한국인만의 다름을 얘기해주어 좋았다.

이달의 사락 l*****7 2023.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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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에세이] 땅속의 용이 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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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이어령 님의 책은 항상 지성이 가득하다. 평소 내가 생각해 보지 못한 관점과 통찰들을 볼 수 있어서 읽을 때마다 항상 놀랬던 것 같다. 이 <땅속의 용이 울 때>를 읽으면서도 항상 그랬듯,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작년 초에 돌아가신 이어령 님의 책 중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 '눈물 한 방울'이란 책이었다. 그 책이 인터뷰 책을 제외하고 선생님이 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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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이어령 님의 책은 항상 지성이 가득하다. 평소 내가 생각해 보지 못한 관점과 통찰들을 볼 수 있어서 읽을 때마다 항상 놀랬던 것 같다. 이 <땅속의 용이 울 때>를 읽으면서도 항상 그랬듯,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작년 초에 돌아가신 이어령 님의 책 중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 '눈물 한 방울'이란 책이었다. 그 책이 인터뷰 책을 제외하고 선생님이 쓰신 마지막 책이라고 해서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역시, 나처럼 이어령 님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그 이후에도 간간이 선생님의 책이 다시금 나오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인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번에 처음 읽어보게 된거였다. 오래전에 나온 책 내용에, 어떤부분은 현재의 관점에서 생각이 수정되었다고 말하는데, 그것을 그렇다라고 밝히고 있는 문장들이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읽는내내 '역시 한국 최고의 지성인이다!'라고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땅속의 용이 울 때>는 한마디로 말하면 지렁이로 시작해서 지렁이로 끝나는 이야기다. 다소 뜬금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랬다. 앞부분에는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말년에 오랫동안 연구했다는 지렁이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책 좀 읽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박완서 님의 소설 <지렁이 울음소리>도 언급된다. 그 책 제목을 보고 누군가는 지렁이가 어떻게 우냐고 하지만 나무라지 말라고 이어령 님은 말하는데, 옛 조상들은 땅강아지 소리를 조상들은 지렁이 울음소리라고 생각했다고 알려 주었다. 나는 도시에서 자라지 않았어도 땅강아지를 본 적이 없어 왠지 귀여울것 같아 찾아보았는데 전혀 강아지답지 않은 곤충이었다...^^;  어쨌든, 결국 '지렁이 울음소리'란 우리 민족 '생명의 소리'라고 정의하는 있는 책이다. 그 흐름이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되는지 책을 읽게 된다면 다들 자연스럽게 고객을 끄덕이게 될 것이다. 

 

한국인에 대해, 한국인들의 문화에 대해 이렇게 잘 파악하는 책은 드믈지 않을까 생각됐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과거의 시대, 꼬부랑 꼬부랑 이어져 내려온 한국인들의 삶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내용 중에 특히 인상깊었던게 우리 민족은 지금껏 한번도 남을 한번도 짓밟지 않는 민족, 정복하지 않았던 민속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 시대에 따라 이어령 님의 이름이 표기가 계속 변했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름으로만도 역사를 알려주시다니, 역시 이름값 제대로 하는 선생님이다!  

 

이 <땅속의 용이 울 때>는 유고작 기획으로 총 6권으로 이루어진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에서 두 번째로 출간된 책이었다. 사실 나는 1권 '별의 지도'를 읽어보질 못해서 시리즈 책인지 몰랐지만, 책 맨 끝부분에 앞으로 출간하게 될 이어령 유고작에 대해, 친절히 표로 정리되어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아! 책 곳곳에 엮은이의 글이 이어령 님의 글에 대한 배경 소개 또는 해설을 해주고 있는데, 덕분에 읽는 동안에 내 이해도를 높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내 속에 있는 한국감성을 끌어내준 책이였다. 

 

 



 

 

 

Collection of Sentences

 

흙과 바람. 우리 몸, 육체는 흙이에요. 마음, 또는 정신이라는 것은 바람이에요. 흙은 변하지 않지만 바람은 수시로 변해요. 그러니 우리에게는 변하는 '나(마음)'와 변하지 않는 '나(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나만이 아니라, 한국인에도 그런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 법이에요. 

 

문화라고 하는 건 정치.경제.사회 같은 바위와 싸워서 이길수는 없어요. 그러나 그 딱딱한 바위를 덮는 이끼는 될 수 있죠. 이 메마른 정치.경제.사회를 깰 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노래, 시로 감동시켜 생명의 이끼로 덮어버리는 거죠. 그 딱딱한 바위에 초록색 이끼가 돋아나는 거 보세요. 기가 막히잖아요? 이런 게 기적이죠. 흙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그 딱딱한 바위를 초록색 부드러운 이끼로 다 덮어서 생명이 거기서 싹트게 하니 기적이지요. 

 

모래와 흙이 어떻게 다를까요. 흙은 유기체입니다. 흙이라는 건 생명체가 죽어서 쌓인 유기물, 우리는 그 사과 껍질 같은 30cm 지표를 파먹으면서 살아요. 흙이 유기체라는 건 옛날 생명들이 아직도 흙으로, 유기물로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 내가 내 땅을 내 발로 딛는다는 건 내 역사를 밟아서 체감해 본다는 뜻이고, 나보다 앞서서 죽어간 그 사람들의 피가 내 속으로 들어온다는 거예요.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n******5 2023.06.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땅 속의 용이 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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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 선생은 돌아가셔도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운것 같습니다. 예전에 봤었던 "눈물 한 방울"이란 책에서 이어령 선생의 친필옥고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어령 선생은 이전부터도 계속해서 글을 지켜봤었지만 유고작이 더욱 빛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땅속의 용이 울 때는 그동안 본인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대로 쏟아내었다고 해도 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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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 선생은 돌아가셔도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운것 같습니다. 예전에 봤었던 "눈물 한 방울"이란 책에서 이어령 선생의 친필옥고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어령 선생은 이전부터도 계속해서 글을 지켜봤었지만 유고작이 더욱 빛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땅속의 용이 울 때는 그동안 본인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대로 쏟아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책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살던 시절은 지금과는 다른 일본의 하늘이었기에 그 때 겪은 일을 쏟아내는 것도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을텐데 이렇게 볼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제가 만들어낸 문물에 대한 적개심을 숨김없이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자랑할 것은 과감없이 자랑을 했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고 국력이 부강해졌지만 결코 남의 나라를 해쳐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우리 한민족 하나하나가 이룩한 정수라는 사실에 그 기쁨과 자긍심을 숨기지 않았으며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와 무로마치 막부를 넘어 동서가 갈려 세키가하라 전투를 거쳤던 참상에서 교훈을 얻어 에도시대에는 그 많던 조총을 폐기했던 것도 과거 무력으로는 세상을 다스릴 수 없음을 처절하게 깨달은 자들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는 생각으로 버렸음을 인정했으며 거기서 결국은 조선통신사가 다시 재개되었다는 점도 높이 샀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볼 수 없는 분이지만 과거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면서도 흔적을 꽤 많이 남겼었습니다. 공원이 그 중 하나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으뜸이 아마 포켓공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 만들었다면 "포켓"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겠지만 이어령 선생은 이것마저 아름다운 우리말을 곁들여 "쌈지"라는 단어로 쌈지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텔레비전을 보면 이어령 선생이 살아숨쉬면서 우리에게 또 한마디 일갈을 날리실 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이 글은 컬처블롬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r****2 2023.06.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