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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마음을 다짐해도 나를 아는 사람들 앞에선 곧 과거 모습으로 돌아간다. 자신을 버리거나 찾으려면 변화가 필요하고 날 모르는 장소에 가야 정체성을 재창조할 수 있다. 어떤 장소로 계획을 두고 떠나면 여행이나, 목적 없이 배회하면 유랑이다. 이 책에서 '나'는 베를린을 유랑하며 내면의 불안을 마주한다. 불안이 온전하다는 말은 일상에서 괜찮은 척 살 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이 흔들리는 원인을 직시하고 자유로이 불안을 뿜어내며 사랑과 치유의 길로 들어설 땐 온전하게 불안으로 존재한다. 《온전한 불안》의 ‘나’처럼. ‘나’는 변화를 위해 베를린으로 떠났다. 욕망에 따라, 사랑에 따라 불안을 향유했다. 베를린에서 새롭게 덧입은 정체성으로 책임 부재에 마음껏 문화와 자연과 사랑으로 빠져들었다. ‘나’가 주변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느낀 묘사가 쏟아졌고 한 사람의 은밀한 민낯을 훔쳐보았다. 마음속 상처에서 불거진 불안은 실제 베를린을 넘어 마음이 쉴 무정의 공간으로 꾸밈없이 사랑하고 욕망하며 불안으로 나아갔다. 사람마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영역은 다르다. ‘나’는 외로움이 깔린 불안으로 사랑하나, 사랑해서 마음이 더 요동친다. 그 떨림은 굴곡 있게 기록으로 남았다. 놀랍도록 자유로워 다소 버겁게, 익숙한 불안이 낯설게 다가왔다. 마치 내가 유랑하듯이. -나는 도망쳤지만 어딜 가든 달을 발견한다. 13 -새로운 도시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마음껏 창조할 수 있다. 41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베를린을 선택한 건 아니었다. 일자리, 학업 연인 때문도 아니다. 그저 변화를 위해 이곳에 왔다. 42 -나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베를린에 내 일부를 놓고 와서, 이 섬에서는 내가 온전히 존재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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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불안인데, 온전한 불안이 있을까요?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에이미 립트롯의 신작 에세이의 제목은 낯설면서도 친숙한 단어였는데요. 완벽함과는 조금 다른, 모든 것과도 조금 다른 느낌의 단어 “온전함”, 그리고 온전함과 함께 쓰인 단어 “불안”.. 평범한 에세이가 아닐 듯싶어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녀가 새롭게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어떤 삶의 기록들이 담겨있을지 무척 궁금하더라고요.
유랑자들의 도시 베를린에서 스쳐 지나가는 일상들을 그녀만의 독특하면서도 자조적인 목소리들로 채워놓은 책이었는데요. 두꺼운 책은 아니었지만, 단어 하나하나와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무게는 꽤 묵직하더라고요. 쇳덩이의 무거움이라기보다는, 물에 푹 젖은 솜뭉치의 묵직함이 더 가깝지 않았을까 싶은 책이었답니다. 무심한 듯한 그녀의 문장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도시에서 외로워하는 그녀의 이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이게 바로 온전한 불안인가 보네요.
달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다. /p.9
굶주림의 달, 벌레의 달, 딸기의 달, 곡식의 달, 사냥꾼의 달.. 훌쩍 떠나서 도착한 도시 베를린. 그곳을 떠나는 순간까지 한 달 간격으로 기록된 그녀의 일상들과 생각들은 다양한 달들이 제목으로 붙어있더라고요. 첫 장에서부터 등장한 달 이야기. 누군가 했더니 하늘에 떠있는 바로 그 달이더라고요. 내 위치를 알고 있는 스마트폰의 어플이 알려주는 달의 모양과 방향, 거리에 대한 알람들.. 언제 어디서든 그녀가 눈 맞출 수 있는 달은 바로 그녀의 이야기였던가 봅니다. 아니, 달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가 바로 이런 것들이었나 보더라고요.
앤디 워홀은 자신의 일기장에 자신을 A, 자신과 함께 있는 누군가를 모두 B라고 칭했다고 하네요. 그녀 역시 모든 이들은 B입니다. 어떤 이유로 만났던, 어떻게 만났던, 어디에서 만났든.. 그녀는 B라는 누군가를 이야기합니다. 분명 존재하는 인물이지만, B라는 이름 하나로만 통용되는 누군가. 이름 없는 그들은 결코 그녀의 외로움을 채워주지 못하네요. 그래서, 그녀의 삶은 모든 게 일시적이고 모든 게 순간적인가 봅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에 저도 가보고 싶어졌어요. 그녀와 같은 일상을 지낼 수도, 그녀와 같은 이야기를 쓸 수는 없겠지만.. 제 나름의 느낌과 생각들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거든요. 이제는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는 그녀의 대표작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녀가 만든 이야기, 아니 그 이야기들이 만든 그녀가 궁금해지네요. 차분한 사색에 잠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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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오랜만이었다. 읽을수록 자꾸만 내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지는 책,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다음 페이지를 넘어갈 수 없게 만드는, 읽고서도 다시 이전페이지로 돌아가 나의 말을 결코 들을 수 없을 줄 알면서도 내 사정을 구구절절 늘어놓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건 행운이었다. 에이미 립트롯의 #온전한불안 은 그렇게 내게 #온전한사유 의 기회를 준 책이다. ** 앤디 워홀은 자신의 일기에서 자신을 A로,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은 조수든 친구든 누구든 B로 칭한다. 32쪽 나는 이제 철저하게 저자와 나를 번갈아가며 A or B로 칭할 생각이다. 이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읽는 독자에게는 안타깝게도 조금은 불편함을 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불쾌했던 유쾌했던 서평을 찾아볼 요량이 생긴 독자라면 어쨌거나 이런 칭함이 반갑지 않을까 싶다. A는 베를린으로 떠난다.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하려고 떠나는 그 여행은 이미 온전하게 불안하고 온전하게 고독하기에 완벽하게 자유롭다. 처음에는 적을 두기 위해 사람보다 탐조 행위를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내보낸 뒤 탐조행위를 통해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자신의 삶을 명징하게 바라보게 된 #메이블이야기 를 떠올리게 했다. 좀 더 본격적인 탐조 활동은 이방인처럼 머무르고자 했던 베를린에서 언어를 익히고 그러기 위해서 루틴을 만들어낸다. 철저하게 디지털노마드족이면서 글을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기한이 정해진 리츄얼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가 새의 이름을 독일어로 부르게 될 즘을 읽을 무렵엔 나도 이미 몇 개의 맘에 드는 독일어 몇 단어를 혼자 읖조린다. 동시에 어쩌면 많은 이들이 불필요한 이메일 확인시간을 줄여야 하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인생을 바꿔줄 이메일을 기다리고(105쪽)-있기 때문이란 문장을 필사하기도 한다. 베를린이어야 했던 이유를 저자는 말해주지만 B이자동시에 A가될수 있는 내게 베를린은 그가 언급한 많은 것들 중 고지식하면서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대역 통신으로 빠르게 접속하면서도 결국 자기 기억과 과거를 큐레이팅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모습은 오래전 한 자 한 자 글로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던 고지식함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전한 불안의 출간 소식을 접하고 #아웃런 을 다시 꺼내 읽다가 이번에도 결국 완독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웃런을 알지 못했다면 이 책을 조금 늦게 만났을거란 확신은 든다. 마치 ‘베를린은 항상 조금 늦게 도착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41쪽’이어도 상관없었던 것처럼 지금 충분히 좋다. 그리고 아웃런으로 다시 넘어가고 있다. 이 책을 지금 만나서 너무 기쁘다. 분명 지금 이 서평을 읽는 누군가도 조금 늦었지만 인생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니 추천한다. #에이미립트롯 #노마드 #유랑자 #베를린 #amyliptrot #출판사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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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남자친구라고 말하는 여인이 있다. 섬을 떠나 낯선 나라로 떠난다. 독일 곳곳을 유영하듯 옮겨 다니며 도시의 유랑자를 자처하는 그녀는 떠돌면서도 인터넷 하나만 있으면 앱을 통해 낯선 사람과 만나기도 하고, 달을 검색하고 바라보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리고 새를 비롯해 야생동물을 꾸준히 관찰한다. 어딘가 자신을 닮은듯... 그녀를 따라 나 역시 곳곳을 떠다닌 기분이다. 때론 위태롭고 외로움에 힘들어하지만 과감한 그녀가 내내 부럽고 질투났다. 나도 모르게 그녀를 따라 움직다. 달을 관찰하며 고요해진다. P.13 달, 지구, 태양이 일직선에 놓이는 순간. 내 1년 치 다이어리에는 달의 순환이 거의 전부다. 나의 미래 는 비어 있지만 나는 달이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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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전한 불안 :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가디언> 2022년 하이라이트 도서
P.18
P.30
한때 너에게 슬픔이 있었다면,
P.186
P.191
P.192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바다를 건너가려는 마음을
열두 달의 계절마다 느끼는 바람과 파도, 욕망까지
아무래도 외국 지명과 이름에 혼란을 가중하기 마련이지만
한 여자의 일생 일대기를 거울로 바라보는 듯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는 게
[ 본 포스팅은 @book_kl 출판사 클 로부터
#온전한불안 #에이미립트롯지음 #성원옮김 #출판사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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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가능할까? 온전함은 본디 그대로 고스란히 불안 마음이편하지아니 하고 조마조마힘 뒤숭숭함… 두단어는 뜻은 너무나도 다르다..온전한불안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생각에 잠기게 된책…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제목이 온전한 불안인지 알수있었다.고향섬을 떠나 베를린에서 지내는 이야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야생동물을관찰하며 달과 인터넷을하며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나름 찾아내고 자기 자신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여행과도 같은 책이다.. 내가 상처 받았음에도 지난일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나는 그를 만났던 것이 후회되지 않는다.베를린은 내 마음을 아프게했지만,그렇게 하도록 내가 놓아둘 수 있었다는것이 기쁘다. (204p) 내 삶의 선택은 나 자신이다… 베를린의 밤을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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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가능할까? 온전함은 본디 그대로 고스란히 불안 마음이편하지아니 하고 조마조마힘 뒤숭숭함… 두단어는 뜻은 너무나도 다르다..온전한불안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생각에 잠기게 된책…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제목이 온전한 불안인지 알수있었다.고향섬을 떠나 베를린에서 지내는 이야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야생동물을관찰하며 달과 인터넷을하며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나름 찾아내고 자기 자신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여행과도 같은 책이다.. 내가 상처 받았음에도 지난일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나는 그를 만났던 것이 후회되지 않는다.베를린은 내 마음을 아프게했지만,그렇게 하도록 내가 놓아둘 수 있었다는것이 기쁘다. (204p) 내 삶의 선택은 나 자신이다… 베를린의 밤을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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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전한 불안,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
모든 것이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유랑자들의 도시 베를린, 그곳에서 스쳐간 불안한 사랑들에 대해 고요하고도 처절한 기록이 담긴, '온전한 불안' 입니다.
온전한 불안 책에서는 한 여성이 도시의 밤과 야생 동물을 탐색하고, 달의 주기와 철새의 비행경로를 추적하고, 사랑과 욕망의 힘에 속절없이 굴복했던 베를린에서 보냈던 한 해의 기록이 담긴 일기예요.
고립된 섬에 살면서 허무함과 외로움을 느끼던 그녀는, 새로운 장소, 베를린에서 도시 유랑자의 삶으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확실한 것 없이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셰어 하우스의 침대를 임대해 지내며, 공장 계약을 통해 돈을 버는 불안정한 생활이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자유로움을 즐기는데요.
어찌할 수 없는 불안한 마음과 상황, 그리고 복잡한 길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도 공감받기도, 위로받기도 하면서 책을 통해 자유로움을 저자와 함께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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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린 전작을 잇는 그녀의 <온전한 불안>은 독자를 책을 읽는 내내 그녀와 함께 베를린 생활의 시작과 끝, 사랑을 함께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고립과 외로움, 짝사랑의 상처 등에 힘들고 불안해하던 그녀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도시, 베를린으로 떠납니다. 그녀의 결심은 모든 상황의 결합체인 동시에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책임 없는 자유의 대가처럼 보입니다. 그녀는 새로운 시도를 위해 베를린에 도착했지만 그와 같은 시도를 하는 많은 이들처럼 도시의 이름이 중요하지는 않아 보이네요. 다른 곳이라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할 뿐이지요. 그러나 그녀 못지않게 베를린이라는 도시는 불안해 보입니다. 지하수 위에서 움직이는 땅에 지어진 도시라니… 그녀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겠지요.
새로운 도시 베를린에서도 그녀는 먼 우주의 변화를 궁금해합니다. 베를린으로는 부족할까요? 아니면 그녀의 말처럼 베를린은 ‘당분간’이기 때문일까요? 그녀에게 타인은 모두 B입니다. 그 누구와도 깊은 감정을 나눌 수 없는 그녀도 베를린의 그들에게 B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럼에도 그녀는 누군가의 C가 되고 싶어 합니다. 친구에게 만남을 거절당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등을 쓸고 주고 싶었어요. 20여 개가 넘는 주소를 가졌지만 이메일 계정은 한결같은 그녀는 디지털 노마드입니다. 그녀가 실체가 없는 인터넷을 오히려 안정된 집이라고 느끼는 사실은 무척 아이러니하네요. 그래서 그녀가 사랑에 빠진 상대를 인터넷을 통해 만났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았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도시는 그녀의 기대를 저버리고 그녀에게 상처와 상실을 남깁니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지만 자신의 거부당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요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속에서 온전한 불안을 극복한 그녀를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에이미 립트롯 작가의 <온전한 불안>이 특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를 사는 누구나 젊은 시절 경험해 봤을 혹은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지난 기억 속의 저 밑에 존재하는 흔들리는 감정까지 모두 드러내기는 쉽지 않겠지요. 지구의 반대편에서 쓴 에이미 립트롯 작가의 <온전한 불안>이 우리의 공감을 부르는 이유일 듯합니다. #온전한불안#에이미립트롯#아웃런#출판사클#에세이#에세이추천#에세이그램#여성에세이#서평단#고독#불안#현대인#청년#협찬도서#도서추천#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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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작가의 에세이는 처음 읽는 듯 하다. 그래서일까. 생소하고 신선했다. 갑자기 베를린으로 떠나 도시유랑자의 삶을 사는 동안의 기록을 투박하고도 가깝게 그려냈다. 연고없는 타지에서의 불안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끝내 불안에 휩쓸려버리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디지털노마드로 디지털 어딘가에 깊이 뿌리내려놓은 요즘세대의 자아가 있기때문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작가는 어디서든 구글지도를 열어 타지역의 거리를 탐색하기도 하고 타인의 sns 혹은 자신의 지난 날의 사진들을 돌려보며 묘한 안정감을 찾는듯 하다. 전작<아웃런>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본인의 깊은아픔까지 가감없이 내비치고 힘들어하다가 치유하는 과정까지 보여주며 위로의 말 한마디없이 위로를 해준다. 얼마전 읽었던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도 떠오른다. 같은 맥락으로 나를 내보이며 위로해주는 책. (표지만보고 공포소설로 오해하지 않기로..^^;) *위로가 필요한 분께 추천. 불안은 어쩌면 당연한 것임을 이해받고 싶은 분께 추천. *책 속의 한 줄 나는 손가락을 하나 휘저어서 순식간에 복귀할 수 있다. 나의 집은 언제나 저기일 것이다. 여기 내 핸드폰과 심장에는, 구글맵 아이콘이 페이스북과 이메일 사이에서 가능성을 품고, 대서양과 북해 사이의 영토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p.30 내가 잠들었나? 아니면 그냥 오프라인이 된 건가? 꿈에서 내가 너한테 문자를 보냈어. 가끔은 내 몸을 잘라내기 해서 붙여넣기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이 도시의 소시지 냄새와 꽃가루를 복시해서 너에게 보내고 싶어. 나는 타이핑을 하려고 해. 그런데 네가 답장을 하면 나는 네 손가락을 터치스크린으로 느낄 수 있어.p.52 수년간 잦은 이사를 했다. 나의 아마존 계정에는 지난 10년동안 택배를 배송받은 20여개의 주소가 뜬다. 하지만 이메일 주소는 똑같이 유지한다. 많은 면에서 인터넷은 나의 가장 안정된 집이다.p.54 새로운 도시에 가면 처음 몇 주 동안은 한 번씩 흥분하곤 한다. 내가 어디 있는지 나무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그러다가 미아가 된 기분이 든다. 내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p.60 베를린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그렇게 하도록 내가 놓아둘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쁘다.p.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