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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얇은 책 한 권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커지는 것과 반대로 데쳄버 2세 등은 태어났을 때 아주 컸다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아지다가 나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진다고 한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의 가능성, 상상력, 순수함 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그것들은 어렸을 때는 아주 크고 넓지만 몸이 점점 커가는 것과 반대로 그것들은 점점 작아져 나중에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이 책에서 데쳄버 2세는 점점 작아지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다. 그가 사라진 이유는 이 책의 주인공의 상상력이 너무 작아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나이가 들어 키가 조금 작아지면 데쳄버 왕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인상깊은구절] 언젠가 걸핏하면 서글퍼지던 때가 있었다. 어찌나 서글프던지, 날이 어둑어둑해지면 혼자 걸어다녔다. 비가 오면 기뻤다. 거리에 있는 모든 것이 우중충하고 축축했다. 물이 고인 웅덩이에 반사되는 나의 슬픔, 그 영상이 나에게는 오히려 위안이 되었다. 그것을 본 다음에는 아주 외로운 것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돌아다니고 나서는 다시 터덜터덜 내가 사는 집의 낡은 나무 계단을 올라와 의자 위에 털썩 주저앉곤 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서가와 벽 사이의 작은 틈새에서 데쳄버 2세가 나타났다. |
| 간만에 아주 여유로왔던 올 봄, 느긋하게 집어든 책이 이 책이었다. 따사로운 햇살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오르는 그런 아름다운 날 이 책을 읽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가슴에 남았는지 모르겠다. 그날의 화창했던 날씨와 함께. 완전하게 성숙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난 데쳄버왕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작아져서 마침내 아주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게 그 나라 그 종족의 삶의 궤적이란다. 데쳄버왕을 만나면 물어볼 말이 참 많은데. 그럼 태어날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는지, 아주아주 작아져버리면 그게 죽는건지...참 많았었는데 데쳄버왕이 너무 작아져버려서 이젠 물어볼수가 없게 되었다. 사람은 커서 늙어가면서 쓰레기더미만 남겨두고 가는 듯하다. 집도 옷도 돈도 모두 폐기물일테니까. 그런 점에서 모든 게 작아져서 작아져서 사라지는 데쳄버왕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데쳄봐 왕과 말랑구미 곰을 먹고 싶다. 이 책이 절판되었다니 아주 슬프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