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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씨름왕 / 펴낸곳: 문학사상 / 저자: 이홍 씨름왕이라는 제목만 가지고는 내용을 짐작할 수 없어 책 표지와 함께 첫 부분 10장 정도를 미리 보기로 읽어보았었다. 40대 싱글맘이 주인공이었고 그녀의 아버지가 씨름선수 였으며 그래서 제목이 씨름왕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첫 부분에 등장하는 인물이 나와 같은 40대 여성이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어보기 시작했다. 싱글맘 이지만 당찬 여성 지현이 주인공이다. 지현을 둘러싸고 먼저 지현의 현재 사귀고 있는 루라는 남자와 아들 재우가 등장하고, 다음 편은 아버지와 지현의 관계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레 어린 시절 두 부녀가 같이 지내던 모습 및 지현의 학창시절이 그려진다. 지현은 남자들을 자주 바꿔가며 만나는 인기녀였던 것 같다. 하지만 지운이라는 전학생은 그런 인기녀 지현과 사랑에 빠지진 않았다. 그 후로 재우와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만나면서 소설은 이어진다. 지운의 옛 연인 이었던 연수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그려지고 마지막은 지현의 아들 재우의 시각으로 마무리 되는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왜 씨름왕이 주인공일까 생각해봤다. 물론 지현의 아버지가 씨름 선수이긴 하지만 제목으로 쓸 정도로 비중 있진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 들배지기의 짜릿한 장면을 각 인간의 생애에서 찾아보라는 듯이 마무리 되었다. 아들 재우의 인연으로 등장하는 제이콥이라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자녀를 내모는 부모의 무책임 함이 얼마나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 싱글맘들이 혼자서 아이를 키워내며 얼마나 자기 속의 마음들과 싸워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 좀 더 책임감 있게 아이를 돌보고, 설령 내가 아이를 위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더라도 아이와 제대로 마주하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들배지기 한 후의 기분은 짜릿하고 황홀하다고 한다. 소설 속 지현, 연수, 재우, 지운 각자의 들배지기 장면을 떠올리며 서로와 공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 인생의 들배지기 순간은 언제일까? 나도 그들과 함께 떠올려봤다. 인생의 어느 순간 짜릿하고 황홀한 기분을 느꼈던 게 언제인가? 나는 잘 떠올리질 못하겠다. 기분이 좋았던 적은 있었지만 들배지기 순간이라고 기억될 만큼 저릿한 감정은 아직 느껴보질 못한 것 같다. 책 읽기를 마무리 하면서 내 인생의 들배지기를 어서 기억하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다면 그런 순간을 맞이하리라 기대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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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아시아에서 발전한 스포츠 중에는 내가 아닌 상대방의 강한 힘을 역이용하는 기술이 발달한 게 있습니다. 일본의 유도나 한국의 씨름이 특히 그렇습니다. 타고난 신체 능력, 권력 관계 같은 게 처음에 고정된 그대로만 가면 사람 사는 세상에 재미가 하나도 없을 뿐더러 어떤 발전 같은 것도 기대하기 힘들게 됩니다. 어떤 의외성 같은 게 언제나 있어야 하며, 인간이란 동물은 본래 뻔한 것, 재미없는 걸 못 견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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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왕 : lalilu 우리 인생을 씨름으로 과연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씨름이라는 운동은 참 재밌다. 엄청난 거구라고 해도 작고 작은 아이에게 질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씨름이다. 물론 모든 운동도 반전의 재미가 있지만 씨름만큼 그 반전의 재미, 운영의 묘가 있는 경기도 드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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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양옥집 마당에 있는 황소였다. 동네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희귀한 구경거리를 보러 집 앞을 얼쩡거렸다. 지나가는 우유 배달원들과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담장 너머를 기웃거리고 동네 아이들도 슬며시 대문을 조금 열고 문틈에 콧날을 디밀거나 담장에 매달려 얼굴만 비죽 내밀고 황소를 구경했다. (-58-)
휴대폰 너머에서 루가 내게 물었다. "지현, 날 사랑해?" 나는 입술을 다물고 속으로 숨을 골랐다. 장례식장에서 비롯된 육체적 피로로부터 회복되지 않아서일까. 그 짧은 단어가 입 밖을 나오지 않았다. 루는 매일 밤 사랑한다고 말해 왔지만 내게 자기를 사랑하는지 확인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125-)
교민들 사이에 연수와 나의 결혼 소식이 퍼졌다. 소문의 근원지는 지현이었다. 한국 식당 하나를 빌려 잡지에 광고를 싣는 거래처 고객들을 초대한 것이었다. 지현은 웨딩 사진 촬영에서 연수의 얼굴에 발라준 화장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은 듯 했다. (-199-)
엄마가 영상통화 버튼을 눌렀다. "우리, 연수 이모 만나러 싱가포르에 갈까?" 엄마가 물었다. 아무리 나를 친자식처럼 돌봐 준 분이라 해도 기억조차 없는 사람이었다. 고온다습한 그곳 날씨가 진저리 나게 싫기도 했다. 제이콥 사건이 터진 후 엄마와 나는 동남아시아의 삶을 접고 자카르타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260-)
지운 삼촌과 엄마와 나는 각자의 입맛대로 마시고랭과 락사와 샌드위치로 요기를 했다. 나는 바닷가를 등지고 앉아 있었다.
소설가 이홍의 『씨름왕』의 배경은 야구,축구 만큼 인기 있었던 씨름, 1980~190년대 천하장사에 대한 추억을 삼키게 한다.주인공 지현의 아빠는 씨름왕이었고, 황소를 타오면 동네 사람들이 구경오기 바빳다. 어린 시절 남다른 삶을 살았던 지현은 자신의 남편이 황소같은 남자가 되길 바란다. 이탈리아 남자 루를 선택하고, 이란성 쌍둥이를 임신하게 된 것도, 지현의 의지였다. 하지만 루와 지현은 결혼하였고, 임신했던 두 쌍둥이 중 하나는 살아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루와 지현은 이혼하고, 지현은 지운이 있는 싱가포르로 떠났다.
이 소설에서 주목할 점은 지현의 선택 하나하나에 대해서다. 우리는 지현의 삶에서, 씨름왕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싱글맘이라는 현재의 상황을 엮어 나가고 있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20세기와 21세기르 넘어가는 그 시점에 우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6가에 진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4강에 진출할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소설 속 주인공의 대화들을 보면, 그때 우리가 생경하게 여겼던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을 회상할 수 있게 한다. 한글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 뜻은 다르지만, 서로 연상이 되는 두 단어, 씨름왕과 싱글맘에 주목하였다. 지현은 그렇게 황소와 같은 남자를 원했지만, 1차는 실패하고,그 실패에 대한 또다른 선택으로 싱가포르에 머무르게 된다. 동기였던 지운과 지운의 아내 연수와 함께 살아갔던 것도 그래서다. 물론 지현에게는 유일한 혈육이자 피붙이인 재우가 있었으며,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지현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 볼 수 있다. 물질적으로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지현의 삶이 생각한 것보다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삶이라는 것은 물질적 풍요로 모든 것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을 소설 『씨름왕』에서 말하고 잇으며, 씨름의 들배지기를 소설에서 느껴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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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몹시 이상하고 낯설고 찜찜하고 울렁거릴 때 엄마는 어떻게 하느냐고, 혹은 아빠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면 과연 나, 우리는 어떤 대답을 자녀들에게 해 줄 수 있을까? 이 책 "씨름왕" 은 인생을 씨름에 비유해 마뜩치 않은 인생을 맞이 했을 때 들배지기 한판이나 잡채기 등으로 인생을 넉다운 시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은유적 표현에 기울기 보다는 우리 인생, 삶의 행태가 그러함을 이해하고 인간의 사회적 행동으로서의 인간관계에 밑바탕을 둔 해법을 시전하는 것이 오히려 보다 인간적이고 인간적인 행동으로 인간에 대한 불편과 불신을 해소하는 한 편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 판단해 본다. 인생의 굽이굽이는 나, 우리를 힘겹게 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