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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의 책장을 보라는 말이 있지 않나. 한길사 대표이사 김언호는 독서가라고 불리는 이들을 인터뷰한다.
전 대통령 문재인 영화감독 박찬욱 중국연구가 김명호 서예가 박원규 변호사 강금실 시인 장석주 출판인 이기웅 번역가 김석희 작가 유시민 인류학자 한경구 소설가 조성기 번역가 박종길
각자 분야에서 유명한 인물들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책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인물들이 공통되게 말하는 '시대의 책'과 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이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을까.
전 대통령 문재인은 책이 귀했던 어린 시절, 누나의 교과서를 읽으며 사회를 보고 자랐다. 학창 시절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을 즐겨 찾으며 <사상계>, <창작과 비평>과 같은 당대의 계간지들을 읽었다. 한 번씩 건너가는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같은 책들도 읽었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선 그는 변호사 시절 시국사범들을 변호하면서 사회과학 책을 많이 읽게 되었고, 사회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갖게 되었다. 그는 퇴임 이전에도 책방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역을 되살리고 싶어 했다. 지금은 양산에 평산책방을 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며 책 읽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산책방 홈페이지에서도 그의 서재를 볼 수 있는데, 다양한 주제의 책들, 특히 사회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꽂혀있다. 책에서는 책방을 열기 전의 그의 생각을 볼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은 예술마을 헤이리에서 2004이후부터 부모님과 거주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적 책을 자주 읽었던 그는 주로 문학 독서에 집중했다. 그가 읽는 책은 인간에 대해 이해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나에게 서재란, 내 영화의 원천입니다. 독서란 내 영화의 자양분이며, 문학은 내 영화를 만드는 힘입니다. 좋은 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알리는 일이 영화를 잘 찍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p.64) 그의 집은 하나의 서재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가방에 책 하나씩을 넣어 다니며 다양한 공간에서 읽는다. 박찬욱의 영화에서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진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가"같은 것. 그러나 그는 진리나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대표하는 책도 쉽게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그 또한 어린 시절 <을유세계문학전집>과 같은 시대의 도서들과 함께했다. 국내외 소설을 가리지 않았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고 아름답다 여기는 책은 이문구의 <관촌수필>이다.
이들은 그저 좋아서 독서한다. 그들이 하는 일과 그들의 인생은 책과 떨어질 수 없다. <중국인이야기> 시리즈를 펴낸 김명호는 그저 좋아서 중국에 대한 공부를 한다. 중국사가 좋아서 한문을 배우고, 새로운 지식들을 배우고, 시간이 나면 중국에 가서 책을 사 온다. 그는 책에 대한 애정으로, 서점을 만들고 고서들과 중요한 책들을 수집했다.
서예가 박원규는 새벽같이 일어나 부모님 사진에 예를 표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세 시간씩은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한다. 여행 갈 때는 가방에 꼭 책을 넣고 간다. 그도 배우고 배웠다. 한국사 뿐 아니라 동양의 사상과 역사들을 계속해서 배웠다. 서예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직업이 아니다. 무엇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직업이다. 그의 열정은 집을 팔아서 벼룻돌을 구매할 정도였다. 이들의 모습에선 어떤 열정이 보인다. 열정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책 읽는 사람은 사유한다.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변호사 강금실은 대학원에서 접한 토마스 베리의 책으로 인해 가치관이 변화한다. 그는 토마스 베리에 영향을 받아 생태학적인 사고에 이어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탈피하고자 주장한다. 그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를 중요한 책으로 말하고, 레비스트로스의 <슬픈열대>를 인생의 책으로 꼽는다. 세상은 타인과 함께 살며 항상 생각해야 하는 장소인 것이다. 그는 '지구와사람'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다양한 학술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지구와 사회를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시인 장석주도 어린 시절 가리지 않고 독서를 했다. 그의 시대는 민주화의 시대였기에 그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했다. 직접 나서는 편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며 세상에 대해 고민했다. 1991년 장석주의 출판사 '청하출판사'를 통해 마광수 교수가 펴낸 <즐거운 사라>가 외설 논란이 일었고, 둘은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마 교수는 꼬리표를 달고 살며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 장석주는 출판의 억압에 대한 참담한 심정과 사회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장석주의 삶에선 니체의 철학이 삶에 대한 용기를 심어주었다. 계속되는 시련에도 글을 써내고 책을 만들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
기획자 이기웅은 파주출판도시 건설에 선두에 나섰던 인물이다. 그의 젊은 시절, 한국은 미술전문출판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한국 작가들이 일본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는 사실을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미술 출판을 중심으로 한 열화당을 만들어 미술 출판의 수준을 높였다. 그야말로 '책 박물관'을 만들었다. 그는 편집자로서 먼저 원고를 접하고 책 읽는다. 책을 다듬는다. "열화당 책 박물관의 컬렉션은 '보편의 특수성' 또는 '보잘 것없음의 보잘것 있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책의 역사성, 희귀성으로 고서의 가치를 규정하는 일반적 잣대와 달리, 컬렉터가 아닌 '편집자'의 시각에서 발견한 책들입니다." (p.152)
김석희는 한길사에서 펴낸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포함해 350권 넘는 책을 번역했다. 그는 어린 시절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살았는데,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책에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일기를 쓰고 시를 쓰며 산문도 썼다. 어릴 적부터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자연스럽게 문학책을 열독했는데, <죄와 벌> <이방인>을 읽게 되면서 작가의 세계관이란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느낀 후 소설가라는 꿈을 가졌다. 그의 번역에 대한 태도는 그의 저서나 번역서의 옮긴이 말에 자세히 쓰여있는데 계속해서 원서에 대해 알아가려는 겸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계속해서 번역하고, 글을 쓴다. "번역은 해석입니다. 해석은 하나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또 하나의 콘텍스트를 얻어내는 과정입니다. 번역이 단순한 낱말풀이나 의미 전달이라면, 번역은 사람의 몫이 아니라 기계의 몫이 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p.174)
많이들 알다시피 작가 유시민은 유신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며 살았다. 그는 최루탄이 날리던 시절 28살에 자취방에 들어와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책에서 드레퓌스 사건을 언급하는데 그의 시대를 대변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그는 <하인리히 뵐의 잃어버린 명예>와 같은 책을 언급하며 언론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는 변화하는 사회를 기대하며 계속해서 책을 읽어왔고, 멈추지 않고 책을 읽는다. 또 많은 책을 썼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를 운영하며 책에 대한 토론과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은 과학책을 읽으며 생각이 변해간다 말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그가 무엇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가 최근에 하고 있는 생각은 최근 나온 그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를 읽으면 알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다른 모든 국민 국가가 그런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바친 열정과 헌신, 눈물과 희생의 산물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국가, 더 좋은 정치가 구현되기를 소망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젊은이들과 함께, 토론하고 싶습니다. 좋은 정치, 훌륭한 국가 없이 우리의 삶이 아름답게 구현될 수 없습니다. 이웃들과 대화하고 토론하고 싶습니다." (p.201)
파주출판도시에 가면 '지혜의 숲'이라는 책이 가득한 공간이 있는데, 그중 5000여권은 인류학 교수 한경구가 자신의 서재에서 뽑아 기증한 책들이다. 그는 출판사 사장인 아버지의 영향 아래서 독서를 열심히 하며 자랐고, 몸소 느낀 대로 책의 중요성을 느끼고 책 읽는 사회만이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교수인 그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일상에 끼고 살길 원하며 대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과 책을 읽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편하고 일상의 한 부분이었길 바란다. "도서관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책과 함께 지적이고 즐겁고 건강하게 노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10.26 사태에 대해 쓴, 한길사에서 펴낸 <1980년 5월 24일>을 쓴 소설가 조성구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등학생 시절 알바를 하며 살았다. 그러다 아르바이트하는 집 누렇게 빛바랜<현대문학>이 있어 100권을 읽었다. 그렇게 문학에 대한 꿈을 꾼다. 그렇게 작가가 된다. 그는 세계문학도 모두 읽었다. 그의 생애를 견디게 해준 것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였다. 그의 시대는 역시나 유신시대였다. 아버지는 용공분자로 체포되었다. 그의 마음속에선 종교와 문학이 공존하며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는 아버지의 삶을 소설로 쓰려고 한다. 때론 현실이 소설보다 더욱 소설 같다
도서가이자 번역가인 박종일. 그는 청계천 헌책방들을 돌아다니며 책을 산다. 그 또한 유신시대에 대학생이었다. 스스로 대학시절 난독, 남독을 했다 말하며 역사와 정치의 중요성을 외쳤다. 그는 우리 역사에 대한 책들을 돈을 아끼지 않고 구매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에서 민찬 한국사의 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며 역사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한길사의 책을 좋아하며 신간이 나올 때마다 읽어본다 말하며 독서를 쉼 없이 한다. 한길사 책의 번역에도 참여한다.
책을 읽다보면 위의 인물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거나 쉽게 접했고, 다독을 했다는 것. 또 즐거워서 읽거나 일을 했고 어느새 독서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자체로 인생이 되어 책읽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가정환경에 따라 독서를 쉽게 접할 수 있었으나 그것만으로 책을 사랑하는 마을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들 스스로도 책에 관심이 있었고,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책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이것은 읽는 사람들만이 느끼기에, 글로, 말로 설명하기도 힘들다.
어찌 됐든 우리는 책에서 답을 찾는다. 글로 쓰인 세상에 빠져 때론 얕게, 때론 심해를 누비며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 이런 사유의 모험은 보이지 않기에, 책 읽는 사람에게 어떤 아우라가 느껴지며, 저자와 둘만의 세계를 경험하고 나만의 사고 과정을 겪는다는 의미에서 책 읽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당신의 서재는 어떤 책이 담겨있는가. 책이 하나 둘 쌓여 한 사람을 만든다.
아래는 책의 등장인물들이 추천하는 책 목록이다. 책 추천이라는 김언호 대표이사의 부탁에 교양 수준에서 추천한 것처럼 보인다. 나오지 않은 인물들의 책과 중요하다고 언급한 책들은 <김언호의 서재 탐험>에 나와 있으니 읽어보길 권한다. 책을 좋아하고 삶이 된 이들에 대한 적당한 분량의 이야기로, 그들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괜찮게 읽을 수 있던 책이다.
문재인 김희교 <짱깨주의의 탄생> 한국역사연구회 <시민의 한국사> 천현우 <쇳밥일지> 켈리 제라디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김훈 <하얼빈>
박찬욱 이문구 <관촌수필> 카프카 <성> 존 르 카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레이 브래드버리 <화성 연대기> 그레이엄 그린 <브라이턴 록>
강금실 토마스 베리<위대한 과업>, <모든 존재는 권리를 가진다>, <우주 이야기>, <지구의 꿈>, <황혼의 사색>
유시민 칼 세이건 <코스모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브라이언 그린 <엔드 오브 타임> <맹자>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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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그 마음이 아름답고 그 행동이 아름답다. 책을 읽으니 우리는 모두 친구다." -p.18 김언호 대표이 책을 펴내면서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책 읽는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서처럼.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12인의 독서가들과 나눈 담론을 통하여 그들의 인생관과 배움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거장들의 애정하던 책 리스트를 이 책을 통해 전수 받을 수 있다. 읽는 것만으로 12명과 직접 만난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뜻깊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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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호기심이지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지요. 이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독서가 아닐까 합니다.” -김언호의 서재탐험, 29p- 맞다. 잠시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책이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 사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우리 시대의 독서가들의 서재를 탐험할 수 있을까. 집, 버스, 카페. 우리가 흔히 갈 수 있는 공간에서 이 시대 위대한 독서가들의 책에 대한 관점을 탐구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지다니! 이것만으로도 책이 주는 힘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 12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서재를 탐험하는 게 아닌 그들이 지닌 책에 대한 가치관과 삶까지 담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에게 권독하는 책까지 담고 있어 또 다른 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제공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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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든 사람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문장이자 이 책을 보면서 떠올랐던 문장이다. 책의 4부작 중에 김언호의 세계 서점 기행을 정말 정말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번 책도 흥미롭게 읽혔다. 책을 정말 사랑하는 독자 12분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출판과 편집에 대한, 독자에 대한 김언호 선생님의 생각도 읽을 수 있어 유익했다. 이 책에 나오는 열두 분처럼 나도 학교의 책을 만드는 사람이긴 하지만 책을 읽고 꿈을 꿨고,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책이 만든 사람이기도 했다. 종이책이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님이 강조하신 책의 힘은 정말 위대해 보였다. 책을 읽다 보면 사유하는 능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책 읽는 사회가 되어 사유하는 개개인이 늘어나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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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과 함께한 독서가들 중 전 대통령 문재인과 영화감독 박찬욱의 이야기를 가장 기대하고 펼쳐보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인물로 다가올테니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책을 기억하게 만들 요소 중 하나일 테니까. 그러한 면에서 박찬욱의 이야기가 비교적 적은 듯한 것은 아쉽다.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편집 형식도 마찬가지다. 인터뷰인줄 알았던 내용이 저자의 개인적 칼럼으로 변화하고, 모호한 문답 형식을 보여주는 편집은 마지막에 가서야 말하는 이를 뚜렷하게 적어준다.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칼럼의 형식을 거의 그대로 따라갔다. 가독성에 있어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부분이다. 또한 서예가 박원규의 이야기는 그가 읽어온 책보다 서예가로서 걸어온 길에 훨씬 가까웠다. 따라서 본작은 그들이 읽은 책 이야기가 아니라, 책이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라 말하고 싶다.
책을 앞세워 성장했던 마포구는 출판 창작사를 내쫓고, 경의선 책거리를 폐지하겠다며 나선다. 종이값과 책값은 나날이 오르고, 온라인 서점에서의 무료배송 기준은 더이상 만원이 아니다. 어지러운 세상 속, 오랫동안 출판계에 몸담아온 김언호의 질문은 날카롭다. 출판사와 편집자의 역할에 대한 정당한 인식의 부재, 흥미로의 독서는 뒤로 한 채 독서의 효과와 기능만 강조되는 교육, 언론의 범죄적 행태. 얕은 지식을 가진 독자로서 그의 질문 하나하나를 읽어내는 것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지식인들의 담론을 엿보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독서가의 입장에서 그토록 많은 책을 읽은 사람들 또한 여러번 도전해도 완독에 실패하는 책이 있고, 어려운 작품이 있다는 사실에는 의외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을 보여준 한경구의 이야기가 깊게 와닿았다. 지금까지 봐왔던 도서관의 이상향에 가장 가까운 곳은 파주출판도시의 지지향이었는데, 책과 사람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공간이다. 외부의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종이책의 힘이, 온전히 그 빛을 발휘할 수 있는 때와 장소가 넓혀지길 바란다.
분명한 건, 하고싶은 말을 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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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소개 책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요. 고등학생 이상이면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0~80년대를 겪으신 분들과 지금 청춘들에게 추천해요. 70~80년대를 겪으신 분들은 독서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며 당신들의 청춘, 그 격동의 시기를 떠올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서가들이 언급한 대부분의 책은 그들이 청춘일 떄 읽었던 책이었어요. 이 말은 즉, 그때 읽은 책의 영향이 오랜 시간이 지난 때까지도 이어진다는 의미겠죠. 지금 20대들이 읽으며 인문, 그리고 역사에 대해 고민하기를 바라요. 저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역사와 인문에 무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모른다면 적어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라도 해야 하죠. 책에서는 고전과 우리나라 민주화의 토대가 된 책들이 많이 언급돼요.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 다윈의 '종의 기원', 이문구의 '관촌수필', 함석헌의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송건호의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이 나옵니다. 좋은 책, 좋은 사람들을 통해 이 부분들을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김언호의 서재탐험> 속 독서가들이 읽은 책을 따라 읽다보면,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7. 총평 '서재'라는 단어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에요. 누군가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일은 곧 그의 생을 들여다보는 것과도 같지 않을까요. 멋있는 독서가들의 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문재인 전대통령님, 박찬욱 감독님, 강금실 변호사님, 박종일 번역가님... 제가 언제 이 분들의 책 이야기를 들어보겠어요. 김언호 대표님이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책에 나온 분들은 대표님과 '연결'되어 있는 분들이셨어요. 이는 곧 책에 실린 분들의 생각과 대표님의 생각이 맞닿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의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그걸 이 책을 읽으며 느꼈습니다. 대표님의 서재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이라는 사람을 더 깊이 알게 되었거든요. 이 책의 내용은 이미 인터넷 칼럼으로, 또 인터뷰로 올라와 있어요. 지금 검색해도 바로 읽을 수 있답니다. 그 내용이 인상 깊었다면 책으로 구매 하시는 것도 추천해요. 책으로 읽는 것과 인터넷으로 읽는 느낌은 또 다르니까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