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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페시 차크라바르티의 이 책은 인류세라는 유래없는 위기의 시대에 역사학 뿐만 아니라 인문학이 나가갈 길을 모색하는 가장 주목할만한 연구 가운데 하나이다. 이 책을 무시하면서 인류세 시대 역사학과 인문학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대부분의 선구적인 연구가 그렇듯, 이 책 역시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그만큼 난해한 면이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번역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면서도 크게 눈에 띄는 오역은 이 책을 이해하는 데 큰 방해가 된다. 이 책에서 역자는 earth 를 대지로 변역해 혼란을 초래한다. 예컨대 "지구과학(earth science)"을 "대지과학", "지구시스템 과학"을 "대지시스템 과학"이라는 번역이 그렇다. 지구는 대지(땅)만이 아니라 수권, 기권, 생명권/생태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지구시스템 과학의 토대이다. 또한 "인문학"이라 번역할 부분을 "인간주의적"이라 했고, "시간"을 "시대"로 오역했다. 제3장의 제목 "행성: 인간주의적 범주(The Planet: A Humanist Category)"는 "행성: 인문학의 범주"로, 제7장 제목 "인류세 시대(Anthropocene Time)"는 "인류세의 시간"으로 수정해야 한다. 각 장의 제목에서부터 오역이 생겨 안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더욱 난삽하게 만들었다. 가능한 한 빨리 출판사는 이러한 오역들을 수정해 다시 인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이 지닌 뛰어난 가치가 제대로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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