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시집] 진통제만 찾던 심해어들이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린다_라디오미르
"[시집] 진통제만 찾던 심해어들이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린다_라디오미르" 내용보기
"대화한다는 것은 점점 더 공감에서 멀어진다는 뜻이었고 공감하기 위해선 말을 끝내야 할 때가 있었고 그런 끝은 점점 늘어만 갔다." -류성훈의 '글루코사민 중' 산에 오르면 산 전체가 위로를 줄 때도 있지만 작은 풀이나 나무가 위로를 줄 때가 있다. 무작위로 뻗어 있는 것들 중 어떤 것이 아주 오묘하게 마음을 위로하게 되면 산이 아닌 '그것'을 위해 그곳에 올랐다고 볼 수 있
"[시집] 진통제만 찾던 심해어들이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린다_라디오미르" 내용보기

"대화한다는 것은 점점 더 공감에서 멀어진다는 뜻이었고 공감하기 위해선 말을 끝내야 할 때가 있었고 그런 끝은 점점 늘어만 갔다." -류성훈의 '글루코사민 중'

산에 오르면 산 전체가 위로를 줄 때도 있지만 작은 풀이나 나무가 위로를 줄 때가 있다. 무작위로 뻗어 있는 것들 중 어떤 것이 아주 오묘하게 마음을 위로하게 되면 산이 아닌 '그것'을 위해 그곳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어떤 것이 나를 위로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것으로 위로를 받는다. 뜯어보지 않은 포장 산물처럼 무엇이 나를 위로할지 알 수 없이 산행한다. 무언가로 위로 받으면 숨겨둔 보물을 당연하듯 찾아내고 내려온다. 그것이 마치 목적인 것 처럼.

때로는 규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규모가 담지 못한 것을 담아낼 때가 있다. 무엇을 찾아낼지 알지 못하면서 무엇을 찾아낼 것이라고 확신하고 행할 때가 있다.

대체로 '시'는 그렇다.

시를 읽는 것은 그런 것 같다. 누군가의 시가 적확하게 나에게 들어 맞을 때가 있다. 다만 그 적확은 아주 미묘한 감정의 선을 건드린다. 단연컨데 시인의 글은 그의 것이다. 그가 뱉어낸 글에는 시인의 철학과 생각이 담겼고 시인의 경험과 문체가 담긴다. 그러나 그것이 넘어오면 그것은 시인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담겨와 바늘 끝 같은 감정의 쳠예함을 정확히 타격한다. 바늘 끝이 바늘 끝과 닿는 아주 극미세한 교감에 온몸이 전율이 흐를 때가 있다.

'대화한다는 것은 공감에서 멀어진다.' 그렇지 않지만 그렇기도 하다. 세상 누구도 자신보다 더 자신다울 수 없다. 그 누구도 자신의 생각을 자신만큼 해 본 적이 없으며, 그 누구도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자신만큼 시간들여 들여다본 적 없다. 그것은 부모, 형제, 부부할 것 없고 친구, 연인은 말할 나위 없다.

말을 할수록 사람은 멀어진다. 때로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달, 바다, 산에게 위로 받는다. 그것의 특장점이란 그들이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않을까. 사람을 기르지 않는 시대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은 꾸준히 늘어, 반려동물을 길러 본 적 있는 이들의 수가 국민 과반을 넘는다. 말하는 동물의 양육이 인생에 패착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의 부모로 학습했다.

결국 그 하나의 바둑돌을 내려 두면서 판 전체가 어그러지는 오묘한 관경을 바라본 자녀세대의 현명한 선택은 '말하는 동물'을 키우지 않자는 것이 아닐까.

소통은 공감이 아니다. 소통은 그저 오고 가는 창구를 열어 놓는 일일 뿐이지 그것이 진청 하나의 감정으로 덩어리 지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오고 가는 소통의 창구로 인해 어떤 누군가들은 가치관의 차이를 확인하기도 하고 어떤 누군가들은 색이 다른 이들의 감정으로 오염이나 물이 들기도 한다.

자전만 있고 공전 없는 춤들.

나아감 없이 제자리에서 근면하게 도는 것들에 대한 회의감. 그것은 과정이라는 이름에 언제나 따라다닌다. 현재의 위치를 확인 받고 싶기에 어디도 움직이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근면해진다. 그것이 자신의 자리라고 착각한 순간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은 공전하며 나아가 버린다.

고도로 성장하던 경제의 발전이 한풀이 꺾이고 그것이 다시 한풀이 꺾여, 전설적인 성공을 이뤄낸 어버이들에 대한 열등감.

함께 같은 시간을 보낸 동년배들과의 경쟁심. 그것은 남녀를 불문해졌다. 물에 빠진 이가 지푸라기든 뭐든 잡히는대로 물속에 처박아 한 모금의 숨을 뻐끔 거리듯, 대상은 자녀, 부모 심지어 사랑해야 할 이성까지다.

삭막한 경쟁사회가 생존본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사방에 적만 가득하다는 학습을 너무나 이른 나이에 우리는 해버린다.

어차피 알아야 할 것들임에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들은 결국 아주 똑똑한 선택을 한다. 몰라야 할 것은 몰라도 좋다.

7살 아이는 7살 수준의 알 것만 알아도 충분하고 스무살 청년은 스무살 수준의 알 것만 알아도 충분하다. 너무 빨리 성숙해진 세상이 서로서로 삭막해지게 하고 의미를 상실케 한다. 우리는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가만 보면 그것은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움직이는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더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k*******4 2023.07.0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진통제를 찾던 심해어의 마음으로~
"진통제를 찾던 심해어의 마음으로~" 내용보기
며칠 전 류성훈 시인의 산문집 <장소들>을 읽으니 그의 시 세계가 궁금해졌다. 산문집에서 그의 글은 정말 솔직하고 진솔했다. 꾸밈없고, 가식 없이 내추럴한 그대로의 날 것을 최대한 신선하고 싱싱하게 글자로 형상화하였다. 자극적이고 MSG 가득한 세상 속에서 이처럼 잘 가꾸어 놓은 텃밭 같은 자연주의 산문집을 만나게 돼서 큰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과연 그의 시는 어
"진통제를 찾던 심해어의 마음으로~" 내용보기
며칠 전 류성훈 시인의 산문집 <장소들>을 읽으니 그의 시 세계가 궁금해졌다. 산문집에서 그의 글은 정말 솔직하고 진솔했다. 꾸밈없고, 가식 없이 내추럴한 그대로의 날 것을 최대한 신선하고 싱싱하게 글자로 형상화하였다. 자극적이고 MSG 가득한 세상 속에서 이처럼 잘 가꾸어 놓은 텃밭 같은 자연주의 산문집을 만나게 돼서 큰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과연 그의 시는 어떨까 궁금한 마음에 시집을 펼쳤다.


막상 시집을 읽다 보니 산문집과는 역시 다르다. 장르가 다르니 당연히 다를 수밖에~~ 산문집이 솔직하고 담백하고 담담하게 읊조리는 느낌이었다면 시집은 애매함과 모호함, 상징과 비유로 가득 차있다고 해야 할까~~ 물론 시란 원래 그래야 하는 거니~~~^^*



시인의 말에 따르면 두 번째 시집인 '라디오미르'는 "인간 개인의 삶과 관계, 그리고 마음 속 끝없는 심연을 목숨을 걸고 탐구하고 파헤쳐봄으로서 느껴지는 생의 본연이 갖는 정서들과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곳들에 대해 탐사하겠다는 일념을 표현한 제목"이라는 것. 첫 번째 시집에서 우주를 여행하는 고독한 여행자의 입장에서 생과 세계를 바라보고 사유했다면 이번 시집은 바다의 심연을 탐색하듯 개별적 자아와 삶,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진 것들을 탐색하려는 의지가 드러난다.


<시인의 말>에서 "진통제만 찾던 심해어들이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린다"는 표현이 이 부분과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무의식적 혹은 의식적인 깊은 심해를 탐색해서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린 결과물들을 시로 형상화하는 시인이 그려진다. 과연 그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린 것들은 무엇일까 새삼 궁금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진통제만 찾던 심해어들"이라는 구절이다. 마음 속 깊은 곳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묵은 감정들을 표현하지 못했기에 심해어들은 늘 진통제를 달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저인망에 무더기로 걸리면서 보란 듯이 얼굴을 드러내는 심해어들. 이제는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되려나.



k*****2 2023.06.2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