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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난 후에야 왜 표제작이 '라이프 가드'일까 궁금해졌다. 어떤 소설이든 집중하지 않으면 그 행간에 담겨있는 은유를 놓쳐버리게 되겠지만 특히나 단편인 경우 단 한문장, 한 단어를 무심코 넘겨버렸을 때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 핵심을 알아채기 힘들어버리게 된다. 표제작인 '라이프 가드' 역시 소설 속 인물인 유지가 라이프 가드 였다는 것도 이 짧은 소설을 다시 읽어보며 알게 되었다.
천천히 다시 한번 더 훑어보면서 첫번째 읽었을 때 떠올렸던 섬뜩함과는 또 다른 삶의 비극적 감정이 느껴진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이 소설들이 힘들다. 표제작 라이프 가드에서 엄마를 따라 낯선 곳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하는 유지에게 낯선 동생 진희는 어떤 존재였을까. 바다를 유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알려주지 않았음을 깨달았고 그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진희의 시체가 발견이 되었다. 그 다음 여름에 라이프 가드인 유지는 바다를 지켜보며 거짓일까 진실일까 고민하다 결국 바다로 뛰어들고 그 속에서 '거짓은 거짓이고 진실은 진실'(89)일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결국 유지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방과 많은 물건을 영원히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유지는 진희의 죽음을 부추긴것일까, 방관한 것일까. 어떤 형태이든 유지는 진희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일까? 유지의 죽음은 진희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도대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라는 생각에 잠겨있다가 내 물음이 정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삶과 죽음에 거짓과 진실이 있을까?
솔직히 이 소설집에 실려있는 작품들은 나의 현실과는 많은 괴리감이 느껴져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이상으로 어려운 것은 이 이야기들의 끝이 희망인지 절망인지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실려있는 단편 '전망 좋은 방'의 경우 그 방에서는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다,라고 하는데 붉은 카펫이 깔린 어둠의 계단으로 걸어가면 그것이 절망의 끝인지 희망의 시작인지 애매해진다. 지금도 나는 그 무엇도 자신할수가 없다.
버진블루라군이든 조니워커블루든 도서관의 유령들이든 이 단편들을 생각해보니 삶의 다양한 변주가 아니라 모두 결국은 '죽음'과 연결이 되어있다. 소설집의 제목은 '라이프가드'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곧 절망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있어서 또 멈칫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가고 있다,인 것일까.
한가지 좀 걸리는 부분은 단편 '조니워커블루'에서 현기는 관광지에서 만난 여자의 제안으로 고사리를 꺾으러 가는데 어둠이 내려앉을때까지 숲에 머물며 고사리를 뽑는다. 초보자라면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가기가 힘들 것이고, 고사리꾼이라 하더라도 해가 뜨면 피어버리는 고사리를 꺾기위해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까지 숲에 남아있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아니, 소설 속 현기는 오히려 처음이라 저녁까지 남아있었던 것일까? 왠지모를 괴리감에 소설의 디테일을 살펴보다가 그만 대충 넘겨버리고 만다. 다리에 시멘트를 굳혀 바다로 던져버린다는 내용의 괴리감과 비슷하달까. 작가는 "누군가의 삶을 진실하고 온전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단편소설을 읽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나는 오히려 더 헷갈리고 있으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런데 왠지 가만히 되새겨보고 있으려니 삶에 대한 절망의 끝과 희망의 시작은 다른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이 또한 이상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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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이후로 한국문학을 자주 읽게 되었는데, 원래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장편이 많이 줄고 주로 단편집이 많이 나온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해왔는데, 장편을 읽은 후 느껴지는 긴 여운을 좋아하기도 하고, 단편에 익숙하지 않아 이렇게 느꼈겠지만 많은 단편들이 예고편처럼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전에 아쉽게 끝난다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했냐면 <라이프가드>를 읽은 후 이게 단편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탁월한 내면 묘사와 적절한 설정으로 단편임에도 한 편 한 편이 색다르고 짙은 여운을 남깁니다. 각 편의 주인공들은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고, 자칫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신선한 방식으로 풀어내기를 선택해 독서에 충분한 재미도 따라옵니다. 바코드가 붙지 않은 책을 그는 '유령 책'이라고 이름 붙였다. 42p 책 한 권을 꺼내 펼쳤다. 단어와 문장에 숨어 있던 경구가 묵은 먼지처럼 피어올랐다. 책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았다. 그런데 여느 때와 달리 기억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 일이 모든 것을 가져가 버렸다. 52p 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단편은 바로 '도서관의 유령들'이었습니다. 불행을 겪고 자신을 이방인으로 느끼며 헤매는 주인공들은 아주 흔하지만, 자아를 찾는 과정을 도서관의 책 분류 방식에 빗대어 풀어내는 과정이 새로웠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지, 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자세히 풀어내는 대신 <토성의 고리>라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선택하는데, 그가 왜 그 소설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결국 책을 찾았을 때는 안도감이 들 정도였는데, '도서관에서 잘못 꽂힌 책을 찾는 여정'에 이렇게 몰입하게 만든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외에도 <라이프가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작가님이 내면을 보여주고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 독특하고 새롭기 때문에, 관심이 가신다면 꼭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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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특별한서재 #라이프가드 깊고 검은 물속에서 일렁이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내밀하고 묵직한 여덟 작품! “바다는 고요했다. 그러나 그 온유함에는 짐승의 발톱이 숨겨져 있었다.” #책속문장 ??1.<강> p.33 나는 무너지듯 주저앉아 강물에 손을 담갔다. 강물이 손을 타고 올라갔다. 내 마음속의 강물과 섞인 다음 천천히 몸을 빠져나갔다. 나는 오랫동안 강물이 고요히 밤의 세계를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2.<도서관의 유령들> P.58 고통도 기쁨도 모두 짧은 순간에 불과했다.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이었다. 오늘의 행복이 내일의 고통이 되고 오늘의 고통이 내일의 기쁨으로 변하는 경우가 허다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살을 내어줄 만큼 아꼈던 사람들이 배신하여 떠났고 예상치 못한 사람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었다. ??3.<라이프 가드 > P.90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방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방에 있는 수많은 물건이 하나둘 떠올랐다. 순간 유지는 그 많은 물건과 넓은 방을 영원히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어느 봄날에> p.117 바람 한 점 없는 따스한 날이었다. 하지만 봄은 아니었다. 나는 언젠가 오고야 말 진정한 봄날을 떠올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5.<버진블루라군> p.140 “그러니까 그녀의 펜던트를 찾기 위해서 이 섬에 혼자 남았군요.” “그래요. 이젠 그만 귀찮게 하고 가세요.”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다음 스노클을 입에 물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6.<옥수수밭의 구덩이> p.174 진실이라고 믿은 건 거짓이었다.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지금껏 모든 일이 전부 그런 식이었다. ??7.<조니워커블루> p.200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락가락하는 말들이 이어졌다. ??8.<전망좋은방> p.235 “그들도 전망 좋은 방으로 올라갔나요?“ ”물론이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올라갔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변을 통해 자신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부정적인 상황, 부정적인 마음,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기도 한다. 저자는 단편을 읽는 것은 우리 자신의 뒷모습을 훔쳐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으며 등장 인물을 이해하고 나를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라이프가드#특별한서재#한국소설 #한국단편소설#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마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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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가드 물속에 가라앉은 기분이랄까 여덟 작품 모두가 한결같이 소외되어 있고, 무겁고, 힘겨운 삶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비좁고 어두운 막다른 골목을 향해 가는 사람들처럼 아슬아슬한 불안감에 조바심 치며 읽어 냈다. 열린 결말속에서 잠시, 상념에 붙들려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아 애먹었다. 라이프가드 나를 살리고, 너는 죽는다. 너를 살리고, 나는 죽는다. 삶의 순환일까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간다. 어느생이 어둡고 눅눅하기를 원할까 주인공들의 처절하고 어찌할수 없는 운명의 줄다리기가 애처로웠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단편소설은 도입과 몰입, 결말의 호흡이 짧아 작가의 의도를 쉽게 캐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결말의 과정이 늘~ 아쉽고 흐릿해서 마뜯지않은데, 작가의 필력은 칭찬할만하다. 예리하고 치밀해서 허튼구석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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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캐리입니다.
오늘은 마윤제작가님의 라이프가드를 읽은 이야기를 해 볼게요
마윤제 작가님은 경상북도 봉화에서 태어나 문학동네로 등단하셨고 장편소설 ‘검은 개들의 왕’, ‘바람을 만드는 사람’을 굉장히 놀랍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표지도 신비롭지만 내면을 훓어보는 느낌의 책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에 남는 단편은 특히 라이프가드와 도서관의 유령들이었어요.
P. 42 이따금 제자리가 아닌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이 있었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사서의 단순한 실수였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도서 목록에 없는 책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었다. 바코드가 붙어 있지 않은 책을 그는 '유령 책'이라고 이름 붙였다. (중략) 어늘 날 그는 자신의 책 한권을 슬며시 서가에 끼워 놓았다. 유령 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싶어서였다. 한동안 문학 서가에 꽂혀 있던 책은 얼마 뒤에 인문학 서가로 이동했다. => 이부분에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어디로 이 책이 이동할 것인지 정말 유령처럼 여기저기 도서관 서가를 돌아다닐까요?'
P. 45 그를 둘러싼 세계는 카오스였다.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없었고 선과 악은 한몸처럼 뒤엉켜 있었다.열 다섯살의 그가 죽음의 세계에 관해 알고 싶었던 건 이런 극심한 혼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 45쪽 내용 중에 지상과 지하의 차이를 태양으로 구별하여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해 인식하고 궁금해하며 이를 책읽기로 시도한 주인공이 짠하기도 했었어요
P. 49 도서관의 고요는 무의 고요가 아니었다. 침묵이 만든 고요였다. 모두의 상념이 하나로 모일 때 만들어지는 깊은 정적이었다. 그는 도서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요와 침묵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고요한 서가를 거닐면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삶에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는 이 묘사 부분이 참 좋았어요. 마치 주인공이 된 듯 제가 도서관이 좋았던 이유도, 나의 삶에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리라 믿었던 것일까?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P. 52 세상에는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 들은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세상은 가혹했다. 어딘가에 속하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은 물론이고 많은 걸 희생해야만 했다. 기존 질서와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위한 선결 조건은 복종이었다. =>이 부분도 참 내면이 묵직하고 이해되고..세상이 다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서관의 유령들은 금방 쉽게 읽히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구절구절 따라가보니 그 내면이 갖고 있는 속삭임들을 엿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깊은 사유와 고찰을 통해 썼다는 8편의 작품 하나하나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독특한 내면 세계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P. 85 백사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유지는 자신이 진희에게 가장 중요한 걸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다를 유영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그걸 익히지 못한 사람은 결코 바다를 이길 수 없었다.
P. 88 유지는 모아이 석상을 떠올렸다. 석상은 온종일 무엇을 생각하는 걸까. 오래전 자신들의 찬란했던 영광을 반추하는 걸까. 아니면 전쟁도 약탈도 없는 평화로운 천 년의 세상을 생각하는 걸까. 어쩌면 자신을 빼닮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숨을 불어넣어주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굳은 무릎을 펴고 일어나서 다시 활보할 날을 위해 뜨거운 햇살과 거친 바람을 맞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아이 석상이 크기와 무게만 다를 뿐 생김새가 전부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유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887개의 석상이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 모든 사람의 얼굴이 다른 것처럼 석상도 그럴 거라고 믿었다. 유지는 그 가설을 증명하기 이스터 섬을 찾아갈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석상의 사진을 찍어 이름을 붙여줄 생각이었다. 그 사진을 모아 책을 만드는 게 유지의 꿈이었다. =>소설 속 인물인 유지가 라이프 가드 였다는 사실이 살짝 신선했었고,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게 일종의 유지의 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이프가드는 읽어도 좀 어렵기도 하고 주인공이 어떤 마음일까 싶어서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 약간의 여백을 주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 소설들이 라이프가드 안에 들어 있는 단편같습니다. 엄연히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늘 보여주시는 마윤제 작가님의 단편집 모음 라이프가드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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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는 마윤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총 8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표제작 《라이프가드》를 비롯하여 《강(江)》, 《도서관의 유령들》, 《어느 봄날에》 등 마윤제 작가만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윤제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봤는데 꽤 신선하고 좋았다. 전체적인 책의 느낌은 짙은 회색빛에, 비가 오는 흐린 날씨가 연상되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 내면에 침잠되어 있던 어떤 고독과 슬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다 좋았지만 특히 좋았던 편은 《도서관의 유령들》과 《라이프가드》이다. 《도서관의 유령들》은 워낙 도서관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구성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다. 《라이프가드》는 이복자매에 관한 내용인데 한여름날 바닷가의 풍경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마치 내가 작품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다들 무언가를 유실(遺失)한 사람들이다. 아버지를, 아내를, 혹은 책을, 자유를, 중요한 어떤 것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뒤의 행동은 다양하다. 정처없이 배회하기도 하고,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중요한 것을 다시 찾기 위해 끝 없이 구덩이를 파기도 한다. 그러한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지, 스스로 자문해보기도 했다. 가을밤의 촉촉한 비가 생각나는,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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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집인 『라이프가드』는 짧은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독자적인 의미와 울림을 주고 있다. 여기에 있는 이야기들은 반복해서 읽어나갈 때마다 그 의미가 더 진하게 우려 나온다. 『라이프가드』에 담긴 여덟 개의 단편들 모두 동등하게 가치를 지녀 어느 것 하나 골라내어 이야기하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그중 개인적으로 더 의미심장하게 읽었던 것들을 골라 보자면 <라이프가드>, <버진 블루 라군>, <전망 좋은 방>을 꼽을 수 있다.
<라이프가드> 유리는 어머니를 따라 어떤 중년 남성을 만났다. 그 중년 남성에게는 유리보다 어린 진희라는 딸이 있었다. 유리는 새로운 가족이 생긴 새로운 집에 금세 적응하였고, 진희와도 매우 친근하게 지냈다. 어느 날 유리는 우연한 기회에 진희에게 수영을 가르치게 되었다. 진희는 몇 년 전 죽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슬픔을 잊기 위해 수영을 배웠다. 유리는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울 것을 권하였으나 진희는 오가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바다에서 수영을 배웠다. 하루는 진희가 홀로 수영을 나갔는데, 유리는 진희에게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날, 진희는 돌아오지 못하는데….
<버진 블루 라군> 여성은 바닷가를 걸었다. 그러던 중 바다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한 남성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바다가 제 색을 되찾고 잠잠해지기를, 안전하게 돌아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기다렸다. 여성은 남성에게 물었다. 도대체 바다 밑에 무엇이 있냐고, 왜 바다에 들어가려 하는 것이냐고. 남성은 바다 밑이 지상과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여자는 지상과 그렇게 다르지도 않다는 바다에 남성이 들어가려 기다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며칠이고 남성은 바다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렸고, 여성은 이를 몇 번이고 지나치며 보게 되는데….
<전망 좋은 방> 출항을 기다리는 동안 사내는 한 여관에 묵게 되었다. 그동안 사내는 이전에는 겪지 못했던 것들을 마주하였다. 특히 고래에 관한 것들을. 난생처음 고래탕이라는 음식을 먹게 된 것도 있지만, 고래를 포획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고래가 죽는 이유, 더 나아가 고래뿐만이 아닌 다른 생명들이 죽는 이유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묵고 있는 여관의 주인은 여러 차례 전망 좋은 방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물었고, 사내는 얼마 뒤 편하게 잠들 수 있는 방이라는 그 전망 좋은 방을 향해 올라가는데….
『라이프가드』는 단편 소설집이기에 부담 없이 읽기는 편하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 내포된 함축적인 의미,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던 것들을 한 번에 이해하기란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그렇지만 짧은 이야기이기에 금방 다시 읽을 수 있었고,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부분들을 읽어낼 수 있었다. 짧지만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가슴을 울렁이는 외침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삶을 통찰하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통해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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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살면서 외면하고픈 기억과 감정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저자인 마윤제 작가는 책<라이프가드>에서 이러한 내밀한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한다. -키워드- 단편 소설집, 마윤제, 은근 반전, 열린 결말 내밀한 내면을 비추는 묵직한 단편 소설 내밀한 내면을 거울처럼 비춰준다는 서평을 보고 바로 신청한 책이다. 잘 맞는 친구 하나, 열 친구 부럽지 않댔던가? 오랜만에 읽은 소설인데 나와 잘 맞는 소설이었던 것 같아 흥미로웠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표현들이 많고, 비슷한 상징이 반복된다. 가령 검은 바다, 검은 바위, 검은 물고기 등이 있다. 그래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꽤 있었다. 반면에 그래서 더 맘에 들었던 부분도 있다. 무의식속 정체 모를 마음들이 몇 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정말 표현될 수 있을까. 오히려 추상적인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는 것 같다. 직감이 이성보다 정확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의 주인공들이 마치 한 사람에게서 뻗어 나온 여덟 개의 자아처럼 연결성이 느껴졌다. 엄청 꼬아놓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서 “이게 이래서 이런건가?”하면서 생각하고, 해석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내밀한 감정은 잘 비추어 줬을까?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어느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한 상황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둔 부분과 잔인하거나 도덕적으로나 양심적으로 어긋나는 주인공의 마음들이 왠지 이질적이지 않았다. 알 것 같은 감정들이었다. 비겁하고 추악하고 위선적인 모습은 아주 비밀스러운 것이다. 밖으로 드러 내지 못했던 나의 검은 오물들이 외롭지 않게 느끼는 듯 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검은 물고기 또는 오물들을 마주하고 토해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비우는 독서- 외로움이 -1 되었다. P.52 세상에는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들은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세상은 가혹했다. 어딘가에 속하지 위해선 부단한 노력은 물론이고 많은 걸 희생해야만 했다. 기존 질서와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위한 선결 조건은 복종이었다. 복종을 위해선 모든 걸 버려야 했다. 개성과 가치를 버리고 복종을 맹세한 뒤에야 비로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복종을 거부한 사람은 철저하게 배척당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유령이 되었다. ㅡ도서관의 유령들 P.85 백사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유지는 자신이 진희에게 가장 중요한 걸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걸 익히지 못한 사람은 결코 바다를 이길 수 없었다. 책가방이 무거워졌다. 이 무거움은 곧 가벼워질 것이다. 유지는 작은 창이 있는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ㅡ라이프가드 P.122 여자는 웅덩이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한참 동안 들여다 봤다. 화장기 없는 얼굴을 쓰다듬자 삶의 각질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ㅡ버진 블루 라군 P.181 낮과 밤의 세계는 달랐다. 한 낮의 규칙과 질서에 순응하던 사람들은 어둠이 내리면 돌변했다. 성난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발거리를 휘젓던 그들은 낮이 밝아올 무렵에야 정신을 찾았다. 그리고 지난 밤의 말과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길들인 고양이로 돌아갔다. 현기는 가식과 위선의 가면을 벗어던진 사람들 사이를 거닐자 마음이 편해졌다. 한낮 동안 느리게 흐르던 피의 흐름이 빨라졌다. 비로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ㅡ조니워커 블루 ㅡ해당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특별한서재 출판사에서 책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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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 강 시기와 질투로 시작된 이야기. 한부모 가정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가며 일어나는 소소하지만 작지않은 마찰이 이어져 간다.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을 잊을 수 없다. 도서관의 유령들. 마치 신분증없이 살아가는 사람처럼..그 어딘가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처럼 지금의 내 자리가 어디인지 내 자신의 깊은 내면을 되돌아 본다. 전망이 좋은 방. 죽음이라는 단어가 가볍지 않은 묵직함을 가지고 있 듯 혼돈속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상에서 판단을하고 선택을 해야만 살아갈 수가 있다 할아버지와의 대화는 짧지만 연륜이 느껴지는 묵직한 말들이 노련하게만 느껴졌다. p.42 유령 책은 출생신고서를 받지 못한 사람처럼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하고 서가 이곳저곳을떠돌아다녔다. p.183 내일의 시간이 보장된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 술집에서 가장 비싼 술을 마시는 자신은 내일을 확신할 수 없었다. 돈과 권력 그리고 진실을 다루는 책의 내용들까지… 시기와 질투로 시작된 이야기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여덞개의 단편이 주는 묵직함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끝없는 생각을 하게끔 메세지를 던져준다. 주변을 돌아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주변을 보기전에 내자신을 한번쯤 돌아봐야 할거같다. 단편소설이 주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이야기. 출판사 [특별한서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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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江] 시골집에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나에게 아내가 마당을 가리킨다. 마당을 내다보자 그곳에는 방금 도착한 형이 건네받은 상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곧 고개를 든 형의 어깨에는 검은 물고기가 오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도서관의 유령들] 밤이 늦은 시간, 그는 자신이 빌린 책을 반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자신이 빌린 두 권 중 한 권이 제자리에 없다는 걸 확인한 그는 그 책이 '유령 책'이 되었을까 걱정되어 도서관의 모든 서가를 샅샅이 살펴보기로 한다.
[라이프가드] 유지는 엄마를 따라 낯선 곳으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한 중년 남자와 여자아이가 두 사람을 맞이했고 네 사람은 가족이 되었다. 여자아이, 진희의 부탁으로 유지는 그녀에게 수영을 알려주기로 한다.
[어느 봄날에] 나와 박, 최는 권이 차린 외진 식당에 모인다. 이들은 이전의 한 사건 이후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가 결정되는 상황. 마침내 이들이 원했던 후보가 당선된다.
[버진 블루 라군] 뱃길이 끊어진 섬에 여자와 남자가 갇혔다. 섬에 주민은 있었지만, 이상하게 아무도 밖을 돌아다니지 않았다. 유리창을 통해 자신의 부푼 배를 바라보던 여자에게 섬에 사는 할머니는 '혼자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라'라며 무섭게 말한다.
[옥수수밭의 구덩이] 까마귀가 울던 황무지가 있었다. 사람들은 울음소리에 못 견뎌 까마귀들을 쫓아내었고 까마귀가 떠난 황무지에는 옥수수가 자랐다. 사람들은 그 옥수수를 따 먹으려 했지만, 옥수수를 먹은 사람이 연이어 병원에 실려가자, 더는 옥수수를 따지 않았다. 이후 몇몇 사람이 무언가를 찾기 위해 옥수수밭에서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조니워커 블루] 현기는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다. 낮 동안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현기는 밤이 되자 활발해진 유흥가 해변의 바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여자와 만난다.
[전망 좋은 방] 전망 좋은 방이 필요하지 않냐는 여관 주인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방으로 향했다. 나는 계속되는 두통을 타이레놀로 버틴다. 며칠 후 나가 여관에 머물고 나서 처음으로 2층에 손님이 들었다.
<라이프가드>는 마윤제 작가의 단편 8개를 엮은 소설집이다. 여덟 개의 이야기는 모두 다른 인물, 배경,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쩐지 읽을수록 이 이야기들의 공통점이 분명하게 보였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변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깨닫게 된다. 자신의 부정적인 마음, 부정적인 상황, 그리고 희망을 찾기도 한다. 이들은 화려하고 큰 사건을 통해 전개되지 않는다. 잔잔하고 대부분은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 나타났다. 이런 부분이 글을 통해 읽는 내가 자신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읽기 쉽지는 않았다. 명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고 그만큼 곱씹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단편을 읽는 것은 우리 자신의 뒷모습을 훔쳐보는 것과 같다고 했다. 누군가를, 그것이 나 자신이라도 이해하고 바라보기가 쉬울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느낀 그 모든 과정이 저자의 말 그대로 책을 읽으며 인물을 이해하고 나를 바라보게 했다.
*이 서평은 특별한서재 신간평가단으로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