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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을 영화관에서 처음 본 날, 극장에 들어서며 때이른 여름밤의 더위를 기분 좋게 씻어내줬던 시원한 공기가, 영화가 끝난 후 극장을 나설 때에는 그토록 시릴 수가 없었다. 그 찬바람이 심장을 한 번, 두 번, 세 번 훝고 지나간 후 일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OST를 듣기도 하고 OTT에서 영화를 몇 번이고 다시 봤지만, CD를 플레이어에 넣고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자 영화를 처음 본 날의 그 공기가 그제서야 함께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사는 것 같았다. 마침내.'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옆집 이웃이자 '가장 친한 친구'라고 밝힌 조영욱 음악감독의 음악들이다. 미리 음원으로 공개되었던 버전과는 달리 CD 버전의 음악들 사이 사이에는 대사들이 종종 추가되어 있다. 그러나 꼭 해당 음악이 나왔던 장면의 대사가 추가된 것은 아니다. 음악과 대사의 조합을 통해 이 복잡미묘한 이야기가 어떻게 음악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구성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음반 실물의 디자인도 간결하고 아름답다. 앞면에는 두 주인공 얼굴을 담은 캐릭터 포스터의 이미지가 들어가있다. 렌티큘러로 처리되어 각도에 따라 배경의 빛깔이 조금씩 변한다. 마치 파란색으로도, 녹색으로도 보이는 그 드레스처럼. 뒷면에는 해준의 사무실, 그리고 서래의 집 내부 모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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