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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쓰인 거리 그림과 뒤표지에 쓰인 고양이 그림을 예전에 트위터에서 보곤 휴대폰에 저장해놓고 두고두고 들여다봤었다. 보고만 있어도 좋았다. 그 그림들을 소유하고 싶었다. 이 책을 갖게 되면서 비로소 실비아 플라스의 그림들을 소유하게 된 것만 같다. 함께 실린 글은 짧지만 마음을 울린다. 특히 역주를 함께 읽으며 이 글들을 더 풍부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실비아 플라스가 엄마에게 쓴 편지들은 모두 '사랑스러운 딸'에 걸맞게 발랄하고 사랑스럽지만 역주에 의하면 그는 엄마를 사랑하는 한편 증오했다고 한다.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 연인이 그리움을 핑계 삼아 마음껏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던 글들의 이면에는 고통이 있었다.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지만 잘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했고 그 마음을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못했다고.
낯선 사람이 남긴 기록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부분들: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게 싫고 그저 혼자 있는 게 좋다고. 성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자신이 경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낮에는 의지대로 살아가는 게 되는데 밤은 정말 무섭다고.
외부적인 일에 관심을 많이 둘수록 그 인생은 더 풍요러워진다고 한다. 실비아 플라스에게는 그것이 그림이었을 것이다. 내 세계는 어찌나 협소한지. 그래도 실비아 플라스가 바라보았을 거리, 사물,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들여다보며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다. 누군가의 빛나는 시절에 잠시 동참한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