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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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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4년 전쯤 돌아가시고, 죽음이 가까이 왔다.그 전에 이미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부모가 둘 다 안 계시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아빠는 오랫동안 병상에 계셔서 죽음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다.하지만, 엄마의 죽음은 또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몸은 약하셨지만, 그래도 삶에의 의지가 워낙 강하셨던 분이라,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가실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내 눈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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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4년 전쯤 돌아가시고, 죽음이 가까이 왔다.

그 전에 이미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부모가 둘 다 안 계시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아빠는 오랫동안 병상에 계셔서 죽음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은 또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몸은 약하셨지만, 그래도 삶에의 의지가 워낙 강하셨던 분이라,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가실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내 눈 앞에서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난 뒤 죽음을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도 어느덧 40을 훌쩍 넘었고, 이제는 무엇인가 할 때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 나에게 남아 있는 날들을 따져보게 된다.

이렇게 소중한 인생에서 '그 일'이 정말 해야할 일인지,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같이 나이들어가는 친구들하고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이 책도, 몇 년 전에 크게 아팠던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다.

본인이 직접 아프고 나니, 인생을 좀 더 홀가분하게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죽음을 준비하는 삶, 죽음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언저리에 있는 것임을 자각하고 사는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지혜가 아닐까...

 

엄마가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중환자실로 옮겼다가, 산소 마스크를 쓰시고, 그 다음에 돌아가시는 것을 보는 것은 참 충격이었다. 응급실에서 사망까지 딱 5일 걸렸다. 그리고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돌아가실지 몰랐다. 의사가 위험하다고 했지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다시 못 나온다는 것도, 호흡기를 한번 쓰면 다시는 대화를 하지 못한다는 것도 몰랐다. 죽음의 절차에 대해 너무 무지했던 것이다.

 

엄마가 가시는 걸 보고,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생명 연장 장치 같은 것은 하지 않으리라. 죽음이 찾아올 때 나를 그냥 보내리라. 그리고 그 이전에 내 인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지라. 친구들,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작별인사를 하리라.

 

이 책도 그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처럼 의술이 발전한 시기엔, 죽을 때까지 여러 처치들을 하면서 생명을 연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어떨 땐 고통만 남겨준다. 남아있는 식구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어느덧 주입을 받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좀 더 의미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유서도 미리 써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생명연장술 같은 건 하지 말고, 유산은 어떻게 처리하며, 나의 장례는 어떻게 진행할지... 저자의 말처럼 생명과 죽음은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장선 상에 있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무서울 것이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인생을 잘 살았다면, 죽음도 무섭지 않을 것이다.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좋은 삶을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h********9 2018.12.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