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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저 막연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물론 이 책도 픽션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6.25의 서사를 처음부터 이처럼 세세하게 알게 된 것은 처음이다. 종전 70주년을 맞아 손석춘 작가(철학교수이자 언론인)가 쓴 "원시별"은 제목부터 호기심이 일었다. 무슨 뜻일까? 별이 시작되기 전 초기의 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책의 내용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책을 읽기가 좀 버거웠다. 듣도 보도 못한 우리말의 향연에 여러가지 이유로 눈앞이 아찔해졌다. 워낙 정독하는 스타일인데다 철학이니 맑스니 동학사상이니 하는 쉽지 않은 내용에 읽는 속도가 더 더뎌졌다. 문체도 내용도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김내성의 "청춘극장"이나 김동인의 "젊은 그들"을 생각나게 할 정도였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모두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청춘들의 삶은 어느 것이든 녹록치 않았다. 오히려 너무 힘겨웠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지주(돈많은 망나니)의 딸인 지혜, 독립운동을 한 아버지의 아들인 진철 그리고 몰락한 중소지주의 아들이자 일제의 징집영장을 피해 독립운동을 한 이력이 있는 수철 이렇게 세 명의 청춘이 등장한다. 그들은 연희전문 철학과에 갓 입학한 신입생이다. 입학 초기에는 갓 피어난 청춘을 만끽하며 철학을 주제로 끊임없이 토론하고 서로 애틋하고 순수한 우정과 사랑을 나누었지만 곧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그리고 그 결말은...너무나 가슴아팠다. 그렇게 스러져 간 청춘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원시별과 같은 작은 빛 하나를 남겼을 것이다. 그 빛이 역사의 작은 흔적이든 그들의 치열했던 청춘의 한 자락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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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4.7. 인문책시렁 306 《원시별》 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6.15. 《원시별》(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은 한겨레싸움을 다룹니다. 남녘하고 북녘으로 가른 두 나라가 피를 튀기고 미워하면서 어떻게 멍들고 얼룩졌는가를 차근차근 짚습니다. 1950년 그날뿐 아니라, 2020년을 넘어선 뒤에도 “한겨레 두나라”는 다툽니다. 북녘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남녘에 깃드는데, 남녘에서는 적잖이 돈과 쌀과 품을 들여서 북녘 벼슬판을 살려놓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깨동무하는 “한겨레 한나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제는 다시 한나라일 수는 없고 두나라로 가는 길이 어울릴까요? 곰곰이 보면, 남녘·북녘만 둘로 갈린 길이 아닙니다. 전라도하고 경상도가 둘로 갈린 길이고, 서울하고 시골이 둘로 갈린 길인데, 또 서울하고 ‘서울밖’이 새삼스레 둘로 갈린 길이며, 돈·이름·힘을 거머쥔 무리와 안 거머쥔 무리가 새록새록 둘로 갈린 길입니다. 스스로 기쁨이 우러나오면서 서울을 떠난다든지, 돈·이름·힘을 내려놓는 사람이 드문드문 나타나지만, 서울을 떠나거나 돈·이름·힘을을 내려놓으면 ‘바보’ 소리를 듣는 판입니다. 이 손가락질은 남녘·북녘이 매한가지입니다. 남녘은 ‘서울바라기’라면, 북녘은 ‘평양바라기’입니다. 남녘은 서울로 우르르 몰아놓고서 쳇바퀴라면, 북녘은 평양에 죄다 몰아세워서 쳇바퀴입니다. 1950년 그날을 새롭게 그려낸 《원시별》은 ‘원시 + 별’입니다. 한자말 ‘원시(原始)’는 모름지기 ‘처음’을 가리키던 낱말인데, 이제는 거의 ‘원시인’을 가리키는 쪽으로만 바라봅니다. “덜떨어지거나 낡거나 까마득히 오래된” 굴레를 빗댈 적에 쓰는 ‘원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3년 6월에 읽은 책을 2024년 4월까지 곁에 두었습니다. 섣불리 느낌글을 쓰지 못 하겠다고 여기기도 했으나, 우리 민낯과 뒷낯은 “덜떨어진 놈”일 뿐, “첫발을 떼는 님”하고는 너무 멀거든요. “낡은물에 사로잡힌 틀”을 벗으려는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으나 너무 적습니다. “들꽃이 되고 숲빛을 품는 시골살림”을 지으려는 사람은 더없이 적어요. 예부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나라 벼슬판뿐 아니라 구석구석을 보아도 “된똥범벅 놈팡이가 물똥범벅 놈팡이를 나무라”고, “물똥질 놈팡이가 된똥질 놈팡이를 꾸짖”는 얼거리입니다. 노리개질(성폭력)을 안 한 곳(정당)이 없습니다. 노리개질을 했어도 뉘우치지 않을 뿐 아니라 막질과 더럼질을 일삼고, 다시금 사람들을 홀려서 벼슬(국회의원·대통령·시도지사)을 거머쥐는 얼거리이기까지 합니다. 남녘은 이 꼬라지라면, 북녘은 김씨네 쇠사슬로 꽁꽁 가두어 총칼만 붙드는 꼬락서니입니다. 이 별이 ‘고약별’이라면, 남이 고약한 짓을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갈라치기를 하고 서로 미워하느라 고약별로 뒹굽니다. 이 별이 ‘들꽃별’이나 ‘처음별’이라면, 남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아름답게 꿈을 그리고 살림을 지으면서 어깨동무를 하니 들꽃별에 처음별입니다. 그래서 저는 꽤 예전부터 뽑기날(투표일)에 뽑기를 하러 가되, 어느 누구도 안 뽑습니다. 뽑을 놈은 이쪽에도 저쪽에도 그쪽에도 없습니다. 누가 뽑히든 “똥 묻은 놈팡이”이기는 똑같습니다. 여태까지 어린이한테 이바지하거나 푸름이를 헤아리거나 들숲바다를 살리거나 시골에서 풀죽임물·비닐·죽음거름을 치워내려는 뜻을 밝힌 놈팡이는 아직 없습니다. 어린이를 사랑하지 않는 놈팡이가 벼슬을 쥔들, 아름별이나 푸름별로 걸어가지 않습니다. 참 그렇지요. 벼슬을 쥐려는 그들 가운데 쇳덩이(자동차) 없이 두다리로 걷는 놈팡이는 여태 없는걸요. 걸어다니지 않으면서 벼슬을 쥐려는 이들은 거짓말꾼이고, 우리도 쇳덩이를 버리고서 걸어다닐 때라야 비로소 멧새노래를 듣고 풀꽃내음을 맡는 들사람(민중)으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쇳덩이를 등지고, 끈(학력·지연)을 놓는 들꽃사람이 늘어야, 비로소 뽑기날에 뽑을 만한 ‘놈팡이 아닌 님’을 만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진철은 공산주의에 흔쾌히 동의할 수 없었다. 일찌감치 동학의 영향을 받은 까닭이다. (53쪽) “서울에서도 민중들이 시민대회를 열고 있소. 하지만 미국 대통령 트루먼의 초상을 들고 행진하는 일은 없소. 그런데 평양에선 어째서 스탈린 초상을 들고 만세를 외치며 행진하오?” (159쪽) 생지옥에서도 아이들은 하하거렸다. 낙동강 지천에서 피라미와 수수미꾸리를 잡았다. 감자를 구워 먹으며 딱따그르르했다. (219쪽) “미안해요, 진철 동무. 어쩌면 오늘이 지상에서 보내는 인간 유정인의 마지막 날일 것 같아서요.” (251쪽) “기자님보다 한참 어린 내가 그 끔찍한 시체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았던 까닭이 뭐겠어요? 이 전쟁이 터지기 전에 내 고향에서 그 이상의 주검들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286쪽) 전쟁을 취재해 오며 ‘민중의 관점’을 되뇌었지만 정작 중요한 삶의 영역을 지금껏 놓치고 있었다. (301쪽) “더구나 어디가 조국인가요? 둘 다 우리 조국 아닌가요?” (334쪽) + 사랑조차 편히 나눌 수 없다면 삶은 얼마나 비루할까 → 사랑조차 가붓 나눌 수 없다면 삶은 얼마나 너절할까 9쪽 지혜의 갸름한 얼굴에 애수의 그늘이 더 짙어갔다 → 지혜는 갸름한 얼굴에 슬픔빛이 더 짙다 → 지혜는 갸름한 얼굴에 그늘이 더 짙다 9쪽 바닥 모를 심연으로 깊이깊이 가라앉고 있었다 → 바닥 모르도록 깊이깊이 가라앉는다 → 바다 깊이 가라앉는다 9쪽 찬찬히 석조건물에 들어섰다 → 찬찬히 돌집에 들어섰다 16쪽 지혜에겐 재색을 겸비했다는 중론이 일었다 → 지혜는 곱고 똑똑하다고 여겼다 → 지혜는 두루거리라고 보았다 → 지혜는 온꽃이라는 뭇뜻이었다 31쪽 자네의 비분 내가 왜 모르겠나 → 자네 눈물 내가 왜 모르겠나 → 자네 눈물꽃 내가 왜 모르겠나 41쪽 시국을 잘 모른다 했지만 → 나라를 잘 모른다 했지만 → 길을 잘 모른다 했지만 → 판을 잘 모른다 했지만 46쪽 푸른 바다와 판연히 딴판이다 → 파란바다와 똑똑히 딴판이다 → 파란바다와 딴판이다 63쪽 진철은 부끄러움이 앞섰다 → 진철은 부끄러웠다 → 진철은 확 부끄러웠다 105쪽 약산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놀리는 자가 궁금했다 → 약산 이름을 함부로 입에 놀리는 놈이 궁금했다 → 약산 어른을 함부로 입에 놀리는 이가 궁금했다 123쪽 충심으로 보필했다 → 꽃넋으로 따랐다 → 고분고분 모셨다 157쪽 그게 무슨 후과를 불러올지 제가 모를 정도로 순진하진 않습니다 → 무슨 뒤끝이 있을지 모를 만큼 어리석진 않습니다 → 무슨 옹이가 있을지 모를 만큼 멋모르진 않습니다 → 무슨 생채기가 날지 모를 만큼 바보이진 않습니다 169쪽 아무런 연고가 없잖은가 → 아무런 뿌리가 없잖은가 → 아무런 터가 없잖은가 → 아무런 집이 없잖은가 → 아무런 이웃이 없잖은가 → 아무런 끈이 없잖은가 175쪽 속전속결로 통일을 이루면 → 거침없이 하나를 이루면 → 몰아서 한나라를 이루면 → 대번에 한누리를 이루면 180쪽 다행히 방어선을 가까스로 구축했다. 대한민국의 마지노선이다 → 겨우 가로막았다. 우리나라 마지막이다 → 가까스로 맞받았다. 우리로서 끝줄이다 255쪽 보통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 으레 술김속말이라고 있잖습니까 → 흔히 술자리속빛이라고 있잖습니까 → 다들 곤드레속말이라고 있잖습니까 274쪽 내가 죽으면 청상과부 될 아내의 탐스런 자태를 떠올리니 → 내가 죽으면 홀로일 곁님 흐벅진 모습을 떠올리니 → 내가 죽으면 홀어미일 짝꿍 봉긋한 몸을 떠올리니 297쪽 기실 역사 속에서 우리 민중들의 꿈은 정말 소박하지 않았던가 → 모름지기 그동안 우리 들사람 꿈은 수수하지 않은가 → 여태 우리 들꽃사람 꿈은 참으로 조촐하지 않은가 301쪽 이건 동무를 위해 챙겨둔 전투식량이오 → 여기 동무한테 챙겨줄 싸움밥이오 → 동무한테 이 길밥을 챙겨두었오 → 동무한테 이 도시락을 챙겨두었오 318쪽 더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 더 망설이지 않았다 → 더 서성이지 않았다 → 더 둘러보지 않았다 360쪽 우리 동무들 정말 영웅적으로 싸우지 않았는가 → 우리 동무들 참말 대단하게 싸우지 않았는가 → 우리 동무들 참으로 훌륭히 싸우지 않았는가 → 우리 동무들 참 아름다이 싸우지 않았는가 374쪽 사고무친 두 청년을 구렁에 묻었다 → 혼자인 두 젊은이를 구렁에 묻었다 → 외로운 두 젊은이를 구렁에 묻었다 → 쓸쓸한 두 젊은이를 구렁에 묻었다 4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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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6.25 전쟁 정전 70주년이 다가옵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6.25 전쟁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하는 좋은 소설입니다. 철학을 전공하는 3인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사랑 이야기도 있고요. 남쪽을 대변하는 수철(기독교를 믿음), 북쪽을 대변하는 진철(동학을 믿음), 사랑의 여인 지혜(불교를 믿음). 끝임없는 대화로 서로의 이야기를 합니다. 독자는 오가는 대화를 잘 들으며 무엇이 사실이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 손석춘은 철학을 전공했으며 과거사 진실 규명, 민주화, 노동, 인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면을 잘 녹여 소설을 구성하였습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지금도 이어지는 역사입니다. 이 책에서 작가가 툭툭 던지는 말의 조각을 좀 더 깊이 있게 찾아보고, 맞춰보고, 연결시켜 보면 큰 그림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계기로 역사와 우리 이웃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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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별』은 손석춘 작가의 소설로,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현실적인 사건들과 개인의 경험을 통해 현대 사회의 고난과 분열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소설은 연희대학 철학과에 진학한 세 청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각자 다른 철학적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랑과 우정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주인공들은 고난과 시련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시대를 넘어서는 길을 찾기 위해 투쟁한다. 그러나 전쟁의 역설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각자의 길로 헤어지게 된다. 특히 주인공 중 한 명인 수철은 전쟁으로 인해 미국 군 기관지에 파견되는 동안 많은 변화와 고통을 겪는다. 그는 전쟁 현장에서 인천 상륙작전을 목격하고, 소월미도와 월미도의 상황에 직접 처하며 전쟁의 비극성을 깨닫게 된다. 다른 주인공 진철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약산 김원봉의 일을 돕게 된다. 이를 통해 그는 약산과 함께 월북을 하면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출현과 함께 분리되는 과정을 겪는다. 『원시별』은 전쟁과 갈등의 배경 속에서 세 주인공의 운명을 통해 분단된 현실을 잔인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손석춘은 풍부한 상세 묘사와 감정적인 언어를 통해 독자들에게 강렬한 체험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아픔과 희망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깊이 사유하게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감동과 공감을 느꼈다.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을 다루는 주제에 집중하면서도, 그 안에 인간의 희망과 용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손석춘 작가가 뛰어난 상세 묘사와 감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캐릭터들의 내면 세계를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들의 신념과 가치관이 전통과 현실, 그리고 자아실현 사이에서 충돌하고 교차하는 과정을 보면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갈등과 어려움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이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분열과 갈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작품인 것 같다. 전쟁과 분단이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와 공감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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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대학교 철학과 새내기 삼인방인 진철, 수철, 지혜는 어미산 동산에 모여 철학으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야심차고 다소 치기어린 희망을 가진 젊은이들이다. 서로 추구하는 사상이 달라 약간의 의견충돌도 있었지만 지혜를 향한 두 청년의 호감 덕분에 셋은 우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세 청년은 각자의 이상에 따라 행선지가 갈라지게 되고 전쟁의 포화 속에 서로를 그리워하고 걱정하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결국 홀로 남겨진 지혜는 그녀가 늘 고민하던 삶의 당위성과 죽음 사이에 갈등하지만 남겨진 자의 숙명이 그러하듯 죽은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떠안은 채 삶을 살아간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우선은 수려한 우리말에 감탄했고 내가 미쳐 알지 못하고 있는 우리말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부끄러웠으며 그렇기 때문에 글이 수월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치 전쟁터 있는 듯한 묘사와 세 젊은이가 나누는 깊이 있는 철학적 대화들을 보고있으면 마치 내가 그들 중 한 사람이 되어 역사 속 한 장면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픔의 역사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사람들이 느껴야했던 멍에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고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간접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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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별이라는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익숙한 듯 낯선 단어에 어떤 내용일까 의문이 들었다. 6.25 전쟁 이야기를 쓴 소설이라는 걸 보고는 이런 책은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모르는 시대지만 알아야 하는 시대의 이야기는 영화나 소설로 보면 이해가 더 잘 되니까 보고 싶었다.
하지만 책은 시작부터 어려웠다. 나름대로 책 많이 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난생 처음 보는 단어가 매 챕터마다 수십 개씩 나오는 느낌이었다. 문맥상 이해되는 단어들도 있었지만 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단어들도 있었다. 한국어 능력이 정말 엄청난 작가님이구나 싶었다.
실존했던 인물들과 장소들이 나와서 마치 주인공들이 살아 있던 사람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읽으면서 나온 실존인물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 배경 지식을 동원해서 내용을 이해하니 더 재미있었다.
남자 주인공 두 명의 이름이 수철, 진철이라 비슷해서 매번 헷갈렸다. 또 다른 주인공 지혜까지 주인공 3명이 전혀 다른 배경과 종교, 사상을 갖고 있었는데 수철, 진철이 헷갈려서 초반에는 따로 메모해두고 읽었다;; 등장인물들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은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수철과 진철이 각각 다른 진영의 종군기자가 된 점도, 두 사람이 왜 그런 사상을 갖고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의 과정도 설득력 있게 서사를 쌓아 재미있었다. 해방, 전쟁, 분단과 이데올로기, 어떤 것이 바른 길인지 생각하고 그 길로 나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옳은 길을 위해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철학하는 세 주인공의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삼각관계가 중점이 되는 것 같아서 조금 불편했다. 또한 여성을 그저 욕망의 대상처럼 보는 말과 행동들이 나올 때마다 아주 불쾌했다. 주인공 지혜를 두고도 그러했고, 중간에 나오는 다른 여성 등장인물들을 두고도 그러했다. 굉장히 남성향적인 시각에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언행은 아무리 그 시절에 실제로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해도 21세기의 내가 읽기에는 너무 거북하다. 앞에서는 여성 등장인물이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줘놓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다른 군인에게 짓밟히고 강간당한 장면은 굳이 꼭 넣었어야 했나 싶었다. 그 인물이 남자 주인공을 좋아했었다는 대사 또한.. 인간사에 사랑이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건 맞지만 너무 그런 쪽으로 내용이 많았던 점은 아쉽다.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은 많지만, 이 시기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주인공들의 이야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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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작가와 출판사가 얼마나 고심해서 작명했을지 알기에 허투루 보지 않는다. 원시별은 무슨 이야기일까? 작품 제목으로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별이 시작되기 전의 초기의 별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과 소설은 어떤 관계성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책을 열었다. 이야기는 진철과 수철, 지혜, 스무 살 동갑개기 연희대 철학과 3총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첫 개강날부터 교수와 야무진 토론을 하며 서로에게 각인된다. 지주의 딸, 홀아비의 아들,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를 둔 아들..가정환경이 다른 세사람. '철학이 시대를 이끌어 가려면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 문제와 시대적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 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이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한다. 맑스와 동학사상을 종합하려는 ‘진철’과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수철’, 불교철학에 가치를 두고 있는 ‘지혜’는. 출신도 다르고 종교도 다른 이들은 우정과 애정을 넘나들며 화려한 20대 청춘을 시작한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이들의 삶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던져져 버리는 비극을 맞게 된다. 순수한 사랑과 우정으로 피어났어야 할 젊은이들의 평범한 삶이 전쟁의 참상에 파묻히게 되는 역사적 아픔을 우리말로 살려냈다. 분단과 이데올로기로 인한 사랑과 우정의 해체는 또 다른 삶의 질곡을 헤쳐나가는 요즘 우리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햇빛 따스한 강의실에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질문과 문답으로 꺄르르 하는 그 시간이 인간에게 필요한 시간이요, 평화요, 존재의 의미였음을 모르는 아이러니라니............ 자신의 경험과 사유에서 나온 여러가지 사건들이 철학 전공인 작가답게 현란한 문체로 진행된다. 우리말을 곳곳에 사용하여 새로운 언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도 있다. 역사의 굴곡진 삶의 터널을 그대로 통과해야 했던 찬란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내 삶이 고맙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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