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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다를 지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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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을 할 때는 분명 그 이유가 있다. 물론 ‘그냥’이 이유가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이유를 가지고 있다.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이거요~’ 하고 바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것은 이 책도 좋고 저 책도 좋고, 지금까지는 이 책이 좋았는데 새로운 어떤 책에 빠져 들면서는 그 책이 좋아지기도 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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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을 할 때는 분명 그 이유가 있다. 물론 ‘그냥’이 이유가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이유를 가지고 있다.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이거요~’ 하고 바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것은 이 책도 좋고 저 책도 좋고, 지금까지는 이 책이 좋았는데 새로운 어떤 책에 빠져 들면서는 그 책이 좋아지기도 하는 탓이다. 그것은 작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에 딱 한 사람만을 칭할 수가 없다. 이 작가의 이 책도 좋고 저 작가의 저 책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호감도는 로맨스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다. 어떻게 보면 이 로맨스는 장르소설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보다 쉽게 읽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렇기에 좀 더 쉽게 나의 취향과 맞물려 분명한 호감도가 나뉘어진다. 그리고 그 호감도는 작가의 신간 구매로 나타난다. “기다렸어요~” 하면서 냅다 질러버리는 것이다.

 

미국 IT산업의 선두업체의 대표인 아버지를 두었으나 요트레이서의 길을 가는 체이스 와이즈는 태진그룹과의 비즈니스로 한국에 머물며 요트의 성능을 파악하고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한 사전준비를 계획중이다. 그 전에 한국을 여행하던 그는 남해의 한 카페에서 무표정한 눈빛으로 멍하니 앉은 채 앉아있는 수안에게 시선이 머물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가려다 포기한다. 가볍게 만나서는 안될 것 같은 그녀의 눈빛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 하지만 준비기간 동안 머물기로 한 남해의 호텔에서 그 호텔의 VIP 접객 담당인 수안과 다시 만나게 된다. 어머니의 원죄로 인해 죽은 듯이 살아가는 수안은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집안에서 내리는 명령대로 움직이고 그것은 결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체이스와 자꾸 마주치면서 마음이 흔들리고 평생 그렇게 존재감없이 살아갈 자신에게 주는 잠시의 휴식과 선물로 그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렇게 정한 두 달, 하지만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물들어 간다.

 

로맨스에 있어서 그 내용은 거의 한정적인 것 같다. 우선 남자주인공은 어떠한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실력과 화보에서 막 빠져 나온 듯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여자주인공은 강인하건 유약하건 아주 아름답지 않더라도 본인만의 반짝반짝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까닭에 그 안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놓느냐가 관건인데 우선 진주 작가의 책은 비슷한 소재를 다루었다고 하더라도 원인과 결과에 대한 계연성과 당위성이 있다. 그렇기에 내용의 한계, 즉, 로맨스적 허용에 대해서 ‘로맨스 소설은 어쩔 수 없구만’ 이라는 말을 갖다 붙일 수 없다. 이 이야기에서도 수안이 왜 그렇게 살고자 하는 마음을 먹을 수 밖에 없었는지, 왜 두 달이라는 기한을 두고 체이스와 연애하려고 했는지, 왜 분통터지는 상황에서도 입을 꼭 다물 수 밖에 없었는지, 울음을 터트려도 모자랄 판에 소리없는 울음을 우는지 납득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남자 체이스 역시 왜 수안에게 시선이 가고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선으로 치는 진주 작가의 매력은 언어구사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랬다. 그런 이유로 진주 작가의 책을 읽을 때는 낱말을 메모해 보게 된다. 익히 아는 단어임에도 진주 작가가 풀어놓은 문장 속에서 단어들은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오고 맑은 느낌을 가진 말이 되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쓰고 나면 더 예뻐 보이고 가슴 저미는 단어들… 책의 중간중간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것을 알기에 불편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P52 “외로움, 그것을 전부 받아들일 만한 내장은 없었다” 수안은 한참만에야 겨우 마지막 문장을 읽어 냈다. 평정을 잃은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이 문장을 마주할 때면 공기처럼 익숙하여 깨닫지 못하던 외로움이 새삼 사무친다. 이처럼 기발한 발상을 하는 작가도 끝내 외로움을 받아들일 방도는 찾아내지 못했구나. 그런 생각을 할라치면 온 내장이 아파 오는 것 같다가 종내에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책을 추운 지금이 아닌 수평선이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봄과 여름 사이에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그리고 볕 좋은 카페에 앉아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책의 설레임을 더 잘 느꼈을텐데…. 파란 바다 위에 햇볕이 부서질 때마다 그게 너무 좋다. 그래서 회사에서 내려다보이는 자투리 한강도 햇볕에 반짝일 때는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한마디가 튀어 나온다 “물이 반짝거려”

남해에 가봐야 할 것 같다. 항에서 요트를 봐야 할 것 같고 작가가 언급한 카페가 어디쯤인가 가늠해봐야 할 것 같다. 앵강과 산책로도 그곳 어디쯤엔가 있겠지…. 그리고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 진중한 진주작가가 언급한 책이기에 꼭 읽어봐야겠다.

나에게 이 책은 바람이 바다를 지나는 느낌보다는 햇빛이 바다에 부서지는 느낌이다. 반짝반짝…

 

예약판매임에도 불구하고 선물하여 주신 뻑공님께 감사드립니다.

 

e*******e 2014.02.08. 신고 공감 6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바람이 바다를 지날 때]
"[바람이 바다를 지날 때]" 내용보기
한국. 언제나 가깝고도 먼 느낌을 주는 그런곳.이 완벽한 타인같은 나라에서 만난 낯설고도 생소한 느낌의 여자...초연함 마저 느껴지던 덤덤한 무표정의 여자가 호텔리어라니 황당하고 놀랍기만 합니다.이 여자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순간의 호기심 일지,  그 이상일지 체이스 스스로도 혼란스럽습니다.분명한 것은 이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죠..위화감마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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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제나 가깝고도 먼 느낌을 주는 그런곳.
이 완벽한 타인같은 나라에서 만난 낯설고도 생소한 느낌의 여자...
초연함 마저 느껴지던 덤덤한 무표정의 여자가 호텔리어라니 황당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이 여자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순간의 호기심 일지, 

그 이상일지 체이스 스스로도 혼란스럽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죠..

위화감마저 들 정도의 매사 완벽한 모습의 수안..
다정스레 담소를 나누는 카페안의 사람들, 행복이 만연한 장소...정말 행복이라는게 있을까...

권리 앞에 오만하지만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겸손해 질수 있는 남자.
유혹도 세련되게 할줄 아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이 남자가 불편하고 싫어요.
그치만, 언제였던가요... 모든것을 가진 남자인줄만 알았는데, 이상하지요...
밤바다를 무심히 바라보는 그 남자의 맑은 눈빛을 본 순간 뜻밖에도 위로받은 느낌이 들어요..
그저 잠깐의 휴식같은 연애라고 생각했지마는, 남은 시간을 가늠해 볼수록 수안은 눈물이 납니다..

" 웃어봐, 수안아.. "
" 아마도 나,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행복한 순간에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한숨같은 눈물이 참....애잔하더라구요..
서툰솜씨로 체이스가 만든 생일케익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수안...
간절한 마음으로 믿지도 않는 신에게 기도라도, 애걸이라도 하고 싶다는 수안양의 속마음은 진짜...ㅠ.ㅠ

흠....쓸쓸한 겨울바다 같은 느낌이 들다가도, 따스한 봄바람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였습니다.
아마 이렇게 여주인공을 애잔하게 그리시는, 그 속에 나도 동화되게 만드는 작가님도 흔치 않겠지요..
[꽃송아리]의 연이 같은 느낌도 있구요, [샤인]의 기제의 모습도 보이고....
그냥 수안양이 꼭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문득문득 스치듯 나오는 수안의 정략 맞선남들도 하나같이 왠지 다른글속 주인공 같은 느낌이 드는건 또 무슨 조환지...
그냥 그 사람들도 그게 최선이겠거니 생각하니 하나같이들 짠내가 나네요...

진주님 글을 꽤나 많이 섭렵했습니다만, 이렇게 저돌적인 짐승남은 처음 보네요....ㅎㅎ
진주님 글에서 이렇게 화끈한(?) 장면이??? 싶을 정도로 의외의 장면들이 많더라구요~
연애하는 모습은 슬프면서도 사랑스러워서 제 맘이 말랑말랑~
그런 의미에서는 작가님의 고유의 매력과 대중들의 욕구가 적절히 배합된 글이라 느꼈어요..
발등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복사뼈의 윤곽을 어루만지는 체이스의 손길에

전 정말 몸이 베베 꼬이는줄...ㅎㅎ 너무 달콤하고 다정해서요....^^
작은 손짓과 몸짓으로 이리도 마음이 설레는것은 진주님만이 가진 섬세한 필체의 마력이겠지요..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낸 수안양...
비에 흠뻑 젖은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지만

"이남자, 제 남자예요.." 하고 외치는 순간, 아..정말 포텐 터지네요....

막판에 절절히 쏟아내는 진심들,  편지를 주고 받는 에필은 작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해서  아쉬운점도 있었지마는,
진주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새벽까지 한자 한자 정독을 했으니 충분히 즐거웠던 거겠죠...? ^^

애증과 연민이 뒤섞인 이복자매 정안과의 이야기도 왠지 모르게 여운을 남기네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소탈한 저녁식사... 아마 그게 그 자매의 최선이겠지...싶었습니다.
수안양의 말대로 언젠가 정안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용서했으면 좋겠네요..

바다를 지나는 따스한 바람을 생각하며, 언젠가 한번 남해에 꼭 가보고 싶어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라 조만간 한번 다시 펼쳐보고 싶네요...

k******1 2014.02.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