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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일매일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책이였다.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천천히 달팽이걸음으로, 삐거덕거리는 좀비 걸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좀 더 눈여겨봐야 할 곳들을 샅샅이 들여다보게 되는 흥미로운 책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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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도 달린다/황지영 글/최민지 그림/사계절/2023
너무 핫한 작가들이다.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리얼 마래>,<블랙박스> 모두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황지영 작가의 작품, 그리고 <문어목욕탕>,<코끼리 미용실>, <마법의 방방>을 만든 최민지 작가님이라니... 이 쯤되면 그림책 작가, 동화 작가계의 어벤저스 아닌가
책표지도 제대로 보지 않고, 작가도 제대로 보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겉표지에서는 ‘동시집’ 느낌이 물씬 풍겼다.
첫 번째 작품 <달팽이도 달린다>를 펼쳐들고 20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동화책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요즘 아이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 책임감의 결여 등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었다. 나도 ‘사악 사악’ 달팽이가 애호박을 갉아 먹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작품들이 모두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내용이었다. 꼭 작가님이 실제 겪었던 일을 써 놓은 것만 같은 <땡땡 님을 초대합니다>, 형편이 어렵지만 씩씩하고 주체적인 지현이가 인상적이었던 <잠바를 입고>, 생명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교훈을 스리슬쩍 마음 깊숙한 곳에 던져주는 <복어의 집>, 미주와 동주, 유진이가 핼로윈 복장을 하고 우리 집에 들리면 직접 구운 쿠키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최고의 좀비>. 개인적으로는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주려고 애쓰는 유진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학교에서 정말 필요한 장애인식교육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는 내용이기도 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유쾌하면서도 가슴 찡한 책이었다. 평소 단편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 책은 여기 저기 입소문 내고 싶은 책이었다. 아참~ 최민지 작가님의 삽화도 찰떡이다!!!!!
한 마디로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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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도 달린다>>는 황지영 작가의 동화집으로 다섯 편의 글을 싣고 있다. 주인공 화자는 대략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되어 보인다. 드라마틱한 사건 없이 소소한 아이들의 일상과 심리를 참 잘 포착해서 그려냈다. 황지영 작가가 자녀와 함께 경험했던 일, 아이들이 들려줬던 것을 모티브로 삼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가볍게 술술 읽히지만 아이들의 내밀한 사연을 알고 싶어지는, 잘 쓴 동화집이라 추천하고 싶다. 표제작 <달팽이도 달린다>는 집에서 키우는 달팽이에게 무관심하던 진형이가 달팽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달팽이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관찰하면 애호박을 사악 사악 갉아먹는 소리가 잘 들린단다. <땡땡 님을 초대합니다>는 '괴물 잡는 아이' 시리즈를 쓴 작가를 열렬히 만나고 싶은 희석이와 그런 희석이를 돕는 주완이를 만날 수 있다. 나도 주완이처럼 희석이 집에 산다는 그 괴물의 존재가 궁금하다. <잠바를 입고>, <복어의 집>, <최고의 좀비>에서도 순수한 아이들이 명랑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읽는 내내 흐뭇했다. 달팽이도 달린다! <달팽이도 달린다> 25쪽 "먹는 소리 듣자. 난 이 소리가 너무 좋아." 29쪽 사악 사악. 진형이는 가만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참 동안. <땡땡 님을 초대합니다> 47쪽 '희석이네 집에 사는 괴물은 어떤 괴물일까?' 51쪽 사실 저도 희석이랑 친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희석이 집에 괴물이 있대요. 저는 괴물이 누군지, 어떤 괴물인지 너무 궁금해요. 그리고...... 걱정이 돼요. 작가님에게는 말해 줄 것 같아요. 꼭 와 주세요. <잠바를 입고> 75쪽 지현이는 지금부터 자기 친구네 이야기를 해 주겠다며,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번 연기가 훨씬 쉬워질 거라고 했다. <복어의 집> 105쪽 "아직 살아 있네!" 그럼 누나는 ?? 복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 누나는 복어를 얼마나 가지고 있었을까? 나는 이제야 복어가 승재 손에 들어오기 전에 무슨 일을 겪었을지 궁금해졌다. 107쪽 "놔줘! 내 동생이 풀어 준 거잖아!" "그래. 네 동생이 풀어 준 거니까 너희들 것도 아니잖아. 새로 잡은 사람이 주인이지." 110쪽 "바닷물이 용왕님을 구하러 오고 있는 거야." <최고의 좀비> 128쪽 "누나, 빨리 좀 걸어. 누나가 대장이잖아. 왜 이렇게 느려?" 그러자 동주가 끼어들었다. "우리 누나는 빨리 못 걸어!" "왜?" 미주는 동주를 바라봤다. 동주가 당연하다는 듯 소리쳤다. "좀비잖아!" "맞다!" 아이들이 미주 속도에 맞춰 뒤따르기 시작했다. 왜 인지는 모르지만 미주는 코끝이 조금 찡해졌다. 133-134쪽 "왜 내가 하는 줄 알았으면 네가 하려고 했다는 거야? 난 이제 왜 들어가라는 거야?" 유진이가 우물쭈물했다. 미주는 유진이가 하지 못하고 있는 말을 안다. 너는 다리에 장애가 있잖아. 아니면 조금 더 솔직하게, 넌 다리를 절잖아일까. 137쪽 맨 뒤에서 유진이가 아이들을 따라오고 있었다. 조금은 촌천히, 아이들과 발 맞추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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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편 동화를 최민지 그림작가 그림과 같이 만날 수 있었다. 반려동물 달팽이, 괴물 잡기 책을 항상 보는 친구,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광고를 촬영하는 아이, 바닷가에서 잡은 복어, 다리가 불편한 친구. 이런 주인공들이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다른 존재'와 만나며 일렁이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동화들이었다. 큰 사건이 일어나거나 극적이지는 않지만, 소소한 일상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무언가 작은 마음의 변화들이 생기는 느릿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내 방식대로만 만났던 존재들을 달리 보고 이해하며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고 열린 마음으로 만나며, 세상을 알아가고자 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땡땡 작가를 초대한 것처럼, 그런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서평단으로 뽑혀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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