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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길을 가다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것으로 다방과 교회건물의 십자가를 들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아마 다방이 그 자리를 편의점에 내주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편의점 천국이다. 그와 더불어 동네 구멍가게들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여 이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이곳은 도농복합지대인 소도시이다. 그래서인지 집 주변에 미니슈퍼라 이름 붙인 구멍가게가 하나 있지만, 그 가게 바로 옆에는 편의점이, 그리고 몇십미터 아래에는 또 다른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 처음 이곳에서 살게 되면서 담배나 일상용품을 사러 구멍가게에 갔지만, 카드결재도 되지 않고 또 물건을 찾기도 힘들어 편의점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다지 살게 많지 않아 요즘은 담배를 사기 위해 가는 것이 고작이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매주 편의점을 꼭 들르는 경우가 있다. 바로 주말에 집에 올라가거나, 집에서 내려올 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이다. 생수를 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른다. 휴게소에는 편의점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편의점이 국민점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들은 바로 우리들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이러한 편의점이 어떻게 탄생했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들 편의점이 내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사회학적으로, 인문학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편의점은 20세기 미국에서 처음 탄생했다고 한다. 1940년대 냉각기술의 발달로 식료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게 되면서, 편리함을 개념으로 한 지금의 편의점 형태의 소형 소매점포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사우스랜드라는 회사는 1946년 회사 산하의 소매점 명칭을 세븐일레븐으로 통일하면서, 오늘날 세계에 퍼져있는 편의점의 효시인 세븐일레븐을 탄생시켰다. 이것들은 1950년대 들면서 종합소매점으로 발달하였고, 1960년대 일부 편의점에서 24시간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우스랜드는 로열티를 가맹점의 수익에서 징수하는 이익배분방식을 도입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미국 최대의 소매유통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이후 1973년 일본에 진출하였고, 1991년 경영난으로 경영권이 일본기업으로 넘어가면서 동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그 결과 현재 편의점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는 지역이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 대만,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라고 한다. 미국에서 발원한 편의점이 일본을 거점으로 동아시아로 퍼지던 그 시기에 한국에도 편의점이 처음 등장하였다. 1980년대 토종 편의점이 등장하였지만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이내 사라졌고, 1989년 세븐일레븐이 프랜차이즈 체인 형태로 처음 등장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팽창하기 시작하였고, 2012년 말 현재에는 인구 약 2100명당 편의점 1개, 매장 일일 평균 방문객수가 360여명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통 재래시장과 구멍가게의 퇴조는, 이처럼 백화점, 슈퍼마켓, 할인매장과 같은 현대식 유통채널의 확산과 관련이 있으며, 그 선두주자가 바로 편의점이라고 한다. 이런 편의점이 1980년대 처음 등장하여 힘을 쓰지 못하고 사라졌다가, 1990년대 국내에 착근을 하여 성장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고도경제성장의 결과로 삶의 수준이 향상된 점과 냉전체제의 붕괴와 함께 펼쳐진 세계화, 그리고 24시간 사회의 도래를 그 원인으로 들고 있다. 산뜻한 이미지, 청결한 내부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자신이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물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세계화에 따른 유통시장의 개방으로 소매유통업의 글로벌 프랜차이즈화에 동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편의점이 우리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저자는 먼저 우리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소비주의를 꼽고 있다. 필요에 의해서 편의점을 찾는 게 아니라, 편의점에 의해서 필요가 생기는, 편의점이 의도했던, 안 했던 지를 떠나 소비하는 인간을 만들고 길들이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편의점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일상용품에서 시작한 판매물품은 이제는 금, 휴대폰, 전자제품, 명품에 이르기까지 취급하지 않는 것이 없고, 또한 기능도 식당기능, 술집기능은 물론 택배, 각종 수납금 처리 등 종합생활서비스센터 기능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사회양극화와 공존을 하면서 사람들의 비판의식을 무디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조사결과 편의점의 주 고객이 20대 학생과 30대 회사원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려 하고, 그 비중이 늘어만 간다고 한다. 편의점이 이처럼 푸드점화 되는 까닭은 사회양극화가 그 원인이며, 이런 편의점은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가기에 너무나 가깝고 편리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사회전반의 구조적 현실에 대한 자각과 성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프랜차이즈 방식의 편의점 운영은 우리사회의 정의를 시험하는 곳 이기도 하다.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관계는 갑을 관계이기 쉽고, 점주와 알바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 일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에 불안하고도 팽팽한 긴장감을 뿜어내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편의점을 즐겨 찾는 또 다른 이유는 무관심의 배려라고 저자는 말한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대화마저도 필요 없게 만드는 시스템은 타인의 눈치에서, 시선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결국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기계를 닮아가고 로봇이 되어 간다. 또한 우리는 편의점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행동을, 동작을 통제 받고, 감시 받는다. 그런가 하면 내가 사는 물품이 무엇인지 제품의 바코드가 읽히는 순간 하나하나 체크되어 기록으로 남는다. 그것들이 바로 빅데이터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닌지.. 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편리한 것만을 추구한다. 편의점이 주위에 많다는 것은 24시간 어떤 경우에도 내가 필요한 것들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음을 뜻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감시 받고, 통제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더군다나 편의점을 이용하는 행동들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자각과 비판의식을 마비시킨다는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저자 역시 그렇기 때문에 편의점을 이용하지 말라거나, 편의점이 필요악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단지 사회학자로서 편의점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살펴본 것이라고 한다. 내가 편의점에 가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평소에는 담배를 사기 위해서, 그리고 휴게소에서는 생수를 사기 위해서.. 간혹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즉석 밥 혹은 김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지만, 그들이 왜 그곳에서 그것들을 먹는지에 대해선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안 했다. 둘째 녀석도 군대 가기 전, 전화가 올 때 밥 먹었냐고 물어보면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먹으면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는 기억이 살아난다. 그저 일상이려니, 혹은 그러려니 생각했던 것들이, 갑자기 의미를 가지고 다가온다. 길을 오고 가며 아무런 생각 없이 봐왔던 편의점이, 내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지나쳤던 편의점이 오늘따라 그 안을 살펴보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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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동네 구멍가게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다. 그곳은 중학교 시절까지 군것질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그 후 수퍼마켓 시대를 지나 이젠 편의점 시대까지 진화했다. 이제 편의점은 단순한 소매 유통업만이 아니다. 문방구로서 꽃집으로 만화방으로 식당으로 주민센터로 문화센터로서의 기능까지 일부 담당하는 복합적 기관이 되어버렸다. 천의 얼굴을 한 편의점이야말로 오늘날 복합만능 생활거점이자 원스톱 유비쿼터스 공간이기도 하다.
저자인 전상인교수는 오늘날 편의점이 지닌 사회학적 의미를 고찰한다. 말 그대로 우리 주변에서 쉽고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편의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온갖 명암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편의점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만은 아니다. 편의점의 최초 발상지는 미국으로 음식의 냉동보관기술이 발달되면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편의점의 효시는 세븐일레븐이다. 미국에서 탄생하여 이후 경영권이 일본기업으로 넘어가면서 편의점이 일본과 대만,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로 활발하게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편의점의 특성을 살펴보자. 오늘날 편의점들은 대부분 24시간 영업을 하고, 본사와 가맹점간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동일한 브랜드로 판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 알바라는 시간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불완전 고용의 대표적 기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편의점인 세븐일레븐(롯데), 지에스 25(지에스), 미니스톱(대상), 씨유(보광)는 재벌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소위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가맹점주와 알배생간의 2중적인 갑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소매유통업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그 본질적 모습은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첨병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품의 내재적 가치보다는 그것이 들어내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자체의 미학화를 조작하고 길들이며 부추기고 실행한다.
편의점은 우리시대의 세계화 추세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사실 편의점의 탄생과 발전이 세계화의 확산과정과 비례적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편의점이 1990년 이후 글로벌 프랜차이즈 체인에 주도되어 왔다는 것이 이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IT산업의 발전, 개인화의 진전과 함께 편의점에 대한 의존성과 중독성이 커져 왔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오늘날 편의점을 찾는 계층은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층이며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역시 알바청년들이다.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과정이 세계화의 진전과정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편의점은 문화적 현지화를 의미하는 세방화(glocalization)의 전형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이면서 한국적인 것을 동시에 보여주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앞으로 편의점의 진화가 어디서 멈출지 편의점의 변신이 어디서 끝날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어쩌면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변할 가능성도 크다고 하겠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온 합리화, 세계화, 도시화, 정보화, 양극화, 유목화, 고령화, 여성화의 특징이 많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리생활의 자연스런 한 부분이 되어버린 편의점이다. 정말 편의성 뿐만 아니라 편리하고 좀 더 인간적 냄새가 나는 그런 장소를 만드는 것은 가능할 것인가? 편의점이 가지는 여러가지 문제를 통해 우리현실을 진단해보고 해야 할 일을 고민하게 만드는 접근법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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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선친께서 집에 오시면 꼭 오뎅국을 끓이곤 했습니다. 오뎅국물의 시원한 맛을 좋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요즈음 오뎅이 어렸을 적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팔던 오뎅과는 맛과 씹는 느낌이 달라 영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때는 골목마다 있기 마련인 구멍가게에 가면 필요한 것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구멍가게들이 어느 사이에 눈씻고 찾아볼래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이 편의점입니다. 그것도 체인점 형태로 전국에 깔려 있는 형태인 경우가대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만, 지나면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에 드나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드라마에서도 흔히 편의점이 주인공들의 주요 동선에 들어가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상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없이 지나치게 되는 편의점을 톱아본 전상인교수님의 <편의점 사회학>이라는 제목을 접하면서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참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말에서 “사회학 전공자로서 몇 년 전부터 사회학의 토착화, 미시화(微視化), 대중화라는 화두를 붙들고 있다. 토착화는 다른 나라의 이론이다 경험을 앞세우는 대신 우리의 고유한 문제를 우리 자신의 입장에서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미시화는 구조적이거나 거시적인 주제를 넘어서 연구 소재를 일상의 생활 주변에서 찾아보려는 것이다. 끝으로 대중화란 지식 생산 및 유통 체계의 엘리트주의로부터 벗어나 보통 사람의 언어로 소통하고 교감하자는 것이다.(5쪽)”라는 서두를 읽으면서 저자의 독특한 학문적 관심이 정말 중요한 화두를 제대로 붙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서 커다란 몫을 차지하게 된 편의점에 대한 알파에서부터 오메가까지 샅샅이 뒤져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제목을 얼핏 훑어봐도, 편의점의 정체로부터 편의점이라는 생소한 가게가 이 땅에 들어서서부터 초고속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고 편의점이 그저 일상에 필요한 생필품을 파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갖추는 쪽으로 진화하는 과정도 빠트리지 않고 있습니다. 즉, 이 책은 편의점이 소매 유통 채널 가운데 하나라는 통상적 시각을 넘어 편의점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 인문사회과학적 시각으로 끌어올려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핵심부분에서 저자는 소비주의 사회, 근대 합리주의, 글로컬리제이션, 도시 인프라 및 사회 양극화라는 사회학적 관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편의점이라는 형식의 유통체계는 미국에서 시작되어 일본에서 꽃을 피워 우리나라에 들어온 셈이라고 합니다. 체인점 형식을 취하다보니 대규모 자본이 동원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편의점 체인이 재벌그룹에 속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저런 관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적지 않은 외국 브랜드들이 단순히 외국의 브랜드를 파는 수준을 넘어서 한국적인 요소(여기에는 배달이라는 독특한 운영기술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것도 있지만, 이탈리아가 고향인 피자에 김치나 불고기를 접목하여 토착화시키는 하드웨어적으로도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편의점 역시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에 부합하는 기능이 개발되어 진화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프렌차이즈 체인에 대하여 “전 세계나 국토의 입맛을 하나로 길들여 놓는 폭력이 있고, 우리는 이미 그 폭력에 익숙해져 있다.”라고 어느 시인의 외침이 통째가 아닌 반쪽의 진실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래로 우리나라는 대륙의 귀퉁이에 위치하여 대륙에서 흘러들어오는 온갖 문명을 받아들여 우리 방식으로 소화시켜 꽃을 피우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던 것입니다. 이제 거꾸로 해양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문명을 우리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전혀 새롭지 않은 일이라 하겠습니다.
저자가 편의점을 바라보는 시각은 세상을 치밀하게 지배하는 자들의 보이지 않는 촉수가 스며들어온 장소로 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 시대를 바쁘고 힘겹게 살아가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에게 생활상의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처소나 방편이라는 시각으로 넓히고 있는 것으로 읽었습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어쩌면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가지는 의미의 깊이를 더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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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미터 혹은 100미터에 한 곳씩, 길모퉁이를 지날 때면 언제나 자리하고 있는 편의점. 이 소형 마트는 이제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플라스틱에 담긴 도시락을 사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담배를 구입하며, 즉각적으로 필요한 기타 물건을 위해 편의점에 들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는 낯설지 않다. 무엇이 현대인을 편의점으로 이끄는 것일까. 매일 아침 편의점에서 아침식사용 삼각김밥을 사는 사람에게 “왜 편의점을 이용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아마 “편리하잖아요”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편의점을 선호하는 것은 꼭 편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집 앞의 구멍가게가 있어도 멀리 떨어진 프랜차이즈 편의점으로 달려가 스타킹을 구매하는 심리는 ‘편의성’ ‘편리성’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사회학>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소비심리 속에는 일정한 사회학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고 밝힌다. 책에 따르면 편의점은 현대 소비주의 사회의 특징과 각별한 궁합을 보여준다. 편의점 공간 특유의 분위기, 다시 말해 밝은 빛으로 가득한 세련된 내부, 안과 밖을 적당하게 나누어주는 투명 유리, 내가 다가가는 것을 즉각적으로 느끼고 활짝 열리며 열렬히 환영하는 자동문, 한마디 말을 나누지 않아도 되는 점원과의 적절한 관계, ‘무언가 고상한 행위를 하고 있다’ 느끼게 만드는 청결함과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고요한 음악 등. 이 모든 것이 “무한 소비의 속도전에 동원되는 소비기계가 아니라 문화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끔 만드는 전략”이라고 소개한다. 저자는 편의점을 신속하고 방대한 소비를 누리게끔 하기 위한 신자유주의의 원칙의 집약체로 본다. 이를 사회학 용어로 ‘사회의 맥도널드화’라고 한다.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맥도널드화는 현대사회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에 누구도 이물감을 느끼지 못한다.
맥도널드 원리는 크게 보아 네 가지다. 첫째는 효율성인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시간 동안 한 끼를 그럴듯하게 해결하는 데는 그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계산성이다. 셋째는 예측가능성이다. 뉴욕에서나 부산에서나 어제나 내일이나, 음식의 질과 내용은 표준화되어 있어서 실패할 경우가 없다. 끝으로 자동화를 통한 통제성이다. 셀프서비스를 따라야 하고 좁고 불편한 좌석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저 먹고 빨리 일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결국 근대사회의 새로운 식당형태로서 패스트푸드는 소비자와 경영자, 피고용자 모두에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이다.
맥도널드화는 편의점의 ‘기계적 비인격성’에서 정점에 도달한다. 계산원과 구매자는 그 어떤 개인적인 대화도 필요치 않다. 최대한 빨리 계산하고 다른 사람의 돈을 받는 것이 계산원에게 주어진 목표다. 모니터가 있기 때문에, 서로 원한다면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통과할 수도 있다. 일종의 ‘무관심의 배려’다. 여기서 편의점 알바생은 인격체가 아닌 ‘단순노동 종사자’로 받아들여진다. 그의 자리는 색채가 없기 때문에 꼭 그가 아니어도 된다. 유니폼만 입혀 놓으면 다른 사람으로 금세 대체될 수 있다. 저자는 이처럼 “편의점 공간은 점점 기계를 닮아가고 그 안의 사람은 덩달아 로봇이 되어간다”고 진단한다.
현대인들은 이를 오히려 반기고 있다.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고 지내는 이른바 ‘거대한 관대’를 환영하고 ‘무관심의 배려’를 긍정한다.” 빠르게 소비하고 다시 소비하는 것이 목표인 자본주의에게는 최적의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의 긍정에 힘입어, 편의점은 블랙홀처럼 주변의 생활 서비스 상점들을 흡수하는 중이다. 식당 대용으로, 술집 대용으로, 종합 생활서비스센터 대용으로, 금융기관과 공공서비스 대용으로, 심지어 치안과 사회복지 부문 대용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저자는 편의점의 무서운 문어발식 확장의 폐해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본다.
편의점을 신자유주의 시대의 통치 인프라 혹은 도시 장치로 의심하는 까닭을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그것은 양과 속도의 측면에서 재화와 용역의 순환을 촉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 또한 그것은 신종 도시 인프라로서, 개인화된 경제 주체의 이동성과 유목성 증대에 기민하게 기여한다. 자본주의 체제에 부응하는 소비주의 인간을 양산하는 데도 편의점을 일등 공신이다. 편의점에 의해 신자유주의적 의식과 일상이 알게 모르게 육화肉化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편의점은 문화 공간을 자임할 뿐 아니라 금융이나 치안, 복지와 같은 공적 기능에까지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끝으로 편의점은 현대인의 취향과 행동 패턴 및 경향을 빈틈없이 꿰뚫고 기록하는 정보 수집가이자 사회 분석가이기도 하다. 이처럼 편의점은 신자유주의 모바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신종 도시 통치 인프라로 급부상 중이다. 그럼에도 막상 현실 속 우리들은 편의점이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생각만 할 뿐, 세상을 은밀히 지배하는 편의점의 숨은 권력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통치 장치로, 소비를 위한 존재로, 감시의 대상으로 ‘기꺼이’ 지배받고 있는 현대인들을 꼬집는다.
편의점의 무서움은 이것만이 아니다. 오늘날 편의점은 2030세대가 소비의 주를 이룬다. 값싸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편의점만큼 적절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낙오자나 희생자들이 편의점에 의지하는 정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이 책은 “88만원 세대의 밥집은 편의점”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은 ‘사회 양극화’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 편의점 방문의 주 목적은 값싸게 '식사대용 식품'을 찾기 위함이다
또한 편의점에는 ‘갑을관계’의 논리도 숨어 있다. “편의점 본사가 갑이고 점주가 을이라면, 편의점 안에서는 점주가 갑이고 알바생이 을이다. 편의점 세계에서는 알바가 ‘을 중에 을’이 되는 구조다”라고 소개한다. 앞서 보았듯이 알바생은 ‘인격체가 아닌 값싼 노동자’이기 때문에, 그가 부당한 처우에 항거하는 뜻에서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더라도 그 대신 다른 사람에게 편의점 유니폼만 입혀놓으면 그 빈자리는 바로 채워진다. '인격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쓰고 쉽게 버리면 그만이라는 뜻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깨닫고 함께 헤쳐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하나둘씩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그러한 노력들이 연대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가기에 당장에는 편의점이 너무나 가깝고 편리하여, 사회 전반의 구조적 현실에 대한 자각과 성찰을 알게 모르게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저자는 편의점을 “세상의 근본적 변혁을 가로막는 마취제나 진정제 아니면 일종의 이데올로기에 가깝다”라고 평가한다. 편의점은 현대인을 점점 개인화시켜 양극화의 심화가 사회 혁명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교묘하게 작용한다.
저자는 “이처럼 편의점이 생활의 중심, 생활의 도구, 생활의 방법으로서 확고히 자리 잡기 시작하는 마당에 이를 학문적으로 방치하거나 간과하는 일은 지식 사회의 직무유기”이기 때문에 펜을 들었다고 말한다. 사회적 불합리에 항의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오는 시민들이, 그 촛불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르는 아이러니를 꼬집고 이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보라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편의점. 이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편의이고, 무엇을 위한 편리인가? ……편의점에 점점 더 예속되고 중독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삶의 질 향상 및 도시 공동체 재건을 위해 선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국 편의점 사회에 대한 시민적 주권의 회복과 유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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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사회를 아느냐?" 편의점을 통해 우리 시대의 삶과 사회를 말하는 책 《편의점 사회학》이 던지는 화두다.
파출소나 우체국보다 훨씬 찾기 쉬운 '국민점포' 편의점. 현대 사회의 축도이자 도시 생활의 단면인 편의점을 알면 우리 사회가 보이고 우리 시대가 읽힐 것이라는 기대가 《편의점 사회학》의 출발점이다. 편의점의 개념과 역사, 한국사회에 등장하고 확산된 과정, 한국형 편의점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이론적 가이드이자 분석적 프레임을 통해 편의점 사회학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1년 365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공화국 시대. 시간, 장소의 편리성과 상품의 상대적 다양성이라는 매력을 가진 편의점의 이면에는 프랜차이즈 체인형이라는 갑과 을의 시스템 속에 또다시 을 중의 을이라는 편의점 알바까지. 편의점 사회의 다양한 명암을 갖고 있다.
『 오늘날 우리나라의 편의점 업계는 일찍이 마르크스가 예견한 "자본의 집적 및 집중의 증가 현상"을 보여 준다. 소수 거대 자본의 독점력이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신규 업체가 뚫고 들어가기에 편의점 시장의 진입 장벽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높다.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 - p49
우리는 과연 편의점에서 무엇을, 그리고 왜 사는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가, 타율적인 조건 속에서 무심코 사게 되는가. 편의점에 의해 '소비하는 인간'으로 만들어지고 길들여지는 측면은 필요에 의해 편의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에 의해서 필요가 생기는 논리 구조다. 상품의 세계인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소비는 더는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사회화된 행위라고 한다.
흥정, 에누리없이 살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뿐인 쇼핑의 맥도널드화와 더불어 매뉴얼의 공간, 무관심, 기계적 관계로 인간적 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는 편의점의 포스기, 유통관리 부분은 편의점이야말로 정보기술혁명이 이끌어낸 정보산업의 대명사라는 것을 말해준다.
『 편의점은 유통 분야에 있어서 효율성과 계산성, 예측 가능성, 그리고 통제성으로 대변되는 합리적 근대 사회의 대표적 화신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현대인이 좋아하는 장점과 매력으로 가득하다. 』 - p86
한국경제의 세계화 과정에서 유통산업 구조가 생계형에서 기업형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24시간 사회로 인해 즉시성과 처분성의 수준이 높은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일회용 생활용품 등의 성장 그리고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최대한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요구함과 동시에 거대한 관대와 무관심의 배려를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면서도 엄청난 경쟁과 불안, 방황, 위험 속에 버려지는 이 시대의 성격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편의점이다. 한마디로 쿨해도 너무 쿨한 것이다. 88만 원 세대의 밥집 역할이면서 ATM 기계, 약국, 간이주점, 택배 등 복합 만능 생활거점인 편의점은 양극화 시대임에도 일탈의 공간으로 작동하므로 현실의 구조적 모순을 잊거나 참게 하는 아편과도 같은 곳이다.
△ <편의점 사회학> 주석 中
『 편의점의 존재 양식이 내포하는 사회적 의미를 자각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날 편의점이 불안하고 부정의한 양극화 시대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모종의 버팀목이나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 - p145
《편의점 사회학》에서 말하는바 대로 편의점을 보면 한국 사회를 읽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편의점이 과연 누구를 위한 '편의'이고, 무엇을 위한 '편리'인가? 편의점 이면의 불편한 진실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거론한다. 우리 사회가 정작 어떤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지 진지한 물음이 필요할 때라는 것이다. 인문·사회과학적 시선으로 편의점에 대한 사회학적 재발견을 하는 《편의점 사회학》을 통해 을의 공간, 편의점 사회의 명암을 엿볼 수 있다. 이 사회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너무나도 생생한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하지만 이런 화두를 던지는 저자 같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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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사회학이라는 책 제목만으로 굉장히 어려운 책인줄만 알았다. 사람이 참 철학, 인문학, 사회학등의 무슨 무슨 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딱딱하게 굳는 기분이 드는지,,, 그런데 이 책이 배달되어져 온 날 책상위에 놓여진 책을 가장 먼저 집어든 사람은 우리 신랑이다. 평소 그렇게 많은 책이 와도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던 신랑이 어쩐 일로 책을 집어 들고 그것두 한참이나 들여다 보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럴만도 하다. 집에서 한발짝만 나가면 눈에 가장 먼저 띄고 제일 많이 보이는 곳이 바로 이 편의점이다. 언제부터 편의점이 생겨났는지 어느순간 우후죽순처럼 솟아 나더니 이제는 동네수퍼는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를 편의점이 대신하고 있다. 이 책은 편의점에 대한 유래와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등 사회 전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어떻게 발전해 가고 있는지를 속속들이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사회학이라는 제목을 단것처럼 무지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닌 무척 공감이 가고 흥미가 이는데다 나의 편의점에 대한 시각까지 들여다 보는것같은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얼마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이 퇴임후 동네 편의점 아저씨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편의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웹툰으로 인기를 끌었던 '와라 편의점'이라는 만화에서는 편의점 알바생과 고객과의 웃지 못할 이야기가 인기를 끈적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소설속, 영화속, 드라마속에서 속속 등장하는 편의점이 어느순간 우리 곁에 살며시 찾아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이 되었는지 되짚어 생각해 보게 만든다. 1920년대 인류의 위대한 발명인 냉각기술의 발달로 사우스랜드라는 제빙회사가 얼음 판매를 시작하면서 동네 주민들의 냉장고나 냉동고에 불과했던 그곳에 사람들의 생필품을 구비해 팔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곧 세븐일레븐이라는 편의점의 시초가 된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이 편의점을 가장 빨리 받아 들였고 우리는 20년이나 후에 편의점을 열게 되지만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편의점의 문턱을 높게 받아들여 곧 문을 닫고 만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1989년 세븐일레븐이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점에 문을 열면서 서서히 편의점시대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 불과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도심, 농촌, 어촌, 섬등 축제장까지 찾아가는 트랜스포머 편의점까지 등장해 편의점이 손이 뻗치지 않는 곳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세븐일레븐의 로고중 'ELEVEn' 끝 글자가 소문자인 것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 편의점이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일까? 일단 편의점을 떠올리면 통유리창으로 들여다 보이는 진열된 상품들이 매혹적으로 다가오고 무엇보다 동네 구멍가게보다 물건이 깨끗하다는 생각이 든다. 밤 12시가 넘은 야심한 시각에도 찾아가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수 있는데다 컵라면이나 도시락으로 한끼 식사를 때울수도 있고 이제는 카드가 아닌 티머니로도 계산이 가능한데다 물건을 고르고 사는데 있어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개인주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 있어 편하게 드나들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지금의 편의점 시대를 이끌고 있는듯 한 기분에 사실 좋기만 한건 아니다. 해외 여행을 가게 되면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편의점이다. 급하게 사야할 물건이 생겨서 이기도 하지만 그 나라 편의점에 가면 그곳 사람들의 생활상을 들여다 볼수도 있고 그 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것들을 기념품으로 살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언어조차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참 편리하기 이를데 없는 공간이 바로 편의점이다. 그만큼 이제는 편의점이란 생필품을 비롯 먹거리와 사람들의 취미에 관련된 물건들, 우체국, 민원창구등 거의 모든것이 가능한 공간이 되어 있다는 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동네 상권을 빼앗고 에누리 없이 정가 그대로 물건을 팔고 있다는 사실이 살림을 하는 주부입장에서는 잘 가지 않는 곳이 되게 하고 또 청소년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유해한 담배와 술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사실이 불편하며 그곳에서 마땅한 시급을 받지 못하고 고생하는 알바생들에 대한 처우가 몹시 불쾌하다. 게다가 그들에게 기한이 지난 것들을 공짜로 나눠주는것처럼 하는데다 한끼 식사로 대체하게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무엇보다 편의점을 운영해 나가는 점주보다 회사에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주는 곳이라는 사실은 씁쓸하기 그지 없는 정말로 불편한 진실이다.
(편의 점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의 연령층과 선호하는 상품과 물건의 유통을 모두 파악하게 만든 편의점 포스기) 저자는 작가들의 책속에 등장하는 편의점에 대한 이야기를 인용해 지금 우리들에게 있어 편의점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왜 사람들이 편의점을 찾아 가는지, 우리가 편의점을 이용하는데 있어 그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고 또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정보를 그들에게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 등을 흥미롭게 펼쳐보이고 있어 책속에 등장하는 참고 작품들에 대한 관심도 끌어 내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서민들의 상권을 장악하고도 서민들에게 참으로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편의점이 과연 누구를 위한 편의점인지를 생각해봐야하고 더불어 공존해갈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 편의점 사회학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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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m란 경계가 무색할 정도로 모르는 사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곳이 있다. 그 곳은 이제 '한 집 걸러'란 말이 될 정도로 익숙해진 공간이기도 하다. 아직 나는 그 곳에 들름이 익숙하지 않은데, 사람들은 무담시 수시로 들락거리는 곳이 되었다. 호락하지 않은 가격이란 의미를 넘어 편리함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곳, 편의점이다. 하지만 아비토끼와 나에겐 쉽게 지갑을 열어 소비되어지는 곳이 아니다. 그나마 아비토끼는 담배와 복권을 사기 위해, 나는 교통카드 충전을 위해 들르는 곳 정도이다. 이렇게 우리네 삶에 기하급수적으로 생겨 난 전방위 생활 밀착형 복합 공간이 된 편의점이 근래에 들어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데... 그에 대한 속사정이 너무 궁금하던 차에 접하게 된 책, <편의점 사회학>이다.
전후 자본주의 시장이 활성화 된 미국에서 처음으로 생긴 편의점은 이후 보이지않는 잠재적 성장동력인 동아시아 국가에까지 판도를 넓혀 일본으로 상권을 넘겨주었고, 일본은 자체 개발과 토착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리고 1989년도에 드디어 우리나라에 상륙한 편의점은 사회 복합적으로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해 호황을 누려왔다. 불과 20,30만에 세계적인 '편의점 왕국'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 대한민국은 인구대비 편의점 수가 가장 많은 국가, 국민 점포, 가장 세계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모델의 전형이 되었다.
책에는 그동안 편의점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문제들까지 정치,경제,사회,문화... 복합적이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잘 설명되어 있었다. 아울러 요즘 많이 회자되어진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갑,을 관계까지..... 좋아보이고 편리함 이면에 민감하면서 불편했던 사례들까지 속속들이 엿볼 수 있었다. 대기업의 거대 자본이 들어오고 그 거대 자본에 설 자리없어 힘겨워 쓰러지는 동네 작은 상권들, 나를 포함 수요자 우선으로 자본이 움직이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대안은 없어보였다. 이렇듯 거대 체인망 '편의점' 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어떤지를 쉽게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편의점의 경제학이라 이름 붙여도 무방할 것 같다.
사람 한 명이라도 살 수 있는 곳에 다 입점된 편의점.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no란 대답을 거부하는 어느새 우리 삶 테두리에 거대 공룡이 되어버린 편의점. 무심한 대면, 익명의 공간, 거대한 관대, 무관심의 배려... 이렇듯 지극히 개인적이고 시크하며 쿨한 편의점에도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당당하다는 말일까? 情이 고프다...... 다정함도 병이 되는 사회가 그립다.
집 앞 상가에서 가정백반을 먹는다 가정백반은 내 집에 없고 상가 건물 지하 남원집에 있는데 집 밥 같은 가정백반은 집 아닌 남원집에 있는데 집에는 가정이 없나? 혼자 먹는 가정백반 남원집 옆 24시 편의점에서도 파나? 꾸역꾸역 가정백반을 넘기고 기웃기웃 가정집으로 돌아가는데
대모산이 엄마처럼 콧물을 훌쩍이는 저녁
<가정백반> -신달자-
모든 것이 있는 편의점 속에 가난하고 팍팍한 마음이 둥둥 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싸~했다. 하루 많으면 2,3번은 집 밖에서 먹게 되는 밥. 혼자라는 쓸쓸함과 그 삭막함이 '편의점'에 있었다. 이렇게 편의점을 둘러싼 삶들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면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면 사이에서 회색지대로 공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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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80년대에서 90년대 초 '국딩'이던 내게 점빵이란 곳은, 세 대가 나란히 놓여 있는 50원짜리 오락기를 한 켠에 둔 없는 거 빼곤 다 있는 간판도 없는 구멍가게였다. 생각해 보면 오락실, 완구점, 식료품점, 부식가게까지 겸한 나름의 멀티스토어였던 그 자리를 지금은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저마다의 간판을 달고 깨끗한 인테리어와 발랄한 분위기로 무장한 편의점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편의점 인구 대비 밀집도는 OECD 국가 중 단연 최고를 자랑하는 수준으로, 그 발상지인 미국에서 건너와 일본을 거쳐 상륙했던 1980년대부터 급상승가도를 타며 현재도 멈출 줄 모르는 개점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하얀 대리석으로 된 바닥과 종업원의 기계적인 인사, 협소한 공간이지만 거의 모든 생필품과 서비스를 구비하고 있는 완벽한 장소라는 것이다. 이렇게 편리하고 접근성이 용이한 편의점이 한편으론 거래 관계에 종속된 모두를 감시하고 최근 예능프로나 개그코드의 소재로 사용되는 '갑을관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좀처럼 입밖에 내기 껄끄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편의점에 들어가면 일단 일반 슈퍼와는 다른 몇가지가 눈과 피부로 느껴진다. 최소한의 대화로 물건 구입이 이루어지는 쿨한 손님과 알바생, 그리고 상품들이 일렬종대 앞을 보고 구매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한 정갈함은 매대에 내팽개쳐져 있는 다른 가게의 그것들과 확실히 구분된다. 사실 편의점의 상품 배치와 구성, 재고관리, 직원교육등은 그 수익 증대를 위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치밀하게 계획되어지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이다. 냉장시설로 대변되는 신선함과 점차적으로 더해진 은행, 우편, 복지, 치안, 금은방, 복지센터의 기능부터 고차적인 상품 취급까지 이러한 모든 서비스와 생활 집결지의 장소라는 점이, 편의점이 다른 유통업체들과 일렬 선상에 있을 때 선택되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편의점은 24시간 오픈이라는 강점을 무기로 전국 구석 구석 다양한 형태로 그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땅끝 마라도에서부터 군대, 학교, 교도소, 한 때는 북한의 금강산에까지. 그 끝을 모르는 질주는 사람이 살고 소비가 가능한 지역이라면 어디서든 이어질 기세다. 편의점은 대개 대기업 산하의 프랜차이즈 형태로 존재하는데 본사와 가맹주 그리고 점원의 고리로 연결된 갑을 종속관계의 불편함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업계 폐단일 것이다. X세대로 일컬어지던 지금의 30-40대들은 한 때 자신의 젊은 시절, 돌연 나타난 '편의점'이라는 이국적 소비자본주의의 아이콘을 열렬히 환호하며 선망했다가 현재는 창업의 한 형태로 눈길을 돌려 사업에 뛰어들게 되면서 '갑'이면서도 '을'의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스스로 몸을 던진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초창기 선진문화의 대표적 상징이었던 편의점은 지금, 독거노인과 88원 세대의 한끼 식사를 판매하고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를 방관하며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하는 대우와 인격적 모독도 감내하며 참아내는 직원들의 답답한 속을 대변하는 등 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편의점이 의미하던 서구문화와 편리성은 저자의 사회학적 측면에서 관찰되고 파헤쳐지길, 그렇게 겉으로 드러난 장점보다 간과되고 있는 단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지구적으로 확산된 편의점이 지역화와 토착화를 거쳐 현지인들에게 좀 더 친근하고 경쟁력있게 다가선 것은 사실이나, 1인 가구와 핵가족의 확산으로 인한 소비 주체의 개인화는, 쉽고 빠르게 쓰고 버리는 소비 문화를 조장하고 그것은 자연히 현대사회의 자본주의 체제의 필요악으로서, 신자유주의의 통치 장치로서 편의점이라는 만능 복합 생활 거점을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편의점을 사회적 양극화 현상의 발견 장소로서 각자가 어떠한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이용해야 할지에 대한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마인드가 새삼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핵심이다. 또한 그것은 '편의점 사회학'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편의점의 온갖 혜택과 안락함에 길들여진 우리로서 다시금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주위를 좀 더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해답에 가까워 질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금도 우리 나라 3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g25, CU는 자체 개발 브랜드 및 고객 만족 응대로 더 이상 좁혀질 수 없는 그 들만의 전쟁터에서 오늘도 24시간 소리없는 싸움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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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저렴하지가 않다. 그리 머지않은 곳에 보다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편의점 이용은 계속된다. 고칠 수 없는 습성마냥. 동네 구멍가게들이 생명력을 잃었다. 자가용이 보편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조금 멀더라도 규모가 큰 매장으로 향하게 된 탓이다. 그래도 소소하게 이것저것 구입을 하기 위한 장소들이 필요했다. 기존의 상점들이 기를 못 펴는 동안 편의점은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도심한복판이라면 그 정도가 더 하겠지만, 오로지 아파트와 주택만 존재하는 곳에서도 편의점은 적잖이 들어왔다. 모든 가게가 돈을 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24시간 동안 문이 열려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 이들이 상당수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약도 판매한다. 백화점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제법 많은 품목을 갖춘 편의점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편의점은 다분히 외래적인 무언가다. 미국에서 최초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시초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편의점을 찾기가 쉬워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말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2만 4559개가 넘는 편의점이 존재한다.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지 않아도 손쉽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미지의 편의점 창업 쪽으로 IMF이후 퇴직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자본을 갖고 시작할 수 있고, 이미지도 나쁘지 않다는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인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다. 기하급수적으로 편의점의 수가 늘면서 개별 가게의 수익은 줄어들었다. 무엇보다도 대다수의 편의점이 대기업을 끼고 하는 형태다 보니 그렇다. 초기에 적은 비용을 투자하는 반면 거두어들일 수 있는 수익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고생하는 것에 비하면 수익이 적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은 혼란스러워한다. 게다가 모든 매장이 동일해야 한다는 원칙 하에 본사에서는 점포의 간판을 바꾸거나 설비를 업그레이드 할 것을 요구한다. 돈을 좀 벌었다 싶으면 이내 점포에 벌어들인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형국이다. 알바생들의 사정은 점주보다 더욱 나쁘다. 대다수가 기본적인 4대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이며, 최저생계비의 보장은 꿈도 꾸지 못한다. 알바생이라는 불안정한 상태로 인해 그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번지르르한 겉모습과 달리 속으로는 문제가 많은 곳이 편의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의 번성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인들의 삶을 정확히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많은 이들이 3~4인 미만 혹은 1인 가구 형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다양한 품목을 소량 구입하기에 편의점은 적격이다. 비록 가게 면적은 적으나 그 적은 면적 안에 참으로 다양한 품목이 있어 한 곳에서 모든 것을 구입하는 게 가능하다. 같은 규모의 구멍가게에는 때때로 재고가 떨어진 물건들이 존재하지만 편의점은 그러한 일이 드물다. 고객들의 구매 정보가 바로바로 본사로 전송되고, 고객들이 선호하는 품목에 대한 분석이 신속하게 행해지기 때문이다. 정가제라는 점도 장점처럼 작용한다. 물건의 가격을 묻거나 복잡하게 에누리할 필요가 전혀 없다. 물건을 판매하는 이와 어떠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이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깔끔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건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현대인에게 상당한 강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동네 자그마한 구멍가게와 달리 모든 물건이 획일화돼 있어 마치 맥도날드를 연상시킨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편의점이 지닌 강점은 단점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편의점의 끊임없는 진화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밥과 반찬은 물론 국까지 제공하는 편의점 도시락은 과거와 달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삼각김밥 역시 외국이라면 그리 많은 판매를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성공하지 못한 이들,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의 눈물까지도 수용하고 남을 것 같은 편의점 음식들이야말로 현대인의 씁쓸함을 담아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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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 즉각적으로 전해 받을 수 있는 느낌-약간의 부정적이면서 약간의 진보적이면서, 읽는 자신을 위한 약간의 변명까지 마련하고 싶어지게 되는-그대로였다. 편의점은 편한 만큼 위험을 감추고 있다는 것, 새롭지는 않았고 새삼스럽게 확인을 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편의점(CVS:ConVenience Store)은 편리하고 좋다. 요즘 시대에 이것만한 장점이 어디에 또 있을까. 게다가 값이 비싼 것도 아니니, 명품 아니면 물건으로 여기지 않는 귀족 입장이 아니라면 편의점의 효용성을 충분히 누리면서 살고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이를 거꾸로 말한다면 서글픈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소비자로서의 한계를 알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사회학을 분석하기 위한 자료가 넉넉하게 담겨 있다. 단순히 현상만 읽어도 좋을 나같은 독자에게는 그다지 쓸모 없을 자료인데 우리나라에 편의점 수가 몇 개나 되는지, 하루에 편의점에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미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대만은 어떠한지, 숫자로 제시하는 통계 자료에서 꽤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다.(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내가 그 통계 속 일원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재미있는 일이고.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두 속담은 가끔 내게 웃음을 짓게 한다. 어쩌라는 것인지, 알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그때그때 다르게 반응했던 것을 보면 정녕 선택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면서 속아주는 게 혹은 알면서 포기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건 내 생각이고. 편의점도 패스트푸드점도 대형마트도, 내 취향의 일부와 딱 맞으니 즐겨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연구할 영역이 많다는 뜻도 되겠다. 우리가 취하는 물건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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