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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부재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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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표지의 그림은 퍼즐 조각같이 다가왔다. 제목은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듯하다. 붓다와 십자가의 조합이라니... <이책은> 김영사의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저자는>  저 : 김종록 ---발췌하다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동양사상과 역사담론을 탄탄한 서사구조에 담아내는 선 굵은 글쓰기를 해왔다. 강단 안팎의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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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표지의 그림은 퍼즐 조각같이 다가왔다. 제목은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듯하다. 붓다와 십자가의 조합이라니...

<이책은>

김영사의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김종록 ---발췌하다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동양사상과 역사담론을 탄탄한 서사구조에 담아내는 선 굵은 글쓰기를 해왔다. 강단 안팎의 여러 대가들에게 동서양 철학과 한국인의 혼을 훈습한 그는 스물아홉에 쓴 『소설 풍수』로 일약 밀리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이후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달의 제국》, 한국문화의 원형을 찾아 발로 쓴 산문집 《바이칼》, 근대문화유산 답사기 《근대를 산책하다》 등을 썼다.

<책내용 맛보기>

 책소개 중에서 발췌하다

文/史/哲을 관통하며 시대의 신경을 건드려온 그가 3년간 집요하게 파헤치고 벼락같은 문장으로 써내려간 팔만대장경 비밀의 판타지.

하나의 진리를 지키려는 자와 또 다른 구원을 꿈꾸는 자의 쫓고 쫓기는 대결. 고려 최대 국책 프로젝트 팔만대장경에 새겨진 낯선 상징과 이교도의 것으로 보이는 괴이한 문장을 두고 벌이는 대장도감 승정과 위험한 각수장이의 영혼을 건 전쟁. 수난과 폭압의 시대, 진정한 구원과 이상세계를 찾아가는 모험의 역사가 장대하면서도 섬세하게, 도발적이면서도 진실하게 펼쳐진다.

정교하고 폭발적인 작가의 상상력 앞에서 저항할 수가 없다. 8만 1,258장에 남겨진 진리, 대한민국이 탄생시킨 세계적 문화콘텐츠 팔만대장경에 남겨진 미스터리를 조명한 최초의 장편 대작이다.

 

<책읽은 소감>

1권에서는 지밀 승정과 인보 스님이 감찰의 목적을 가지고 부인사로 와 마을 공동체에 머물게 된 싯점이었는데, 2권에서는 본격적인 감찰에 돌입함이다. 갑자기 봉사가 되어 버린 지밀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잠시 앞일을 보기도 하나 그 답답함과 막막함은 말로 할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인보 스님이 영 안와서 냉방에서 하루를 넘기고 맞은 아침, 인보 스님의 주검을 알리러 온 전장군. 전장군의 손에 이끌려 지밀은 인보 스님의 사인을 밝히려 동분서주한다. 그런 와중에 알게 되는 여럿들. 탁연 스님, 사자견을 이끌고 다니는 어린 소녀 가온, 가온의 어머니 여옥을 통해 사십 평생 처음으로 육체적 뿌듯함을 알게 되는 경지. 김승을 만나게 되는 동굴 안. 두런거리는 말소리들이 예배보는 것이고...

 

그 안에서의 어떤 느낌이 전해지며 지밀은 눈이 떠지고, 흰옷을 입은 신자들이며 경교도들을 대면한다. 그러나 평등한 세상이 거기에 있었다. 지밀은 마음 속이 번뇌다. 이교도라 몰아부치기도 애매하고 불교를 욕하기도 뭣하고. 오히려 합리적이며 중생을 편안하게 하는 건 경교도가 더 적법해 보이나니, 지밀은 경외스럽게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진정으로 부처님의 자비가 다른 이름으로 화한 이 곳. 이 곳 사람들은 평화로워 보이며 저마다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부지기수지만 서로를 위해주고...천국이 따로 없다...점차 경교도에 호기심을 보이는 지밀.

 

집정 최이와 그의 아들 최항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이에 반하여 최이의 건강도 악화 일로다. 여색에 빠져 정력제를 노상 복용하다시피하니 아랫도리는 한나절이나마 힘을 쓰건만 간이 버텨낼 재간이 없다. 그 아비의 아들 아니랄까봐 최항도 여색에서는 아비를 앞지르면 앞지르지 결코 뒤쳐질 수는 없는 법. 종두득두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음이라. 초파일 연등제에서 비구니를 보고선 그날부로 범해 버린 최항의 애첩이 된 심경은 김승의 수양딸이렷다. 마을 공동체에서 심은 간자이기 이전에 아비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하강한 선녀다. 심경의 미색에 집정 최이까지 침을 삼켰지만 아들의 여자라 차마 참는다.

 

김승을 통해 알게 되는 사실, 사실들.

대장경판이 불 탄 이유를 아시요?

그걸 모른단 말이요, 몽골 오랑캐들이 그랬잖소.

허허, 모르시는 말씀.

그건 집정 최이가 승병 별동대들을 이끌고서 꾸민 자작극이라오...

불교계와 합심도 하면서 민심도 바로 잡으려 말이오.

불교계도 잘 모르죠. 오래된 대장경판이 불탔으니 서둘러 각수장이를 동원해 복원하려는 노력들만...

 

아뿔사, 사달은 그렇게 난 거로구나...

 

 

중략

 

'신앙인은 각별히 경계해야겠더구나.  모든 신성은 찬양되는 그 순간이 곧 신성모독일 수 있음을 똑똑히 봤으니까 말이다.'

 

<<중론>>에 의하면, 언어가 실제를 구성한다.  뿐더러 세상에 없는 것마저도 언어로 담아내면 존재하는 것처럼 되고 만다.  그래서 언어는 우리를 곧잘 속인다.  그뿐인가.  똑같은 언어를 써도 세계관이 다르면 개념이 다르고 개념이 다르면 서로 대화가 되지 않는 법이다.  인간은 언어라는 '의미의 장'에 갇힌 존재이기 때문이다. ---192 페이지

 

나는 비종교인이다. 그렇기에 종교에 대해서 잘 모른다. 관심이 없기에 알고자 하는 호기심도 별로 없다. 다만, 어린 시절 할머니를 따라 깊은 산 속의 절을 다녔다. 뭘 알아서가 아니고 나를 데리고 가셨기에 따라간 것일뿐. 나는 양향성을 가졌다. 조용하고 혼자 있음을 즐기면서도 그런게 또 외롭고 서글퍼 사람들 속에 어울리고도 싶다. 깊은 산 속에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 목탁소리, 낙숫물 소리, 산새 소리, 물소리, 맑은 공기, 초록이 주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그런 정서가 좋다. 자비라는 뜻이 좋다. 자꾸만 권하고 채근하지 않아서 좋다. 법정 스님을 존경한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라기보다 스님의 글이 좋아서다. 자연예찬을 하신 평범한 문장 속에 인간사의 바른 길이 있다. 잘 실천할 수는 없어도 크게 엇나가려는 마음은 없다. 그런 스님이 그리운 시절이다. 종교인들은 그 안에서 사람이 사는 도리를 전파하는게 맞다고 본다.

 

 



k******5 2014.02.18. 신고 공감 3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있던 이 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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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신앙(종교)이란 무엇인가? 종교가 없는 사람이 종교를 지닌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종교가 다르면 삶의 전반적인 빛깔까지도 달라질 수 있기에 전쟁을 마다하지 않기도 한다. 한 종교를 이해하려면 편협의 마음을 버리고 그 종교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받아들여지고 성장했는지를 먼저 알아야한다. 이 점에서 인류는 많은 실수를 저질러왔다. 종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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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신앙(종교)이란 무엇인가? 종교가 없는 사람이 종교를 지닌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종교가 다르면 삶의 전반적인 빛깔까지도 달라질 수 있기에 전쟁을 마다하지 않기도 한다. 한 종교를 이해하려면 편협의 마음을 버리고 그 종교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받아들여지고 성장했는지를 먼저 알아야한다. 이 점에서 인류는 많은 실수를 저질러왔다. 종교의 억압이 바로 그것이다. 억압과 금지를 구분한다면 억압은 더 나쁘다. 억압은 폭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

 

"바람이 불었다. 몽골 초원에서 일어난 황색 칼바람이었다."  1231년, 그 칼바람은 동방의 찬란한 문명국 고려에도 휘몰아쳤다. 이듬해, 최씨 무인정권 천하의 고려 조정은 몽골 기마군단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바다 건너 강화도로 수도를 옮기고 거기서 무려 39년간이나 버티며 저항했다. 그사이 버려진 국토는 몽골군 말발굽에 처참히 유린당한다. 본토에 남겨진 생민들과 산천초목, 가축들이 적들의 소모품이 되어 시간을 벌어주었다.

 

1231년 대구 부인사 고려대장경판이 불탔다. 1011년에 새기기 시작하여 76년 만에 완성한 초조대장경이다. 전쟁(이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의 와중에서 고려는 대장경을 다시 새기기로 한다. 강화도 선원사에 대장도감이 만들어지고 고려는 총력을 기울여 대대적인 판각불사를 벌인다. 1236년(고려 고종23)에 착수하여 1251년 무렵까지 이어진다. 이 국책사업의 결과물이 오늘날 세계문화유산이 된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이다. 세계문화유산은 현 시대와 미래의 세대들에겐 한켠에 놓인 '소중한 존재'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만들기위해 애쓰고 노력한 이들의 수고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뒷짐 지고 그것을 지시한 사람에 대해선 별도로 이야기를 나눠야겠지만..


말염과 이서

 

불타버린 대장경판을 다시 새긴것을 점검하는 과정 중에 새롭게 나타난 글자와 그림이 있었다. 마구간에 갓난아기가 누워 있고 한 여인과 수염이 풍성한 사내들이 경배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이런 글자들이 세로로 새겨져있었다.  말염회후산일남명위이서 (末艶懷後産一男名爲移鼠). 여러 갈래의 해석끝에 내린 결론은 '마리아가 임신한 후에 사내아이 하나를 낳고 이서라고 이름지었다.' 불교의 진수를 새겨넣는 경판에 이상야릇한 그림과 문자는 줄지어 나타난다. 심지어 卍자의 네 귀퉁이가 떨어져나간 열十자 문양이 종종 눈에 띈다. 이 소설의 테마는 바로 이 十자의 정체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이 미션에 지밀(指密)이란 승려가 투입된다. 말염은 마리아이고, 이서는 예수다.


 

 

눈과 혀

 

꼭 그러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우리 몸의 일부가 상실되면 다른 기능이 좀 더 예민한 반응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지밀은 다시 만들어지는 경판에 이상한 그림과 글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해보기 위해 해인사 출신 고려 최고의 각수장이 김승을 만나러 남녘땅으로 간다. 그 와중에 돌풍을 만나 며칠 눈이 먼다. 그 며칠 상간에 많은 깨우침의 시간이 찾아온다. 그 남녘땅 변산마을엔 몽골군에 끌려갔다 돌아온 신비의 환향녀 '여옥'이 있다. 어찌어찌한 사연으로 혀가 잘렸으나 복화술로 대화를 한다. 지밀은 경교(그리스도교)인들이 모여 사는 믿음의 공동체, 예배처에서 육신의 눈을 다시 뜬다. 경교도 여사제 여옥의 말이다. "복음은 세 치 혀로 전하는 전하는게 아니다. 나 아닌 다른 이에게 온몸과 정성으로 아낌없이 주는 사랑, 그것이 진정한 복음이니까. 세 치 혀로만 하는 신앙은 차라리 말을 않느니만 못하다."


 

밝혀지는 비밀 그리고 혼란스러움

 

진실이 밝혀질 때는 놀라움과 의구심이 함께 한다. 이제껏 알고 있던 사실이 허위라는 것은 주위 사람들을 찬찬히 다시 둘러보게 만든다. '나만 모르고 있었구나. 나만 바보였구나.' 지밀은 경판조각이 한창인 그곳 마을에서 촌장격인 김승에게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초조대장경이 불에 탄 것은 몽골군들의 소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부의 적과 계략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다. 하나하나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지밀은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를 마음에 키우게 된다. 그가 걷고자 하는 길은 통합의 길이었다. 이기심과 탐욕에 흠뻑 빠져있는 불교와 이제 막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경교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지밀이 그곳 경교마을을 떠나 다시 강화로 복귀한 후 중국에 간 사이에 그곳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저자는 영성이 가득한 소녀 '가온'의 입을 빌려 이렇게 향기로운 말을 남겼다.

"우리가 몹시 미워하는 어떤 것이 있다고 쳐요. 우리는 그것만 사라져주면 그 순간 천국이 될 거라고 굳게 믿죠. 정말 그것이 사라지면 천국이 될까요? 문제는 저마다 사라지기를 바라는 게 제각각이라는 거예요. 어쩌면 자기 자신도 누군가에 의해 간절히 사라지기를 바라는 대상일 수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사소한거라도 그게 없다면 세상은 완전한 세상이 아니죠. 완전한 세상에서 그것 하나가 빠져버린 세상이 되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미워하는 것이 사라지기를 바라지 말고 아름답게 변하도록 도울 일이에요."

 

이 소설은 팩션이다. 사실에 스토리를 더한 것이다. 팔만대장경을 둘러싼 여러 인물과 사물의 행적과 현존은 많은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제 일 같다. 작가의 치밀한 추적과 구성력은 나를 고려시대 그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한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과 글, 행적 그리고 남긴 물건들은 후세대 그 어디쯤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를 일이다. 나 지나간 자리에 배떠난 자리처럼 아무런 흔적이 없던가, 꽃밭 사이로 난 조붓한 길처럼 향기로울 일이다.


 



이달의 사락 s******5 2014.02.04.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부당한 세상에서 부당하지 않은 세상을 꿈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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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 시대를 주도하던 사상도 변화가 요구된다.  시대가 사상을 주도하면서 사상은 욕망에 오염되고 권력과 물질에 물든다. 그 때, 불교가 배척받기 시작된 원인은 오염된 불교 사상이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특정 종교가 대형화 대기업화되고, 성전을 상속하며, 더 큰 파이 조각을 갖기 위해 새벽에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물적 욕망을 갈구하는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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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 시대를 주도하던 사상도 변화가 요구된다.  시대가 사상을 주도하면서 사상은 욕망에 오염되고 권력과 물질에 물든다. 그 때, 불교가 배척받기 시작된 원인은 오염된 불교 사상이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특정 종교가 대형화 대기업화되고, 성전을 상속하며, 더 큰 파이 조각을 갖기 위해 새벽에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물적 욕망을 갈구하는 마음이 모여지는 것이 드러나면서, 더욱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조소당하고 배척받고 외면받는 까닭이기도 하다.

 

책 제목에서 예상했던 것은 불교 경전 혹은 성경을 해석하는 방법에서 붓다의 가르침과 예수의 말씀을 하나로 연결하는 단서가 있을 지도 모를 거라는 거였다. 소설은  지밀이라는 스님이 당시 타락한 불교와 무신 정권 전란 중에 붓다와 예수가 공통적으로 추구했던 이상향을 만들어가며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경교라는 기독교의 사상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묘사했다. 

 

사상에 동화되는 과정은 그 사상 자체 설득당하는 과정이 아니라 마을의 색다른 삶의 모습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이다. 신분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마을  지도자 김승은 경교승이다. 전쟁 속 살상과 폭압과 핍박 속에서 흙과 똥과 인육을 먹으며 살고 죽는 고려 땅 한 쪽 귀퉁이에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 없이 경교라는 하나의 사상 아래 모두가 정직하게 일하고 동등한 공동체를 일구고 살아가는 광경을 지밀에게 보여준다.  지밀에게 이 마을은 이상형이었다. 그리고 김승이 추구하는 것은 종교 자체가 아니라 종교적 사상을 이용한 혁명이었다.

오직 한 분 예수처럼 생경하고, 참신해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기대고 영혼을 맡깁니다.

지밀은 이렇게 종교를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목적에 이용하는 마을 지도자 김승을 비난하고 저항하나  도움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한다. '주옥같은 성경'이 대장경 목록에 들어가도록 힘써달라는 부탁과 무신정권을 치고 혁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삼별초라는 점조직으로 몽고군을 기습했고, 무신정권의 반란군 소탕 군인 야별초 기마대에 대항하고, 민중에 기생하는 썩은 불교 세력에 맞서며 선진화된 화약과 조직력으로 무신정권을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경교는 타락한 불교의 대안이었고, 민초들의 영혼을 한 곳으로 모을 힘이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최이 무신정권의 집정시기에 몽고군에게 백성과 수도를 내어주고 강화도로 천도한 후  흩어진 백성의 힘을 하나로 모은다는 명분으로 대장경판을 조성하는 과정이다.  이 때 서방의 종교 기독교의 한 종파인 경교를 믿는 흔적을 발견하고 조사를 나선 지밀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5C 경 콘스탄티노플  대주교 네스토리우스가 창시한 기독교의 한 교파인 경교는 페르시아를 거쳐 인도와 중국까지 퍼졌다. 동방 기독교로 통하는 경교는 로마교황청에 의해 이단시되었다. 이 책에서는 고려중기 경교의 전파 과정을 몽고 침략을 계기로 잡혀간 한 여인(여옥)이 몽골군 총사령관의 총애를 받아 아이를 출산하게 되고 당시 실질적 황후였던 베키가 아이의 대모가 되어 자연스럽게 예배당과 기독교 문화를 접하고, 후에 여옥이 다시 고려로 돌아가 이를 전파하는 것으로 풀었다.  베키는 징기스칸 연합 서방투르크의 영향으로 지배층이 모두 네스토리우스교인 외몽골 케레이트의 왕족이었다.   지밀이 조사 과정에서 만난 신비한 아이 가온은 여옥의 딸이었고, 가온은 신비한 힘으로 사람들을 모았다. 바람따라 물따라 선교를 위해 고국으로 돌아온 여옥은 여사제가 되었다. 가온만 알고 있다는 복음서는 유년기에 알고 있던 성서와, 석가모니, 노자, 공자의 말씀을 섞은 것이다.

 

전쟁은 교역을 불러왔고, 교육은 서로 다른 문물을 뒤섞었죠. 중략. 동방박사가 예루살렘에 갔듯 예수도 지금 내 나이 무렵, 동방을 순례하며 수행하죠. 그러다 자연스럽게 동방의 종교들을 접했겠죠

역사소설 특유의 남성적인 문체와 생경한 용어들 때문에 책 읽기에 집중이 필요하고, 술술 넘어가지 않지만, 두 권의 긴 역사 소설에는 단 몇 장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있다. 최이의 첩이 되어 암살을 모의하는 심경의 태생과정을 그린 부분이다. 고려 최고의 각수장이 김승의 딸 심경의 태생은 마치 설화같다. 비오는 오느 밤 사모하던 비구니와의 하룻밤이 씨앗이 되어 태어난 심경은 젖동냥으로 키운 아버지를 화재로 잃었다. 부인사 장경판전 경판 수리를 위해 그곳에 있던 아비는 몽골군의 공격으로 알려진 화재에 숨졌으나, 장경판전 화재의 원인은 몽골군이 아니라 최이 무신 세력이었다. 그녀는 원수를 갚기 위해 계획적으로 차기 집권자이자 최이의 아들 최항에게 접근하여, 첩이 된다.

내 일찍이 저녁 달빛에 서린 삶의 비의에 사무처 슬픔을 양식으로 먹고 자랐으니, 그리하여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서의 서성거림이 인생임을 진작 알았으니, 슬픔은 내가 세상 살아가는 근원적인 힘이다 p64

탐욕을 제도화한 인간들의 교활함이 만드는 부당한 세상에서 불공평한 제도가 없어지고 부패의 고리가 끊기면 이상향이 실현될까. 절대권력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노동력에 빌붙어 놀고 먹는 지배 계층 무리가 없어지면 이상향이 실현될까. 실패한 혁명 뒤에 죽어간 무수한 사람들의 흔적은 역사에 남아 있지만 실패하기도 전에 혁명을 꿈꾼 사람들이 목숨과 맞바꾼 이상향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팔만대장경판에 아주 작은 단초들을 남겼다. 상상력을 통해서만 그려질 수 있는 작은 단초는 이렇게 당시의 삶을 재현하고 이야기가 되었다. 꿈꾸지 말아야 할 것을 꿈꾸었던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했기에 소설이 된 이야기.



g******1 2014.03.19. 신고 공감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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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십자가 2 - 김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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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시간에 배우던 것이 가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 아니면 제대로 알고 있는 사실일때가 많은거 같아요..우리는 '팔만대장경' 그러면.. 몽고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국책사업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럴까요??   백성을 버리고 도망간 '최씨정권' 그들은 자신들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벌인 국책사업이란 말이 왠지 맞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읽는내내로 얼마나
"붓다의 십자가 2 - 김종록" 내용보기

국사시간에 배우던 것이 가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

아니면 제대로 알고 있는 사실일때가 많은거 같아요..우리는 '팔만대장경' 그러면..

몽고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국책사업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럴까요??

 

백성을 버리고 도망간 '최씨정권'

그들은 자신들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벌인 국책사업이란 말이 왠지 맞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읽는내내로 얼마나 열이 받던지요..

백성들이 죽어나가는데도...전 국토가 유린당하는데도..

자기들 권력밖에 모르고

온갖 사치를 부리며, 성벽안에 평화를 누리는 권력가들...

 

1권에서 팔만대장경의 총책임자인 '수기'스님은

고려 최고의 각수장이인 '김승'이 찍어낸 명판이 이상함을 알게 됩니다.

내용이 '경교'라는 경전의 관련내용이였기 때문이죠..

 

제자인 '지밀'은 감찰에 들어가고..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립니다.

 

그러가다..남해안에서 '가온'이라는 소녀와 '김승'의 마을공동체에 만나는 이야기가

1권의 내용입니다.

 

2권에서...'지밀'은 그들의 가르침이 결코 자신들의 신앙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고..

대장경에 그들의 가르침을 집어넣기로 하고...

친구인 '일연'과 함께 '고려대장경'을 만들어나갑니다..

 

그러나...최씨정권의 횡포는 점점 심해져가지요..

 

천주교 200주년, 기독교 100주년 그러지만...실제로 크리스트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것은

아주 오래되었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은적이 있습니다..

 

'대진국(로마)'로 통해 고려시대에 기독교가 들어왔고, 불교와 혼합하거나

아니면 무속신앙과 결합하여,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종교가 만들어졌지만..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시대때 거의 사라졌지요...

 

그래서 이 작품은 위의 사실에 기초를 두어, '김승'이 만든 '경교'의 예배공동체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른 신앙으로 살아가지만, 순교당하는 내용으로 끝이 나죠.ㅠㅠ

 

'붓다의 십자가'에서 이야기하는건..

'불교'가 진리냐? '기독교'가 진리냐?를 말하는 것보다

'행위가 중요하다'를 말합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사람이 그 행위가 악인이라면...

그들의 삶을 통해서 흔적이 들어나지 않는다면 가짜 믿음이라는 거죠..

 

고려말 불교의 모습이나 중세 크리스트교의 모습은..

'석가'와 '예수'가 가르치던 믿음의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습니다

 

권력을 탐하고, 부패되었고 위선된 종교는..

더이상 종교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현재에는 정말 많은 종교들이 있습니다..그렇지만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믿음이

그들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봅니다

그래서 가슴이 많이 아프지요.ㅠ.ㅠ 특히 저도 종교를 가지고 있고

제가 믿는 종교를 가진 사람, 아니 종교지도자들 조차...이건 아니다 싶은 모습에 실망을..ㅠㅠ

 

'붓다의 십자가'그래서 사실 종교적인 색채를 예상했었는데

실제로는 종교적인 내용보다는 현대의 종교들이 바로 나아갈바를 알려준건 아닌지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s*****o 2014.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정의 모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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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입니다.   1권에서 대장경의 조판을 책임을 지고 있던 중앙관리인 인물이 자신들에게 보내어진 일종의 협박장이라고 할 수가 있는 생경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판의 진의를 찾기 위하여서 멀리 남해에 있는 경판을 제작을 하였던 장소로 이동을 하고 그곳을 찾으면서 발생을 하였던 사고로 인하여서 잠시 실명의 상태에 들어간 인물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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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입니다.

 

1권에서 대장경의 조판을 책임을 지고 있던 중앙관리인 인물이 자신들에게 보내어진 일종의 협박장이라고 할 수가 있는 생경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판의 진의를 찾기 위하여서 멀리 남해에 있는 경판을 제작을 하였던 장소로 이동을 하고 그곳을 찾으면서 발생을 하였던 사고로 인하여서 잠시 실명의 상태에 들어간 인물이 자신을 도와서 사건을 풀어 가도록 위임을 받았던 인물의 죽음과 그가 자신에게 감추고 있었던 진실한 정체에 대하여서 알게 되면서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고 그러한 상처를 입고 본연의 모습을 상실을 하고 있는 상대를 가지고 벌어지는 불교의 모습을 간직을 하고는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생소한 경교라는 종교에 대하여서 알아가고 자신이 속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나름의 방법을 찾기 위하여서 노력을 하는 경판제작소의 책임자의 행동이 가지고 오는 국가의 혼란을 가지고 올수가 있는 그의 사상에 대한 모습과 그러한 개인의 생각에 대하여서 어떠한 준비의 과정을 거치면서 권력층으로 유입이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이 차지를 하고 있고 경교로 그려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현대의 기독교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어지는 종교를 믿으면서 자신들의 믿음을 위하여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임을 가지고 자신이 생각을 하는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서 움직이는 인물의 모습과 자신이 그동안에 알고 있었던 사상에 대하여서 기존의 입장을 버리게 만들어 가는 색다른 사상의 결합과 그러한 모순에서 찾아오는 일종의 느낌에 대하여서 설명을 한다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대장경의 작성을 이용을 하여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만을 담고 있다고 볼수가 있는데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서 움직이는 지도층의 모습은 구종교나 신종교나 모두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고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하여서 얻는 이익이 있는 신분의 사람들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모든 것을 종교를 위하여서 헌신을 하는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전쟁이라는 강력한 외부의 침입에 대항을 하여서 오직 권력을 유지를 하기 위하여서 노력을 하는 인물들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리그에 대하여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구 질서에 대항을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질서의 모습을 찾기 위하여서 찾은 하나의 방법이 다른 국가에서 만들어진 종교의 모습이고 그러한 종교의 아직은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서 움직이는 사람에 의하여서 권력의 풍향이 어떠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지에 대하여서 알려준다고 볼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구도자적인 모습만을 강조를 하면서 자신이 속한 세상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버리고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기 에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하는 인물과 자신이 속하였던 세상이 변질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하여서 깊은 공감을 가지고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서는 기존의 것을 버리고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서 노력을 하는 두명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생각을 보여주는데 치중을 하고 그러한 인물들의 움직임에 의거를 하면서 자신의 운명이 어떠한 모습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하여서 모르고 있는 주변부의 인물들이 세월의 풍랑에 의하여서 흔들리는 모습을 함께 담고 있지만 주변부의 인물들에 대하여서는 세밀하게 보여지는 것이 아니고 잠깐의 모습만을 보이고 나머지의 부분은 어둠속으로 침잠을 하는 과정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 책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3 2014.02.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붓다의 십자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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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indlyhj/140204786582 ☞ '붓다의 십자가 1' 김승의 수양딸 심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최항의 애첩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향과 독을 다루는데 있어서 일가견이 있는 그녀지만 의심 많은 최이 때문에 일을 그르칠 뻔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함께 독을 취하는 방법을 동원해 최씨 부자의 신임을 얻고 서서히 그들을 중독시켜 나간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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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indlyhj/140204786582 ☞ '붓다의 십자가 1'

김승의 수양딸 심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최항의 애첩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향과 독을 다루는데 있어서 일가견이 있는 그녀지만 의심 많은 최이 때문에 일을 그르칠 뻔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함께 독을 취하는 방법을 동원해 최씨 부자의 신임을 얻고 서서히 그들을 중독시켜 나간다. 김승은 그런 그녀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고려와 고려의 백성들을 위해 최씨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 한편, 김승이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었다가 사흘여만에 기적처럼 회복할 수 있었던 지밀 스님은 인보의 죽음을 둘러싸고 무언가 계략이 있을 거라며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마을의 그 누구도 두 스님을 해칠 의도를 가진 이는 없다며 반발하지만, 지밀 스님은 무언가 수상쩍은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 하지만 눈에 비춰진 마을의 모습과 김승과 탁연, 시골 늙다리 의원이라 생각했던 선사 소군마마와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진실함을 느낀다. 김승은 그에게 인보가 최이의 간자였던 것과 팔만대장경을 불태웠던 것이 몽골군이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지밀 스님의 백부와 주고받았던 서신으로 세상이 몰랐던, 무신정권 지도자들의 탐욕이 불러들인 참상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진실을 알게된 지밀 스님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1권보다 2권이 더 속도감 있었다. 그런데.. 결말 부분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크게 사건이 터질 듯 말 듯 했다가 허무하게 사그러든 느낌이랄까? 결국은 수기 스님도 나쁜 쪽이었다고 판단해야 하는 건가? 팔만대장경의 완성을 위해 그 어떤 것이라도 희생되어야 했던 걸까? 결말의 허무함에 이런저런 생각이 겹치니 여사제 여옥과 그녀의 딸 가온의 존재도 무의미하게 다가왔다. 그녀들의 존재가 딱히 없었더라도 이야기는 흘러가지 않았을까..? 어쨌든, 어떤 이야기든 결국은 탐욕이 문제인 듯 하다. 참 쓸쓸.. 권력이 뭐길래 나라가 망가지는 것조차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리사욕만 채우는 걸까? 팔만대장경과 타락한 불교, 그리고 새로이 등장한 기독교에 안하무인의 권력가가가 맞물리니 엄청나다. 백성이 있기에 나라가 있는 것을... 참신하게 느껴진 소설이긴 했지만, 읽다보니 역사 소설이란 느낌보다 종교적인 부분이 더 많이 등장한 종교 소설이라는 느낌이 더 많이 든 이야기였다.

 

 

황실과 무신들의 안위를 위해 이 섬 안에서 버티는 건 사특하다. 소수자들만을 위한 평화가 바로 악의 축인 것이다. 백성 없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따라서 백성을 내팽개치는 정치는 더 이상 정치일 수 없다. 나라의 기틀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자면 제대로 된 정치가 펼쳐져야 한다.  - P 80

 

".....왜인지 아시오? 공중을 나는 새는 먹이를 가지고 다투지 않소.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이 공평하게 똑같이 나눠 먹는다면 음식은 무진장할 거요. 그런데 탐욕스러운 권세가들이 물건을 독점하고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니까 세상이 팍팍해지는 거요. 위대한 칭기즈칸께서도 숱하게 굶주려봤고 시련도 당해봤소. 몽골어로 '강'이라고 하는 늦여름 가뭄이나 '조드'라고 하는 겨울 가뭄이 휩쓸면 대륙은 생지옥이 돼버리오. 양들은 흙을 파먹다 죽고, 소들은 살아 있는 말의 꼬리를 잘라 먹소. 사람인들 온전하겠소? 이웃 나라에 도움을 청하지만 어림도 없지. 약탈할 수밖에 없는 이유요. 위대한 칭기즈칸께서는 생존을 위한 약탈을 넘어 참다운 힘이 뭔가를 보여주게 된 거요. 분연히 떨쳐 일어나 공존의 법칙을 만천하에 알리려 한 거요.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천하가 당당한 힘의 정의 아래 하나가 될 때까지 싸울 것이오. 하늘 아래 모든 종족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오. 아시겠지만 이 세상에는 비겁한 힘이 너무 많소. 고려의 무신들이 대표적이오. 내가 겪어본 고려의 생민들은 대부분 그 비겁한 무신들보다 차라리 우리 공골군이 낫다고 했소. 그게 엄연한 현실이라는 걸 똑바로 아시오."  - P 85-86

 

"최이 집정은 독실한 불잡니다. 유력한 스님들 상당수가 집정의 도움을 받고 있다오."

"그래서 권력화된 종교는 가짜인 거요. 중생의 소망과 너무 멀어져버리니까. 각 사찰의 승군만 모아도 수만 명일 텐데 우리 몽골군이나 무인들과 맞서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엉뚱하게 경판을 새기면서 우리가 물러가기를 바라다니요. 웃음도 안 나오. 앙증맞은 조각칼로 나무 속살만 파낼 게 아니라 창으로 우리 몽골군 가슴팍을 찌르란 말이오. 우리는 절대 안 물러가오. 대장경을 두 벌 세 벌 새기더라도 끄떡 안 할 거요. 그러니 고려가 총력을 기울여 하는 판각불사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오. 개나 닭이 웃을 일 아닌가 말아오." 토야는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고려는 불국토요. 살생의 칼 대신 진리의 경판을 택한 건 부처님 가르침과도 딱 들어맞소. 그대는 문명국 고려인들을 야만인 취급하지 마시오. 칼은 우선 당장은 힘이 세 보이지만 절대로 진리의 말씀을 이기지 못하오! 칼은 부러지고 녹슬어도 진리의 말씀은 천년만년 가도 더욱더 빛나오. 전쟁에 맞선 진리의 표상으로 말이오."

승군이 판각불사를 핑계로 거병하지 않는 건 불만이었지만 태자는 토야 다루가치 앞에서 당당하게 나갔다.  - P 89-90

 

저간 삼십 여 년 동안, 차마 말 못 할 참사를 경험한 내가 아는 구원이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체험하고 확인한 진실을 오롯이 말하고 기록하는 일, 그 자체다. 그것을 통해 마음 깊은 구석에 숨겨놓고서 애써 외면해왔던, 지지리도 못난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일이다.  - P 302-303

 

k******j 2014.01.16. 신고 공감 0 댓글 0